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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hinking OTT regulation based on the global OTT market trends and regulation cases

OTT 서비스의 유형과 주요국의 규제 정책에 대한 고찰

  • Received : 2019.08.30
  • Accepted : 2019.11.19
  • Published : 2019.12.31

Abstract

Discussion on OTT regulation has become fiercer, as OTT services' impacts on the global and domestic media market have been exponentially growing. In South Korea, it is argued that, on the basis of the similarity between television program and OTT's video content, OTT needs to be regulated in order to protect fair competition and to control sociocultural effects. In many of the discussions, developed countries' cases have been used for supporting OTT regulation. In this paper, we first analyzed the global OTT market trends based on our own categorization of OTT services. then we assessed the validity of the application of the foreign cases in the current OTT regulation debates in Korea. We proposed six OTT types (aggregation, mediation, mediation-aggregation, multi-screen, outlet, and outlet-linear) simultaneously considering service operator' origin, business model, content format, and content delivery. These services have been consistently evolving, and the OTT market has been increasingly competitive especially around content differentiation. Regulators must be wary of hastily introducing competition regulation to the dynamically innovating OTT market. The foreign cases, including the US, EU, the UK, and Japan, hardly seem to be appropriate bases for strengthening OTT regulation. Rather, they were focused more on promoting competition in the domestic media market and enriching the content ecosystem. Therefore, we need to consider revision of the outdated media regulation frameworks instead of fitting OTT under them, and to recognize the priority of securing practical jurisdiction on global service providers before capturing local players into the conventional regulation systems.

국내외 미디어 시장에서 OTT의 파급력이 막대해짐에 따라 OTT에 대한 규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OTT와 방송의 유사성에 입각한 공정경쟁 환경 조성의 필요성, 사회문화적 영향력의 규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그 근거로서 해외의 규제 도입 및 논의 사례가 활용되어 왔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OTT의 다양한 유형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해외 정책규제 사례의 국내 적용 타당성을 고찰했다. 사업자 성격, 사업모형, 콘텐츠 형식, 전달 방식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6개 OTT 유형(집적, 중개, 중개-집적, 멀티스크린, 아울렛, 아울렛-실시간)을 도출하고, 이를 중심으로 해외 서비스들의 동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OTT 서비스의 형태는 현재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콘텐츠 차별화를 중심으로 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었다. 동태적 혁신이 계속되고 있는 OTT 시장에 섣부른 경쟁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OTT 규제 논의의 배경 논거로 자주 활용되는 미국, 유럽연합, 영국 및 일본의 사례를 확인한 결과, OTT에 방송으로서 규제를 적용하는 사례로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해외 사례는 자국 내 미디어 산업의 경쟁을 활성화하고 콘텐츠 생태계의 건전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있었다. 따라서 OTT 규제 논의는 규제의 강화가 아니라 기존 방송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또한 국내 사업자의 규제 포섭이 아니라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실효적 관할권 확보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Keywords

1. 서 론

  영상 콘텐츠 소비의 레퍼토리(repertoire)가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2010년 이후부터 학계 및 업계에서 주목해왔던 N-스크린(N-screen)을 활용한 소비 패턴이 영상 시장에서 일상화됐다. ‘전용망’을 확보한 방송 및 통신사업자의 영역이었던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범용망’인 인터넷에 기반한 플랫폼이란 돌출 변수는 영상 콘텐츠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방정식에서 고정 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새로운 플랫폼은 통상 OTT(over-the-top)로 불리고 1), 국내 시장과 언론에서는 관련 대표 플랫폼인 넷플릭스(Netflix) 2) 또는 유튜브(YouTube) 방식으로 칭해진다. 

피부로 체감되는 근래 영상 콘텐츠 이용자 행태의 변화는 OTT 시장의 성장에 대한 예측을 뒷받침해 준다. 전 세계적으로 OTT 시장은 향후 매년 15~18%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3)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의 OTT 성장 전망 역시 우상향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4]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OTT 유료 이용 비율은 4~7%씩 증가했고, 2018년 기준 우리나라 OTT 이용률은 42.7%에 이른다. 

미디어 시장 내 주요 주체로 부상(浮上)함에 따라 OTT 에 대한 규제 논의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OTT으로 인해 제공되는 소비재가‘영상’이라는 형태상 특징으로 인해 논의의 시작점을 방송에서 찾으려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해외의 정책을 정책제정의 근거로 삼으려 하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해외사례의 국내 적용의 타당성을 고찰해 보고자 했다. 기실해외 틀의 국내 도입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학계를 비롯한 규제 논의의 장에서도 제기되고 있다[5].

OTT 시장 분석의 참고 대상으로 주되게 언급되는 미국,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영국, 일본의 관련 정책과 그 배경을 살펴보았다. 산업과 문화적 맥락 하에서 국가(지역) 별 OTT 정책의 의미를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OTT를 둘러싼 법적 지위와 그와 관련된 의미보다는 관련 정책의 수립 목적과 실질적 규제 수준을 파악하는 데 연구의 방점을 뒀다. 연구 논의를 토대로, 국내 OTT 정책 논의가 지향해야 하는 바를 제언하는 것으로 글을 맺었다. 한편 이러한 정책적 측면의 논의에 앞서, 관련 서비스를 유형화하고 분석함으로써 세계 OTT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였다.

 

2. OTT 규제에 관한 기존 논의

  OTT는 최근 세계 각국에서 온라인 영상 서비스를 의미하는 용어로 널리 쓰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OTT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는 부재한 상태로서, OTT의 개념과 범위에 대한 이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OTT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초창기에 OTT는 ‘케이블이나 위성등 전용망을 거치지 않고 범용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정도를 의미했다[6]. 그러나 최근 산업 및 정책 논의 현장에서 OTT는 보다 포괄적으로 인터넷 기반의 영상 서비스를 아우르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예컨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송법전부개정안(김성수 의원 대표 발의, 2019.7.29)에서 OTT라는 개념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동치로 쓰였다.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ody of European Regulators for Electronic Communications, BEREC)는 OTT를 ‘공용 인터넷을 통해 최종이용자에게 콘텐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OTT의 종류를 OTT-0, OTT-1, OTT-2로 구분한 바 있다. OTT-0은인터넷망을 통해 기존의 전자통신서비스(electronic communication services)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서비스, OTT-1은 OTT-0과 잠재적으로 경쟁 가능한 서비스, OTT-2는 미디어 서비스를 비롯하여 그 외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의미한다. 단, BEREC은 OTT라는 용어가 법적 지위를 갖는 것은 아님을 명시하고 있다[7]. 

OTT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OTT 에 대한 합의된 분류체계를 찾아보는 것 또한 어렵다. 국내외 시장 및 동향 조사 자료들을 보면 OTT 서비스를 제공 사업자의 본업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흔하다. 콘텐츠(방송) 사업자, 유료방송 사업자, 인터넷 사업자, 기기 사업자 등 미디어 생태계의 각층의 사업자들이 OTT 서비스에 도전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분류는 시장진입의 활발함을 보여주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수익모델에 따라 OTT를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구독기반(subscription-based), 광고기반(ad-based), 구매기반(transaction-based)으로 나누는 방식이 있다(예를 들어, PwC Global Entertainment Outlook). 이 경우 직접 경쟁하는 서비스 간 비교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시장의 규모를 추산하는 데 자주 활용되고 있다. 

일정한 틀로 분류하기 어려울 만큼 OTT 서비스는 다양하지만, 이들을 한 데 묶어 규율하고자 하는 규제 논의는 수평적 규제체계와 맞닿아 있다. 수평적 규제체계란, 방송 및 통신 산업의 영역을 전송방식을 기준으로 구분하여 규율하는 기존의 수직적 규제체계의 대안으로서, 전송망이아닌 계층을 기준으로 동일 계층에는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규제체계를 의미한다. 즉, 수평적 규제체계는 전송방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서비스에는 동일한 규제를 적용한다는 원칙 그 자체이자, 이를 바탕으로 한 규제 전반의 재정립을 의미한다. 

수평적 규제체계 도입의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은 융합으로 인한 방송 및 통신 산업의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고 경계영역적 서비스들이 출몰하면서 나타나는 규제 중복, 충돌, 공백을 해소할 필요가 있으며[8], 더불어 기술중립적 규제를 통해 시장의 경쟁을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9]. 과거 우리나라에서 위성방송과 인터넷망의 융합서비스인 KT의 DCS(Dish Convergence Solution)가 그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전송방식이 정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입이 지연된 사건은 수평적 규제체계의 도입 필요성을 시사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10]. 

수평적 규제체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와 전환이 촉발된 것은 유럽연합으로서, 유럽연합의 2007년 시청각미디어 서비스 지침(Audiovisual Media Services Directive, AVMSD)은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수평적 규제체계의 원칙을 반영하고 있다[9]. 우리나라에서도 수평적 규제체계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학계에서는 수평적 규제체계 도입을 촉구하며 적절한 계층구분 방안을 제시한 초기 연구들을 비롯해[11][12], 수평적 규제체계의 국내 도입 전략 및 쟁점을 제시한 연구들[9][10][13]까지 여러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유럽연합 회원국 내에서도 수평적 규제체계로의 실질적인 전환을 이끌어낸 국가는 현재 영국뿐이라는 점[10]에서 유추할 수 있듯, 기존의 정립된 규제의 틀을 온전히 바꾸는 데에는 상당한 사회적 소요가 예상된다. 

이러한 수평적 규제체계 논의, 특히 인터넷 기반의 미디어와 방송을 수평적 규제체계 원리에 따라 동일 선상에서 규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의 근간은 대체성이다. OTT 가 방송을 현저히 대체하는 현상이 확인될 경우, 즉 OTT 와 방송이 동일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것으로 획정될 경우 양자가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저가로 고착화된 국내 유료방송환경 등 우리나라 시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OTT가 방송을 직접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난다[14][15][16].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수평적 규제체계 원리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서 OTT를 방송과 같은 맥락에서 규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통적인 방송규제 근거들은 방송에 대한 강한 규제를 비교적 무리 없이 정당화한다. 방송이 사용하는 유·무선전파는 공적자원이며, 방송은 높은 침투성으로 인해 시청자 개개인이 영향력이 매우 크다. 이는 방송이 1) 독점적송신자이며, 2) 내용의 공시성을 갖고, 3) 전달 수단이 희소하며, 4) 수용자 집단이 수동적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17]. 즉, 매체 균형발전, 높은 수준의 내용규제, 공적 책임과 그에 상응하는 공적 보조 등은 이러한 방송의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인터넷 기반의 미디어 서비스에는 이러한 특수성이 적용되지 않거나 미미하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방송의 규제철학 및 논거가 OTT로 확장 적용되는 데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평적 규제체계는 이상적인 규제 대안일 수는 있지만, 매체특성론적 관점을 적용하면 기존의 방송과 인터넷 기반의 미디어간 비대칭 규제를 무리하게 해소하려는 접근은 비판의 여지가 있다[18]. 

종합해 보건대, OTT라는 현상을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를 현실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이를 둘러싼 산업 현실과 변화 양상을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OTT는 단지 방송의 매출과 소비시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미디어 생산, 유통, 소비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으므로, 일부 지표에 기반한 대체성을 기준으로 규제의 정당성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즉, 매체의 특성에 더해 산업의 특성과 파급효과까지 고려하여 규제를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들 OTT 서비스의 변화 양상을 추적하고 이들이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OTT를 유형화하고 주요 국가의 대표적인 서비스들의 현황과 전략을 분석했다. 

 

3. OTT 서비스 유형별 해외 사업자 동향

3.1 OTT 서비스의 유형화

  OTT 서비스의 유형을 나누는 기준은 다양하다. 앞서 언급했듯, 수익모형에 따라 구독 모형, 광고 모형, 개별 구매 모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수익모형은 사업자의 다양한 전략적 측면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유의미한 분류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사업자들이 수익모형을 다변화하고 있어 각 서비스의 수익모형을 배타적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광고기반 수익모형으로 시작된 유튜브(YouTube)는 2015년 구독기반 서비스4) 를 도입했으며, 2017년에는 이용자가 실시간 개인방송 제공자에게 일정 금액을 후원할 수 있는 기능인 슈퍼챗(Superchat)을 도입했다.

 

(표 1) OTT 유형별 특징

(Table 1) Typology for OTT serv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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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사업자의 성격을 기준으로 OTT 유형을 나누는 경우도 있다. 방송 사업자, 망 사업자, 인터넷 사업자, 단말기 사업자 등 고유한 영역에서 활동하던 사업자들이OTT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사업자들의 기존 영역만을 기준으로 OTT 서비스 유형을 배타적으로 분류하는 것 또한 무리가 있다. OTT 시장 참여 사업자들의 성격이 대체로 복합적일 뿐만 아니라, 같은 성격의 사업자라고 해도 구체적인 서비스 모형이 상이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인터넷 사업자의 서비스라고 해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와 유튜브는 전혀 다른 콘텐츠와 수익모형을 갖고 있다.  본고에서는 단적인 기준으로 OTT를 유형화하기 어려움을 감안하여, 사업자 성격, 사업모형, 콘텐츠 형식, 전달방식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표 1과 같이 6가지로 OTT 유형을 분류했다. 각 OTT 유형을 집적(aggregation), 중개(intermediation), 중개-집적, 멀티스크린(multi-screen), 아울렛(outlet), 아울렛-실시간으로 명명했다.

 

3.1.1 집적 OTT

  ‘집적 OTT’는 일반적으로 구독 모형으로 통칭되는 서비스이며, 그 중에서도 다양한 콘텐츠 제공자로부터 콘텐츠를 수급하여 편집, 제공하는 유형을 의미한다. 이들 사업 모형의 핵심은 정기 구독료를 수취하므로 그에 상응하는 높은 질을 확보한 콘텐츠를 집적하는 것이다. 기존 방송프로그램이나 영화와 같이 정형화된 RMC(ready-made content)가 집적 OTT 콘텐츠의 주를 이룬다. 

집적 OTT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넷플릭스가 있다. 넷플릭스는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구독 모형 서비스이다. 넷플릭스는 2019년 기준 190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가입자는 2019년 초 기준 1억 5,000만 명에 이른다. 순수 콘텐츠 애그리게이터(contents aggregator)로 시작했으나 현재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contents)에 주력하고 있으며, 미국 및 로컬 제작 시장에 2019년 150억 달러가량의 투자가 예상된다[19]. 구독료는 8.99~15.99달러로 타 구독 모형 서비스들에 비해 비싼 편이다. 넷플릭스의 가격 차등 요소는 화질과 동시 시청 가능 기기 수이다. 2019년 상반기에는 모바일 시청 전용 저가 요금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20].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와 흡사한 콘텐츠 및 가격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가입자는 2018년 상반기 기준 미국 내에서 약 2,600만 명으로 알려졌다[21].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에 넷플릭스만큼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프라임 멤버십을 통해 아마존의 기존 서비스(쇼핑, 음악, 도서 등)와 연계해 충성고객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와는 다른 차원의 강점이 있다. 2019년 초 기준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구독자는 미국 내 1억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22]. 

또 다른 예로는 일본 NTT도코모의 구독 모형 서비스인 dTV가 있다. dTV는 일본 내 4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가격은 월 500엔으로 넷플릭스 대비 저렴한 편이고 다양한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위해 일본 내 방송 사업자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NTT도코모 통신서비스 가입자에 혜택이 주어지지만, 기본적으로는 독립형 OTT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23]. 

반면 그 경쟁 서비스인 일본 U-넥스트(U-NEXT)의 구독료는 월 약 2,000엔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대신 해외 콘텐츠 및 재패니메이션 위주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제공하고 있다. U-넥스트는 일본 3위의 구독 모형 서비스(2위는훌루재팬 Hulu Japan)이자, 개별 구매 모형 및 서적(잡지, 만화, 소설 등)의 구매가 가능한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성격을 갖고 있다[23].

 

3.1.2 중개 OTT

‘중개 OTT’는 이용자(개인 이용자와 사업자를 포함)의 자발적 콘텐츠 공유로 콘텐츠 풀이 구성되고, 서비스 제공자는 통제를 최소화하면서 콘텐츠 이용을 중개한다. 이러한 유형의 사업 모형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가치를 제공하는 데 더해, 일정 비율의 광고 수익을 콘텐츠 제공자에 분배함으로써 콘텐츠의 질과 양을 높이는 것이다.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므로 원론적으로 콘텐츠 형태에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비정형 콘텐츠에 무게가 실려 있다. 

중개 OTT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유튜브이다. 현재까지 이 유형 중에서는 시청자 수, 콘텐츠 제공자 기반 등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글로벌 위상을 갖고 있다. 유튜브는 유튜브 프리미엄, 유튜브 라이브(YouTube Live), 유튜브 TV 등 지속적으로 서비스 확장을 통해 사업모형을 혁신, 보강하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월 약 12달러에 광고 제거,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의 콘텐츠 재생(background play), 콘텐츠 내려받기(download) 허용 등에더해 유튜브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튜브TV는 현재 미국 내에서 기존 유료방송과 같은 실시간 채널을 월 50달러가량에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해외에서 유튜브와 가장 유사한 사업모형을 가진 서비스는 프랑스 미디어그룹 비방디(Vivendi) 소유의 영상 공유 플랫폼 데일리모션(Daily Motion)이다. 데일리모션은유튜브의 아성에 밀려 저작권 침해 콘텐츠나 선정적 콘텐츠 유통경로로 널리 쓰여 왔으나, 2017년에 저급 콘텐츠를 청소하고 프리미엄 콘텐츠를 추가하고 개인화 콘텐츠 추천을 강화하는 것으로 서비스의 방향성이 재설정됐다[24]. 

유튜브와 경합을 벌이는 서비스로 페이스북 왓치(Facebook Watch)가 있다. 기존에는 페이스북상에서 뉴스피드의 일부로서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동영상만을 위한 서비스 영역(tab)이 ‘페이스북왓치’라는 이름으로 신설됐다. 유튜브 형태의 영상 공유와 페이스북의 소셜네트워크 기능이 배합된 서비스로 볼 수 있다. 개인 이용자, 창작자 뿐 아니라 미디어 기업들의 콘텐츠를 활용해 콘텐츠 다양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트위치(Twitch)는 아마존이 인수한 실시간 개인방송 특화 플랫폼이다. 특히 게이밍 콘텐츠 개인방송 부문에서 압도적 글로벌 위상을 갖고 있다. 주요 수익원은 스트리밍채널에 붙는 광고, 개별 스트리머 채널에 대한 유료 구독과 후원이며, 구독자나 후원자에게는 광고 제거, 배지(badge) 제공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트위치 또한 e스포츠독점 중계권의 확보 등을 통해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으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마찬가지로 프라임 멤버십과 연동해 트위치 프라임이라는 유료 멤버십을 제공하고 있다.

 

3.1.3 중개-집적 OTT

  ‘중개 OTT’는 콘텐츠 배열에 대한 통제권 여부에 따라, 분화될 수 있다. ‘중개-집적 OTT’는 광고를 주요한 수익모형으로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개 OTT’ 유형과 거의 유사하지만, 서비스 제공자가 일정 수준의 콘텐츠 배열 및 통제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서비스이다. ‘중개-집적 OTT’에는 ‘중개 OTT’와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공유하는 콘텐츠를 위한 공간도 열려있으나, 서비스 제공자가 전문적인 콘텐츠 생산자가 만든콘텐츠로 채우는 비중이 더 높다. 

중개-집적 OTT의 대표적인 해외 서비스로는 중국의요우쿠(Youku), 아이치이(iQiYi), 텐센트 비디오(Tencent Video)가 있다. 이들은 각각 중국의 IT기업인 알리바바(Alibaba), 바이두(Baidu), 텐센트(Tencent)의 소유 서비스이다. 세 서비스 모두 영화, 방송, 방송 클립영상 및 개인방송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광고기반 무료 서비스이지만, 월 20위안가량의 프리미엄 멤버십으로 광고 없는 시청 기능과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한다. 중국의 세 중개-집적 OTT 서비스는 시장 내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각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 확보에도 매진하고 있다. 

 

3.1.4 멀티스크린 OTT

  ‘멀티스크린 OTT’는 기존 유료방송 플랫폼과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인터넷망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유형에는 유료방송 사업자가 주로 포함된다. 수년 전까지 유료방송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완적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 유료방송 가입과 관계없이 구독 가능한 독립형 OTT 서비스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콘텐츠는 유료방송과 마찬가지로 실시간 방송과 방송프로그램 및 영화 VOD가 주류를 이룬다.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유료방송 사업자가 멀티스크린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기에, 특정 사례를 멀티스크린 OTT 의 대표 사업자를 뽑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의 슬링TV(Sling TV)와 영국의 나우TV(Now TV)는 독특한 유형의 멀티스크린 서비스로서 주목해볼만 하다. 슬링TV는 미국 위성방송 사업자인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의 실시간 방송을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월구독료는 약 25~45달러가량으로 기존 60달러 이상인 디시 네트워크 유료방송에 비하면 가격 측면의 매력이 큰 편이다. 슬링TV가 제공하는 VOD는 매우 제한적이고, 구독 채널 패키지별로 가격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나우TV는 영국 최대 유료방송 사업자 스카이(BSky B)의 독립형 OTT 서비스이다. 스카이의 기존 유료방송 멀티스크린 서비스인 스카이 고(Sky Go)와는 달리 실시간 방송은 제공하지 않고, VOD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구독료는 약 8유로부터 시작된다. 영화, 엔터테인먼트, 키즈등 콘텐츠 패키지를 추가 구독할 수 있다.

 

3.1.5 아울렛 OTT

‘아울렛 OTT’는 전통의 콘텐츠 제작자(방송사 등)가 단독으로 또는 연합하여 자사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기 위해,즉 직판하기 위해 운영하는 인터넷 기반 유통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이들의 사업모형에서는 막강한 콘텐츠 파워가 핵심 자원이다. 따라서 콘텐츠 아카이브(archive)는 주로 서비스 제공자가 직접 보유한 콘텐츠로 구성된다. 

대표적인 아울렛 OTT 서비스의 예로는 미국의 훌루(Hulu)를 들 수 있다. 훌루는 미국의 방송미디어 부문 거대 사업자들인 디즈니와 컴캐스트가 합작 운영하는 서비스로, 두 기업의 산하 방송사들인 ABC, FOX, NBC, CBS, CW 및 케이블 채널을 핵심 콘텐츠로 한다. 서비스 초기에는 광고기반 무료와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였으나, 2016년 무료 서비스를 종료하였다. 2018년 말 기준 유료 구독자는 2,500만 명에 이른다[25]. 가격은 광고의 유무에 따라 5~12달러 사이로 책정돼 있다. 기존 서비스에서는 실시간 방송이 제공되지 않았으나, 2017년 실시간 방송도 시청할 수 있는 Hulu with Live TV 서비스를 출시했다. 월 약 45달러로 구독료는 높은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미국 유료방송 요금체계를 고려하면 코드커터(cord-cutter)들에 매력적인 대안으로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26]. 

미국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유료채널 사업자 HBO 또한 기존 TV 서비스와 별개로 스탠드얼론(stand alone)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HBO나우(HBO Now)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HBO의 멀티스크린 서비스는 HBO고(HBO Go)라는 이름을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HBO나우의 가격은 월 15달러가량으로, 기존 TV 서비스 요금과 큰 차이가 없으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HBO의 강력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2018년 5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27]. 

글로벌 콘텐츠 기업 디즈니 또한 2019년 말경 독자적인 OTT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구체적 서비스 모형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넷플릭스보다 다소 낮은 가격의 유료 구독모형일 것으로 예측된다[28]. 2019년 3월 폭스를 인수한디즈니의 영화 및 방송프로그램 포트폴리오는 넷플릭스와는 다른 차원의 충격을 OTT 시장에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렛 유형의 독특한 사례로 코코와(Kocowa)가 있다. 코코와는 국내 지상파 3사의 합작 회사인 KCP(Korea Content Platform)가 K드라마를 미국에서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출시했다. 국내 지상파 3사의 합작 서비스인 푹(Pooq)의 미국판으로 이해될 수 있다. 구독료는 월 약 7달러이며, 2018년 말 기준 가입자는 50만 명 이상, 대부분교민이 아닌 현지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29]. 

이외에도 각국 방송 사업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콘텐츠 사업자들은 직접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채널로서 OTT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오히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가 OTT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경우를 더 찾아보기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독자적인 콘텐츠 생산만으로 시장성 있는 콘텐츠 아카이브를 갖출 정도의 사업자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콘텐츠 사업자간의 연합은 유용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3.1.6 아울렛-실시간 OTT

  아울렛 유형 중에서도 전통적인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방송을 제작·편성하여 송출하는 독특한 서비스 모형으로서 ‘아울렛-실시간 OTT’가 있다. 일반화된 유형은 아니지만 OTT 시장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유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유형의 서비스는 인터넷 기반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 방송사와 콘텐츠 수급 방식(직접 제작 또는 구매), 전달 방식(실시간 방영), 수익 창출 방식(광고)이 거의 유사하다. 

아울렛-실시간 OTT에 해당하는 사업자로는 일본의 아베마TV(Abema TV)가 있다. 일본의 인터넷방송 기술 보유기업인 사이버에이전트(CyberAgent)를 비롯해 TV아사히(TV Asahi), 덴츠(Dentsu) 등이 출자한 인터넷 방송 서비스로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 수급해 실시간으로 방송을 편성하고 송출한다. 인터넷망을 통해 전송되고 시청자간 채팅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제외하면 전통적인 방송채널과 생산, 편집, 송출 방식이 거의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실시간 방송은 광고기반 무료로 제공되지만, 다시보기는 월 960엔의 프리미엄 구독자에 한해 제공된다.

 

3.2 유형에 대한 논의

  집적 OTT 유형 사업자들에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에 바탕한콘텐츠 아카이브의 질적 차별성(다양성, 최신성 등)이 구독료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유형의 사업자들 간에는 화질의 차이, 동시접속가능 기기수 등에 따른 가격 차별도 발견된다. 

중개 OTT 유형의 사업자들에는 콘텐츠 제공자(개인 이용자 및 사업자)의 플랫폼 참여 유인책(인센티브) 제공이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소셜미디어로서의 속성인 창작자와 이용자의 관계가 사업모형혁신의 원천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유튜브는 공유 기반의 영상 서비스에서 확보한 위상을 토대로 사업모형을 붙여나가는 중이다. 글로벌 플랫폼들은 집적 OTT 유형과 마찬가지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개-집적 유형의 OTT는 콘텐츠 아카이브의 정제된 다양성을 특징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동영상 ‘포털 서비스’의 특성을 나타낸다. 중개-집적 유형의 OTT는 콘텐츠장르, 형식 및 양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광고기반무료를 기본으로 하되 프리미엄 서비스를 붙여 나가는 추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서비스들이 OTT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크게 삼분하고 있는 세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오리지널 및 독점콘텐츠가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다뤄지고 있다. 

멀티스크린 유형의 OTT는 유료방송의 멀티스크린 서비스로 시작해 기존 유료방송과 차별화된 요소를 붙여나가는 중이다. 이미 영상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이 풍부하므로 유료방송 사업자들로서는 코드커팅에 저항하기보다는 코드커팅 수요를 흡수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멀티스크린 유형의 경우 현재까지 OTT 서비스만을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가 두드러지지는 않다. 단, 국내 IPTV 사업자들의 OTT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움직임을 고려하면, 향후 이들 유형 사업자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 참여할 유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렛 유형 OTT의 주체인 기존 방송사 및 콘텐츠 제작사에 있어 OTT의 보편화는 기존 체제를 흔드는 위협임과 동시에 콘텐츠 가치를 스스로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들 서비스의 경쟁력은 태생적으로 콘텐츠 차별화이다. 단, 단일 사업자의 콘텐츠만으로 유의미한 확산과 지불의사를 이끌어내기 어려우므로 기존 경쟁사들이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견된다. 

마지막으로 아울렛-실시간 유형은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방송을 주요 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 편성, 송출하는흔치 않은 유형이지만, RMC와 실시간방송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는 한 향후 다른 사업자들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콘텐츠 생산과 유통 전 과정에 직접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반면 방송과 같은 도달률이 보장되지는 않으므로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사업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 주요국의 OTT 규제 정책과 그 함의

4.1.1 미국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014년 온라인 비디오사업자(online video distributor, OVD)5)를 유료방송과 유사한 개념인 다채널방송사업자(multichannel video programming distributor, MVPD)로 포괄하기 위해 입법예고한 사례가 국내의 OTT규제 논의에서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OTT 사업자가 포함되는 온라인을 통한 동영상 제공 사업자는 정보서비스로서 분류되어 ‘신고’만으로 시장 내 진입이 가능하다. 반면 MVPD에 해당하는 케이블TV와 위성TV는 설비 특성과 목적을 기준으로 개별 허가를 확보해야 운영이 가능하다. 케이블TV는 주 혹은 카운티 단위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위성TV는 연방통신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MVPD로의 OVD 편입은 OTT 대상의 법 적용이 강화되는 것으로 해석되곤 하며, 국내의 OTT 규제 강화론의 타당성을 지지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관련 제도 조정의 실질적 목적과는 거리가 먼 해석이다.  OTT가 OVPD와 동일한 법적 틀에 편입된 이유는 규제가 아닌 경쟁 환경의 마련을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OTT에 MVPD로서 법적 지위를 부여하려는 논의의 시발점은 OTT 사업자인 스카이엔젤(Sky Angel)의 요청이었다. 스카이엔젤은 2010년 FCC에 자신들의 서비스를MVPD로 ‘인정’해줄 것을 제안했다[30]. 이러한 요청은 스카이엔젤과 유료TV 채널인 디스커버리(Discovery) 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스카이엔젤이 디스커버리에 월 단위로 이용료를 지불하면서 콘텐츠를 공급받고 있던 중, 콘텐츠 전송 매개체를 ‘전용망’인 디스커버리가 소유한 위성방송에서 인터넷 ‘범용망’인 뉴라이언(Neulion)으로 전환한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디스커버리는 자사 네트워크 사용계약 중지에 대해 콘텐츠 제공 중지로 맞섰다. 

스카이엔젤은 이에 대응하여, ‘프로그램 동등 접근(Program Access Rule, 현재는 폐지됨)’ 권한을 행사하고자, 자신들을 MVPD로 간주해 줄 것을 요구했다. MVPD 로 법적 지위가 인정될 경우, 프로그램접근규칙(program access rules)6) 및 재전송동의규칙(retransmission concent rules)7)에 따라 지상파방송사업자 및 PP(program provider)들로부터 안정적으로 방송채널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31]. OTT는 MVPD가 아니기에 오로지 자유계약에 의해서만 프로그램을 공급받을 수 있는데, 이 구조는 디스커버리 사례처럼 콘텐츠 수급의 안전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

  스카이엔젤은 곧바로는 FCC로부터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하자, 2012년 FCC에 재청원했고, FCC는 스카이엔젤과같은 OTT 서비스가 MVPD인지 판단하기 위해 경쟁상황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다[33]. FCC는 2014년 MVPD 판단기준에서 전송기술을 제외함으로써 OTT가 MVPD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한다는 입법예고(notice of proposed rulemaking, NPRM)를 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는 찬성, 기존 MVPD는 반대, OTT 사업자는 각자의 조건에 따라 찬성또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기존 MVPD는 특히 OTT와의 직접경쟁을 부담스러워해 해당 안에 반대하였다[34]. 이로부터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OTT에 대한 MVPD로의 편입 논의는 동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미국 규제의 기조를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다. 미국 규제의 방향은 시장의 경쟁상황 변화를 주시하지만, 개입은 경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화하는 것이다[35]. OTT에 기존 방송 시장 내 플레이어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관리’가 아닌 시장의 비효율성 개선을 위한 것이며, 이를 두고 “기존 규제 틀에 OTT 사업자를 포괄했다”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접근이다.

 

4.1.2 유럽 연합

  OTT 규제 논의의 참고 사례로 인용되는 EU의 AVMSD 는 방송에 대한 규제 완화 측면에서 해석될 필요가 있다. AVMSD는 2010년 제정됐는데, 이를 토대로 EU 회원국들은 각국의 미디어 규제 수준을 조율하고 있다.  AVMSD는 1989년 제정된 ‘국경없는 텔레비전 지침’ (Television without Frontiers Directive, TVWFD)을 잇고 있다.

TVWFD는 EU 권역 내 방송 서비스의 자유로운 전송 및 유통의 허용에 방점을 두고 있다. TVWFD를 근거로, 역내 제작물 쿼터(quota) 최소 10% 유지, 광고 금지 품목 지정(주류 등), 15~20% 광고 총량 제한, 소수자 및 청소년보호를 위한 내용규제 등의 정책이 수립됐다[36]. 

AVMSD는 매체 융합 시대의 규제 틀 수립에 목적을 두고 있다[34]. AVMSD의 미디어 분류 기준은 다음 다섯 가지이다: ① 서비스가 산업적이며, 상업성을 지녔는지 여부 ② 서비스의 제작 및 유통 과정의 전문성 ③ 서비스 콘텐츠의 편성 책임자와 해당 미디어 서비스 제공자의 일치성 ④ 배포 대상의 범위 ⑤ 콘텐츠 전달 과정의 전자 커뮤니케이션 망 활용 여부. 이 기준 모두를 충족시켜야,AVMSD로부터 미디어 서비스로 인정된다. 팔고자 하는 목적이 없었거나, 숙련되지 않은 아마추어가 만들었거나, 공중이 아닌 특정 대상만을 이용 대상으로 삼았거나, 전자적 수단이 아닌 통로로 배포하는 콘텐츠는 시청각 미디어에 포함되지 않는다. 시청각 미디어로 분류된 서비스는 유럽 내 제작사의 콘텐츠를 일정 비율 이상 포함해야 하는 제작 쿼터, 광고·간접광고·협찬 등의 상업적 커뮤니케이션과 일반 콘텐츠의 명확한 분리, 연령제한 표시와 범죄 및 증오 유발 표현을 금지해야 내용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34]. 

AVMSD는 2018년 개정을 통해, 미성년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내용 규제와, 유럽 지역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 쿼터제를 강화8)했다. 아울러, 서비스 핵심이 시청각미디어로 구성된 동영상 공유 플랫폼 사업자를 AVMSD 를 준수해야 하는 의무 및 책임 이해 관계자로 규정했다. 콘텐츠 제공 과정에 통제권을 상당한 부분 행사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자만이 이에 해당한다. 

AVMSD 기반의 OTT 규제는 콘텐츠 쿼터를 제외하고 내용 규제이며, 그것의 수준은 우리와 큰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유해 콘텐츠는 정보통신망법이나 방송통신위원회 심의 및 시정요구제도의 대상으로서 내용규제를 받고 있다[18]. 미성년자 보호나 혐오표현 금지 등의 내용규제를 제외한 다른 부문(예를 들어, 진입, 소유, 광고 규제 등)에 대해서는 AVMSD의 규제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여전히 낮다[38]. 

유럽의 여타 디지털 경제 규제가 그러하듯, AVMSD에도 유럽 산업 보호의 목적이 기저에 깔려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미디어 다양성 확보’라는 구호 하에 이뤄지는 EU의 규제는 글로벌(주로 미국) 사업자들의 유럽 내 영향력을 견제하고자 하는 EU 회원국들의 공감대로 지지 되고 있다.

 

4.1.3 영국

  영국에서는 OTT를 주문형 프로그램 서비스(on-demand programme service, ODPS)로 규정한다. 이는 TV와의 유사성(TV-likeness)에 근거한 판단 결과다. 그러나 ODPS는 법적으로 방송과는 구별되며, 규제 의무 역시 상이하게 진다9) . 통신법(Communications Act 2003) 파트4A를 통해, OTT에 적용되는 규제는 등록10), 청소년 보호를 위한 광고11) 및 유해 콘텐츠 규제, 규제 수수료12), 시각 장애인 대상의 접근성 향상(자막 제공 등)이다. 이 중 접근성 향상은 2017년 신설됐다. 관련 규제로는 벌금, 서비스 제한, 등록 취소가 있다. 

영국의 OTT는 일정 정도 규제를 받고 있지만, 방송법의 틀 안에 속해 있는 것은 아니다. 유해 콘텐츠 및 유해광고의 규제 수준은 앞서 EU 사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이용자 보호 규제보다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ODPS로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4가지다. ① 일반적인 TV프로그램 형식 및 내용에 비견(comparable)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고, ② 편성(콘텐츠 구성 및 선별)에 대한 책임자가 있어야 한다. ③ 해당 책임자의 소관 하에 영국 국토 안에서 일반 공중에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며, ④ 주문형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실시간(선형) 서비스는 세부 조건에 따라 기존 TV로 분류되거나 시청각 미디어서비스로의 정의에서 배제된다[34].

 

4.1.4 일본

일본은 2010년 기존 8개로 나뉘어 있던 통신 및 방송관련 법을 4개로 통합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에 전송기술을 기준으로 4개로 분리되어 있었던 방송 관련법들이 단일화됐다. 개정된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은 전용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간방송’과 그 외 ‘일반방송’으로 나뉜다. 인터넷 기반의 영상 서비스에 대해서는 방송법상에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일반적인 통신서비스로 규율되고 있으며, 특별한 규제 강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40]. 

일본의 OTT 규제 관련 움직임은 다른 국가와 달리, 방송에 대한 급진적 규제 완화라는 특색을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18년 “방송과 통신에 대한 규제의 차이를 해소해 방송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방송제도 개혁 방침안을 제시했다13). 개혁안의 골자는 기존 방송사의 의무인 방송심의회 설치, 장르별 균형, 정치적 공평성, 소유 제한의 철폐였다. 아울러, 인터넷 기반 사업자들이 방송 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방송사업을 콘텐츠와 설비로 나누어 규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바는통신과 방송에 적용되는 법제의 일원화를 통한 규제 비대칭 해소와 자유로운 방송 서비스의 촉진이었다[41]. 즉, 일본 정부는 OTT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방송에 대한 강한 규제를 완화함으로써양자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것이다. 

다만 일본의 방송제도 개혁 방침안은 ‘공평성 의무’ 삭제 등으로 인해 시민 사회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급진적인 규제 철폐의 역기능도 문제시 되고 있어, 일본 정부의 개혁안이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다.

 

5. 결 론

  OTT 서비스 유형별로 동향을 검토한 결과, 콘텐츠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내지 독점성 확보가 모든 유형의 OTT에서 주요한 전략적 방향이 되어가는 추세였다. 콘텐츠 아카이브의 양적 확장을 넘어 독점적으로 제공 가능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가 OTT 시장 경쟁의관건이 되어가는 것이다. 

즉, OTT 시장은 콘텐츠 차별화를 중심으로 매우 역동적으로 혁신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전세계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을 온전히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양한 영역의 사업자들이OTT 시장에 도전하면서, 끊임없이 시장을 세분화하고 충족되지 않은 이용자의 니즈를 발굴해냄으로써 각양각색의 서비스가 탄생하고 혁신하는 것이다.

  따라서 OTT가 성장할수록 플랫폼이 시장에 일방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너무 이른 우려일수 있다. OTT 서비스들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콘텐츠가 더욱 핵심 경쟁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유효한 콘텐츠 차별화 경쟁이 아닌 가격 및 마케팅 경쟁에치중해 있었던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OTT로 인해 콘텐츠경쟁으로 전환하는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질적 문제인 콘텐츠 생태계 건전성이 OTT 경쟁 활성화를 통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글로벌 사업자들과 제대로 경쟁해볼 겨를도 없이 플랫폼은 물론 콘텐츠 시장까지 장악당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대안들을 논의해야 할 시기임은 분명하다. 

유형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본 연구에서는 주요 국가(지역)의 OTT 규제 현황과 그 의미를 파악하고자 했다. 분석 결과, OTT를 기존 방송과 동일한 틀에 엮어, 기존 방송의 규제를 확대적용하고자 하는 것은 OTT의 산업적 진흥에 매진하는 세계적 흐름과 거리가 멀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OTT를 MVPD의 틀로 편입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OTT 관련 규제 강화에 방점이 찍힌 게 아니라, OTT를 기존의 MVPD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수 있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었다. OTT 정책을 설정한 EU의 속내에는 글로벌 기업 대비 열위인 지역 내 서비스 육성하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일본은 다른 국가(지역)와 달리, 기존 규제를 낮춰 OTT에 대비한 방송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규제의 틀을 바꾸고 있었다. 

앞서와 같은 주요국의 OTT 정책의 기본 방향을 고려할 때, OTT와 방송 간의 유사성을 토대로 한 규제 논리의 타당성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OTT를 방송으로 정의하고 방송법의 규제틀에 편입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OTT서비스 및 콘텐츠의 내적 특성과 함께 시장내 경쟁 상황으로부터 도출한 방송과의 유사성 및 대체성을 근간으로 해 왔다. 예컨대 방송과 OTT가 전송망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콘텐츠의 차별성이 약하다고 보면, 즉 방송과 OTT가 현저한 대체성을 갖고 동일 시장으로 획정된다면 OTT를 방송으로서 규율하는 방향이 타당성을 갖는다[42]. 한편 같은 상황이라도 방송과 OTT 간 대체성이 아닌 보완성에 무게를두면 OTT를 방송으로 보고 규율할 필요성은 약해진다[15]. 실제로 국내에서는 OTT와 기존 방송 등의 동영상 서비스 간의 관계가 대체성을 띄는지, 아니면 보완성을 나타내는 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OTT를 기존의 방식대로,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서 규제하는 것은 현실에서 동떨어진 편의주의적 규제일 수 있다.  OTT 시장은 태생이 다른 사업자들이 모여, 콘텐츠와 서비스의 차별화로 경쟁을 벌이는 시장이므로 특정 매체 중심의 규제는 혁신을 제약하는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 혁신적 미디어가 시장 경쟁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방송을 비롯한 과거의 전통 매체의 규제에 적용됐던 자연독점성, 희소성, 침투성 논리를 OTT 규제 논리로 활용하는 것은 변화된 시장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처 사이다. 

논의를 종합해 보건대,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수평규제 원칙만을 단독으로 규제개편 논의에 차용하기보다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격돌이 불가피한 시장 환경에서 우리의 방송 및 미디어 생태계 전반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기존 방송 사업자와 OTT간 경쟁 조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재조정하는 방안으로서 기존 방송 규제에 대한 완화라는 길이 있음을 EU 및 일본 사례에서 확인했다. 수평규제의 기본 원칙은 혁신의 속도를 낮춰 기존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낡고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여 경쟁 환경을 바로잡는 것임을 다시금 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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