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수인성∙식품매개 바이러스성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체인 노로바이러스는 Caliciviridae과에 속하며 외피(envelope)가 없는 단일가닥 RNA 바이러스(약 7.6 kb)로 3개의 open reading frame (ORF)로 구성되어 있고, 변이가 쉬운 RNA 바이러스 특성상 노로바이러스는 5개의 genogroup (GⅠ-GⅤ)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들 중 GⅠ 및 GⅡ genogroup의 노로바이러스가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체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GⅡ genogroup에는 22종의 유전자형(genotype)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 노로바이러스 GⅡ 4에 의한 집단 감염증 환자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여러 나라에서 많이 발생하였고, 국내에서도 노로바이러스 GⅡ 4에 의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Bull et al., 2006; Jung et al., 2015).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감염량이 매우 적어 10개의 노로바이러스 입자만으로도 감염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인체 감염시 많은 수의 노로바이러스가 분변으로 배출되는 특징이 있다(Koopmans et al., 2002; Blackburn et al., 2004).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감염증 환자의 분변에 의해 식품이 오염되고, 오염된 식품을 섭취할 경우 환자가 발생하는 순환고리(fecal-oral route)를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패류 중에서도 주로 날 것으로 섭취가 많은 굴에 의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사고는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보고 되고 있다(Webby et al., 2007; Simmons et al., 2007; Kroneman et al., 2008; Scallan et al., 2011; Alfano-Sobsey et al., 2012; Iritani et al., 2014).
우리나라에서도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사고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으며, 감염증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해역에서 생산된 패류가 노로바이러스의 매개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Lee et al., 2010; Moon et al., 2011; Oh et al., 2012; Shin et al., 2013; Shin et al., 2014).
Male specific coliphage (MSC)는 처리되지 않은 폐수 또는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후 배출되는 방출수 중에 높은 농도로 검출되며 크기(head diameter)는 25 nm이고, 단 일 가닥 RNA 구조로 염소소독 및 환경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정도가 노로바이러스 등 다른 장관계바이러스의 생화학적 특성이 유사하여 인간 분변 유래 장관계바이러스의 오염지표로써 주목 받고 있다(Burkhardt et al., 1992).
한편, 노로바이러스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위생당국들은 오염원에 인접한 연안에서 생산되는 패류의 안전성 확보는 전통적인 해역관리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수확 후 처리나 가공을 병행하여야 한다는 점에 의견들이 있어 정화처리(depuration), 고압 처리(high hydrostatic pressure) 등의 노로바이러스 제어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대규모의 패류 가공공장에 적용이 가능할 정도의 연구성과는 아직까지 없는 실정이다(Ueki et al., 2007; Arcangeli et al., 2012).
또한, 노로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의한 인공배양법이 개발되지 않아 murine calicivirus (MNV)나 feline calicivirus (FCV) 등과 같은 대체바이러스(Norovirus surrogates)로 환경 중에서의 생존능 연구, 고압처리 등과 같은 불활성화 연구가 수행되어지고 있으나, 인간 유래 노로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해수 등 수중 환경속에서의 노로바이러스 생존능 등과 같은 일반특성 변화등에 관한 연구가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Allwood et al., 2003; Chen et al., 2005; Seo et al., 201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새로운 패류 유통 및 패류 수확 후 가공기술 개발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인간 분변에서 회수한 노로바이러스 GⅡ 4가 패류 양식과 저장에 사용되는 해수의 환경 조건(수온, 염분 및 pH)에서의 노로바이러스 GⅡ 4 및 MSC의 농도변화를 조사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시험재료 및 조건
해수 중의 수온, 염분 및 pH 조건에 따라 시간경과에 따른 노로바이러스 GⅡ 4및 MSC의 농도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자연해수(32 psu, pH 8.5)에 멸균된 증류수를 첨가하면서 염분농도를 10 및 20 psu되게 조정하였고, pH는 자연해수에 1 N HCl를 첨가하면서 pH 5.5 및 7.0되게 조정한 후 각각의 해수량은 1 L로 맞추어 시험에 사용하였다.
염분 및 pH를 조정한 각각의 해수 1 L에 인간 분변에서 회수한 노로바이러스 GⅡ 4 (103 -104 copies/mL) 및 MSC (103 -104 PFU/mL) 를 첨가한 후 4℃ 및 25℃에서 정치하면서 일정 시간마다 해수 15 mL를 채취하여 시간경과에 따라 해수의 염분(10, 20, 32 psu) 및 pH (pH 5.5, 7.0, 8.5) 조건에서의 노로바이러스 GⅡ 4 및 MSC 농도변화를 조사하기 위한 시료로 사용하였다.
해수 중의 MSC 검출
해수 중에 함유되어 있는 MSC는 DeBartolomeis 와 Cabelli (1991)의 한천 중첩법 (agar overlay method)을 사용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MSC 숙주세포는 Escherichia coli HS (pFamp) R (ATCC 700891) 사용하였으며, 멸균한 2.5 mL soft agar에 E. coli HS (pFamp)R 배양액을 0.2 mL 접종하고, 2.5 mL 시료를 첨가한 후 bottom agar에 중첩시키고, 35℃에서 24시간 배양 후 형성된 plaque 수를 측정하고, MSC에 대한 결과 표기는 100 mL 당 PFU (plaque-forming unit)으로 나타내었다.
노로바이러스 RNA 추출
해수 중의 노로바이러스 RNA 추출은 Viral RNA mini kits (QIAGEN)을 사용하였다. 노로바이러스 분석시료액 500 μL에 6M Guanidine isothiocyanate (GITC) 용액 500 μL첨가하고, 실온에서 5분간 반응시킨 후 50% ethanol 700 μL넣고 잘 흔들어 준다. 이 반응용액들을 column에 700 μL 넣고 8,000 rpm에서 1분간 원심분리하며, 이 과정을 2회 반복하여 노로바이러스를 회수한다.
노로바이러스 RNA 순도를 높게 추출하기 위해서 RW1 buffer 700 μL를 column 넣고 실온에서 15분간 방치한 후 8,000 rpm에서 1분간 원심분리하고, 다시 column에 RPE buffer 500 μL넣고 실온에서 15분간 방치한 후 8,000 rpm에서 1분간 원심분리하여 잔사를 제거하고, ethanol로 column을 세척한 후 70℃ TE buffer 60 μL를 column에 첨가하여 원심분리한 RNA를 노로바이러스 정량분석를 위한 시료로 사용하였다.
Realtime RT-PCR에 의한 노로바이러스 정량분석
추출된 RNA로부터 해수 중의 수온, 염분 및 pH 조건에 따른 노로바이러스 농도변화를 조사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수행하였다. Realtime RT-PCR 반응을 위하여 OneStep RT-PCR kit (QIAgen, USA) 및 RNase inhibitor (Ambion, USA) 시약을 사용하였다. 폴리오바이러스의 RNA를 Internal Control RNA (IC, US FDA 제공)로 첨가하여 반응이 적절히 이루어지는지 확인하였으며 음성대조군으로 RNase-free water를 사용하여 실험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노로바이러스 유전자 검출을 위하여 Table 1의 primer와 probe를 이용하여 25× Enzyme mix 0.5 μL, 5× buffer 5 μL, 10× dNTPs 1 μL, RNase inhibitor (5 units/μL) 0.25 μL, 10 μM primer (Forward 및 Reverse) 1 μL, 10 μM IC primer (Forward 및 Reverse) 0.5 μL, 10 μM probe (노로바이러스 및 IC) 0.5 μL, IC RNA 1 μL, 추출한 RNA 5 μL로 반응액을 조성한 후, 멸균증류수를 첨가하여 최종적으로 25 μL의 반응액을 조성하였다.
Table 1.Primers and probes used to detect norovirus
유전자 증폭을 위해서는 Thermal cycler dice TP800 (Takara, Japan)를 이용하여 50℃에서 50분간 reverse transcription을 수행하고, 95℃에서 15분간 DNA를 변성하였다. 이 후 95℃에서 10초, 53℃에서 25초, 62℃에서 70초로 45 cycles를 반복하였다. 양성대조군으로 노로바이러스 RNA (Takara, Japan)를 사용하고, 음성대조군으로 멸균증류수를 사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수온 및 염분에 따른 노로바이러스와 MSC의 농도변화
패류 양식과 저장에 사용되는 자연해수의 환경 조건에서의 노로바이러스 GⅡ 4와 MSC 농도가 시간경과에 따라 변화되는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자연해수에서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동절기에 검출이 되고, 하절기에는 거의 검출이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여 시험해수의 수온을 4℃와 25℃로 고정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자연해수(32 psu)와 염분농도(10 및 20 psu)를 조정한 조건에서 시간경과에 따라 첨가한 노로바이러스 GⅡ 4 및 MSC 농도 변화를 Realtime RT-PCR 및 plaque assay를 통해 각각 정량적으로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를 Fig. 1에 나타내었다.
Fig. 1.Concentration analysis of Norovirus GⅡ 4 and male-specific coliphage (MSC) by the different temperature and salinity in seawater. 10 psu (●), 20 psu (○) and 32 psu (▼).
4℃ 시험구의 경우, 염분 10, 20 및 32 psu에 첨가한 노로바이러스 GⅡ 4는 염분 농도 차이에 따라 노로바이러스 농도의 뚜렷한 감소 차이는 없었으며, 시험기간 동안 노로바이러스 GⅡ 4가 일정 농도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것으로 볼 때 4℃ 해수에서는 염분 농도에 상관없이 노로바이러스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25℃ 시험구의 경우 염분농도 조건이 10과 20 psu인 경우에는 10일 후 노로바이러스 GⅡ 4 농도가 각각 0.7 및 0.8 log 감소하여 15일 후에는 검출한계 이하에 도달하였고, 32 psu의 해수 중에서는 10일만에 노로바이러스 GⅡ 4가 검출한계 이하로 확인되었다(Fig. 1A 및 1C).
한편, MSC는 4℃ 시험구에서 염분농도 차이에 구분 없이 28일까지 그 농도가 약 1 log 정도 감소하였으며 35일 후에는 검출한계 이하로 MSC 농도가 급격히 낮아졌으며, 25℃ 시험구의 경우 MSC는 전 염분농도 조건에서 그 농도가 일수에 비례적으로 농도가 감소하여 12일 이후에는 검출한계 이하에 도달하였다(Fig. 1B 및 1D).
이상의 결과, 노로바이러스와 MSC는 해수 중의 염분농도 보다는 수온이 높을수록 농도가 빠르게 감소하였으며, 25℃ 조건에서는 염분농도가 높을수록 노로바이러스 및 MSC의 사멸율이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Lee et al. (2008)는 MNV의 경우 실온에서 염분농도가 높을수록 감염력의 상실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Allwood et al. (2003)은 FCV는 4℃보다 25℃에서 FCV 생존율이 감소하였다고 보고한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었다.
수온 및 pH에 따른 노로바이러스와 MSC의 농도변화
실험에 사용한 자연해수(pH 8.5)와 중성 및 약산성 조건에서의 노로바이러스 GⅡ 4 및 MSC의 농도변화를 알아보기 위하여 시험구간을 pH 5.5, 7.0 및 8.5로 설정하고, 해수 온도를 4℃와 25℃로 고정하면서 시간경과에 따른 노로바이러스 및 MSC 농도 변화를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를 Fig. 2에 나타내었다.
Fig. 2.Concentration analysis of Norovirus GⅡ 4 and male-specific coliphage (MSC) by the different temperature and pH in seawater. pH 5.5 (●), pH 7.0 (○) and pH 8.5 (▼).
4℃ 시험구의 경우 pH 5.5에서는 시험기간 동안 노로바이러스 GⅡ 4의 농도 변화는 거의 없었으며, pH 7.0 및 8.5에서도 각각 0.6 및 0.8 log 정도로 약간 감소하여 pH 차이에 따른 노로바이러스 GⅡ 4 농도변화 차이는 미비하였으나, 25℃ 시험구에서 pH 7.0 및 8.5의 경우 10일 후에는 노로바이러스 GⅡ 4가 검출한계 이하로 도달하였고, pH 5.5에서는 14일만에 노로바이러스 GⅡ 4가 검출되지 않았다(Fig. 2A 및 2C).
한편, MSC는 4℃ 경우 pH 5.5, 7.0 및 8.5 시험구에서 21일 후에는 각각 1.4, 2.5 및 2.3 log 감소하였지만 35일 후에는 모든 시험구간에서 MSC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25℃ 경우에는 pH 5.5, 7.0 및 8.5 시험구에서 6일 후에는 각각 1.0, 2.2 및 2.8 log 감소하였고, 12일 후에는 모든 시험구간에서 MSC가 검출되지 않았다(Fig. 2B 및 2D).
이상의 결과, 노로바이러스와 MSC는 해수 중의 pH가 약산성(pH 5.5)보다는 약알카리(pH 8.5)에서 농도가 빠르게 감소하였고, 수온이 높고, pH가 알카리쪽 일수록 해수 중의 노로바이러스와 MSC의 농도 감소율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annon et al. (2006)에 의하면 MNV와 FCV는 낮은 pH 조건(pH 2-4)에 대한 내성이 높은 pH 조건(pH 5-9)에서 보다 높았으며, Seo et al. (2012)도 pH 조건에 따른 MNV 내성 정도를 조사한 결과, 중성조건(pH 7.0) 보다는 강한 산성 조건(pH 2)에서 상대적으로 내성율이 높았다고 보고하였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패류 생산해역으로 유입된 노로바이러스는 해수의 수온이 높고, 염분의 농도가 높을수록 생존기간이 짧아지고, pH 7.0 이상의 영역에서 빠르게 사멸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MSC는 노로바이러스와 유사한 동태를 보이나 고수온 조건에 대한 민감도는 노로바이러스 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동 결과는 새로운 패류 유통, 수확 후 패류 정화 및 가공기술 개발에 기초자료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Shin et al. (2014)은 패류양식장에서의 노로바이러스는 수온이 낮은 겨울철과 봄철에 주로 검출되고 있다고 보고한 연구 결과와 본 연구의 조사 결과로 볼 때 겨울철 및 봄철에 패류 생산해역으로 유입된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수온으로 인해 장기간 사멸되지 않고, 해수 중에 존재하여 패류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패류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유발시킬 수 있는 원인식품 될 수 있으므로 안전한 패류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패류 생산시기 이전부터 관리당국의 오염원 관리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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