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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재난적 의료비 경험률 현황 및 추이

Catastrophic Health Expenditure and Trend of South Korea in 2018

  • 정원정 (연세대학교 대학원 보건학과) ;
  • 김윤경 (연세대학교 대학원 보건학과) ;
  • 박은철 (연세대학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 Jeong, Wonjeong (Department of Public Health, Yonsei University Graduate School) ;
  • Kim, Yunkyung (Department of Public Health, Yonsei University Graduate School) ;
  • Park, Eun-Cheol (Institute of Health Services Research, Yonsei University)
  • 투고 : 2020.02.03
  • 심사 : 2020.02.18
  • 발행 : 2020.03.31

초록

Catastrophic health expenditure refers to measure the level of the economic burden of households due to medical expense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proportion of households that experienced catastrophic health expenditure between 2006 and 2018 using available data from the National Survey of Tax and Benefit (NaSTaB), Korea Health Panel (KHP), and Households Income and Expenditure Survey (HIES). Trend test was used to analyze the proportion of household with catastrophic healthcare expenditure. The households experienced the catastrophic health expenditure 2.08% in 2018 using the NaSTaB data. Trend analysis was significant with the decreasing trend (Annual Percentage Change [APC], -4.88; p<0.0001) in the proportion of households with the catastrophic health expenditure. On the other hand, the results of the HIES showed 2.92%, and KHP showed 2.48% of households experienced the catastrophic health expenditure in 2016. The trend was significantly increased in HIES (APC, 1.43; p<0.0001) and KHP (APC, 6.68; p<0.0001). Therefore, this suggests that further interventions to alleviate the burden of catastrophic health expenditure to the low-income group are needed.

키워드

서론

재난적 의료비는 의료비로 인한 가구의 경제적 부담수준을 측정하는 개념으로, 가구의 의료비 지출이 전체 지출의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를 의미한다[1]. 세계보건기구는 연간 가구소득의 40% 이상을 의료비로 지출한 경우 재난적 의료비가 발생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 기준은 각국의 보건의료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2]. 재난적 의료비는 건강보장제도의 기능 및 보건의료 재정 공평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특히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은 재난 적 의료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3], 건강보험 보장률은 재난적 의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4]. 높은 의료비 본인부담률과 낮은 건강 보험 보장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비급 여항목이 많고 치료기간이 긴 중증질환에 대하여 본인부담률을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급여항목의 확대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여 가계부담을 줄일 수 있으므로 재난적 의료비 경험률이 줄어들게 된다[5]. 하지만 여전히 높은 비급여항목의 진료비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3.8%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회원국의 평균이 8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경상의료비 대비 가계직 접부담 비중의 경우에는 33.3%로, OECD 회원국의 평균(20.3%)보다 높다[6].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의료서비스 미충족은 건강수준의 하락뿐만 아니라 빈곤화로 인한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의 2018년 재난적 의료비 지출경험 가구의 비율과 연도별 추세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방법

1. 연구자료

이 연구는 재정패널조사(2011–2018년), 한국의료패널(2014–2016 년) 및 가계동향조사(2006–2016년) 데이터를 통해 재난적 의료비 경험 가구의 비율을 산출하고 연도별 추이를 분석하였다[7,8]. 각 데이터별로 연구대상 가구의 연(월)평균 상세소득과 의료비 및 식료품비 를 포함한 가계 소비지출 정보를 활용하였고 설문문항에 대해 무응답 한 결측치는 분석과정에서 모두 제외하였다. 재정패널조사와 한국의 료패널에 포함된 연구대상은 각각 6,926과 12,760이다.

2. 측정방법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하는 가구비율은 세계보건기구의 Xu [9]가 정의한 기준을 사용해 분석하였다. 가계 소비지출, 의료비, 그리고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비를 사용하여 계산한 빈곤선, 기초생계비, 가구의 지불능력을 값을 이용하여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의료비 지출비 중을 산출하였다. 빈곤선 산출은 소비지출(생활비) 대비 식료품 및 비 주류 음료비의 비율이 45–55분위 이내인 가구로 하여 가구원 수가 보정된 식료품비의 가중평균으로 정의하였다. 재난적 의료비의 경우, 세계보건기구에서 정의한 기준에 따라 가계 지불능력 대비 의료비 지출이 40% 이상인 경우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한 것으로 보았다. 가구 소득은 가구단위의 소득데이터를 가구원 단위소득으로 전환하여 산출된 균등화 소득으로 분석하였으며, OECD의 제곱근지수방법을 사용하였다.

3. 통계분석방법

재난적 의료비 지출경험이 있는 가구의 빈도와 비율은 데이터별로 각각 분석하였으며, 연구대상 가구는 소득 5분위로 분류하여 각 소득 분위별 의료비 발생률을 산출하였다. 추세분석(trend test)을 사용하여 연도별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의 추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하였으며, Log-Binomial Model을 통해 재난적 의료비 지출경험 여 부와 관찰연도를 각각 종속변수와 독립변수로 지정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산출된 회귀계수에 지수함수를 반영하여 연구대상 기간의 변화율을 산출하였으며, 연간 발생비율의 변화는 연간비율변화(annual percentage change, APC)로 제시되었다. 모든 자료분석에는 각 데이터에서 제공하는 가구횡단 가중치를 사용하여 우리나라 인구 특성을 반영하였다.

결과

2018년 재난적 의료비 지출 가구의 비율은 재정패널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 2.08%였다(Table 1). 연도별 재난적 의료비 지출 가구비율 을 비교해 보면 재정패널조사에서는 2011년 2.82%, 2014년 3.13%, 2016년 2.17%, 2018년 2.08%의 결과를 보였다. 한국의료패널 자료에서의 재난적 의료비 지출 발생률은 2014년 2.19%, 2016년 2.48%였으며, 가계동향조사에서는 2006년 2.33%, 2011년 2.63%, 2014년 2.40%, 2016년 2.92%이다(Figure 1). 최근 연도 기준으로 각 데이터를 소득 5분위 구분하였을 때, 소득이 낮을수록 재난적 의료비 지출 가구의 비 율이 높았다(Table 1). 연도별 재난적 의료비 지출 가구비율의 증감 추이를 추세 검정한 결과, 재정패널조사에서는 최근 8년간 APC가 -4.88(p<0.0001)으로 소폭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에 반해 한국의료 패널에서는 최근 3년간 APC가 6.68 (p<0.0001)으로, 가계동향조사에 서는 최근 11년간 APC가 1.43 (p<0.0001)으로 소폭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Figure 1).

Table 1. Percentage of households with 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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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 catastrophic healthcare expendi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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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Percentage of households with CHE experience by year. CHE, catastrophic healthcare expenditure; APC, annual percentage change.

고찰

재정패널조사에서 2018년 재난적 의료비 지출경험 가구의 비율은 2.08%이며, 2014년을 기점으로 재난적 의료비 경험 가구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의료패널에서는 2016년 재난적 의료비 지출경험 가구비율이 2.48%로, 2014 이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가계동향조사에서도 2016년 2.92%로, 2006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 결과는 우리나라의 재난적 의료비에 대해 분석한 기존의 국내 선행연구들과 유사한 결과이다[4, 5, 10]. 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재난적 의료비 지출을 경험한 가구가 2% 미만인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재난적 의료비 지출경험 가구비율은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11]. 이는 전 세계적으로 재난적 의료비 지출경험 가구가 줄어드는 것과 대비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12].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건강보험 적용범위를 확대해 왔으나, 더 빠르게 증가하는 비급여항목으로 인해 보험급여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계 의료비 부담이 높다. 우리나라 경상의료비 중 정부 및 의무가입보험재원 비중은 58.9%로 OECD 평균인 73.6%보다 낮은 수준이 다[13]. 이는 중증질환과 같은 고액의 의료비가 발생할 경우 개인의 의료비 부담이 높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14].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인구의 고령화, 서구적 식습관 등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15]. 이처럼 만성질환으로 인해 의료서비스에 대한 필요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만성질환으로 인한 재난적 의료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16]. 한편, 과도한 의료비 지출은 사회적 취약 계층에 더욱 치명적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재난적 의료비 지출 가구의 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소득이 낮을수록 의료비 부담이 높아 재난적 의료비가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재난적 의료비 지출을 경험하여 파산한 가구의 비율은 4.49%로 OECD 회원국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최근에는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14,17]. 이는 중증질환과 만성질환 등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위험이 높은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비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가구에서 건강문제가 발생하면 의료비 증가와 함께 생산성 손실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소득 및 가계의 지불 능력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지불능력이 낮을 경우 동일한 의료비를 지출하더라도 재난적 의료비 발생위험은 높다. 재난적 의료비의 경우 급격한 경제적 부 담으로 인해 빈곤화가 진행이 되며 이로 인해 저축이나 교육투자 등이 부족하여 탈 빈곤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재난적 의료비는 재발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18]. 이에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의무가입보험 재원의 지출비중을 늘리는 등 다양한 정책을 도입 하였으나, 낮은 의료수가와 급여항목보다 빠른 비급여항목의 확대로 인해 개인의 본인부담 비중은 줄지 않았다[19]. 이를 해결하고자 문재인 정부는 2018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제도화하였다.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한 가구에게 의료비의 일부를 지원함으로써 국민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2018. 7. 1)되었다. 이를 통해 지원범위가 확대되고, 소득구간별 의료비 부담수준의 기준도 완화되었다. 기존의 4대 중증질환 중심의 제한된 수준에서 4대 중증질환뿐만 아니라 다른 고액 외래 의료비가 발생한 경우에도 질환의 특성을 고려하여 개별심사를 통해 선별지원이 된다[20,21].

재정패널조사, 한국의료패널 및 가계동향조사의 재난적 의료비 지출경험 가구의 비율이 다르게 나타났는데, 이는 각 데이터의 모집단과 샘플링을 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가계동향조사의 경우 2017년 자료부터 소득과 지출을 구분하여 공표하고 있어 세계보건기구에서 정의한 기준에 따른 재난적 의료비 산출에 제 한이 있었다. 한국의료패널과 재정패널 조사 데이터는 지난 조사 이후 현 조사시점까지의 의료이용을 후향적으로 수집하고 있어 자료수집과 관련한 회상바이어스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각 데이터는 재난적 의료비 발생과 관련하여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Xu [9] 의 개념에 기반한 기준을 적용하여 분석했다는 점에서 비교의 정확성 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2018년 재난적 의료비 경험 가구의 비율은 2.08%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재난적 의료비 지출을 경험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11].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재난적 의료비 경험 가구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취약 계층에 대한 본인부담 경감과 지원 확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 다. 재난적 의료비는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질병 경험에 따른 경제적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한 가구뿐만 아니라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하는 가구가 새롭게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이처럼 재난적 의료비 발생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한 공적 지원제도 확대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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