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스마트폰의 보급과 모바일 콘텐츠의 활성화로 인하여 디지털 환경 하에서 사용자의 경험이 구현되는 방식이 변화되고 있다. PC 환경 하에서 인간과 시스템 간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추구하던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분야는 기계가 서비스하는 디지털 콘텐츠 정보를 인간에게 유용하도록 설계하기 위한 UX(User Experience) 개념으로 확장되어 인간의 자연스러운 경험 맥락에 시스템을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에서도 자연스러운 경험 맥락의 차원에서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려는 시도가 필요한데, 인간의 자연스러운 경험 맥락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기저(基底)를 형성하고 있는 어포던스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과거 PC의 어포던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어포던스를 계속해서 재생산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으므로 어포던스 맥락에 대한 고찰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포던스(affordance)는 원래 ‘~할 여유가 있다, ~하여도 된다, ~을 공급하다, 산출하다’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 afford를 명사화하여 사용한 것으로, 어떤 행동을 유도한다는 뜻에서 ‘행동 유도성’이라고도 한다[1]. PC 환경 중심의 HCI 분야에서 주된 관심이 사용자에게 어렵거나 낯선 시스템을 보다 알기 쉽게 제공하기 위하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실재 물리공간에 대한 어포던스를 파악하고 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확장된 UX 개념에서는 물리공간 뿐만 아니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전자공간인 PC 환경 또한 인간의 어포던스 맥락 안으로 포함시켜야 한다[2].
또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대표적인 특징인 터치 인터페이스는 기존 PC 환경과는 다른 어포던스 환경을 제시한다. 마우스를 기반으로 한 PC 환경에서는 마우스 롤오버에 의한 커서 형태의 변화나 추가적인 정보 제시 등 커서의 움직임을 통한 어포던스가 손쉽게 제공되고 있었으나 마우스 커서가 없어진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에서는 그 맥락적 환경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개발 방법론과 함께 맥락적 환경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논문은 PC 환경과는 다른 기저를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어포던스를 파악하기 위하여 어포던스 이론을 고찰하고 이를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맥락에 적용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Gibson과 Norman의 어포던스 이론을 고찰하였다. 어포던스에 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어포던스의 핵심적인 이론은 두 사람의 이론에서 출발한다. Gibson의 어포던스는 실재적 어포던스이고 Norman의 어포던스는 지각된 어포던스이면서 시그니파이어의 개념을 중요시하는 이론이다. 두 사람의 이론을 포괄적으로 적용하면 물리적인 공간과 전자공간의 구분이 모호해진 모바일 환경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고찰하는 데에 매우 유용하다.
행동유도성이라고 하는 어포던스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에서도 상호작용의 단서를 제공하는 시그니파이어가 핵심적인 개념이 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인간의 두뇌 작용 단계를 근거로 시그니파이어를 분류하고 이의 형성과 순환 과정을 통해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어포던스 맥락을 파악하였다.
본 연구는 시그니파이어 개념을 실재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활용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기초 연구이다. 기존의 PC 인터페이스 연구와 달리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는 PC라고 하는 어포던스가 바탕에 깔려있어 기존의 메타포 이론 등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메타포는 하나의 비유 체계인데 PC의 인터페이스 자체가 메타포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이를 반복적으로 메타포 이론을 통해 설명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결국 기저에 깔려있는 PC 어포던스의 단서를 제공하는 시그니파이어를 고려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보다 중요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생성, 순환을 반복하는 큰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어포던스 이론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어포던스를 고찰하고 모바일 환경에서 어포던스 맥락을 형성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그니파이어를 통해 총체적인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어포던스 맥락을 고찰하는 데에 그 의미를 둔다.
2. 어포던스
2.1 실재적 어포던스
어포던스라는 단어는 Gibson이 처음 사용된 단어로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제공해주고 자극하는 모든 것’으로 정의하였다. 그는 어떤 물질, 물체, 장소, 사상, 인간 혹은 다른 동물이나 생명체, 인공물 등 환경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포던스를 가지고 있고,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는 우리가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어포던스가 잠재되어 있다고 하였다[3].
사물에 내재된 어포던스를 행위자가 인지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심적 노력만이 필요할 뿐이며, 별도의 복잡한 해석적 분석과정이이나 표상과정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Gibson의 어포던스 개념이다.
자극 정보는 일상생활 환경의 구조 속에 있으며 감각을 일으키는 환경자극 내에 있는 정보들은 정확한 지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므로 물리적 자극에 대한 자료가 주어지면 별도의 복잡한 정보처리 과정 없이 직접적으로 지각되는 것이다. 즉, 세계에 대한 지식 혹은 정보는 기억이나 재현, 추론 등의 추가적인 노력 없이 바로 지각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4].
Gibson의 어포던스는 환경 속에서 물리적인 모양과 본질에 대한 지각과, 그에 대한 의미 부여를 포괄하고, 유기체가 주변 환경에 대한 시각적인 지각을 바탕으로 그 환경 하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 사물들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가를 지각하는 것이다. Gibson의 생태 심리학적 접근은 전통적으로 물리적·객관적 세계와 심리적·주관적 세계로 이분화하던 관습에서 벗어나, 행동의 물리적 사실과 삶의 체험적 측면 모두에 동등한 비중을 두는 입장이며, 환경 속의 마음, 환경과 분리되지 않는 마음, 행위로서의 마음을 추구한 것이다[5].
이 같은 Gibson의 생태학적 입장은 선천적 지각 능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행위자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자극에 대하여 별도의 정보 처리 프로세스 없이 의미를 파악해 낼 수 있다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즉 행위자를 둘러싼 환경이 가지고 있는 어포던스는 행위자와 관계없이 언제나 내재되어 있는 것이며 이를 지각하느냐 지각하지 못하느냐는 행위자의 경험, 능력 등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행위자는 환경 속에 내재된 어포던스를 별도의 정보처리 과정 없이 있는 그대로의 어포던스를 직접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개념이다.
2.2 지각된 어포던스
Gibson의 어포던스 개념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환경의 내재적인 특성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반면, Norman의 어포던스 이론은 지각의 과정과 구조에 중점을 둔 이론이다.
Norman은 정보 채집의 특성을 가진 Gibson의 어포던스를 실재적 어포던스(Real affordance)로, 그리고 사용자의 경험이나, 지식 문화, 인지 능력 등에 의존적인 개념을 지각된 어포던스(perceived affordance)로 구분하였다. 지각된 어포던스는 사용자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사전 지식과 경험 등을 통한 추론 과정에 의해 변화되는 어포던스를 말한다[5].
즉 Gibson의 어포던스 개념은 모든 사물이나 환경에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본래 있는 것, 수용자가 느끼거나 느끼지 못하거나 간에 그냥 있는 것인데 반하여 Norman의 어포던스 개념은 ‘지각된(perceived)’ 어포던스의 개념이며 Gibson이 정보 채집에 중점을 둔 반면 Norman은 정보 처리에 중점을 둔 입장이다.
이러한 Norman의 지각된 어포던스 개념은 한국어 환경에서는 행동유도성, 유발성, 제시성(提示性), 제공성 혹은 문맥에 따라서는 직관성(直觀性)으로도 쓰이고 있다.
Gibson과 노만의 가장 큰 입장 차이는 Gibson은 어포던스를 행위 가능성으로 정의하는 반면, Norman은 행위 가능성과 전달되는 방법을 모두 인정한다는 것이다. Gibson은 주로 우리가 환경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관심을 두었고 노만은 어포던스를 활용하여 더욱 쉽게 인지할 수 있는 효용적 환경을 디자인하고 조정하는 것에 중심을 둔 것으로 볼 수 있다[6].
Gibson과 Norman의 어포던스 이론을 비교하면 Table 1과 같다[7].
Table 1.Gibson's affordance & Norman's affordance
Norman의 어포던스는 사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내재적인 어포던스가 어떻게 인식되고 어떠한 행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가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는 입장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어포던스는 실제로 실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고 어떠한 입력이나 명령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경우에 행동 유도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출입문을 이용할 경우 Norman은 출입문이 여닫이 문인지 미닫이 문인지, 또는 당겨야 하는지 밀어야 하는 지를 알려줄 수 있도록 손잡이에 형태적, 언어적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8]. 즉 출입문이 가지고 있는 자체적인 구조의 어포던스 보다는 사용자에게 어필되는 직접적인 행동유도성을 통해 기대한 행동을 유도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반면에 Gibson은 출입문은 그 자체가 열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별도의 추가적인 어포던스가 필요하지 않고 사람이 문을 흔들거나 밀거나 당기거나 하는 동작에 의해서 결국 열리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Gibson과 Norman의 어포던스 개념은 Fig. 1과 같이 도식화 할 수 있다.
Fig. 1.Gibson's affordance & Norman's affordance.
2.3 시그니파이어
Gibson은 어포던스를 이 세계에 존재하는 잠재적인 생명체(주체)와 잠재적인 물건(객체)과의 관계로 보았다. Gibson의 정의에 의하면 어포던스는 사람이 눈치채든 눈치채지 못하든 간에, 즉 주체의 인지와 관계없이 실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어포던스는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9].
즉 사물 자체(대상, 객체)가 가지고 있는 내재된 어포던스 중 사람(주체)이 지각하는 어포던스에만 신경을 쓴다는 말이다. 그러나 내재적 어포던스를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여(내재적 어포던스 중 지각된 것이 적어서) 대상에 포함된 어포던스를 사용자가 눈치채지 못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 디자이너는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또 다른 어포던스1)를 추가하기 시작하였는데 Norman은 이를 “시그니파이어(Signifier, 기표)2)”로 규정하였다.
즉, 사물에 내재된 어포던스(Gibson의 어포던스) 중 주체에 의해 지각되는 부분을 지각된 어포던스(Norman의 어포던스), 지각된 어포던스 만으로는 사용자가 충분한 어포던스를 제공받지 못할 때 사용의 편의성을 위해 디자이너가 추가로 제공한 부분을 시그니파이어로 볼 수 있다. 실재적 어포던스와 지각된 어포던스, 시그니파이어의 관계를 도식화하면 Fig. 2와 같다.
Fig. 2.Affordance & Signifier.
3.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어포던스 맥락
3.1 공간 개념의 변화와 어포던스 맥락
이전에 서로 구분된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을 경험하던 것과는 달리 스마트폰 사용자의 공간 경험은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이 서로 융합되어 사용자와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행위 공간으로 재매개되는 특징을 가진다[10]. Gibson과 Norman의 어포던스는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의 구분이 모호해진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각각 개념적인 공간을 형성하기 보다는 실재적 어포던스와 인지된 어포던스가 서로 융합되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게 된다.
기존의 물리공간은 내재적·실재적·직접적인 Gibson의 어포던스를 제공해 주는 공간으로 작용하게 되고, 기존의 전자공간은 지각된 어포던스를 제공해주는 Norman의 어포던스 공간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공간은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이 서로 융합되면서 Gibson의 실재적 어포던스 공간과 Norman의 지각된 어포던스 공간이 서로 융합되어 하나의 행위 공간으로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실재적 어포던스와 지각된 어포던스에 상호작용 단서를 제공하기 위한 시그니파이어가 제공되면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에게 실재적 어포던스와 지각된 어포던스, 시스니파이어가 종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공간 경험을 제공해 주는 행위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 공간은 사용자에게 실재적 어포던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각된 어포던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실재적 어포던스의 기저를 바탕으로 지각된 어포던스가 생성되고 이를 통해 시그니파이어가 형성되기도 하고 실재적 어포던스의 기저를 바탕으로 직접적으로 시그니파이어가 형성되기도 한다.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통한 공간 개념의 변화와 행위 공간을 도식화하면 Fig. 3과 같다.
Fig. 3.Behavior space of smart-phone user.
4.2 시그니파이어와 어포던스 맥락
Norman(Norman, 1988)은 그의 저서 "Emotional Design"에서 두뇌 작용의 3가지 단계인 본능적(Visceral) 단계, 행동적(Behavioral) 단계, 반성적(Reflective) 단계를 소개하고 이를 인지 및 감정 시스템의 단계들로 바라보고 본능적 디자인, 행동적 디자인, 반성적 디자인으로 개념화하였다.
본능적 단계는 감성적인 정보처리의 시작이 되는 의식 이전(pre-conscious)의 단계로 주로 사물이 가지고 있는 형태나 색상과 같은 겉모습과 첫인상 등에 관한 것이다. 행동적 단계는 제품의 사용과 관련되는 단계로 제품의 기능·성능·사용성 등과 관련되어 있다. 본능적, 행동적 단계에서는 주로 본능적인 느낌이나 감성이 작용하는데 이를 넘어 느낌, 감성, 인지가 함께 작용하는 단계가 반성적인 단계이다[11].
Norman은 이 세 단계가 각각 구분되거나 복합되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구분하는 가장 두드러진 요소가 ‘시간’이라고 하였다. 본능적이고 행동적인 단계는 제품을 사용하는 시점과 관련된 단계이며 반성적인 단계는 제품 사용 이후에 생성되는 경험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Norman의 세 단계는 두뇌 활동에 있어 판단의 핵심이 되는 요소, 활동이 일어나는 시점, 디자인과의 연관성에 따라 Table 2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Table 2.Three different levels of brain
Norman이 설명한 세 가지 단계를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디자이너의 의도와 상관되는 부분으로 본능적, 행동적, 반성적, 세 가지 단계 중 어느 단계에 소구(訴求)하는 디자인을 하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즉 본능적 디자인은 본능적 단계에 소구하는 디자인, 행동적 디자인은 행동적 단계에 소구하는 디자인, 반성적 디자인은 반성적 단계에 소구하는 디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어포던스에서 행위 가능성과 이를 전달하는 방법을 동시에 강조한 Norman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본능적 디자인, 행동적 디자인, 반성적 디자인은 결국 디자이너가 어떠한 시그니파이어를 추가했는지에 관한 분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에서도 디자이너의 의도된 시그니파이어가 어느 단계에 소구하는 것인지에 따라서 본능적 시그니파이어(Visceral Signifier), 행동적 시그니파이어(Behavior Signifier), 반성적 시그니파이어(Reflective Signifier)로 분류할 수 있다.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에서의 본능적 시그니파이어는 주로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물리적 공간이나 사물에 대한 어포던스를 활용한 것으로 주로 초기 인식의 단계에서 가시성(Visibility)이나 대응(mapping)에 의한 시그니파이어이다. Fig. 4와 같이 iOS와 안드로이드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버튼 아이콘에 제공되고 있는 그림자 효과는 공간에 떠 있으며, 누르면 내려갈 것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어포던스를 활용한 것으로 본능적 시그니파이어의 대표적인 예이다.
Fig. 4.example of visceral signifier.
행동적 시그니파이어는 스마트폰의 주된 인터페이스인 터치 인터페이스의 사용 도중에 나타나는 제약(constraint)과 유도(inducement)가 대표적인 방법인데 상하 또는 좌우로 드래그 방향을 제약하는 각종 슬라이드 인터페이스(Fig. 5)나 둘 중 하나만 선택되는 토글 버튼 등은 행동적 시그니파이어의 대표적인 예이다.
Fig. 5.example of behavioral signifier.
반성적 시그니파이어는 사용자가 경험을 통해 구축된 지식 체계를 활용하는 것으로 시스템이 제공한 각종 형태나 기능에 대한 경험, 사용 후 반응에 대한 경험과 감성 등을 포함한다. 또한 대부분의 사용자는 PC 또는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사용 경험에 의해 축적된 반성적인 지식체계나 인지체계를 활용하는 것 또한 반성적 시그니파이어로 볼 수 있다. Fig. 6은 스마트폰의 폴더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PC의 폴더 구조를 활용한 대표적인 반성적 시그니파이어이다.
Fig. 6.example of reflective signifier.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자체가 PC의 메타포를 차용한 것이므로 PC사용에 대한 경험은 반성적 시그니파이어의 중요한 기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각종 버튼이나 아이콘에 부가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언어적 안내 문구나 명령어를 제시하는 것 또한 시스템이 제공하는 기능에 대한 반성적 사고에서 기인하는 것이므로 반성적 시그니파이어로 볼 수 있다. 세 가지 시그니파이어를 두뇌활동의 단계, 주된 방법론, 기저 영역 측면에서 비교하면 Table 3과 같다.
Table 3.Comparison of Signifier
시그니파이어의 세 가지 분류는 명백하게 구분되거나 서로 배타적인 개념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시그니파이어는 본능적 시그니파이어이면서 동시에 행동적 시그니파이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소 모호한 세 가지 분류는 결국 디자이너가 어떠한 부분에 소구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했느냐는 디자인 전략과 관련된 것이며 시그니파이어의 역할 변화나 소멸, 생성 등을 살펴보는 데에 유용한 분류 기준이 될 수 있다.
4.3 시그니파이어의 순환과 어포던스 맥락
스마트폰을 사용한 경험은 이후의 사용에서 반성적 시그니파이어의 기저로 활용된다. 즉 스마트폰 사용을 통해 얻어진 본능적, 행동적, 반성적 시그니파이어가 축적이 되어 사용자의 인지에 구조화되게 되면 이것들은 또 다른 반성적 시그니파이어가 되는 것이다. 이는 시그니파이어가 고정되고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되고 유동적이며 순환되는 개념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본능적 시그니파이어는 인간의 환경을 둘러싼 물리적 공간 외에 스마트폰 자체의 사용 경험 누적으로 인하여 형성된 행동적 시그니파이어나 반성적 시그니파이어를 기저로 하고 있다. 또한 실재적인 어포던스나 지각된 어포던스에 좀 더 명백한 행동 유도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시그니파이어는 본능적 시그니파이어의 누적을 통해 또 하나의 실재적 어포던스를 형성하게 된다.
다시 말해 물리적 공간이 가지고 있는 실재적 어포던스나 지각된 어포던스를 기저로 하여 시그니파이어가 제공되는데 행동적, 반성적 시그니파이어가 행위 경험의 누적을 통해 새로운 어포던스를 형성하게 되고 이는 다시 본능적 시그니파이어의 기저가 되는 순환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도식화하면 Fig. 7과 같다.
Fig. 7.Circulation of signifier.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PC 환경과는 다른 인지적 양상을 보이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맥락을 살펴보기 위하여 어포던스 이론을 고찰하였다. 먼저 어포던스 이론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Gibson의 실재적 어포던스와 Norman의 지각된 어포던스 이론을 고찰하고 두 이론을 융합한 관점으로 스마트폰의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를 고찰하였다. 고찰된 시그니파이어 개념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어포던스 맥락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Gibson의 내재적 어포던스와 Norman의 지각된 어포던스는 서로 상충되는 이론이기 보다는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가진 이론이며, 시그니파이어와 함께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어포던스 맥락을 고찰하기에 적합한 이론이다.
둘째,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이 융합된 행위 공간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Gibson의 내재적 어포던스는 물리공간으로, Norman의 지각된 어포던스는 전자공간으로 매개되어 행위 공간을 형성하고 사용자는 이 행위 공간을 통하여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보인다. 둘째, 실재적 어포던스와 지각된 어포던스는 사용자의 행위공간을 구성하고 여기에 상호작용의 단서를 제공하기 위한 시그니파이어가 제공되면서 종합적인 상호작용 공간으로써의 행위공간이 형성된다.
셋째, 시그니파이어는 두뇌 작용의 세 가지 단계를 근거로 하여 본능적, 행동적, 반성적 시그니파이어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분류를 통하여 행동적, 반성적 시그니파이어가 다시 본능적 시그니파이어를 형성하는 순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넷째, 행동적, 반성적 시그니파이어의 누적된 사용 경험은 새로운 어포던스를 형성하고 이는 새로운 본능적 시그니파이어의 기저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과 같은 고찰을 통하여 스마트폰 인터페이스가 가지고 있는 어포던스 맥락은 내재적 어포던스를 통해 지각된 어포던스가 형성되고 이를 통해 시그니파이어가 형성되는데 본능적, 행동적 시그니파이어는 다시 새로운 어포던스를 형성하게 되고 이는 다시 새로운 본능적 시그니파이어가 되는 순환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어포던스에 있어서 단순히 사물이 가진 내재적 어포던스만을 고려하거나 사용자에게 지각된 어포던스만을 고려하는 관점을 버리고, 사용자를 둘러싼 행위공간에 대한 개념적 접근을 바탕으로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의 상호작용과 순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함을 시사한다. 또한 스마트폰의 어포던스는 시그니파이어를 통해서 계속적으로 생성, 변화되므로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있어서 사용자에게 단서로 제공되는 시그니파이어에 대한 고려가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나날이 새로운 기능이 가미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있어서 시스템이 가진 복잡한 기능을 보다 간략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미 본능적 시그니파이어로 작용하고 있는 요소는 생략하거나, 공통적 시그니 파이어의 대응 관계를 활용하는 방법론 등은 본 연구의 결과를 실재 디자인 프로세스에 적용하기 위한 향후 연구가 될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의 평가에 있어서 사용자에게 인지된 어포던스 구조와 시그니파이어 간의 적합성을 평가하거나 서로 다른 상황에서 사용된 시그니파이어 간의 인지적 적합성을 평가하는 방법론에 대한 연구도 중요한 향후 연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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