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우리가 섭취하는 가공식품의 제품은 기획 → 설계 → 생산 → 품질 적합성 → 안전성 검증 → 출시 → 유통 → 소비단계로 이루어진다. 각 단계별로 품질적합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서 영양성분과 유해물질의 분석이 필수적이다. 제품에는 소비자의 먹거리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본적인 영양성분을 표시하고, 소비자에게 완전무결한 제품이 건네질 수 있도록 미생물이나 유해물질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 매년 유해물질(농약, 동물용의약품 등)들에 대한 검토와 검증, 과학 기술 발전에 따른 기존물질들의 재평가 등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포장지 등에서 식품으로의 유해물질 이동, 프탈레이트 및 브롬계난연제 등의 환경오염에 따른 식품 오염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론
가공식품은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 오늘도 대량생산 체계로 생산된다. 제품은 뛰어난 관능은 물론이고 높은 영양학적 가치와 화학적․미생물학적 오염 제로에 도전하고, 이를 위해 제조사들은 다양한 연구와 투자를 반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소비자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다는 뉴스를 언론을 통해 심심찮게 접하게 된다. 이 경우 정부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제품의 출고와 유통을 중지시키고, 제품의 생산, 유통, 소비단계를 조사해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게 된다. 보도 초기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피해자는 소비자, 가해자는 제조업자가 된다. 특히 피해자가 영․유아나 어린이, 사회 약자인 경우나 해당 제품이 국가의 인증을 받은 제품일 때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가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일단 언론에 보도되면, 추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이미 회사의 이미지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전문적인 분석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소규모 기업도 품질검사 기준에 따라 분석 전문기관에 제품을 의뢰하여 비용을 지출한다. 따라서 제조사의 검사 역량은 제품 생산․판매와 더불어 브랜드 가치 하락을 예방할 수 있는 첫 걸음으로 당장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보다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최근 들어 제조업체는 영양성분과 첨가물질들에 대한 연구, 매년 등장하는 새로운 유해물질들이 혼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가공식품은 누구나 쉽게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고, 대체품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므로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기관들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IDF Korea에서는 낙농 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 학문, 기술, 산업 등을 서로 연계시켜 발전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농촌진흥청 농업과학원에서는 국가표준식품 성분표를 작성․공표(제9개정판)하고 있다. 많은 연구팀이 참여하여 작성된 식품성분표 DB는 식품의 수급조절, 한국인 영양상태 평가 및 영양섭취 기준 설정 등의 정책 수립, 추진에 활용되고 있다. 기초데이터 생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감에도 정부와 단체에서 이 같은 노력을 하는 이유는 식품산업의 성패가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분석 역량의 보유 여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가공식품은 안전성을 담보로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되어 있는 맛있는 제품이다. 이러한 제품의 평가와 판매 여부 결정을 위해서는 정확한 측정값 산출을 바탕으로 한 안전성과 적합성 확보 여부 평가가 필수다. 신뢰성 있는 결과 도출은 담당 인원의 숙련도, 분석 환경, 적절한 장비 보유등이 융합된 산물이다. 수시로 바뀌는 분석 담당 인원, 오염된 분석 환경, 덩그러니 남아있는 초고가 장비만으로는 정확한 결과를 확보할 수는 없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분석 담당 인력이다. 짧게는 수시간, 길게는 5일 이상의 실험을 진행해야만 장비로 측정할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장비가 분석한다”, “장비에 넣으면 된다”라는 말을 쉽게 한다. 즉, 결과 값인 숫자만이 필요 대상이 되고 과정의 난이도나 과학적 고찰은 생략된다. 많은 사람들이 측정된 결과 값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그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분석파트는 판매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조직으로서 비용 대비 얻는 이익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
제품은 반드시 시험 검사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험 분석 조직은 식품제조회사 관점에서 실물경제 흐름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가치 평가가 하향 조정되어 있는 듯하다. 시험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로는 국책기관, 대학교 실험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포함한 시험검사기관(자가품질 검사기관, 위생검사기관) 등이 있다. 이러한 시험분석 조직에서 생산하는 결과물이 제품의 최종적 품질적합성 판단에 사용되므로, 식품업체의 검사능력은 제품 평가에 중요한 초석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으로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에서 묵묵히 고생하시는 분석 요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발생초기 신속․정확한 분석방법의 개발과 분석 역량 보유는 국가 정책을 수립하고 구현하는 발판이 되었다. 오늘도 방호복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면서 실험을 진행하는 검사 요원들의 고생으로 바른 정책이 세워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비록 검사 요원들의 수고가 언론에 언급되지 않더라도 항상 응원하는 국민들이 있음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국가, 기업, 가족의 구성원이므로...
Conflict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