I. 서론
전 세계적으로 자살은 중요한 공중보건의 문제이다[1]. 정부는 자살률 감소를 위해 2004년 국가적 차원의 전략인 자살예방 종합대책을 수립하였고, 제2차 자살예방 종합대책(2009-2013) 이후로 2016년에는 제3차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시작했으며, 이에 발맞춰 다양한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2]. 이렇듯 자살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난제가 되면서 중앙과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살예방 노력의 성과는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3], 자살예방사업의 조직적인 전략이나 효과성 분석 평가 등이 미비한 실정이다[4].
사회 각 영역에서의 자살예방과 관련된 노력에는 상담 시설 운영, 주요 미디어에 의한 공익광고의 제작 및 송출, 관련 연구물의 발간 등이 있다[5]. 이 중 자살예방 캠페인은 “다수의 사람들이 자살예방과 관련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메시지를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4]. 자살예방 캠페인은 자살예방을 홍보하고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6]. 또한 자살 문제의 심각성과 위험요인을 인식시키고 자살예방을 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자살률을 낮추고자 하는 것이다[4]
자살예방 메시지는 일반 인구를 설득하여 그들이 목표 행동을 하도록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4]. 메시지 프레이밍은 메시지 수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시지 전략으로, 메시지가 권고하는 안을 채택했을 때 얻게 될 긍정적 결과를 강조하는 획득 프레이밍과 채택하지 않을 경우에 입게 되는 손실을 강조하는 손실 프레 이밍으로 구분된다[7]. 메시지 프레이밍에 대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자살 예방을 목적으로 한 동일한 내용의 메시지일지라도 프레이밍 방식에 따라 메시지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8].
또한 공공캠페인 메시지는 종종 캠페인이 의도한 목표 행동과는 반대로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 일어나 실패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캠페인 메시지가 수용자들의 심리적 저항을 활성화시킬 수 있음을 간과했기 때문이다[9]. Brehm [10]는 이러한 현상을 심리적 저항 이론(Psychological Reactance Theory)으로 설명하였다. 이는 설득 의도를 내포한 메시지가 거부 동기를 자극하기 때문에 저항하고 싶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메시지를 제시할 때 심리적 저항을 완화시키는 메시지를 연구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메시지 프레이밍과 함께 자살예방 캠페인의 효과를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표적 집단이다. 한 예로 유현재, 임재성 등[11]은 효과적인 자살예방 캠페인을 위하여 자살에 취약 및 위험 계층을 우선적으로 선별하는 과정을 거치고 모든 대중에게 공통적인 메시지 전략을 사용하기보다는 위험군으로 분류될 수 있는 대상에게 적합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하였다. 자살예방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표적 집단은 자살 위험성이 높은 집단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자살 생각은 자살 위험성과 관련된 중요한 변인이다[12].
자살예방 캠페인의 효과 차이와 관련된 또 다른 집단 차 변인은 성별이다. 그 이유는 남성 혹은 여성이 상황에 따라 프레이밍에 반응하는 민감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13]. 선행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이 획득 프레이밍보다 손실 프레이밍에서 그 심각성을 강하게 느끼고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3][14]. 이는 성별이 자살예방 메시지 프레이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성별이 자살예방 메시지 프레이밍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하고자 한다.
요약하면 본 연구는 두 가지 메시지 프레이밍 방식이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에 따라 또한 성별에 따라 다른 효과를 가지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자살 생각은 자살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자살행동의 중요한 예측 지표[15]라는 점을 고려하여 자살 생각 척도[16]를 기준으로 하여 집단을 분류하였다.
자살에 관한 선행 연구는 자살의 원인이나 개입을 탐색하는데 한정되어 있다. 최근 자살예방 캠페인이 확대되면서 효과적인 캠페인 메시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는 자살예방 메시지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기존의 광고학에서 활발히 연구되어온 메시지 프레이밍을 활용하여 자살예방 메시지의 효과적인 전달방법을 탐색하고자 한다. 특히 선행 연구에서 시도된 바 없는 수용자를 특정하여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을 자살예방 메시지 수용자인 목표 집단으로 구분하였으며, 획득 프레이밍과 손실프레이밍 방식으로 제시된 자살예방 메시지를 토대로 어떠한 차이가 있을 것인지 검증하고자 한다.
II. 선행연구의 검토
1. 메시지 프레이밍과 심리적 저항
프레이밍의 설득 효과를 비교한 1980년대 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손실 프레이밍이 획득 프레이밍에 비해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7][18]. Meyerowitz와 Chaiken [17]는 프레이밍의 설득 효과를 비교한 초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부정성 편향 이론에 근거하여 손실프레이밍이 획득 프레이밍에 비해 더 효과적이라고 하였다. 부정성 편향이란 사람들은 긍정적인 정보보다는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고 영향을 많이 받으며, 긍정적 현상보다는 부정적 현상에 더 빠르게 혹은 강하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19].
반면, 피부암 예방 연구에서는 획득 프레이밍이 손실 프레이밍에 비해 메시지가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보고하였다[20]. 이에 대해 저자들은 피부암 예방 캠페인에서 메시지를 수용하는 사람은 피부암에 아직 걸리지 않는 사람들로, 현재 피부암으로부터 안전지대에 속해 있는 대상자이기 때문에 캠페인 메시지 내용을 수용할 때 건강을 이롭게 하는 정보로써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제안하였다[21].
한편 O’keefe와 Jensen [22]는 메타분석을 통해 건강행위 유형에 상관없이 획득 프레이밍과 손실 프레이밍의 효과 간의 유의한 차이는 없다고 보고했고, Gallagher와 Updegraff [23]는 94개의 연구를 포함하여 메타분석을 한 후, 예방 행동을 촉진시키는 데 있어 획득 프레이밍이 손실 프레이밍에 비해 더 효과적이라고 하였다. 특히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는 피부암 예방, 금연 등에서 질병 예방 행동을 독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 이러한 실증분석을 한 선행연구들은 손실 프레이밍과 획득 프레이밍의 효과를 비교한 것들이 대부분이다[24]. 즉 메시지 수용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점과 메시지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저항의 요소를 보지 못했다는 제한점이 있다.
Brehm [10]의 중독 예방 캠페인에서는 메시지의 설득 효과가 없는 현상을 심리적 저항이론으로 설명하였다. 즉 메시지가 기존에 수용자가 가지고 있는 행동을 제약시킴으로써 수용자로 하여금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수용자가 특정 메시지로부터 행동의 자유를 위협 또는 상실되었다고 느끼면 심리적으로 부조화와 저항을 느끼게 되고 원래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그 메시지를 거부하려는 동기를 갖게 되는데 이를 심리적 저항이라고 한다[25]. 이것은 메시지의 신념 또는 행동이 공익을 위한 것일지라도 수용자가 행동 변화를 강요로 느끼면, 자신의 자유뿐만 아니라 정체성까지도 위협을 받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에 결국 메시지를 거부하거나 무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26].
Dillard와 Shen [27]은 절주와 치실 사용 메시지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인지적 측면과 감정적 측면 중 어떤 면에서 발생하는지 비교한 후, 부정적 인지와 감정이 혼합된 형태로 발생한다고 설명하였다. 인지적 측면은 메시지가 수용자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에 대한 저항을 의미하며, 감정적 측면은 메시지가 주는 자극을 통해 일어난 부정적인 감정을 의미한다. 수용자들은 절주와 치실을 사용하라는 메시지에서 자유에 대한 위협을 느낄수록 메시지가 권장하는 행동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메시지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강하게 표현했다. 또한 Rains와 Turner [28]의 연구에서는 대학 캠퍼스 내 금주 광고의 효과를 연구하였다. 그 결과 손실 프레이밍이 부정적 감정과 사고를 유발했다고 하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업 메시지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연구한 결과, 손실프레이밍 메시지가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에 비해 강경하고 독단적 표현인 메시지로 심리적 저항을 더 크게 불러일으켰으며, 기존의 습관이나 행동을 유지시키는 동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9].
심리적 저항을 줄일 수 있는 메시지 특성을 연구한 Shen와 Lijiang [30]은 손실 프레이밍 메시지보다는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를 사용할 때 수용자의 심리적 저항이 완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손실프레이밍 메시지의 경우, 명령조이거나 훈계적 어투가 강하기 때문에 강렬한 부정적 감정을 야기해 더 강한 심리적 저항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그밖에 메시지의 내용이 심각하거나 요구되는 행동이 과도하게 느껴질 때도 심리적 저항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1].
2. 프레이밍의 효과에서의 집단 차이
자살은 자살 생각, 자살 시도, 자살행동의 연속선으로 간주된다[32]. Carlson과 Cantwell [33]의 연구에 따르면 자살 생각이 경미했던 사람들의 34%,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한 사람들의 42%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자살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자살 시도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이 반드시 자살시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살시도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으므로 자살 생각이 얼마나 심각한가 보다는 자살 생각 그 자체의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15]. 즉 자살 생각은 자살행위, 자살 시도에 비하여 위험성 정도가 가장 낮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34]. 따라서 본 연구는 자살 위험자 및 시도자 등에 대한 조기 예방에 대한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 [35]을 고려하여 자살 생각[16]을 기준으로 집단을 분류하여 메시지 프레이밍의 영향을 탐색하고자 한다.
성별은 프레이밍에 반응하는 민감성 차이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6]. Fagleyd와 Miller [14]은 성별에 따라 프레이밍의 효과가 달라진다고 하였다. Cabrera와 Leckie [37]은 여성은 남성에 비해 건강에 대한 위험지각이 높으므로, 손실프레이밍에 더 반응적이라고 하였다. 이후 연구에서 역시 여성들이 획득 프레이밍보다 손실 프레이밍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4][36]. 이는 성별이 자살예방 메시지 프레이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성별이 자살예방 메시지 프레이밍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하고자 한다.
선행 연구를 종합하여 본 연구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가설 1)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은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에 비해 자살예방 메시지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이 높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으므로 심리적 저항을 완화시키는 획득 프레이밍이 더 효과일 것이다. 가설 2)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은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에 비해 자살예방 메시지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낮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으므로 손실 프레이밍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가설 3) 여성은 건강에 대한 위험지각이 높으므로, 손실프레이밍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III. 연구방법
1. 연구대상자
본 연구의 연구대상은 2018년 1월부터 3월까지 전북 지역의 J대학교 SNS 홈페이지의 ‘효과적인 자살예방 메시지 연구’ 광고를 통해 모집하였다. 총 109명의 대학생이 참여하였으며, 이 중 무응답과 불성실한 응답을 한 10명을 제외하고, 총 98명의 자료가 분석에 포함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자살 생각의 유무에 따른 프레이밍의 효과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자살 생각 척도[16]의 점수를 기반으로 집단을 분류하였다. 자살 생각 척도에서 5개 문항 모두에서 자살에 대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응답한 25명(남: 18명, 여: 7명)은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으로 분류하였으며, 5개 문항 중 하나라도 자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73명(남: 25명, 여: 48명)은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연구 대상의 평균 연령은 21.41세(SD; 2.36), 성별은 남자 43명, 여자 55명이었다. 두 집단의 연령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t=1.81(. 964). 반면, 두 집단의 성비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x2=10.77(. 001), p <. 001.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집단이 없는 집단에 비해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2. 측정도구
2.1 자살 생각척도(Suicide Ideation Scale; 이하 SIS)
자살 생각을 측정하기 위하여 Harlow, Newconb와 Bentler [38]가 개발한 자살 생각 척도(Suicide Ideation Scale: SIS)를 국내에서 김형수[16]가 타당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5개 문항, 5점 Likert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살 생각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 표본에서 자살 생각 문항의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86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대상자들이 일생에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여 표적 집단을 분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2.2 메시지 태도
메시지 태도는 선행 연구에서 사용한 공익광고에 대한 태도 항목을 참조하여 자살예방 메시지에 대한 태도를 알아보기 위한 본 연구의 목적과 맞게 수정한 후, 총 9문항으로 측정하였다[39][40]. 메시지 태도는 호의적 태도, 설득 효과, 행동 의도의 하위 척도로 구성된다. 호의적 태도는 주어진 메시지 정보에 대한 느낌으로, “메시지가 마음에 든다”, “메시지가 흥미롭다”, “메시지가 인상 깊다”, 총 3 항목으로 측정하였다. 설득 효과는 본인과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메시지 효과에 대한 것으로, “메시지가 잘 이해가 간다”, “메시지를 잘 기억할 수 있다”, “자살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다”,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총 4 항목으로 측정하였다. 행동 의도는 메시지 정보를 개인의 향후 행동에 얼마나 반영할 지에 대한 것으로, “메시지를 내 생활 속에서 정보로 적용하겠다”, “메시지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생각이 있다”, 총 2문항으로 측정하였다. 각 항목은 모두 5점 Likert 척도로 문항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 ‘대체로 그렇지 않다’(2점), ‘보통이다’(3점), ‘대체로 그렇다’(4점), ‘매우 그렇다’ (5점)으로 측정하였다. 본 연구 표본에서 호의적 태도의 내적 일치도(Cronbach’ α)는 .93로 나타났으며, 설득 효과의 내적 일치도(cronbach’ α)는 .96로, 행동 의도의 내적 일치도(Cronbach’α)는. 94로 나타났다.
3. 실험 메시지 자극
본 연구의 메시지 구성은 Halamish, Liberman, Higgins와 Idson [41]의 연구와 유현재[40]의 연구를 참고하여 제작하였다. 본 연구자들은 유사한 내용의 메시지를 획득 프레이밍으로 7개, 손실프레이밍으로 7개로 총 14개를 제작하였다. 실험에 앞서 연구의 목적과 적합하게 메시지가 구성되었는지 측정하기 위해 상담심리학과 대학원생 20명을 대상으로 사전검사를 실시하였다. 참여자에게 손실 프레이밍과 획득 프레이밍에 대하여 설명한 후, 메시지 프레이밍을 적용한 각각의 메시지에 대해 ‘본 자살예방 메시지의 구성이 손실 프레이밍과 획득 프레이밍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였으며, ‘손실 프레이밍으로 구성되었다-획득 프레이밍으로 구성되었다’의 5점 척도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비교적 프레이밍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손실프레이밍 메시지 5개,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 5개를 선정하여 최종적으로 총 10개의 메시지를 결정하였다. 그 결과 본 연구에서 사용된 자살예방 메시지의 경우,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 평균은 1.63(SD;. 53), 손실프레이밍 메시지 평균은 1.69(SD;. 62)로 나타났으며, 두 메시지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t=-. 634. ns.
4. 연구 절차
연구 참가자들은 연구에 대한 구두 설명과 함께 연구에 동의하였다. 실험은 1:1로 진행되었고 미리 정해진 장소에서 실험을 하였다. 참가자에게 연구 전반에 대한 설명과 함께 ‘효과적인 자살예방 메시지 연구’에 대한 실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실험은 자바스크립트, Firebase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으며, 실험은 삼성 NT530U3C-A5H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 실시하였다. 메시지 자극은 노트북에 부착된 13’ 3인치 화면에 제시되었다. 실험 메시지 자극은 메시지에 대한 내용은 동일하게 유지하고 획득/손실 메시지는 프레이밍의 구성만 달리 구성하였다. 그 외 글자크기, 글자의 색, 화면색, 메시지의 배열 방식, 위치 및 글 자체 등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이에 대한 자살예방 메시지 획득 프레이밍의 예는 [그림 1]에 제시하였으며, 자살예방 메시지 손실 프레이밍의 예는 [그림 2]에 제시하였다.
그림 1. 획득프레이밍의 자살예방 메시지 예
그림 2. 손실프레이밍의 자살예방 메시지 예
실험 회기는 최근 자살 생각에 대한 자살 생각(SIS) 평가로 시작한 후 매 회기마다 순서가 무선으로 배열된 총 10개의 획득 프레이밍과 손실프레이밍 자살예방 메시지를 컴퓨터 모니터에 각 7초간 제시하였다. 메시지가 제시된 후에는 5점 리커트 척도로 바로 전에 제시된 메시지에 대한 태도에 대하여 응답하도록 하였다. 총 실험 시간은 평균 15∼20분 정도 소요되었다. 실험이 끝난 후에는 소정의 상품권이 제공되었다.
5. 윤리적 고려
본 연구의 시행 전 연구 자료는 연구자가 속한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승인번호: jjIRB-171015-HR-2017-1115). 자료 수집 시 해당 기관의 허락과 대상자의 동의를 구한 후 실시하였다. 연구 책임자는 실험 전 연구대상자에게 연구의 목적 및 시행 방법, 소요 시간, 참여자의 권리 등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연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6. 자료 분석
본 연구는 두 집단에서 두 가지 메시지 프레이밍으로 메시지를 제시했을 때 태도의 차이가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비교하기 위해 2x2 반복 측정식 변량 분석을 실시하였다. 모든 통계는 SPSS 25.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IV. 연구 결과
1. 반복측정식 변량분석 결과
자살예방 메시지가 제시된 프레이밍(획득/손실)에 따라 자살 생각 유무와 남녀집단이 메시지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반복 측정식 변량 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표 1]에 제시하였다. 그 결과 호의적 태도에서 메시지 프레이밍과 성별의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났다, F(1, 95)=5.56, p <. 05.
즉 남성은 획득 프레이밍과 손실 프레이밍에 대한 호의적 태도에서 차이가 없었으나 여성은 획득 메시지를 손실 메시지에 비해 호의적으로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그림 3]에 제시하였다.
표 1. 두 집단의 자살예방 메시지 프레이밍에 대한 태도 비교
주. *p < .05, **p < .01, ***p < .001.
그림 3. 호의적 태도에서 성별과 프레이밍의 상호작용
또한 설득 효과에서 성별의 주효과와 메시지 프레이밍과 성별의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났다, F(1, 95)=16.45, p <. 001, F(1, 95)=4.98, p <. 05. 즉 자살예방 메시지는 남성에 비해 여성에 있어서 설득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은 획득 프레이밍에 비해 손실 프레이밍에 대한 설득 효과를 높게 지각한 반면, 여성은 손실프레이밍에 비해 획득 프레이밍의 설득 효과가 높다고 지각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그림 4]에 제시하였다.
그림 4. 설득효과에서 성별과 프레이밍의 상호작용
행동의도에서는 성별의 주효과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F(1, 95)=4.44, p <. 05. 즉 여성은 남성에 비해 두 가지 프레이밍으로 제시된 자살예방 메시지에 대한 행동의 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호의적 태도에서 집단의 주효과와 집단과 메시지 프레이밍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각각 F=(1, 96)=4.57, p <. 05, F=(1, 96)=7.27, p <. 001. 즉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의 경우 획득 프레이밍을 호의적으로 지각한 반면,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의 경우 두 가지 프레이밍의 영향이 유사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그림 5]에 제시하였다. 또한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은 있는 집단에 비해 메시지 전반에 대해서 호의적 태도를 보였다.
그림 5. 호의적 태도에서 자살 생각 유무와 프레이밍의 상호작용
설득 효과의 경우, 집단과 메시지 프레이밍의 주 효과 가 유의하였다, F=(1, 95)=6.30, p <. 05, F=(1, 95)=4.87, p <. 05. 반면, 행동 의도의 경우, 집단과 메시지 프레이밍의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F(1, 95)=1.90, ns; F(1, 95)=. 351, ns. 또한 설득효과와 행동 의도 모두 프레이밍과 집단의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F(1, 95)=1.73, ns; F(1, 95)=3.64, ns. 즉 두 집단은 설득 효과와 행동의도에서 두 가지 프레이밍의 영향이 유사하였다.
V. 논의
본 연구는 동일한 메시지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 프레이밍[8]과 심리적 저항이론[10]을 토대로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 성별에 따른 자살예방 메시지 프레이밍의 효과 차이를 밝히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는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은 획득 프레이밍을 호의적으로 지각한 반면,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은 두 가지 프레이밍을 유사하게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은 자살행동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낮아 손실 프레이밍에 더 효과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는 가설 2와는 상반되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피부암, 금연 등 예방 행동을 권장할 경우 획득 프레이밍이 더 효과적이라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23]. 또한 국내의 음주운전 예방에 대한 연구에서 획득 프레이밍 공익광고가 손실 프레이밍 공익광고에 비해 더 효과적이라는 선행연구와도 일치한다[42]. 이와 같은 결과는 특정 문제의 예방을 목적으로 할 때는 획득 프레이밍이 손실 프레이밍에 비해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의 경우 자살예방 메시지를 유방암, 선크림, 콘돔 사용과 같이 예방 영역에서의 메시지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자살예방 캠페인 표적 집단이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일반 인구의 경우에는 획득 메시지의 형식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은 손실 프레이밍 메시지와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에 대한 태도가 유사하였다. 이는 Wood와 Lynch [43]는 개인적 관련성이 높고 위험성이 클수록 체계적 정보처리 전략을 활용하기 때문에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의 정보에 비해 손실 프레이밍 메시지의 정보를 더 많이 회상하게 된다는 설명과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즉 자살 생각을 가진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하여 자살 메시지가 개인적 관련성이 높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으며 자살 위험성을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보다 더 크게 지각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획득 프레이밍에 비해 손실 프레이밍이 더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손실프레이밍 메시지가 공포를 유발하기 때문에 메시지 수용자가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메시지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손실 프레이밍의 경우 메시지 수용자들이 부정적 결과에 대하여 획득 프레이밍에 비해 쉽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을 것이다[44].
마지막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를 더 호의적으로 지각하였으며, 획득 프레이밍이 설득 효과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설 3과 상반되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Rothman 등[20]의 연구에서 피부암 예방 광고에서 여성이 손실 프레이밍 메시지로 제시된 팜플렛에 비해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로 제시된 팜플렛에 더 효과적으로 반응했다는 결과와 일치한다. Cialdini, Petty와 Cacioppo [45]은 여성이 작은 자극에도 정보를 처리하려는 동기가 생기는 반면, 남성의 경우 더 강력한 자극에 노출되어야만 정보를 처리하려는 의도가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 이를 토대로 여성은 강력한 정보처리를 불러일으키는 손실프레이밍에 비해 획득 프레이밍에서 더 효과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두 가지 프레이밍 모두에서 메시지 제시 후 자살예방 행동 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행동 의도의 문항은 자살 예방 메시지를 자신의 생활 속에서 적용하며, 타인에게 전파하겠다는 내용으로 측정되었다. Wood와 Eagly [46]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타인 중심적, 공생 지향적, 우호적인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여성이 정신건강 캠페인을 더 민감하게 적용하려는 경향성을 보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 즉 여성이 자살 예방에 대한 메시지를 타인에게 전파하거나 본인의 생활 속에 적용하는 행동의도가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자살예방 메시지를 제작할 때 성별에 따른 행동의도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이 있다.
첫째, 본 연구는 단일 학교에서 재학 중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이는 특정 표본을 중심으로 하였기 때문에 일반화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을 자살 생각 척도(SIS)를 기준으로 5문항 중 하나라도 응답한 사람은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으로 분류하였고 전혀 응답하지 않은 사람은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이에 따라 자살 생각의 분류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제한점이 있다.
VI.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자살 생각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을 구분하여 메시지 프레이밍의 영향을 밝히고자 하였으며 집단의 특성에 따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제안하였다. 향후 자살예방 공공 캠페인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자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획득 메시지의 방식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살 위험성이 있는 집단을 표적으로 하는 공공캠페인의 경우에는 획득 프레이밍과 손실프레이밍의 효과가 유사하기 때문에 메시지 자체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메시지가 사적 영역을 간섭하거나 위협한다고 지각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획득 프레이밍 메시지를 더 호의적으로 지각할 뿐 아니라 자살예방 행동의 도가 높았다. 이는 자살예방 캠페인이 특히 여성의 행동변화에 효과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공캠페인은 자살예방을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반 인구는 자살예방 캠페인을 통해 자살예방과 관련된 정보와 행동지침, 대처방안 등을 얻을 수 있으며, 자신이 타인의 자살을 막을 수 있도록 행동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의 자살률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6]. 더 나아가 자살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 전환을 통해 자살 문제가 사회 공동으로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자살은 예방 가능하다는 것 등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파해야 할 것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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