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산업 당면 현안문제 및 해결방안 - 육계산업 발전방안

  • 김재홍 (대한양계협회 경영정책국)
  • Published : 2016.08.01

Abstract

Keywords

축산계열화법 개정과 중·장기 수급대책 수립으로 발전 꾀해야···

1990년대 이후 육계계열화사업의 도입과 닭고기 소비확대에 힘입어 육계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유지해 왔지만 2010년 제2금융위기와 시장개방 확대, 소비시장 침체로 닭고기 산업은 장기불황에 허덕였다.

올 상반기는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양상을 보일 정도도 힘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복경기인 7월에 접어들면서 산지닭가격이 생산원가선을 넘어서고 있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불황의 영향으로 산업전체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주도적 나서야할 계열 주체들이 오히려 과잉 생산에 앞장서고 있고 산업을 통제하고 감독하여야 할 농림축산식품부마저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시장논리로 해결해야 된다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방관하였다. 지금은 더욱이 계열화사업자 간의 과다경쟁으로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농가의 입장에서는 병아리와 사료 등 원자재의 품질문제, 사육계약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계열화사업자 입장에서는 사육농가의 사양관리 문제, 장기고정 사육농가의 감소 등으로 안정적인 수입의 감소 문제가 발생해 왔다.

사육농가와 계열화사업자 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자 사육농가와 계열화사업자 간 공정한 거래와 상호협력 관계를 도모함으로써 축산업 및 국가 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국회입법으로 2031년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계열화법이 오히려 농가에게는 독이 되어 계열화사업자가 불공정사안에 대해 면피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이용되고 있다는게 문제다. 축산법과 축산계열화관련 법률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가운데 이번호에서는 육계산업의 발전방안중 관련법에 의한 제도개선분야로 접근해보겠다.

계열화사업관련 제도개선

계열화사업의 대표적 산업으로 닭고기산업이 자리 잡으며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제점이 생겨났으나 문제의 해결보다는 덮어놓기에 급급했다. 대표적인 것이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이하‘축산계열화법’)이다. 2013년 축산계열화법이 시행되면서 농가들은 많은 부분이 변화될 것이라고 기대하였지만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바뀐 것이 얼마나 있었는가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고 한다. 표준계약서, 분쟁조정 위원회 설치, 모범사업자 운영 등 요란했던 제도와 장치들이 오히려 농가의 입을 막고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가 계열사를 통제하지 못하면서 생겨난 결과라고 본다. 엄청나게 성장한 계열사들이 농림축산식품부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제는 계열화사업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하여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농가대상으로 평가가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나 계열사가 말하는 대로 계열화사업의 혜택을 농가들이 누리고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내어야 할 것이다. 계열사는 육계농가나 종계농가에게 많은 사육비를 지급한다고 주장하나 농가는 회사에서 주는 사육보수로는 생계조차 힘들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관심조차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해마다 농가의 수익을 조사하고 그 변화를 발표한다면 이런 논쟁은 벌써 결론이 났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에서는 계열화사업자별로 농가의 순수익을 조사하고 대책을 세워야한다. 또 하나는 축산계열화법과 표준계약서 등의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현재는 계열화사업에 일정기준이 맞으면 시장·도지사에 신고만 하면 쉽게 계열화사업을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계열화사업자가 부도가 나고 농가는 사육비를 전혀 받지 못해 고스란히 피해만 봐왔다.

계열화사업을 신고가 아닌 농림축산식품부의 허가사항으로 강화하여 일정기준의 의무를 지키고 동시에 혜택을 주어야 한다. 부도대책으로는 계열화사업자가 일정금액을 부담하게하고 정부에서 동일한 금액을 보조하여 적립하는 기금제도를 마련한다면 계열화사업체의 부도로 인한 농가의 피해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에 보면 장관고시로 “축산계열화사업관련 사육자재, 출하가축, 사육시설 등에 관한 기준”이 있다. 이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봐야 할것이 사육자재부분인데 사육자재 중 새끼가축의 품질이란 항목이 있다.

공급되는 새끼가축의 품질은 다음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즉 다리가 균형이 잡히지 않고 관절이 정상이 아닌 것, 부리가 오염되어 있고 붉은 반점이 있으며 품종 고유의 색상을 띄고 있지 않은 것. 배꼽 주위 난각막 잔유물 및 잔존 난황이 있는 것, 종계장·부화장 방역관리 요령에 의한 검사결과 살모넬라, 난계대 질병 등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 덧붙여서 공급되는 새끼가축의 정보도 법에 의해 별도의 양식에 의거 농가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하여야한다. 필자가 알고 있는 계열사는 이런 사항을 지키는 업체가 거의 없다해고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과연 계열화사업자는 위 사항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이런사항을 농가들에게 알리고 있는지 이런부분을 봤을 때 계열화사업자는 농가들에게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표준계약서도 문제가 많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표준계약서를 만들었지만 강제사항이 아니다. 계열화사업자는 모범사업자지정을 받기위해 표준계약서를 채택하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표준계약서내 부칙조항이 일반계약서와 다를 바 없어 표준부칙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모범사업자지정시 표준계약서를 승인 받고나면 제대로 운용하는지, 또는 부칙이 어떻게 변경되는지, 변경과정에 농가의 동의가 있었는지 전혀 확인이 안 되고 있다는게 현실이다. 모범사업자별 표준계약서와 부칙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농가와 회사간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병아리 품질 문제와 등외품 감액 현황을 공개하여야 한다. 특히 등외품 페널티 내역은 회사별로 총 금액과 등외품 폐기내역을 공개하여 공정하게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 하여야 한다. 표준계약서의 등외품조항에 대해 변경작업을 진행 중이다.

축산계열화법에 의하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계열화사업의 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축산계열화사업 발전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여야 하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축산계열화사업 발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다. 지금까지 축산계열화사업 발전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올 상반기부터 협의중에 있는 축산계열화사업협의회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계열화사업 발전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근본적인 닭고기 수급대책의 수립

3년 전부터 닭고기공급과잉에 따른 수급조절대책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업계 간의 이해관계로 제대로된 대책이 없었던 것 이 사실이다. 매년 닭고기공급과잉이 문제시 되면 도계육 냉동이나 종계자율감축, 병아리렌더링 등 단기대책으로 위주였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없어 수급불안만 반복되면서 더 이상 단기적인 대책이 먹히질 않는 상황까지 와 버렸다. 일각에서는 종계의 마이코플라즈마 감염대책을 수급대책의 일환으로 판단하는 것은 질병의 근본적인 대책방안을 뒤로 한채 단순히 어떻게든 닭숫자만 줄여보자는 안이한 생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공급과잉의 가장 큰 원인이 도계장 확장과 시설개선으로 인한 생산량증가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도계장 현대화는 닭고기 산업의 발전과 위생적인 닭고기 생산을 위해서 필요한 상황이라는 논리에 수급 조절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냉동육 처리나 병아리 랜더링, 종계감축 등 수급조절에 자조금을 투입하면서 보상이 전제된 감축을 진행하다보니 문제해결은 어렵다. 수급조절의 방법과 효과를 고려해보면 냉동비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완전한 시장격리가 어렵다. 병아리 렌더링이나 종란 폐기 역시 초단기 대책으로 한달전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종계감축 길어야 6~8개월 뒤에는 다시 과잉현상이 나타나 실효성이 없었다. 원종계는 자율감축을 해봤지만 업계내부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증명되었다.

근본적인 수급조절 대책의 전제조건으로는 단기성 대책이 아닌 장기대책으로 나가야 한다. 이 부분은 업계의 의견이 모아져야 한다. 우선 종계의 생산주령을 정하는데 있다. 즉 종계에서 64주령 이상 생산되는 병아리를 받지 않겠다는 농가의 의지다. 지난 7월 육계위원회에서 결의했고 육계사육농가협의회에서도 합의를 했던 사항이다. 선언적인 의미를 떠나서 업계에서 종계 64주령 이상 생산된 병아리를 생산하지 않고 품질 좋은 병아리를 육계농가에 공급하면 어느 정도 수급조절은 될것으로 보인다. 더군나 법에 명시하여 종계주령을 한정한다면 육계농가의 생산성도 좋아질것으로 보인다. 또 한가지 방법으로는 농장단위 적정 종계사육 방안이다.

농장의 사육규모를 적절하게 유지하면 과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시장에서 계열사간의 경쟁을 통해 닭고기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가 있다. 물론 여기에도 종계농장의 신규진입과 기존 농장의 증축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금지해야 된다는 전제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축산법에 종축업 허가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으로 하고 수급조절 등의 목적으로 필요시 축산업허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시행령으로 규정된 사육밀도를 낮추면 될것으로 본다. 또한 내부적으로 병아리가격이나 닭고기가격의 과도한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대승적 합의가 필요하다.

축산계열화법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우리농가는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혜택도 못 보고 있었다는 게 사실이다. 축산계열화법이 우리를 보호해줄것으로 보였지만 계열화사업자의 계열화에 명분만 제공해 주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기 보다는 덮어놓기에 급급했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탓하며 긴 시간을 허송하였다.

올해 축산계열화사업의 제도(축산법, 축산계열화법, 표준계약서 등)개선을 통하여 진정한 계열화사업 발전을 위해 계열사나 농가가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