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본부 질병 Bulletin - 닭 대장균증 항생제 내성 양상과 대책

  • 김진현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
  • 발행 : 2018.07.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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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양계 농가에서는 대장균증으로 인한 폐사 및 증체율 감소 등의 경제적 피해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닭 대장균증은 병원성 대장균에 의하여 원발적으로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전염성기관지염, 마이코플라스마병 등과 같은 호흡기성 질병과 계사 내 환기 불량에 의한 암모니아 가스 등에 의한 호흡기 손상 후 2차적으로 감염되어 주로 발생한다.

주요 질병의 형태는 기낭염, 간포막염, 심외막염, 수란관염, 관절염, 패혈증 등 다양하다(사진 1, 2). 이 병의 예방을 위하여 해당 농장에서 분리된 대장균을 활용한 자가백신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양계농가에서는 닭 대장균증의 치료를 위하여 항생제를 투여하고 있으나, 내성균의 증가로 인하여 그 효과는 미흡한 상황이다.

<사진1> 간포막염 및 심외막염​​​

<사진2> 수란관염

이번 호에서는 효과적인 닭 대장균증 치료제 선택을 위하여 최근 국내 양계 임상 가검물에서 분리된 닭 병원성 대장균의 항생제 내성 양상과 대책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 양계농가에서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에 의뢰된 임상가검물에서 분리한 닭 병원성 대장균 286주에 대하여 국내 주로 사용되고 있는 13종의 항생제에 대한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한 결과 gentamicin, neomycin, apramycin, florfenicol, trimethoprim-sulfamethoxazole, ceftiofur 등은 분리균 주의 60% 이상이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 ampicillin, tetracycline, sulfisoxazole, enrofloxacinn 등은 60% 이상의 높은 내성을 보였다. 분리된 균 중 대부분은 2가지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으로 양계농가에서 대장균증 발생 시 항생제선택에 매우 어려움을 주고 있어 국내 이 질병의 발생 빈도를 생각하면 양계 농가의 어려움은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 양계농가에서 세균성 질병의 치료로 과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플로르퀴놀론계 항생제인 enorfloxacin의 경우 분리균의 60%가 내성균으로 양계농가에서 닭 대장균증 치료제로 사용 시 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러한 플로르퀴놀론의 내성이 사람으로 전파될 경우 치료제의 선택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일부 육계 계열화 업체에서 enorfloxacin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조처를 하는 등 플로르퀴놀론계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조류질병과에서 enorfloxacin 사용내역이 없는 양계농가와 사용한 양계농가에서 분리한 대장균에 대한 ciprofloxacin의 내성률을 비교한 결과 각각 77.1% 및 78.2%로 플로로퀴놀론계 항생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높게 나타나 과거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생긴 플로르퀴놀론 내성 대장균이 양계 농가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플로르퀴놀론 내성균 억제를 위하여 enorfloxacin의 신중한 사용과 내성 기전 연구 등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닭 대장균증 치료를 위한 항생제 선택 및 투여는 신중하여야 한다. 이 질병의 치료를 위하여 주로 사용되고 있는 플로르퀴놀론계, 제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페니실린계, 아미노글리코시드계 등의 항생제는 사람에서 사용 중인 항생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여 축산식품, 환경, 가금 등을 통하여 내성균이 사람으로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는 2007년도부터 수의 분야 사람에게서의 내성균 전달을 억제하기 위하여 가축에서의 항생제 내성 관리를 하고 있으며, 특히 사람에서 우선순위로 관리되고 있는 플로르퀴놀론계 및 제3세대 및 제4세대 세팔로소포린계 항생제에 대하여는 예방적 사용 금지, 항생제 감수성 결과를 통한 2차적 치료제로의 선택, 무분별한 사용의 금지 등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닭 대장균증 치료의 대표적인 항생제인 enorfloxacin 및 ceftiofur의 사용 대신 다른 유효한 항생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표1> 수의임상시료에서 분리한 닭 대장균의 항생제 감수성 결과

*약어: AMP(ampicillin), AMC(amoxicillin-clavulanic acid), CEF(cephalothin),XNL(ceftiofur), APR(apramycin), GEN(gentamicin), STR(streptomycin), NEO(neomycin), TET(tetracycline), ENR(enrofloxacin), SXT(trimethoprim-sulphamethoxazole), FIS(sulfisoxazole), FFC(florfenicol).

닭 대장균증의 치료를 위하여 항생제 투약 시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실시한 후 약제를 선택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실시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인 경우 gentamicin, neomycin, apramycin, florfenicol, trimethoprim-sulfamethoxazole, ceftiofur과 같이 감수성이 우수한 약제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이 균에 대하여 감수성이 매우 높은 제3세대 세팔로소포린계인ceftiofur은 동물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나, 동일 계열의 항생제가 사람의 대장균증, 살모넬라 감염증 등 주요 감염증 치료에 중요하게 사용되는 약으로서 치료제의 선택 시위에서 언급된 약제의 사용을 우선시 하여야 한다. 또한 다른 유효한 항생제도 이 질병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항생제로 신중한 사용으로 내성균 유발을 최소화해야한다.

국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닭 대장균증 예방을 위한 범용 백신 개발 및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 개발이 미흡한 상황에서 항생제는 이 질병 치료의 유일한수단일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 질병의 발병 시 효과적인 항생제 사용을 통한 내성균의 증가 최소화 및 사람으로의 항생제 내성균의 전달을 방지할 수 있는 신중한 항생제 사용관리가 이루어져야 양계 농가의 경제적 손실 방지와 공중보건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