몫 없는 자들을 위한 공유사회의 꿈: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A Dream of Communal Society for Parts Without Parts: On Thomas More's Utopia

  • 투고 : 2016.11.10
  • 심사 : 2016.12.05
  • 발행 : 2016.12.30

초록

이 글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에 대한 대위법적 읽기를 시도한다. 에드워드 사이드가 주창한 대위법적 읽기란 특정 작품 속에 들어있는 잠재성이 시간적 문화적 이데올로기적 경계를 가로질러 현재에 말을 걸게 하는 독법을 말한다. 이 글은 현재의 맥락을 드러내기 위해 2011년 점령운동 당시 활동가들이 내놓은 "유토피아"에 대한 상반된 해석을 검토한다. 당시 점령운동 반대론자들은 이 운동이 기존 유토피아 서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그 문제점을 작중인물 히슬로다에우스와 그가 2부에서 그리고 있는 유토피아의 형상에서 찾고 있다. 반면, 점령운동 옹호론자들은 모어의 텍스트를 긍정적으로 읽어내고 있지만, 이들이 초점을 맞추는 것 역시 유토피아 사회의 구체적 모습이 그려진 2부가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전개되고 있는 1부이다. 이들은 이상주의자가 아닌 사회비평가 히슬로다에우스를 복원하고자 한다. 이 글은 점령운동 반대론자들 뿐 아니라 옹호론자들로부터도 비판받고 있는 2부 유토피아 상상의 급진적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읽어내고자 한다. 2부는 1부 후반부에서 전개되는 부분적 유토피아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기존 질서의 모순을 해소한 총체적 사회변화의 가능성을 그리고 있다. 이 가능성은 '없음'(nothingness)에서 발견된다. 유토피아에서 왕은 존재한다고 묘사되고 있지만 그가 거주할 공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은 도시를 구성하는 구역의 중앙에 존재한다고 말해지지만 실상 그 공간 역시 '없다.' 담론과 실제 공간지도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불일치가 루이 마랭이 유토피아서사의 특징으로 제시한 '중성화'(neutralization)를 만들어낸다. 중성화는 텍스트의 이념적 모순이 해소되는 계기이다. 텍스트에 존재하는 이 중성화의 계기가 기존질서에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가능성, 근대 주권권력과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선 공유사회에 대한 유토피아적 꿈을 열어놓는다. 이 꿈은 우리 시대에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새롭게 소환될 수 있다.

This essay attempts a contrapuntal reading of Thomas More's Utopia. Contrapunctual reading, proposed by Edward Said. attempts to make a text speak across temporal, cultural, and ideological boundaries to a topic of present. I examine two opposite readings of Utopia around 2011 by both pro- and anti-Occupy Wall Street positions. On the one hand, the opponents of Occupy find its limits as a utopian social movement echoing in the fictional character of Hythrodaeus and the alternative society verbally sketched by him in Book Two of Utopia. On the other, Occupy's advocates read More's text as embodying its radial possibility. However, each shares the tendency to denounce Book Two, praising Book One in which Hythrodaeus vehemently criticizes England; they read Hythrodaeus not as an utopian idealist but as a social critic. The Occupy, as a result, is seen here as having an ambivalent relationship to utopianism. I reinterpret the radical possibilities of Book Two criticized by both pro- and anti-Occupy invocations of Utopia. Book Two provides a utopian space in which the existing social contradictions are cancelled, revealing the limits of the three partial utopias proposed at the end of Book One. Following Louis Marin's argument, I argue, the "utopic" space does not lie in the so-called ideal society described in the text but in the inconsistencies between the text's description(discourse) and topography(map). In Book Two the existence of a king is described, yet his space is not found in the topography of utopia; likewise market is described as existing at the center of a city, yet its space is not found either. These inconsistencies create a neutral space in which the ideological contradictions of the text are cancelled, and the space opens up the possibility of communal society beyond modern sovereign power and capitalism I argue this utopian dream needs to be summoned once again in our time as a compelling alternative to the corporate, capitalist 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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