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RFID는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 RF)를 이용하여 태그와 리더 간 정보를 비접촉 방식으로 송수신하는 기술로서 사물인터넷 환경을 뒷받침해주는 핵심적인 기술이다. Gubbi etal.(2013)에 따르면 최근 RFID 테그와 내장센서 및 동작노드 등과 같은 다양한 무선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IoT는 초기 발전단계에서 벗어나 그 다음 단계인 완전히 통합된 미래형 인터넷으로 진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RFID는 사람/사물 및 환경정보를 인식하고, 인식된 정보를 통합·가공하여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이용될 수 있는 지식기반 IoT를 뒷받침하는 핵심기술로 이해할 수 있으며, 특히 물류정보시스템의 구축에 활용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Kim and Shim(2018)은 RFID가 뒷받침하는 IoT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을 적용하여 물류정보시스템의 구축에 활용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Wen et al.(2016)은 이들 첨단기술들이 제공하는 빅데이터를 기업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Yoo and Kim(2011)은 우리나라 물류시스템 자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선진물류기술의 도입과 적용에 적극적이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서의 RFID 기술이 갖는 막대한 잠재력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2003년 이후 유망기술로 주목을 끌면서 유통·물류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RFID 기술 보급과 표준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2018년 현 시점에 와서도 아직까지RFID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평가이다. RFID 기술의 적용이 이처럼 느리게 진행되는 데에는 일반적으로 “높은 테그 가격”과 “낮은 인식률”, “개인정보보호 문제”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중에서 태그의 가격은 2004년 2000원대에서 2006년에는 200원대로 떨어졌고, 2018년 현재 중국업체가 제조하는 일부 태그는 가격이 1센트 대까지도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시설구축 비용까지 고려하면 본격적 상용화를 위한 비용이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RFID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100% 정확한 인식률도 보장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으며, 현재는 정확한 인식률이 요구되지 않는 제품군 즉, 의류나 책, 혹은 단가가 높은 약품 및 주류 등을 중심으로 RFID 기술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약품유통시스템 구축과 관련하여 RFID를 활용하는 방안은 Shuai and Yun(2012)가 제시한 바 있다. 또한 RFID 기술은 최근에 음식물쓰레기 관리체계 구축 및 자원재처리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원재처리 이슈와 관련된 논의는 Gao(2015)를 참조할 수 있다. 또한 고도의 식별정보 통합가능성이라는 RFID의 기술특성으로 인해 개인정보 침해의 우려가 기술도입 초기부터 심각하게 제기되어 현재까지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외에도 RFID 기술의 광범위한 확산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공급사슬 내 주체들 상호 간의 데이터 인식 불능, 통일된 표준의 부재, 주체들 간의 이익분배를 둘러싼 갈등 등과 같은 문제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RFID 시장의 성장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통·물류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RFID 기술의 활용이 시도되고 있다. RFID 기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들은 장기적으로 RFID 기술이 지금까지 물류정보시스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바코드 기술체계를 완전하게 대체하고 공급사슬에 완전한 적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RFID 시장 전망과 관련하여 전문 리서치 기관인 IDTechEx 사의 RFID Report에 따르면 RFID 세계 시장 규모가 2015년에 128.1억 달러에서 연평균 15.2%로 성장해 2021년에는 24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RFID 시장 규모가 세계시장 대비 6.5% 점유율을 차지하여 2017년의 국내 RFID 시장규모는 1,326억 원이며, 세계시장 연평균성장률과 동일한 성장률인 15.2%로 성장하여 2021년이 되면 국내 RFID 시장규모가 1,882.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 현재 한국의 RFID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의 기술력에 비해 84.1% 수준으로 평가되며 약 1.4년의 기술력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우리나라 기술수준은 미국과 1.1년의 기술격차를 보이는 일본보다는 약간 뒤쳐져 있고, 2.5년의 기술격차를 보이는 중국보다는 1년 정도 앞서 있는 수준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물인터넷 환경을 뒷받침하는 핵심기술로서의 RFID 기술에 대한 시장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므로 우리나라에서 다수기업들이 향후에도 RFID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RFID 기술의 채택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경험적 분석은 향후에 RFID 기술을 채택하는 기업들에게 좋은 참조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본 논문은 국내에서 최초로 이 주제에 관한 경험적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RFID 투자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해외의 기존 연구는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Jeong and Lu(2008)과 19개국을 대상으로 한 Bose et al.(2011)의 연구 등이 있다. 그런데 사건연구라는 동일한 방법론을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Jeong and Lu(2008)는 RFID 투자발표가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반면, Bose et al.(2011)은 RFID 투자발표가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결론내리고 있어서 극적인 대조를 보이고 있다.
표본추출 방법에서 미국시장만을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수행한 Jeong and Lu(2008)에 비해 Bose et al.(2011)은 총 19개국의 108개에 달하는 표본을 사용하고 있으며 선정기준이 다소 자의적이다. 예를 들어 Bose et al.(2011)은 한국에 2003년 이후 88개의 표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1개의 표본만을 사용하고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한국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선정되었는지 기준이 불명확하다. 본 연구는 한국시장을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수행한 결과 RFID 투자가 전반적으로 기업가치를 단기적으로 증가시켰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결과는 Jeong and Lu(2008)에 잘 부합하고 있는데, 이는 단일국가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표본추출을 수행하였다는 연구수행상의 유사점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2009년 이후에 RFID 투자발표로 인한 이상수익률의 유의성이 크게 하락한 것을 보면 2006년 이후 RFID 투자가 기업가치 하락을 가져왔다는 결과를 제시한 Bose et al.(2011)의 결과에도 일부 부합하고 있다.
본 논문은 우리나라에서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5년간 수행되었던 RFID 투자발표가 기업의 시장가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건연구 방법론을 적용하여 검토하였다. McWilliams and Siegel(1997)에 따르면 사건연구 방법은 시장의 효율성, 사건의 불예측성, 교락효과(confounding effect)의
부재 등 세 가지 조건이 성립해야 하는데,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표본을 선정하기 위하여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본 논문에서 설정한 15년의 표본기간은 비교적 장기간에 속하는데, 이처럼 장기간의 표본기간은 RFID 기술적용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표본기간의 전반기와 후반기에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었으며, 서로 상반된 경험적 결과들을 제시하는 기존 연구결과들을 종합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주었다.
구체적으로 본 논문은 전체 표본기간을 두 기간으로 나누어 2003년부터 2008년까지를 전반부로, 2009년부터 2017년까지를 후반부로 설정하고 RFID 투자 발표의 효과를 검토하였다. Bose et al.(2011)의 선례에 따라 2006년까지를 전반부로 설정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RFID 시장이선진국에 비해 늦게 형성되었다는 점과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반부에 포함시켜도 RFID 투자 발표로 인해 나타나는 이상수익률이 유의한 양의 값을 가질 만큼 RFID 발표의 긍정적인 효과가 강하다는 점을 보이기 위하여 2008년까지를 전반부에 포함시켰다. 전반부에 RFID 투자 발표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양의 효과는 유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후반부에는 유의성이 사라졌다. 이 결과는 RFID 기술과 같은 혁신적 IT 기술에 대해서는 선발자로서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후발자로 참여하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본 논문은 RFID 투자 발표가 기업의 주가수익률에 대해서 갖는 긍정적 효과를 다양한 기업분류 범주를 통하여 검토하는데, RFID 투자 발표가 해당 기업이 소속된 산업별로 차이를 갖는다는 점, 해당기업이 소속된 시장(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 별로 큰 차이를 갖는다는 점, 그리고 민간기업의 독자적 투자프로젝트가 정부시범사업의 경우에 비해 월등한 수익률을 나타낸다는 점 등을 추가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 발견한 경험적 사실들은 국내의 RFID 투자의 편익에 대한 객관적인 경험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향후 투자의사 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참조점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RFID 기술이 초기영역에 머물고 있을 때 그 투자효과를 전체적 차원에서 측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그 무형적 편익을 정식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RFID 투자 발표가 시장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그와 같은 측정하기 어려운 편익에 관한 이해를 제고해 줄 것이며, 향후 국내에서 RFID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또한 더 나아가 본 연구가 산업전반에 대한 정보기술 투자를 자극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 선행연구 고찰
2.1. RFID 적용과 관련된 연구들
Glidden et al.(2004)에 따르면, RFID 기술은 2차 세계대전 때부터 존재하던 아주 오래된 기술이다. 이처럼 오래된 기술이 최근의 정보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기업들의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응용되기 시작하였다. 기업들은 점차 강화되는 경쟁적 환경에서 생존을 도모하고 효과적인 공급사슬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이하 SCM)를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에 존재하던 기술 중에서 IT 환경을 잘 구현할 수 있는 RFID 기술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게 되었다.
그런데 RFID에 대한 대부분의 초기 연구들은 탐색적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Koh et al.(2006)은 RFID의 주요 성공요인을 검토하고 난 이후에 소매 사이클과 재고 관리능력의 개선이 RFID의 주된 편익으로 파악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Leimeister et al.(2007)은 공급사슬망 내의 RFID 구현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RFID 기술 자체의 가치와 잠재적 이익 등의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Tajima(2007) 또한 SCM 시스템에서의 RFID 기술의 전략적 가치가 지속가능한 기업의 경쟁우위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큰 파급력을 갖고 있는 RFID 기술의 적용이라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사전적 조건에 대한 탐색도 주요 연구방향을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Curtin et al.(2007)는 RFID 기술이 조직에 의해서 어떻게 도입, 실행, 사용, 지지, 진화되는지 그리고 그 기술이 개인과 영업과정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Rajasekhara and Lohith(2017)은 유통·물류의 문화적 요인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Lee(2016)은 광범위한 유통영역에서 중·소 유통업자들이 수행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책적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Shan and Su(2015) 한국·중국·일본 간 FTA의 법적 제도적 환경을 탐색하고 있으며, Kim(2016)은 원활한 무역을 위한 기술적 규제, 표준과 조화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의 논의는 RFID와 같은 유통·물류 관련 첨단기술들의 성공적인 적용은 문화적, 정책적, 제도적 이슈들과 연관 하에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을 말해준다.
또한 하나의 공급사슬에서 주체들 간의 이해관계 충돌을 조정하고 집합적 활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RFID 적용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연구는 Hart and Saunders(1997)을 참조할 수 있다. 이들은 컴퓨터네트워크의 적용과정에서 나타나는 공급자, 제조업자, 고객의 복잡한 관계를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이론적으로 전자적 데이터 교환에 있어서의 트러스트 역할을 검토하였고 그 트러스트가 기업들 간의 다조직 계약연합체로 발전하는 과정을 이론화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많은 기업들이 RFID 기술에 대한 인식부족, 효과의 불확실성 등으로 활성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Vijayaraman and Osyk(2006)은 정부 혹은 대규모 소매업자(ex. Wallmart)로부터 RFID 적용을 강제 받는 상황에서 WERC(Warehousing Education and Research Council)의 회원사들 즉, 제조업자, 공급자, 도매업자, 유통업자, 소매업자 등에게 RFID 기술 적용 설문을 실시한 결과 대다수 사업자로부터 RFID 기술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을 얻었으며, 소수 RFID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들은 향후 3년간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RFID 기술의 편익에 대한 의구심이 상당한 부분 남아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들은 향후 RFID 투자가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비용절감이나 영업 개선을 통해서 ROI의 현저한 개선이 나타나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Loebbecke and Palmer(2006)은 의류 소매업 분야에서 RFID 기술의 적용을 조사한 결과 (1) 높은 수준의 신뢰성 및 정확성, (2) RFID 송신기 가격 인하 필요성, (3) 경영의지와 IT 도전 동기 필요성, (4) 영업과정의 효율성 증대 및 (5) RFID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연구들은 RFID 기술이 주는 약속은 신뢰할 수 있고, 일부는 RFID 적용이 사업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RFID 채택은 생각보다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 시장은 IDTechEx 사에서 2008년 이전의 RFID Report에서 예측한 바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성장이 진행되고 있다.
이상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RFID 투자의 조건에 대한 논의들은 주로 이론적 수준에서 그치고 있으며, RFID 투자의 효과를 경험적으로 측정한 연구는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사건연구라는 방법론을 적용하여 RFID 투자의 효과를 경험적으로 측정한다.
2.2. 사건연구와 관련된 연구들
전통적으로 사건연구 방법론은 주식분할, 분사발표, 배당정책, CEO 인사 등 핵심 뉴스 발표와 관련해서 금융과 경제 분야에서 적용되어 왔다. 이와 관련해서는 McWilliams and Siegel(1997)을 참조할 수 있다. 또한 MacKinlay(1997)의 경우 경제·금융 분야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사건연구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검토한 후 가장 성공적인 사례들은 기업금융 분야에서 이루어져 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사건연구가 기업 재무 분야의 경험적 연구의 주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수합병이 가져오는 부의 효과, 기업의 재무적 의사결정이 가져오는 가격 효과 등이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재무 분야에서 성공적 사례를 만들어낸 사건연구방법론은 이후에 회계, 경제, 전략, 조직,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어 성공적인 사례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사건연구 방법론에 따르면 주가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재의 자산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미래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값이다. 기업의 주가는 기업의 현재 및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보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임의의 사건이 기업의 현재 및 미래의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 사건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따라서 주가변화의 관찰을 통해 기업가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어떤 특정사건이 발생한 전후의 주가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그 사건이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 사건연구 방법론의 핵심적 논리이다.
정보서비스 분야에서 사건연구는 일반적 IT 투자, 전자상거래투자(e-commerce), 아웃소싱, 보안취약성, ERP 시스템 등의 투자발표가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이와 관련해서 Dos_Santos et al.(1993)는 IT 투자를 평가하는 첫 번째 연구라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은 1980년대 전반에 걸쳐서 금융과 제조업분야에서 이루어진 97개의 IT 투자가 기업 주가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였다. 이 연구에서 그들은 IT 투자발표 이후 유의한 양의 초과수익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다만 혁신적인 IT 투자에 대해서만 유의한 양의 효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한편 Subramani and Walden(2001)는 전자상거래 관련 투자 발표와 시장의 이상주식 수익률 간의 상관성을 연구하였다. 이들은 전자상거래 투자발표가 현재와 미래 편익이 공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주가가 상대적으로 급격하게 변동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들의 예상대로 전자상거래 투자발표는 기업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사건연구 방법론을 채택하여 RFID 투자 발표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효과를 투자발표일을 전후로 한 3일간의 사건윈도우 속의 주가변동을 통하여 파악하고자 한다. Jeong and Lu(2008)는 미국에서 RFID 투자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사건연구 방법론을 적용하여 분석한 바 있다. 이들은 RFID 투자가 기업의 시장가치를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반면 Bose et al.(2011)은 Jeong and Lu(2008)과 유사한 사건연구 방법을 적용하고 표본을 미국이외의 여러 나라로 넓혀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들은 2006년 이후에 RFID 투자가 기업의 시장가치를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여Jeong and Lu(2008)의 경우와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본 논문에서도 이들과 동일한 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RFID투자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전체 기업들뿐만 아니라 산업별,기업규모(소속시장)별, 정부시범사업 범주별, 그리고 시기별로나누는 등 다양한 기업 분류기준을 적용하여 그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3. 연구가설
3.1. RFID 투자발표와 시장가치
McWilliams and Siegel(1997)에 따르면 사건연구 방법은 시장의 효율성, 사건의 불예측성, 교락효과(confounding effect)의 부재 등 세 가지 조건이 성립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잘 만족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RFID 투자발표가 그 기업의 이윤창출 흐름뿐만 아니라 경쟁사에 대한 우위를 점하는 것 등의 적극적 경영으로서의 신기술에 대한 투자라는 우호적 정보의 교유방식으로 사용된다면 그 투자발표는 미래의 편익을 창출하는 기회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앞서 살펴본 RFID 기술 도입이 SCM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상당한 정도의 전략적이고 영업적인 혜택이 발생할 것이고 조직들 간의 통합성 증대와 정보공유를 통한 조직적 지배력 개선이 실현될 것이다. 그 결과 투자발표일을 전후로 하여 불가피하게 기업가치의 증대가 발생할 것이며, 평균적인 주가수익률을 초과하는, 즉 위험이 조정된 이후의 초과 수익률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가설을 성립시킨다.
<가설 1> RFID 투자발표일을 전후로 하여 해당기업 주가에 플러스(+) 이상수익률이 발생한다.
3.2. 시기별 RFID 투자 발표가 시장가치에 미치는 효과
기술발전의 초기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그 기술의 적용과 관련된 위험이 크고 기술적으로 통제될 수 없는 불확실성이 크기 마련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RFID 기술은 그 가치가 완전히 실현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RFID 기술이 거래상대방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될 필요가 있는데 기술발전의 초기 단계에서는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기술발전 초기단계에서는 높은 태그 가격과 같은 고비용 문제가 심각할 것이며, 그 적용의 복잡성 또한 기술의 적용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자들은 기술발전의 초기 단계에 이미 우월한 성과의 달성, 한정된 자원의 전유, 학습효과를 통한 편익의 선취 등을 실현하며, 기술발전의 성숙단계에 접어들어서 시장에 진입하는 후발주자들 혹은 모방자들은 혁신자들에 비해 RFID 투자로부터 훨씬 적은 자원을 전유하게 된다는 것이 Chatterjee et al.(2002), Dos Santos et al.(1993) 등이 수행한 일반적인 IT 투자와 관련된 연구결과이다. 이들의 연구결과에 따라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한다.
<가설 2> RFID 투자 발표로 인해 표본기간의 전반기와 후반기의 주가 이상수익률에 차이가 나타난다.
3.3. RFID 투자 발표와 소속시장별 시장가치
Im et al.(2001)은 기업들을 산업별, 기업규모별, 그리고 발표 시간별로 구분하여 IT 투자 발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들은 대기업의 경우에 투자발표가 주가에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함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소기업의 경우에는 양의 주가반응이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이들은 또한 IT 투자발표가 신규발표일수록(newer announcements) 재탕하는(older announcements) 발표보다 더 높은 주가 반응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거래소시장에 소속된 기업들의 경우 기업규모가 코스닥시장에 소속된 기업들에 비해 규모가 클 것으로 판단되므로, 소속시장별 기업분류는 규모별 기업분류에 해당하는 분류법으로 보는데 큰 무리가 없다.
<가설 3> RFID 투자 발표로 인해 거래소시장 소속기업과 코스닥시장 소속기업의 주가 이상수익률에 차이가 나타난다.
3.4. RFID 투자 발표와 산업그룹별 시장가치
Vijayaraman et al.(2008)은 종이포장산업에서의 타 산업 의존적 조직이 RFID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결정요인들이 그 산업의 일반적인 거래관행이나 산업 규제적 압력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RFID 도입에 대한 압력의 차이가 산업별로 차별적으로 나타남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의 논의를 따른다면 RFID 투자가 모든 산업에 있어서 동일한 잠재적 가치를 갖는다고 볼 수는 없으며, 산업 규제적 압력에 따라 많은 공급자들이 RFID 기술을 통합하는 편익을 향유하는데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관찰에 따라 RFID 투자 결정이 모든 산업의 기업들을 이롭게 할 수 있지만, RFID 투자 발표에 따라 산업별로 각기 다른 가격적인 반작용이 발생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FnGuide의 산업분류에 따라 주로 기술판매자의 입장에서 RFID 투자가 이루어지는 IT, 전기전자, 제조업을 하나의 산업 그룹으로 묶고, 기술사용자의 입장에서 RFID 투자를 수행하는 유통, 운수창고, 서비스, 철강금속, 통신방송서비스, 통신업, 화학, 건설업, 금융업, 운수장비, 음식료품, 의약품 등을 또 하나의 산업그룹으로 묶어서 RFID 투자 발표가 이 두 개의 산업 그룹별로 서로 다른 주가반응을 발생시킨다는 가설을 설정한다. 산업별 가격반응의 차이는 선험적으로 존재하지 않기에 초과수익의 강도나 방향에 대한 가설은 설정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단순한 가설을 설정한다.
<가설 4> RFID 투자 발표로 인해 산업그룹별 주가 이상수익률에 차이가 나타난다.
3.5. RFID 투자 발표와 프로젝트 성격상의 시장가치
<가설 3>을 설정하기 위하여 다소 자의적으로 구분한 기술판매자와 기술사용자의 구분은 Chartterjee et al.(2002)의 투자대상 구분법과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이들은 목표 IT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 발표가 응용서비스 산업에 대한 투자 발표보다 주가 반응이 더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RFID 투자 발표 표본 추출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시범사업은 주로 응용서비스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최소한 RFID와 관련해서 우리나라 국가 시범사업의 혁신성은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국가의 혁신성을 강조하는 Karlygash and Aigul(2014)의 사례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편, Chartterjee et al.(2002)의 결과가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적용된다면 우리나라의 국가시범사업과 관련된 RFID 투자 발표는 일반적인 기업들의 RFID 투자발표에 비해 낮은 이상수익률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단순한 가설을 설정한다.
<가설 5> RFID 투자 발표로 인해 국가주도 시범사업과 기업주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들의 주가 이상 수익률에 차이가 나타난다.
4. 연구방법론
4.1. 데이터 수집
본 논문은 RFID 투자 발표가 기업의 시장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사건연구 방법론을 채택하였다. RFID 투자 발표에 대한 정보는 한국언론재단이 제공하는 Bigkinds 뉴스 검색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뉴스검색키워드는 (RFID OR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이용하였다. 표본은 2003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수집하였다. 15년이라는 비교적 장기간의 표본기간을 설정한 것은 RFID 기술 발전 초기의 얼리버드(early bird) 투자로 인한 기업가치 효과를 분석할 수 있게 해주었다. 즉, 기술의 표준이 없는 상태에서도 기업들의 RFID 투자가 기업가치를 증가시키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본 논문에서 표본에 포함한 기업들은 2003년을 기준으로 코스닥시장이나 거래소 시장에 등록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처럼 어느 정도 기업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 기업들의 기술투자가 향후 미래의 RFID 기술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비중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들의 수익률 데이터는 Fnguide에서 제공하는 기업수익률 자료를 이용하였다.
검색제약에도 불구하고 Bigkinds 데이터베이스는 총 25,529개의 관련기사를 제공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표본에 발표된 날짜가 신중하게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 작업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간지만을 대상으로 하여 기사제목이 특정 RFID 투자 발표와 관계되도록 결정하였다. 만약 동일한 RFID 투자 발표에 대해서 두 개 이상의 제목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가장 먼저 발표된 기사를 선별하였다. 둘째, 각 기업의 사건일을 근방에서 다른 주요한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았는지를 검토하였다. 예를 들면 인수합병, 이익 발표, 배당 발표, 주식분할, 법률 소송 및 여타 금융적 사건들이 RFID 발표일의 근방에 존재하여 교락효과(confounding effect)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표본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표본은 상장기업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상장일이 RFID 투자발표일로부터 200일 이내여서 추정기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도 표본에서 제외하였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표본선별과정을 거치게 되어본 논문의 최종 표본은 88개로 확정되었다. 아래의 [Table 1]은 표본을 발표시기별, 소속시장별, 산업종류별, 그리고 정부 사업 여부 별로 구분하였다. 연도별로 보면 RFID 투자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해는 2005년과 2008년임을 알 수 있으며, 2010년 이후에는 RFID 투자발표의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Table 1] Sample Description
4.2. 추정방법
RFID 투자 발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사건연구 방법론을 통해서 추정할 수 있다. McWilliams and Siegel(1997)에 따르면 사건연구 방법론이 타당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이 충분히 효율적이고,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인 RFID 투자발표가 예기치 않은 것이어야 하며, 인수합병, 이익 발표, 배당발표, 주식분할, 법률 소송 및 기타 다른 금융적 사건들과 겹치지 않아 교락효과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등의 세 가지 전제조건이 성립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전제조건이 만족되도록 표본을 수집한 다음 본 논문에서는 투자발표일을 전후로 한 3일을 사건창(event window)으로 설정하였다. 사건창은 day-1, day0, day-1로 구성된다. 이처럼 사건창을 3일로 짧게 잡은 이유는 Mcwilliams and Siegel(1997)의 권고에 따라 데이터에 교락효과로 인한 잡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다. 이처럼 사건창을 줄이게 되면 특히 거래소기업과 같이 규모가 큰 기업들의 빈번한 뉴스 발표로 인한 교락효과도 가급적 줄일 수 있으며 RFID 투자 발표가 발생시키는 비정상 수익률을 비교적 정확하게 포착해 낼 수 있게 된다. 교락효과 문제 이외에도 Brown and Warner(1985)는 사건창이 길어지면 검정통계량 Zt의 검정력(power)이 낮아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3일 간의 사건창 각각의 비정상 수익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발표일 day0의 비정상수익률이다. 그러나 day-1과 day-1의 비정상수익률도 무시할 수는 없다. day-1의 수익률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이유는 투자자들의 정보에 대한 대응이 하루만으로는 불충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day-1 수익률을 사건 창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이유는 이해관계자들의 시장활동 과정에서 투자발표 이전 일에 정보누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Mcwilliams and Siegel(1997)의 시장모형을 적용하여 RFID 투자발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의 정상적 수익률이 생성된다고 가정한다. 시장모형은 일별 보통주 수익률과 시장포트폴리오 수익률 간의 선형관계를 상정하고 있다. 시장모형의 추정과 관련해서는 Le et al.(2018), Le(2018) 등의 논의를 참조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시장포트폴리오 수익률의 대리변수로 FnGuide가 제공하는 MKF2000지수 수익률을 이용하였다. 그리고 수집한 표본 88개에 대해서 시장모형을 추정하기 위하여 사건발생일 이전 201째 되는 날 즉, day-201일로부터 day-2일까지 200일 간의 추정기간을 설정한다. 이 추정기간은 사건발생일로부터 201일 이전(day-201)에 시작하여 사건발생일 2일 전(day-2)에 종료한다. i번째 표본기업의 최소자승법 파라미터인 선형모형의 절편값 i와 지수수익률에 대한 표본기업 수익률의 민감도 i를 다음과 같은 최소 자승 회귀식을 이용하여 추정하였다.
Ri,t = αi + βiRm,t + ξi,t (i = 1,....,88, t = 1,...,200) (1)
이 식에서, Ri,t는 88개 표본기업들 중에서 기업 i가 갖는 200일 간의 추정기간 내의 t일의 보통주 수익률을 나타낸다. Rm,t는 시장포트폴리오(FnGuide가 제공하는 MKF2000 지수)가 제공하는 추정기간 내의 t일의 수익률을 나타낸다. 이 식에서 ξi,t 는 i번째 표본기업 수익률의 시장수익률에 대한 회귀분석의 잔차항을 나타내며 잔차항의 기대치는 0이다(즉 E(ξi,t) = 0). 이 추정식을 이용하여 i번째 표본기업이 r번째사건일에 갖는 비정상수익률(abnormal returns) ARi,γ를 계산할 수 있다. ARi,γ은 각 기업 i에 대해서 사건일(event window) 중의 하루인 r일(r = day-1, day0, day+1)에 발생한 실제 수익률과 추정된 수익률 간의 차이로 볼 수 있다. 위의 200일 간의 추정기간 동안 회귀분석을 통하여 추정된 최소 자승추정치들은 아래의 (2) 식과 같이 주식의 비정상수익률을 계산하는데 사용한다.
\(\begin{aligned} A R_{i, \tau}=& R_{i, \tau}-\left(\hat{\alpha}_{i}+\hat{\beta}_{i} R_{m, \tau}\right) \\ &(i=1, \ldots, 88 . \tau=\operatorname{day}-1, \text { day } 0, \operatorname{day}+1) \end{aligned}\) (2)
사건발생일 표본기업의 비정상수익률을 위와 같이 계산하였으므로 이 값을 기초로 하여 사건발생일의 표준화된 비정상 수익률(standardized abnormal returns, SARτ )을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S A R_{i, \tau}=A R_{i, \tau} / \sqrt{V A R\left(A R_{i, \tau}\right)}\) (3)
이 식에서
\(V A R\left(A R_{i, \tau}\right)=S_{i}^{2} \times\left[1+\frac{1}{200}\left(R_{m, \tau}-\overline{R_{m}}\right)^{2} / \sum_{t=1}^{200}\left(R_{m, t}-\overline{R_{m}}\right)^{2}\right]\)
로 정의한다. 이 식에서 Si 시장모형에서 기업 i에 대해서 계산된 잔차의 분산을 의미하고, \(\overline{R_{m}}\)은 추정 기간(200일) 동안의 시장포트폴리오 수익률 평균값을 나타낸다. 사건윈도우 시기에 발생하는 비정상수익률이 정규분포 i,i,d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SARi,γ은 자유도 199인 스튜던트 t분포를 따른다. 이 경우 사건윈도우 내의 특정일에 나타난 비정상수익률의 통계적 유의성을 평가하기 위해서 Loddrer and Mauer(1992)가 제시한 Z 통계치를 사용할 수 있다.
Z = ASARt × n1/2 (5)
이 식에서 이다. 한편, 위에서 계산된 표준화된 비정상수익률 (SARi,γ )은 아래와 같이 3일간의사건윈도우 기간 동안에 계산할 수 있는 누적수익률 CARi를계산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3일 간의 윈도우 기간 동안의 누적 비정상수익률 CARi는 다음과 같다.
\(C A R_{i}=\left(\frac{1}{3^{1 / 2}}\right) \sum_{\tau=1}^{3} S A R_{i, \tau}\) (6)
CARi 역시 자유도 199인 스튜던트 t분포를 따르게 되므로, 전체 사건윈도우 기간에 대한 비정상수익률의 통계적 유의성을 평가하기 위해서 Z 통계치를 사용할 수 있다.
Z = ASCARt × n1/2 (7)
이 식에서 \(A S C A R_{i}=\frac{1}{n} \times \sum_{i=1}^{n} C A R_{i, t}\)이다. 이렇게 계산된 Z 검정통계량을 기준으로 RFID 투자 발표가 어떤 기업그룹군의 시장가치에 유의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추론해 낼 수 있다.
5. 실증분석 결과
5.1. RFID 투자 발표가 전체 기업의 시장가치에 미치는 효과
[Table 2]는 <가설 1>을 검정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동 표에서는 전체 88개의 RFID 투자 발표의 사건윈도우에 대한 표준화평균 누적이상수익률(ASCAR)과 표준화평균 이상수익률(ASARγ ) 및 Z-검정통계량 등이 나타나 있다. 먼저 3일 간의사건윈도우의 누적수익률(CARi)을 보면 88개 RFID 투자발표 중에서 49개(55.65%)가 양의 수익률을 나타냈고 나머지 39개는 음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3일간의 사건윈도우에 대한 표준화 평균누적이상수익률(ASCAR = 0.4760%, p < 0.01)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예상한 바와 같이 사건윈도우 중에서 가장 큰 일별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ASAR0 = 0.3200%, p < 0.01)은 투자발표일인 day0에 나타났으며, day-1에도 유의한 양의 수익률(ASAR-1 = 0.2969%, p < 0.01)이 나타났다. 반면 day-1에는 유의성이 낮은 양의수익률(ASAR-1 = 0.2074%, p < 0.1)이 나타났다. day0와 day-1에는 유의성이 높은 양의 수익률이 나타나고 day-1에는 유의하지 않은 양의 수익률이 나타난 현상은 Jeong and Lu(2008)의 결과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결과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경우에도 day-1에 유의한 양의 비정상수익률이 나타나는 것은 RFID 투자 발표를 수행하는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에 의한 정보누출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day-1에는 유의하지 않은 양의 수익률이 나타난 것은 RFID 투자 발표로 인한 시장의 주가조정이 발표 당일인 day0에 효율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결과는 RFID 투자발표일을 전후로 하여 주가의 플러스(+) 이상수익률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리의 가설(H1)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즉, 국내의 투자자와 주주들은 국내 기업들의 RFID 투자에 대해서 상당히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Table 2] Abnormal Returns to RFID investment announcement
*p < 0.1, **p < 0.05, ***p < 0.01 Unmarked Z-values are not significant
5.2. RFID 투자발표가 시기별 기업가치에 미치는 효과
[Table 3]은 <가설 2>를 검정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RFID 기술의 발전단계를 나누는데 명확한 기준을 얻기는 어렵고, 다만 본 절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인 2007년과 2008년의 이전시기 즉, 2003년부터 2008년까지를 표본기간의 전반기로 설정하였고, 2009년부터 2017년까지를 표본의 후반기로 설정하였다. 표본의 전반부를 RFID 기술발전의 초기단계로 설정한다. 전반기에는 투자발표 표본으로 58개를 수집하였는데, 이 중에서 33개(56.89%)가 사건윈도우 기간인 3일 동안양의 누적수익률(CARi)을 나타내었고, 나머지 25개는 음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내었다. 사건윈도우 3일 동안 표준화평균누적이상수익률(ASCAR = 0.5981%, p < 0.01)은 유의성이 매우 높은 양의 값을 나타내었다. 또한 사건윈도우 중에서 가장 큰일별 표준화평균 이상수익률(ASAR0 = 0.4100%, p < 0.01)은투자발표일인 day0에 나타났으며, day-1에도 유의성이 높은 양의 수익률(ASAR-1 = 0.3427%, p < 0.01)이 나타났다. 한편 day-1에는 5%에서 유의한 양의 수익률(ASAR-1 = 0.2832%, p < 0.05)이 나타났다.
[Table 3] Abnormal Returns to RFID investment announcement for Sample period
*p < 0.1, **p < 0.05, ***p < 0.01 Unmarked Z-values are not significant
표본기간의 후반기에는 표준화평균누적수익률과 표준화평균 이상수익률이 모두 다 유의한 결과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표본기간의 전반기와 후반기에 RFID 투자 발표로 나타나는 이상수익률간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어서 인상적인 결과이다. 이는 2006년 이후에 RFID 투자 발표가 기업에 음의 이상수익률을 발생시킨다는 Bose, et al.(2011)의 연구결과와 일부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Chatterjee et al. (2002), Dos Santos et al.(1993) 등은 일반적으로 기술발전의 초기단계 기술적용과 관련된 높은 위험과 네트워크 효과의 부재, 기술설치의 고비용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혁신자들은 우월한 성과의 달성, 한정된 자원의 전유, 학습효과를 통한 편익의 선취 등을 실현하며, 기술발전의 성숙단계에 접어들어서 시장에 진입하는 후발주자들 혹은 모방자들은 혁신자들에 비해 RFID 투자로부터 훨씬 적은 자원을 전유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2009년 이후에 우리나라의 RFID 투자가 기업에 더 이상의 유의한 양의 수익률을 발생시키지 못하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즉,이 시기 RFID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역할이 모방자 혹은 후발주자의 역할을 크게 벋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5.2. RFID 투자 발표가 시장별 기업가치에 미치는 효과
[Table 4]는 <가설 3>을 검정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거래소 시장부터 보면 소속기업의 투자 발표는 55개가 수집되었는데, 이 중에서 27개(49.09%)가 사건윈도우 기간인 3일 동안 양의 누적수익률(CARi)을 나타내었고, 나머지 28개는 음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내었다. 사건윈도우 3일 동안 표준화평균 누적이상수익률(ASCAR = 0.2245%, p < 0.1)은 통계적 유의성이 높지 않은 양의 값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사건윈도우 내에서 day-1에서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양의 일별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ASAR-1 = 0.2711%, p < 0.05)이 나타났고, 나머지 일별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들은 유의하지 않은 값을 나타내었다.
[Table 4] Abnormal Returns to RFID investment announcement for size
*p < 0.1, **p < 0.05, ***p < 0.01 Unmarked Z-values are not significant
다음으로 코스닥시장을 살펴보면, 소속기업의 투자발표는 33개가 수집되었는데, 이 중에서 22개(66.67%)가 사건윈도우 기간인 3일 동안 양의 누적수익률(CARi)을 나타내었고, 나머지 11개는 음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내었다. 사건윈도우 3일 동안표준화평균누적이상수익률(ASCAR = 0.8591%, p < 0.01)은 유의성이 매우 높은 양의 값을 나타내었다. 또한 거래소시장과는 대조적으로 사건윈도우 내에서 가장 큰 일별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ASAR)은 투자발표일인 day0(ASAR0 = 0.8892%, ASAR0 = 0.8892%, p < 0.01)에 나타났으며day-1에서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양의 일별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 (ASAR-1 = 0.2711%, p < 0.05)이 나타났고, 나머지 일별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들은 유의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도 거래소 시장과 다른 특징이다. 우리나라 코스닥시장에 소속된 기업들의 RFID 투자 발표로 나타나는 ASAR-1의 유의성이 거래소시장 소속기업들보다 더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은 코스닥시장에서 투자발표기업들의 이해관계자들에 의한 정보누출이 거래소시장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더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실증분석 결과는 RFID 투자발표일을 전후로 하여 거래소시장 기업과 코스닥시장 기업의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에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는<가설 3>을 지지하고 있다.
5.3. RFID 투자 발표가 산업별 기업가치에 미치는 효과
[Table 5]는 <가설 4>를 검정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기술판매자의 입장에서 RFID 투자가 이루어지는 IT, etc. 산업그룹(IT, 전기전자, 제조업 등 3개 산업을 포함)을 먼저 살펴보면, 소속기업의 투자 발표는 38개가 수집되었는데, 이 중에서 25개(65.79%)가 사건윈도우 기간인 3일 동안 양의 누적수익률(CARi)을 나타내었고, 나머지 13개는 음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내었다. 사건윈도우 3일 동안 표준화평균누적이상수익률(ASCAR = 0.7705%, p < 0.01)은 유의성이 매우 높은 양의 값을 나타내었다. 또한 IT, etc. 산업그룹의 경우 사건윈도우 중에서 가장 큰 일별 표준화평균 이상수익률(ASAR0 = 0.6804%, p < 0.01)은 투자발표일인 day0에 나타났으며, day-1에도 유의한 양의 수익률(ASAR-1 < 0.3753%, p < 0.05)이 나타났다. 반면 day-1에는 유의성이 낮은 양의 수익률(ASAR-1 = 0.2787% ,p < 0.1)이 나타났다.
[Table 5] Abnormal Returns to RFID investment announcement for industry sectors
*p < 0.1, **p < 0.05, ***p < 0.01 Unmarked Z-values are not significant
이와 대조적으로 기술사용자의 입장에서 RFID 투자를 수행하는 유통, etc. 산업그룹(유통, 운수창고, 서비스, 철강금속,통신방송서비스, 통신업, 화학, 건설업, 금융업, 운수장비, 음식료품, 의약품 등 12개 산업을 포함)을 살펴보면, 소속기업의 투자발표는 총 50개가 수집되었고, 이 중에서 24개(48%)가 사건윈도우 기간인 3일 동안 양의 누적수익률(CARi)을 나타내었으며, 나머지 26개는 음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내었다. 사건윈도우 3일 동안 표준화평균누적이상수익률(ASCAR = 0.2521%, p < 0.1)은 유의성이 낮은 양의 값을 나타내었다. IT 산업그룹과는 대조적으로 사건윈도우 내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양의 일별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은 day-1(ASAR-1 = 0.2372%, p < 0.1)에서만 나타났다. day0와 day-1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일별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결과는 <가설 4>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5.4. RFID 투자 발표가 시범사업 기업가치에 미치는 효과
[Table 6]는 <가설 5>를 검정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정부시범사업 하에서 이루어진 RFID 투자 발표와 관련하여 총 17개의 표본을 수집하였는데, 이 중에서 9개(52.94%)가 사건 윈도우 기간인 3일 동안 양의 누적수익률(CARi)을 나타내었고, 나머지 8개는 음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내었다. 사건윈도우 3일 동안 표준화평균누적이상수익률(ASCAR)은 유의하지 않은 양의 값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사건윈도우 내에 속하는 일별 표준화평균이상수익률(ASAR)들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값을 나타내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Table 6] Abnormal Returns to RFID investment announcement for project
*p < 0.1, **p < 0.05, ***p < 0.01 Unmarked Z-values are not significant
이와 대조적으로 민간기업들이 주도하는 RFID 투자 발표의 경우를 살펴보면, 총 72개의 수집된 표본 중에서 40개(55.56%)가 사건윈도우 기간인 3일 동안 양의 누적수익률(CARi)을 나타내었고, 나머지 32개는 음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내었다. 사건윈도우 3일 동안 표준화평균누적이상수익률(ASCAR = 0.5115%, p < 0.01)은 유의성이 높은 양의 값을 나타내었다. 또한 사건윈도우 중에서 day-1에 가장 큰 일별 표준화평균 이상수익률(ASAR-1 = 0.3603%, p < 0.01)으로 나타났으며, 투자발표일인 day0에도 유의성이 높은 양의 이상수익률(ASAR0 = 0.3594%, p < 0.01)이 나타났다. 다만 이 경우에 day-1에는 유의한 양의 수익률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RFID 투자발표일을 전후로 하여 정부사업과 비정부사업 그룹에 속하는 RFID 투자 발표 기업들의 표준화평균 이상수익률에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는 <가설 5>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6. 결론
6.1. 연구의 요약
본 논문은 RFID 투자 발표가 단기적으로 기업의 시장가치에 미치는 효과가 전체 평균의 관점에서, 그리고 기업규모(혹은 소속시장)의 관점에서, 산업별 관점에서 혹은 프로젝트의 성격(시범사업인지 여부)의 관점에서, 그리고 표본기간의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서 시기별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투자자들 혹은 주주들이 RFID 투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실증분석결과를 보면 RFID 투자 발표는 평균적으로 기업의 시장가치를 유의하게 증가시켰으며, 코스닥 시장에 소속된 기업들의 표준화평균 이상수익률이 거래소시장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또한 기술판매자가 소속된 산업그룹의 이상수익률이 기술사용자 산업그룹의 이상수익률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또한 정부시범사업의 일환으로 RFID 투자를 수행한 경우가 개별기업 주도적으로 RFID 투자를 수행한 경우보다 훨씬 낮은 이상수익률을 나타내었다. 마지막으로 표본사건들의 구성기간을 2003년부터 2008년까지를 전반부로, 2009년부터 2017년까지를 후반부로 설정하고 RFID 투자 발표의 효과를 검토하였는데, 전반부의 이상수익률이 후반부의 이상수익률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논문의 실증분석 결과는 전반적으로 RFID 투자가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Bose et al.(2011)의 결과보다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는 Jeong and Lu(2008)와 유사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2009년부터 2017년까지는 RFID 투자발표에 대해서 기업가치의 유의한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Bose et al.(2001)의 결과와 일부분 부합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결과와 관련하여 RFID 기술이 발생시키는 우월한 성과, 시장에 한정된 자원, 학습효과를 통한 편익 등이 최초 혁신자(innovators)와 모방자(imitatiors)들 간에 어떻게 배분되는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Chatterjee et al.(2002), Dos Santos et al.(1993) 등은 RFID 기술과 같은 혁신적 IT 기술은 선발자의 자원 전유가 후발자에 비해 압도적임을 밝히고 있다. Bose et al.(2011)은 이를 근거로 2006년 이후에 RFID 투자 발표가 기업가치에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심화되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논문의 결과는 지금까지 RFID 투자 발표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단기적으로 분석한 기존연구 문헌들에 종합적으로 부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RFID 기술은 표준화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었으며, 상업화의 초기단계에 해당되었고, 기술적 불확실성이 상당하였으나 투자자들과 주주들은 RFID 투자발표에 대해서 우호적인 평가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2009년 이후가 되면 하나의 전복적인 기술로서 RFID 기술이 기업으로 하여금 수익에 대한 보장 없이 지나치게 큰 규모의 투자를 강제하는 측면이 강조되고(Dutta et al., 2007) 또한 Thiesse(2007) 등이 지적한 바와 같이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RFID의 도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시장에서 RFID 투자의 평가가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한편, 대부분의 경우에 투자발표일 당일의 이상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예상할 수 있는 바와 같다. 그런데 투자발표일 하루 전의 이상수익률이 하루 후의 이상수익률보다 일반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이해관계자들에 의한 정보누출의 가능성을 제기한다. 기업이 실제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이전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정보 누출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특히 거래소 시장에 소속된 대기업의 경우가 코스닥 시장에 소속된 소기업의 경우보다 정보누출 정도가 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투자자들은 기술판매자로서 주로 활동이 이루어지는 IT 제조업 부문에서의 투자발표를 기술사용자 서비스 부문의 투자발표에 비해 더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투자자들은 서비스 분야에서 RFID 기술이 적용되는 경우보다 IT 기술 혁신으로부터 발생하는 기회가 기업의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간주되어 그로부터 발생하는 편익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평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6.2. 연구의 시사점
본 논문에서 제시한 실증분석결과는 유통정보시스템의 구축과 관련된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에게 다양한 유형의 유용한 함의를 줄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본 연구는 국내에서 유통정보시스템 구축의 기술적 핵심을 차지하는 RFID 투자와 적용이 가져다주는 기업의 시장가치의 증가 즉, 주주의 부의 측면에서의 편익에 대한 최초의 경험적 연구이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표본기간의 전반기에는 RFID 기술발전의 초기단계에 해당되는 시기로서 이 시기에 국내의 RFID 기술의 선도자 혹은 혁신자들에 대해서 시장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표본기간의 전반기에 RFID 기술 혁신자들에 대한 이러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압도적이었으나 표본기간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후발주자들 혹은 모방자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더 이상 유의하게 긍정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는 Chatterjee et al.(2002), Dos Santos et al.(1993)등과 같이 일반적 IT 투자의 혁신자와 모방자에 관한 성과배분에 관한 연구에 잘 부합하는 결과이다.
다음으로 기업들을 거래소시장 소속기업들과 코스닥시장 소속기업들로 구분하여 RFID 투자 효과를 관찰한 결과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코스닥 시장 소속기업들의 이상수익률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결과는 대기업과 소기업의 IT 투자 발표에 대한 주가반응을 연구한 Im et al.(2001)의 연구결과에 잘 부합하는 결과이다. 또한 특정 산업에 속한 기업들에서 유의한 양의 수익률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RFID와 같은 신기술의 적용이나 투자가 기업에 가져다주는 효과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할 수 있었다. 산업별로 RFID 투자로 인해 수익률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RFID 투자를 고려함에 있어서 산업적 맥락을 잘 인지하고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기술판매자들과 관련된 산업은 RFID 산업을 구성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혁신자 및 선도자로서 RFID 기술의 파급을 촉진할 것이다. 또한 기술소비자들이 속한 산업들의 경우에는 RFID 기술 혁신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성과를 제고하고 기술이 성숙하는 경로를 따라가면서 편익을 선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 시범사업의 경우 주로 응용서비스 산업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의 RFID 적용이 기업에 가져다주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는 실증분석 결과는 Chartterjee et al. (2002)의 결과에 잘 부합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RFID 투자와 적용이 가져다주는 기업의 시장가치 증가와 관련하여 실무자들은 본 연구를 통하여 다양한 함의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RFID 기술과 같은 전복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은 초기단계에,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에 해당하는 혁신자로서, 기술판매자가 소속되는 산업의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기업가치를 가장 확실하고도 높게 제고시킨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본 논문에서 분석한 이와 같은 실증분석 결과들이 IT 투자와 관련된 기존 연구결과에 잘 부합하고 있다는 사실은 본 논문의 실증분석결과가 RFID 기술 적용의 한 가지 특수한 사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전략으로서 상당히 일반화될 수 있는 투자패턴임을 입증해주고 있다.
6.3. 연구의 한계점 및 향후 연구방향
본 논문의 연구는 향후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 가능하다. 먼저 본 논문의 연구는 RFID 투자 발표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단기적 효과만을 살펴보았으나 연구의 방향을 기업의 장기적 가치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는 것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논문에서 살펴본 규모효과 및 산업별 효과, 프로젝트의 성격 및 표본기간 구분 이외에도 기업특성별로 좀 더 세분화해서 RFID 투자 발표의 효과를 검토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면, Bose et al.(2011)의 경우에는 본 논문에서 살펴본 표본 기간 구분 이외에도 기업의 다각화, 금융안정성,성장잠재력 등에 따라서 기업을 세분화하여 RFID 투자 발표의 효과를 살펴보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도 이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한국적 기업특성에 맞는 보다 세분화된 구분법을 적용하여 RFID 투자발표의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일반적인 IT 사건연구들이 갖고 있는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어서 지나치게 모수적(parametric) 분석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비모수적(non-parametric) 분석방법 등 보다 일반화된 분석틀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본 논문의 연구를 확장하여 RFID 투자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다양한 4차산업 혁명 관련 기술들에 대해서도 사건연구방법을 적용하여 그러한 기술들이 기업의 시장가치에 미치는 효과들에 대한 보다 일반화된 연구로 확장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