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가금진료연구소 양계 질병 동향 - 여전히 문제가 되는 가금티푸스

  •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 반석LTC)
  • Published : 2017.08.01

Abstract

Keywords

가금티푸스는 AI와 함께 산란계 농가에서 가장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질병 중 하나이다. 두 질병의 특성을 비교해 보면, AI는 농장에서 일단 발생하면 닭이 모두 폐사하며 단기간에 피해를 주고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제거될 수 있지만, 가금티푸스는 한 번 농장에 들어오면 닭을 모두 도태하더라도 좀처럼 근절시키기가 어렵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농장주(관리인)는 가금티푸스가 농장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하게 예방해야 하고, 그래도 발생한다면 가급적 빠른 시간 내 근절시킬 수 있도록 조치를 잘해야 한다.

가금티푸스가 산란계 농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과거에는 종란을 통한 수직전파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종계장의 위생관리 수준 향상 등으로 수직전파 보다는 수평전파가 많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므로, 농장 간 수평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 산란계농장에서는 AI의 여파로 인하여 일정기간 동안 이동 및 재입식이 제한되었을 뿐만 아니라 초생추의 입식도 지연되면서 자연스럽게 사육하는 산란계의 평균 주령이 많아지고 있다. 주령이 많아지면 어쩔 수 없이 강제 환우를 시켜야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어 가금티푸스가 쉽게 발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날씨는 덥고, 닭진드기는 좀처럼 줄지 않고, 가금티푸스로 인한 폐사는 급증하고 있는 산란계 농가들의 안타까운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금티푸스의 발생 원인과 예방 및 대책 등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16년 12월과 ’17년 1월 기간 중, 본지를 통해 ‘혹한기, 가금티푸스를 근절하기에 좋은
시기’라는 제목의 연재 원고가 있으니 참고하면 가금티푸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됨)

1. 가금티푸스란?

가금티푸스는 살모넬라균(Salmonella galli-narum)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조류의 급·만성 전염병으로 모든 일령에 나타나며 패혈증에 의한 폐사가 특징인 질병이며, 오염된 계란을 통한 수직전파(난계대 전파)와 매개동물(설치류, 야생조류, 야생동물, 곤충, 개 및 고양이 등)에 의한 수평전파가 모두 가능하다. 축산 선진국에서는 추백리(Pullorum disease)와 함께 국가적인 차원에서 근절프로그램을 시행하여 발생률을 낮추거나 근절시켰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발생률이 높은 상황이다.

2. 국내발생 및 전파원인

우리나라에서 가금티푸스는 1992년에 최초발생 보고사례가 있었으며, 이후 출하 등 유통시스템과 수직 전파 등으로 전국으로 확산되어 경제적으로 많은 피해를 겪었었다. 국내에서 최근 몇 년간 가금티푸스의 발생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는 정확한 원인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가금티푸스와 현재 시판 중인 가금티푸스 생균백신의 효과적 활용방안에 대한 농가의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고, 가금티푸스 근절의 최대 걸림돌인 닭진드기가 살충제의 사용제한과 같은 원인으로 효과적으로 구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등이 가금티푸스를 근절시키기 못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 닭전염성빈혈과 세망내피증 등의 발생이 늘어나면서, 면역이 억압된 계군에서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져, 감염될 경우 상당히 치료가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도 가금티푸스 발생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일부 축종에서 수직전파에 의해 가금티푸스가 전파된 케이스도 확인된 바 있는데, 종계가 가금티푸스에 감염되면 지속적으로 난계대전파가 이루어지는 질병의 특성상 종계가 가금티푸스에 감염되면 해당 종계군의 도태 등 특단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3. 진단

가금티푸스의 진단은 현장에서 어느 정도 가능하다. 폐사의 진행 패턴의 파악과 폐사한 닭에 대해 부검을 해 보면 현장에서도 진단이 가능하다. 물론 확진을 위해서는 실험실 진단이 필요하다. 실험실 진단은 가검물을 채취하여 배지에 배양한 후 응집반응을 통하여 1차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부검소견과 응집반응 결과를 보고 어느 정도 확진할 수 있으나, 최종 확진은 가급적 PCR 검사등 정밀진단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림1> PCR검사를 통한 가금티푸스 확진

(M: Marker 1: 양성대조 2: 음성대조 3: 시료1 4: 시료2)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치료 등 조치가 가능하므로 진단이 중요하다. 따라서 농장에서 가금티푸스 의심증세가 있으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기를 권하며, 정확한 진단에 근거하여 질병의 경과와 환경적 요소 등을 감안한 적절한 처방을 해야 한다. 가금티푸스가 심해지거나 근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는 이유 중 앞서 설명된 면역억압성 질병의 발생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본 병의 경과와 예후를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4. 초기치료

가금티푸스로 진단되면 초기에는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보다 생균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발생초기에 생균백신을 접종하면 가금티푸스에 기감염된 개체들은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게 되어 색출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아직 감염되지 않은 개체들은 면역을 부여하여 가금티푸스를 방어를 할 수 있게 된다. 초기발생시 생균백신의 처치는 혹서기와 혹한기 등 환경온도 조건에 따라 처치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대체로 혹서기에는 농가에서 발생 초기라고 생각한 시점이 발생초기가 아닌 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도 있어, 이 시기에 생균백신을 접종하면 예상보다 많은 수의 닭이 폐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주의하여야 한다. 초기 진단에 따른 생균백신의 처치는 전문수의사와 상의하여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가금티푸스 감염이 일정기간 경과된 농장에서의 근절방법

가금티푸스가 진단되면 근절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가금티푸스의 근절방법을 선택할 때는 근절방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계절, 주변 환경 및 발생 분포 등을 보고 치료방향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가금티푸스의 감염이 확인된 후 일정기간 동안 근절을 시도했지만 잘 근절되지 않는 농장들은 먼저 계사의 환경적 요소를 체크해야 한다. 닭진드기가 계사 내부에 많이 서식하는 농장에서 계군이 가금티푸스에 감염되면 좀처럼 본 병을 근절시키기가 어렵다. 닭진드기가 있다고 해서 가금티푸스가 없던 농장에 가금티푸스가 새롭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닭진드기가 있으면 가금티푸스를 근절시키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어떠한 방법이든 먼저 닭진드기를 구제하여야 가금티푸스를 근절시킬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일단 닭진드기를 구제했으면 다음은 앞서 설명한 계절적 요인들과 농장(축사) 내 폐사의 분포와 폐사가 진행된 패턴 등을 전문수의사와 상의하여 근절방법에 대한 방향설정을 해야 한다. 추가로 근절방안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에는 계사 소독, 설치류 구제, 야생동물 접근방지 대책 강구, 면역억압성 질병의 발생 여부 확인 및 개선, 백신의 적용, 경쟁적 배제균의 사용과 항생제 사용 여부 결정 등이 있다.

6. 예방대책

가금티푸스는 가금티푸스 균이 농장 안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소독 등의 차단방역과, 예방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예방백신은 과거에는 사균백신을 주로 사용하였으나, 2002년 이후로는 효과가 좋은 생균백신이 개발되어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농장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두 차례의 생균백신 접종만으로는 가금티푸스가 완전하게 예방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과거에 가금티푸스가 발생하였던 농장에서는 육성 중인 계군과 산란중인 계군에 효과가 있을만한 새로운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전문수의사와 상의하여 적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