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피프로닐은 영국에서 개발되어 1993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여 주로 진드기, 벼룩, 이, 바퀴벌레 등 곤충의 신경 흥분 작용을 일으켜 죽이는 살충제이지만, 소, 돼지, 닭처럼 인간이 직접 섭취하는 동물에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2017년 계란 살충제 검출 파동은 유럽에서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과 난제품이 유통된 사건으로써, 그해 8월 대한민국에서도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이 검출되었다. 이러한 여파로 인해 세계 최대 계란 생산, 수출국인 네덜란드의 경우 2017년 8월 조사 결과양계농장피해액이최소 1억 5000만유로(약 2005억원)로 집계됐다고 보도되었고, 국내에서도 계란 살충제 검출 결과 상당수의 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고 생산된 계란을 전량 회수해 폐기 조치를 하는 등의 피해를 보았다. 계란 살충제 검출 파동의 근본적인 원인은 닭에 기생하는 닭진드기 때문이다.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농가에서는 살충제를 썼으며, 또 살충제에 의해 진드기의 내성이 생겨 더 강도 높은 살충이 이루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어 계란에 살충제가 잔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계란 살충제 검출 파동에 대응하여 국내 및 국외의 닭진드기 방제를 위한 노력을 소개하여 계란 살충제 성분 검출 및 닭진드기에 의한 피해 감소를 도모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2. 유럽
유럽에서는 닭진드기의 위험을 통제하고 감소시키는 방법으로써 철저한 청소와 소독 등을 통한 위생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2017년 네덜란드에서 발간된 ‘닭진드기 방제 방법’자료 내에는 HACCP 시스템을 통한 가금류 시설에서의 닭진드기 도입 및 확산 방지와 관련한 체크리스트가 소개되었다. 31개의 위험요소를 중요 관리점으로 선정하여 철저한 위생검사와 모니터링을 통해 닭진드기 감염의 원인을 분석하고, 각각의 위험요소에 대응하는 방법의 안내를 해줌으로써 닭진드기 감염 및 확산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계분건조기를 예로 들자면, 간헐적인 건조기 작동은 비건조기간이 지난 후 건조기를 재작동시킬 때 축사 전체에 진드기가 퍼질 수 있다는 이유로 고위험요소로 분류하였고 이에 대한 대응법으로 지속적인 건조기 작동 및 건조기를 통한 실리카(이산화규소)를 날리는 방법을 안내해주고 있다.
또한, 2015년 유럽 COST(유럽의 과학기술연구협력을 위한 정부 간 네트워크)의 지원을 받는 전문 학회(COREMI: Control of Red Mite)까지 출범하여 닭진드기의 지속가능한 통제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단독적인 방법에 의한 해결보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물리적 방법, 천적, 식물추출물, 화학적 방법, 그리고 최적의 모니터링을 통한 병해충 통합방제기술(IPM : Integrated Pest Management) 구축을 통해 닭진드기에 의한 피해 최소화를 도모하고 있다.
유럽 닭진드기 학회 COREMI(Control of red mite)
병해충 통합방제기술(Monique F. Mul, 2017년)
3. 일본
2011년 소개된 일본 양계협회의 ‘닭진드기 방제매뉴얼’내에는 닭진드기 방제 우수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닭진드기에 오염되지 않은 농장에서의 예방 방법과 오염된 계사 내에서의 박멸방법이 소개되었다. 예방방법으로써는 외부에서의 닭진드기 유입을 막기 위해 청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가 강조되며, 오염된 계사 내에서의 추가적인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가 소개되었다.
기본적으로 철저한 청소와 소독이 강조되었고 적절한 모니터링을 통한 상황별 대응법이 소개되었다.
4. 국내
닭진드기 방제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사례들이 있다. 우수사례에는 해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철저한 청소와 소독이 강조되었다. 또한, 제충국, 데리스, 백리향, 마늘, 계피 등의 식물추출물과 과초산 및 소석회 등의 소독제 등은 닭진드기 방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물질들이다. 하지만 이 방법들에 대한 효력, 내성에 관한 과학적인 검증은 부족한 상황이다. 살충제를 대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식물추출물 등 친환경 살충제의 개발 및 제품화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는 국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국립축산과학원에서도 친환경 물질과 소독제 등의 실제 효력 및 최적의 모니터링 방법 등을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효력이 검증된 물질을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추가적인 많은 노력을 통해 국내 실정에 맞는 병해충 통합방제기술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5. 맺음말
닭진드기 방제에는 왕도가 없다. 농장으로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일단 유입된 진드기는 철저한 청소와 소독을 통해 증식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위험성이 없으면서도 유효한 닭진드기 대응방법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져야 하고 만들어진 대응법은 농가에 넓게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대응을 목표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조만간에 우리나라가 닭진드기 대응 모범 국가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기술개발에 앞장설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