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양계관리 - 마렉병과 감보로병(1)

  • 신인호 (CJ제일제당 축산기술센터)
  • Published : 2018.05.01

Abstract

Keywords

현대 양계 질병은 발병 양상이 복합 감염 형태를 띠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와 세균, 바이러스와 바이러스, 바이러스와 기생충, 곰팡이 등 여러 종류 병원체가 복합 감염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전문 수의사들조차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복잡한 현대 양계 질병의 이면에는 면역 억제 질병이 자리하고 있다. 면역 억제 질병이란 닭의 면역 기관을 공격하고 파괴하여 면역 기능을 상실케 하는 질병을 말한다. 면역 억제 질병은 전염성 인자와 비전염성 인자, 2가지로 나눠 볼 수가 있다.

전염성 인자로는 마렉병 바이러스(MDV), 감보로병 바이러스(IBDV), 닭 전염성 빈혈 바이러스(CAV), 닭 백혈병 바이러스(ALV, J-Virus 포함), 레오 바이러스(Reovirus), 세망 내피증(RE) 등이 양계 산업에서 중요한 면역 억제현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질병 원인체들로 알려져 있다. 비전염성 인자로는 마이코톡신, 스트레스, 영양 결핍, 열악한 사양관리 등이 면역 능력을 저해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적으로 면역 억제 질병이 다수 발생하고 있으며, 그 질병의 발생 양상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특히 한 가지의 면역 억제 질병에 감염이 되었을 경우에는 다른 종류의 면역억제 질병에 재차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 닭의 면역 억제질병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질병이 마렉병과 감보로병이다. 이 2가지의 질병은 현재 백신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음에도 양계 현장에서 끊임없이 이슈화되고 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쓰고 노력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마렉병과 감보로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 보고자 한다.

1. 마렉병

전세계적으로 초 강독 병원성의 마렉병이 양계 농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있다. 필자는 얼마 전 동남아의 한 국가를 방문하여 중국계의 농장주가 운영하는 산란계 농장에서 마렉병,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LPAI), 그리고 캔디다증 세 가지 질병이 동시에 발병된 사례를 접할 수가 있었다. 산란계 농장의 특성상 다일령 계군의 경영방식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산란 성적은 계사별로 다음과 같이 매우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 마렉병으로 인한 장간막 주변 종양 소견

▲ 저병원성 AI 의심 폐병변 소견

▲ 캔디다증(우측)

농장주는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산란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필자가 방문하여 닭 상태를 살펴본 바로는 여러 질병이 복합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을 하였다. 이를 농장주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부검 소견들은 위와 같았다.

캔디다 알비칸스(Candia albicans)에 의한 곰팡이의 소낭 증식은 면역이 억제되어 있거나 항생제를 과다하게 사용하였을 경우 장내 정상 세균총이 파괴되면서 나타나는 질병이다. 위의 사례는 해외에 있는 농장이다 보니 실험실 의뢰를 할 수가 없었지만, 증상이 뚜렷하였기 때문에 필자의 경험으로 3가지 원인체가 동시에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진단을 하였다. 마렉병의 경우 보통 간이 종대되거나 종양 소견이 관찰되는데(아래 사진) 위의 농장은 병원성이 강력한 마렉 바이러스로 의심이 되었다.

표 1. 마렉, LPAI, 캔디다증 감염 농가 성적 사례

▲ 국내 산란계 중추 육성 중에 발생한 마렉병으로 인한 종양 소견

2. 육계에서의 마렉병

마렉병은 산란계나 종계에서 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육계에서도 감염률이 높은 편이다. 국내의 대부분의 육계 농가는 마렉병이 어떤 질병인지 경험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출하 일령이 짧기 때문에 마렉병의 증상을 한 번도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는 육계 농장에 마렉 바이러스가 오염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내에서 경기도, 충북, 전북의 도계장 출하 일령의 육계들을 대상으로 마렉병의 감염률을 조사한 결과 39%의 감염 양성율을 보인다는 연구 발표자료가 있다. 국내에서는 육계에 마렉병 백신을 하고 있지 않다. 해외의 경우 육계에 마렉 백신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물론 이들 국가의 경우 육계의 출하 일령이 국내보다 길고 출하 체중도 크다. 마렉 백신을 실시하지 않으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실시해야만 한다. 국내의 경우 출하 일령이 짧고 출하 체중이 1.5-1.6kg 내외이다 보니 마렉병의 증상을 경험할 일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육계 농장에서는 마렉 백신 접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의 많은 농가가 위의 연구 결과에서 보듯이 보이지 않는 질병인 마렉병에 심각하게 오염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야 한다. 어린 일령에 마렉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었을 때 보이지는 않는 피해는 다음과 같은 연구 자료를 통해 설명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면역 장기들이 손상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다음과 같다. 육계에 마렉 바이러스가 감염되었을 때 현미경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병변 소견을 일령 별로 기록한 연구자료이다.

표 2. 육계에 T.K. 마렉병 바이러스로 공격 접종 후 현미경으로 병변 관찰

+ : MDV 병변 관찰 - : 병변 없음 NE : 검사 미시행

1일령 육계 병아리가 마렉병 바이러스에 오염이 되었을 경우 비장, 흉선, F낭과 같은 주요 면역 기관에서는 5일령부터 병소 관찰이 가능하다. 어린 일령에 주요 면역 기관들이 손상되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국내의 육계 농장 중 다수가 마렉병에 감염이 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들 농장에 청소, 소독 없이 재입식 되는 어린 병아리들은 빠르면 5일령 때부터 면역 억제 질병에 시달리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국내에도 마렉 백신과 감보로 백신이 조합이 된 백신이 출시되고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부화장에서 인오보젝트와 같은 기계를 동원하여 육계에 마렉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3. 마렉병에 의한 2차 피해(뉴캣슬병, ND)

알려진 바와 같이 마렉병은 F낭의 B림파구를 파괴하여 면역 억제를 일으킨다. 즉 마렉병에 감염된 계군에 ND 백신을 한 경우에는 B림파구의 파괴로 인해 ND 백신에 대한 항체 형성이 불량하다. 이와 같은 자료는 대만 국립 Chung Hsing University 수의과대학 교수의 연구 결과에 의해서도 확인되었는데, 그는 대만에서의 육계 마렉병 발생률과 마렉병이 감염된 계군에서 ND 백신 후 항체가를 조사 발표하였다. 그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만 육계 농장의 마렉병이 4주령에는 평균 26%의 감염률, 6주령에 평균 41%의 감염률을 보인다고 발표하였다. 이렇게 마렉병에 감염된 계군에 ND 백신을 실시하였을 때 마렉백신을 실시하여 마렉병에 감염되지 않은 계군에 비해 ND 항체 역가의 형성이 불량하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증명하였다.

▲ 면역 억제 계군 항체가 추이

백신을 여러 번 했음에도 ND 항체가가 나오지 않거나 ND에 대한 방어력이 미미한 경우에는 백신 접종 실패 등을 면밀히 살펴봄과 더불어 마렉병과 같은 면역 억제 질병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 양계 질병은 매우 복잡하여 단순한 시각으로 보이는 현상만을 쳐다보면 보이지 않은 커다란 주요 인자를 놓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