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지난 2012년 구미에서는 작업 중 약 8톤의 무수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누출 즉시 불화수소가스의 형태로 대기에서 확산되었다(BAI, 2013). 사고 현장은 공단과 농촌 지역의 경계지역으로 주민들의 인적, 물적 피해뿐만 아니라 임야 식물 피해 등의 환경 위해도 우려되는 지역이다. Gu et al.(2013)은 사고 직후 연구를 통해 주변지역 식물은 최대 9594.1 mg/kg, 공기 중에서는 최대 14.7 mg/L라는 결과가 나와 오염이 심각하게 발생하였음을 시사하였다. 또한 An et al.(2015)은 사고 주변 52개 지점의 토양과 고사된 벼를 채집하여 불소농도 분석을 수행하여 벼가 토양의 수용성 불소로 인해 오염이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당시 사고와 관련된 연구는 사고 직후의 직접적이며, 단기적인 위해 영향평가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화학사고 초기 누출물질은 살수, 침전 등을 통해 제거작업이 이루어지며, 이 결과 불소는 토양 액체상태로 주변 토양과 수계로 이동하고(Oh and Lee, 2003) 인체와 생태로의 불소 유입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특히 다른 환경 매체에 비해 토양에서는 흡착, 침전 등의 메커니즘에 의해 거동/확산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므로 토양 내 불소의 거동 연구는 장기적 위해성 평가에도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사고의 단기 영향과 함께 장기적 토양, 지하수 오염 영향의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
불소의 경우 저농도(0.8-1.1 mg/L)의 불소이온은 치아우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어 전 세계적으로 59개국에서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수불사업)을 시행하고 있다(Kim et al., 2010). 그러나 최근 불소 과다 섭취로 인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주로 음용수를 통해 인체에 유입됨에 따라 세계보건기구는 음용수의 불소 농도 허용기준치를 1.5 mg/L로 규정하고 있다. 불소를 섭취할 경우 위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으며(Bronstein et al., 2010) 고농도의 불소를 계속 섭취하게 되면 반상치(dental fluorosis), 골불소증(skeletal fluorosis), 골육종(osteosarcoma) 이나 골암(bone cancer)등의 증상을 유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Nanyaro et al., 1984; Meenakshi and Maheshwari, 2006; Chae et al., 2008).
토양액상의 경우 토양 내 실제 불소를 이동시키는 매체로 토양입자와 비교할 때 실시간 거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며, 배경농도가 대체로 낮게 나타나 농도변화를 더 민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Wolt, 1994). Mac Donald et al.(2007)은 특히 토양 공극수가 식물의 영양분 흡수에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용해된 물질이나 부유물질을 토양 사이로 이동시키는 매개체가 된다고 하였다.
본 연구는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했던 지역에서 채취한 토양과 토양 공극수, 증류수와 반응시켜 추출한 토양 액상 내의 불소 농도들을 서로 비교하여 토양 내 불소의 이동성과 거동을 좀 더 정량적으로 이해하고자 수행하였다. 각 매체 내 불소 농도와 원소들간의 상관관계, 지구화학적 인자 등을 고려하였으며 이 결과를 이용하여 불소 누출로 인한 중/장기적 환경 위해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2. 실험 및 분석
본 연구는 지난 2012년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한 경상북도 구미시 국가 제4산업단지 인근을 연구지역으로 삼고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 서쪽은 산동면 봉산리, 동쪽은 임천리에 해당한다. 구미 기상관측소 자료에 따르면 누출사고 당시 바람은 북서풍이었으므로 시료는 사고 지점의 동쪽 반경 1.00 km 이내인 임천리 지역 16개 지점에서 채취하였다(Fig. 1). 토양 시료는 토양 공극수 분석을 위한 시료와 토양 특성 분석을 위한 시료로 구분하여 표토로부터 20-30 cm 깊이로 각각 약 400 g, 약 1 kg을 스테인리스 삽으로 채취하였다. 토양 공극수 분석용 시료는 수분손실을 막기 위해 수분 패드를 추가하여 이중으로 밀봉 보관하였고 특성 분석을 위한 시료도 따로 밀봉하여 실험실로 옮긴 후 실험 전까지 4℃에서 보관하였다.
Fig. 1.The location where the accidents occurred and soil sampling points in Gumi.
모든 토양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자연건조 시킨 후, 2 mm(No.10) 체를 통과한 입자들을 사용해 분석을 하였다. 토양 pH 분석은 토양 입자들을 더 잘게 분쇄 시켜서 하였으며 토양과 증류수의 비를 1 : 5(5 g/50 ml)로 5분 동안 교반하고 2시간 방치 후 상등액을 pH 미터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수분함량은 자연 시료의 질량과 건조기에서 105℃, 4시간 동안 건조시킨 후의 질량을 비교하여 측정하였다. 또한 전처리 과정을 통해 유리시편을 만들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서울센터에서 XRF(PW2404, Phillips, Netherlands)로 토양의 10개 주 원소(Si, Al, Fe, Ca, Na, K, Mg, Mn, Ti, P)함량을 반정량 분석하였다. 토양의 유기물함량, 총 불소농도, 양이온 교환능(CEC)과 총인(T-P)은 서울대학교 농업과학공동기기센터 (NICEM)에 의뢰하여 분석하였다.
토양 공극수의 추출은 Edmunds와 Bath(1976)가 제안한 원심분리 방법을 개선하여 적용하였다. PTFE 원심분리관에 구멍을 뚫고 하부에 수거용기를 결합해 공극수를 회수할 수 있도록 용기를 설계, 제작 주문 후 사용하였고, 약 1-1.5 kg의 토양시료를 제작한 공극수 분리용기 4개에 나눠 담아 대용량 원심분리기(Hanil, Combi 514R, Korea)에서 3500 rpm의 속도로 30분간 원심분리 하였다. 이 추출방법을 통해 최대 50 ml의 토양수를 추출하였으며, 함수량 대비 추출량의 최대 회수율은 49.6%로 나타났다. 토양 공극수는 추출 후 바로 pH와 전기전도도를 측정하였고 0.45 μm 멤브레인 필터로 여과하였다. 공극수의 음이온(F, Cl, NO3, SO4)은 IC (Dionex, DX-120, USA)를 이용해 측정하였고 양이온은 질산처리를 한 후 한국기초 과학지원연구원 서울센터의 ICP-AES(JY Ultima2, Jovin Yvon, France)와 ICP-MS(7700 series, Agilent technologies, USA)장비를 사용해 각각 주원소와 미량원소를 분석하였다.
토양의 수용성불소는 2 g의 토양에 10 ml의 증류수를 넣어(solid : liquid = 1 : 5) 상온에서 2시간 동안 교반 시켰으며 이 비율에 따라 농도 계산을 하였다. 교반한 시료는 4500 g의 힘으로 30분간 원심분리를 하였고 분리된 상등액을 0.45 μm 실린지 필터를 이용해 여과하였다. 여과한 시료의 이온강도와 일정 pH를 유지시키기 위해 TISAB(total ionic strength adjustment solution)을 1 : 1의 비율로 혼합하여 선택적 이온전극(ISE) (pH-270L, Istek, Korea)으로 수용성 불소농도를 측정하였다.
상관분석은 연속형 두 변수간의 선형적 상관관계 정도를 검정하는 분석으로 상관분석계수는 두 변수간의 공분산을 계산하여 구해진다. 본 연구에서는 토양 및 토양 액상 내의 원소간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피어슨 공식을 따라 상관관계를 구하였다.
지구화학 모델링을 위한 공개프로그램인 PHREEQC는 토양수 내 불소와 다른 이온과의 관계성을 모사하고 불소의 거동을 예측하기 위하여 사용하였다. 모델링의 입력 값으로는 16개 시료의 pH, 온도, 음이온(F, Cl, NO3, SO4) 과 양이온(Na, Ca, Fe, K, Mg, Al) 농도를 사용하고, HCO3−는 평형을 가정한 보정값을 계산하여 입력하였다. 모델링으로부터 도출된 결과는 주요 관심 광물의 포화지수를 이용하여 해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토양 내 불소
16개 지점에서 채취한 토양의 분석결과는 Table 1에 나타내었다. 연구지역의 토양 pH는 5.45-8.25로 중성 영역을 중심으로 약한 산성과 약한 염기성으로 분포한다. 토양의 불소 함량은 평균 250 mg/kg(142-513 mg/kg)으로 2012년 전국 토양 불소 평균 농도인 226.6 mg/kg이나, 구미시 5개 지점의 평균 농도인 198.3 mg/kg보다 높다(KMOE, 2013). 토양 불소는 다양한 인지질 비료에 의해 노출되면서 토양 내에 축적이 되고 따라서 불소의 농도상승이 일어나며(Oh and Lee, 2003), 이로 인해 농경지로 사용되는 토양에서는 국부적으로 불소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지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 펜실베니아의 10 cm 심도 농토에서는 불소가 136-990 mg/kg에 이르렀고(An et al., 2013), 뉴질랜드 농토 27개 지점의 불소농도는 212-617 mg/kg 범위가 보고되었다(Loganathan et al., 2006). 따라서 연구지역의 16개 지점 중 10개 지점이 농경지로 사용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토양 내 불소농도 범위는 사고오염으로 인한 불소의 다량 유입을 시사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Ta ble 1.OM: Organic matterCEC: Cation exchange capacity.T-P: Total phosphorous.LOI: Loss on ignition.
연구지역 모든 토양의 불소농도는 선행연구들의 농토 범위 안에 속하기는 하지만 특정 한 지점은 불소 농도가 513 mg/kg으로 국내 1지역, 2지역 토양오염 우려기준인 400 mg/kg을 초과하였다. 불소 함량은 지질조건의 많은 영향을 받으며, 특히 화강암류 및 화강편마암 지역에서는 토양과 지하수의 불소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보고된다(Kim et al., 2006; Berger et al., 2012). 산업단지의 서쪽지역은 화강암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연구지역인 동쪽은 모래 및 점토가 주를 이루고 있어 우려기준을 초과한 지역의 불소 농도를 지질기원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비록 연구지역의 한 지점으로 대표성은 낮으나 자연기원이 아닌 인공기원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좀 더 정밀한 조사를 통해 특정 지역의 높은 불소 농도에 대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
3.2. 토양 공극수 내 불소
원심분리로 추출한 토양 공극수의 화학적 화학조성은 Table 2에 나타냈다. 추출된 공극수 pH는 3.05-8.08의 범위로 산성에서 약한 염기성의 넓은 범위를 나타낸다. 원심분리방법과 같이 압력이 가해지는 경우 토양가스 중 이산화탄소의 용해로 pH의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경향이 보고되며(Snakin et al., 2001), 따라서 연구지역 pH도 실제 현장의 pH보다 산성 영역으로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공극수 내 용존 물질의 함량을 나타내는 전기전도도는 173-3580 μS/cm의 매우 넓은 범위로 나타나는데, 이는 토지에 따라 비료 사용 등의 외부요인으로 인해 넓은 농도범위(7.31-1370 mg/L)를 갖는 질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2.ND : Not detected
연구지역 공극수 내 불소농도는 불검출에서 최대 9.79 mg/L까지 다양한 범위로 나타난다. 불소는 지표수에서 일반적으로 0.01-0.3 mg/L의 낮은 농도로 존재하나(WHO, 2002), 지하수의 경우 대수층 암석의 불소함량이나 물-암석 반응으로 인해 농도가 증가하기도 하며(Kim et al., 2006) 실제 지하수의 불소농도가 10 mg/L에 이르는 경우도 보고된다(Jung et al., 2008). 그러나 토양 공극수의 경우 비평형 상태의 열린계로 존재하기 때문에 지하수 농도와의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다.
공극수 내 불소는 칼슘, 마그네슘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r = 0.912, p < 0.01, r = 0.840, p < 0.01) 음이온 중에서는 질소와 양의 상관성(r = 0.699, p < 0.01)을 보인다(Fig. 2). 이러한 양의 상관성은 일반적으로 공극수 내 불소농도가 셀라이트(MgF2)나 형석(CaF2)의 용해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불소가 주로 셀라이트(MgF2), 형석(CaF2), 빙정석(Na3AlF6)에서 발생한다는 Razbe et al. (2013)의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질소의 경우 비료나 축산 활동 등의 인공기원이 우세하며, 비료의 사용은 토양 속 불소농도에 영향을 주는데(Zhang, 2010) 연구지역 공극수의 불소농도와 질소농도가 양의 상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연구지역의 토양 불소는 자연기원과 함께 인공기원의 영향도 동시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Fig. 2.The relationships between F and (a) Ca, (b) Mg and (c) NO3 in soil pore water of study area.
지구화학모델링 프로그램 PHREEQC를 이용하여 공극수 내에서 상관성이 높은 칼슘과 불소의 농도를 제어하는 잠재적 침전물 여부를 조사한 결과, 형석(CaF2)의 경우 평형상태(SI = 0)에 가까운 과포화(SI > 0) 또는 저포화(SI < 0) 상태의 값을 보인다(Table 3). Kim et al. (2000)은 형석의 포화지수가 침전조건에 근접하게(−2.0 < SI < 2.0) 나타남에 따라 형석에 의해 불소함량이 조절 된다고 하였다. 연구지역 공극수 또한 포화지수가 −1.94에서 1.42까지의 침전조건(SI = 0)에 근접한 값을 보여 공극수 불소농도는 형석의 용해와 침전 평형에 의해 제어된다고 판단된다. 형석과 함께 석고(CaSO4)와 무수석고(CaSO4; 2H2O)도 역시 다른 광물들에 비해 포화지수가 평형상태에 가깝거나 저포화 상태로 나타나, 용해를 통해 공극수 내 칼슘함량을 증가시키는 광물로 판단된다.
Table 3.Saturation indices for minerals in each sample using PHREEQC
3.3. 토양 내 수용성 불소
공극수 불소와 수용성 불소는 토양 pH가 알칼리성으로 갈수록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Fig. 3). Wang et al.(2002)은 pH가 높아질수록 토양 액상 속 수산화이온이 불소 이온을 대체하면서 불소의 용출이 일어나게 된다고 하였으며, 연구지역의 토양액상 내 불소도 이와 같은 이유로 pH와 비례하여 용출되는 경향성이 있다고 사료된다.
Fig. 3.The relationships between soil pH and soil-liquid phase (i.e., (a) Pore water F, (b) Water-soluble F).
토양의 수용성 불소 농도는 0.005-107 mg/kg의 넓은 범위를 보이고 있으며 평균농도는 16.51 mg/kg이다. 국내에는 토양 수용성 불소 허용기준이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으나, Sloof et al.(1989)에 의하면 스위스는 25 mg/kg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와 비교했을 때 연구지역 수용성 불소 농도 평균은 이 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특별한 불소의 오염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토양 불소 농도와 연구지역의 수용성 불소 농도를 비교했을 때 불소가 토양에서 용출되어 나오는 비율은 6.43%로(Table 4), 수용성 불소가 토양 불소 농도에 비해 10배에서 1000배 정도로 낮게 나온다는 연구보고(Loganathan et al., 2003)와도 일치한다. 토양으로부터 용출되어 나오는 불소의 양이 토양 불소에 비해 적은 것은 불소가 칼슘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토양 구성성분과 결합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으며(ATSDR, 2003), 이러한 이유로 인해 연구지역의 수용성 불소 또한 토양에 비해 낮게 나왔다고 판단한다.
Table 4.*:mg/kg**:mg/L
3.4. 토양 내 불소의 거동과 농도제어
토양 불소, 공극수 불소 및 수용성 불소 농도의 상관성을 비교한 결과 공극수 불소와 수용성 불소는 양의 상관성을 갖지만(r = 0.618, p ≤ 0.01), 토양 불소와 비교했을 때 공극수 불소와는 r = −0.005, 수용성불소와는 r = 0.191로 특별한 상관성을 보이지 않는다. Blagojevi et al. (2002)은 Podgorica의 알루미늄공장에서 불소오염이 된 60개 지점의 토양을 채취하여 토양 내 불소와 수용성 불소를 측정하였으며, 상관계수가 0.100으로 상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 Lee and Chung(2004)은 토양의 농도변화는 토양액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반응이며 토양액상 내의 농도변화는 이미 용출된 원소들의 단기 변화를 반영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농도변화의 시간 범위적 특성과 함께 토양에서 불소가 형석, 빙정석 등의 다양한 화학종으로 존재함에 따라 토양 불소에 비해 극히 일부만 용출되어 나오기 때문에, 토양과 액상의 불소농도는 특별한 상관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지역 토양의 불소 농도는 특정 한 지점을 제외하면 15개 지점 모두 국내 토양 불소오염 우려기준인 400 mg/kg를 넘지 않으며, 선행연구들의 농토 내 불소농도 범위(미국 136-990 mg/kg, 뉴질랜드 212-617 mg/kg) 안에 속한다. 또한 수용성 불소의 평균 농도 역시 우려기준인 25 mg/kg을 초과하지 않아 연구지역의 불소농도가 사고로 인해 높게 나타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시간 불소 거동을 나타내는 토양 공극수 내 불소 농도의 경우 지하수 기준치인 1.50 mg/L를 11개 지점이나 초과하지만 지하수로 이동, 유입되면서의 희석효과와 폐쇄계의 수계가 아님을 고려할 경우, 그 오염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Zhu et al.(2007)은 토양 내 불소의 가장 주된 침전물이 형석이라 하였고 An et al.(2013)의 토양 내 불소는 일반적으로 pH가 증가함에 따라 착화합물의 형성이 감소한다고 하였다. 연구지역 토양 공극수 역시 선행연구에서 보고하는 주된 불소농도 제어 인자잴 유사하게 형석과 토양 pH에 의해 불소 농도가 제어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한 축산부산물이나 비료와 같이 인공기원의 영향이 큰 질소화합물과, 자연광물 용해 영향이 큰 황산염과 모두 좋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것은 불소가 인공 및 자연기원 모두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고 이후 2년이 지난 현시점에서의 조사결과 불소의 토양 표면 흡착이나 토양액상으로의 다량 유입의 근거는 없으며, 액상 내 불소의 거동이 이전 연구들과 비교하였을 때 특별한 이상 현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연구지역의 경우 사고를 통해 유출된 불소가 현재까지 잔류한다는 근거를 제시하기는 어렵다.
4. 결 론
본 연구는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했던 구미 제 4 산업단지 동쪽 지역 반경 1 km 내의 16개 지점 토양과 토양액상 연구를 통해, 연구지역의 불소 거동을 알아보려 수행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1. 토양의 불소 농도는 국부적으로 높은 불소농도를 나타내는 지점들로 인해 넓은 범위를 보인다. 그러나 한 지점을 제외한 나머지 토양들은 국내 토양 불소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하지 않으며, 대부분이 농경지로 이용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선행연구들의 농토 내 불소 농도 범위와 비교하면 사고로 인한 불소의 다량 유입을 시사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2. 토양 액상 분석 결과 공극수의 불소 농도는 자연기원 및 인공기원의 영향을 모두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공극수의 화학적 조성과 변수들을 이용한 PHREEQC 결과 형석이 연구지역 공극수의 불소함량을 제어하는 광물로 나타났다. 토양의 수용성 불소는 토양 내 불소에 비하면 극히 적은 양이 용출되며, 액상 내 불소는 모두 토양의 pH가 알칼리성에 가까운 지점일수록 용출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토양과 토양액상은 상관성이 없으며 이러한 상관성은 화학조성과 광물조성 등의 영향과 함께 시간범위적인 특성에 의해 나타난다. 또한 연구지역 토양과 토양액상의 불소농도와 거동은 기존 연구들의 결과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며, 우려기준이나 배경농도와 비교해 보았을 때 다량유입으로 인한 농도 이상 등은 나타나지 않아 현재 사고 영향으로 인한 불소 잔류의 근거는 제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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