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칼럼 - 보균(독)성 질병

  • Published : 2017.01.01

Abstract

Keywords

닭의 생존기간에 병원체를 배설하면서 건강한 개체에 감염을 유발하여 질병이 신계군에 이행되는 역할을 하며 감염원(보균계)으로 작용하는 질병을 보균(독)성 질병이라 한다. 

보균성 질병은 대부분 감염 후 회복되어 정상적인 생산 활동을 하면서 병원체는 체내에 잠복되어 있으면서 여러 가지 발병 요인에 따라 재 발병하기도 하고 다른 건강한 개체에 병원체를 전파하여 질병의 확산과 순환 감염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보균성 질병은 악성전염병과 같이 감염개체가 집단 폐사하거나 단기간 생산성의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경우는 없어 관심이 크지 못하고 개인별 또는 집단적 대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집단 밀집 및 대규모 사육을 하는 양계산업에서 보균성 질병은 음으로 양으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거의 매년 반복해서 발행하는 고병원성 AI 때문에 주시되지는 못하겠지만 이러한 보균성 질병이 해결되지 못하면 양계산업의 발전과 국제 경쟁력 강화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대표적인 보균(독) 성 질병으로는 살모넬라 관련 감염증을 위시하여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 전염성 후두기관염, 전염성 코라이자, 봉입체성간염, 마렉병, 바이러스성 관절염, 림프성 백혈병 등으로 대부분 바이러스성 보독성 질병은 백신에 의해서 면역을 일생동안 획득하여 감염 방어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세균에 의한 보균성 질병은 2011년 7월 1일부로 모든 사료 첨가용 항생제의 사용을 중지하였고 이어 농장에서 항생제 임의 사용을 막기 위해 2013년 8월 2일부터 가축용 항생제의 수의사 처방제도가 시행되면서 보균성 질병은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보편적인 질병으로 잠복 계군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보균성 질병 중 코라이자, 가금티푸스,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은 성계 농장에서 수시로 복합 감염되어 생산성을 저해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가금티푸스는 앙계 후진국 질병으로 양계 산업에서 이미 퇴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고질적인 질병으로 떠날 줄 모르고 있다.

이 질병을 근절시키지 않고서는 SE나 ST 같은 질병을 억제 통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SE나 ST에 의한 살모넬라 감염증의 예방 작업은 가금티푸스 퇴치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장 기본적인 가금티푸스를 퇴치하지 못하고는 HACCP나 복지 축산 및 친환경 축산 등 선진 축산으로 가는 정책 사업 자체가 무엇인가 부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만 가금티푸스의 퇴치를 위한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왜일까? 2001년 1월부터 가금티푸스 백신(SG9R)이 사용되면서 감염에 의한 엄청난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관계기관도 관심을 줄였고 양계인 스스로도 백신에 의한 안도감으로 비중이 큰 질병에서 비켜 가게 되었다. 그러나 백신 사용 후 십수 년간이 지난 지금 가금티푸스 감염 피해는 시원하게 해결된 것일까? 물론 1990년대 초 국내에서 가금 티푸스가 처음 발생되어 백신이 사용되기 전까지 10여 년 동안 양계업(특히 산란계 및 종계)을 포기할 정도로 심각했던 이 질병이 백신으로 해결되었다고는 하지만 가금티푸스에 의한 고통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감염 발병되었을 경우(대부분 산란 기간 중 발병)에는 생산규모의 확대에 따른 농장 전체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항생제의 사용도 제한되고 차단방역관리 및 소독작업 그리고 백신의 재 접종도 해결책이 안 되고 미봉책에 불과하다.

계군수수가 크고 농장 단위가 클수록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한번 농장에 가금티푸스가 발생하면 보균성이 강한 질병의 특성상 농장에서 질병을 근절하는 길은 올 아웃 후 제대로 면역이 이루어진 신 계군으로 올인하는 방법이 최상 대책이지만 과감하게 전체 농장을 올 아웃할 수 있는 농장이 얼마나 될까?

농장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농장이 한번 가금티푸스에 감염되면 최소 3년 이상을 가금티푸스 퇴치 계획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생산 구조상 가금티푸스 수렁에서 빠져나오기는 어렵다. 다만 피해 정도가 계군 면역 상태에 따라 다르기에 개별적인 대응으로 적당히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균성이 강한 가금티푸스의 특성상 어떻게 쉽게 넘어간다 해도 농장에서 완전히 퇴치하기 전에는 언제든지 재발생 하고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는 질병인 것이다. 그런데 더욱 문제인 것은 감염농장이 자체적으로 적당히 대응하면서 처리하므로써 주변에 가금티푸스 보균계군을 보유한 농장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앙계 후진국 질병인 가금티푸스를 양계 산업에서 완전히 퇴치하는 것은 지금처럼 농장이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금티푸스를 근절하기 위하여 관계기관은 국가적인 박멸 계획을 수립하고 제도적으로 관리, 발생 농장에서는 퇴치 방법에 대한 기술적인 대응방안의 자문과 지도, 생산 시스템의 변화, 가금티푸스 보균 농장의 검색과 지도, 감염농장에서의 백신의 접종시기 및 면역 기간에 따른 접종방법 등 종합적인 퇴치 노력과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이 이루어진다면 가금티푸스가 종식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여러 가지 보균성 질병에서도 가금티푸스 근절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 이 후진국 질병인 가금티푸스가 먼 옛날의 질병으로 얘기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