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해조상은 종종 수계환경을 모니터 할 수 있는 생물지표 중의 하나로 간주된다(Orfanidis et al., 2001; Pinedo et al., 2007; Wells et al., 2007). 특히, 장기간에 걸쳐서 축적된 해조상 자료는 생물군집에 미치는 수계환경의 변화를 추정하는데 유용하다 (Brown et al., 1990; Rindi and Guiry, 2004). 이와 관련하여 해조군집의 분석에 있어서 해조상을 기능형군으로 구분하여, 이를 기초로 생태학적 상태그룹(ecological state group)의 평가를 통한 특정 지역의 환경교란 여부의 진단은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 평가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Littler and Littler, 1984; Orfanidis et al., 2003).
한국에서의 이러한 생태학적 평가는 동·서·남해안 일대에서 이루어 진 바 있으며(Park et al., 2007; Choi, 2008; Kim et al., 2011), 이들 연구는 이러한 연구적 접근을 통해 조사지역의 해조식생의 생태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연안환경에 대한 인위적인 스트레스의 강도를 추정하고 관리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한국의 남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으로 동·서해안에 비해 복잡한 해안선과 다수의 섬들로 구성되어 있다(Kang, 1966). 본 연구 지역인 고성 연안은 지리적으로는 남해안의 동부에 위치하나 다소 내만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적 특성으로 남해안 일대의 전반적인 해조식생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근래에는 지역 특화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하여 많은 인위적 환경교란 유발요인이 상존하고 있어서 해조류 군집구조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 지역 일대에서 출현하는 해조류의 계절적 변동양상과 종조성 및 생물량에 관한 정성∙정량적 자료를 기초로 생태학적 상태그룹을 판별하고, 조사지역의 해조식생에 부과되는 환경 스트레스 상태를 추정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지역은 경상남도 고성 연안으로 해조상 및 군집 분석을 위하여 계절별로 총 4군데 정점에서 해조식생이 조사되었다(Fig. 1).
Fig. 1.A map showing the sampling sites in Goseong, southern coast of Korea.
조사당일 최 간조 시에 맞추어 조사정점에서 해안선에 수직 방향으로 line transect를 설정한 후, 조간대를 상부, 중부, 하부로 나누고 25개의 10 cm×10 cm의 소방형구로 나누어진 50 cm×50 cm 방형구를 이용하여 현장에서 해조류의 피도가 측정되었다(Saito and Atobe, 1970). 그 후, 방형구 내에 출현한 해조류를 전량 채집하여 실험실로 운반한 후에 종을 동정하고, 생물량 등 종별 정량적 자료를 확보하였다.
해조류의 생물량은 습중량을 측정하여 단위면적(m2) 당 생중량으로 환산하였고, 피도는 Braun-Blanquet 피도 등급에 의해 기록된 현장자료를 근거로 단위 면적당 피복 백분율로서, 빈도는 전체 조사 방형구 수에 대한 대상 종의 출현 방형구 수의 비로 산출하였다. 이들을 기초로 각각 상대 피도 및 상대 빈도가 백분율로 산출되었다. 우점종 식별을 위한 중요도(IV, important value)는 상대피도와 상대빈도의 산술평균으로 계산하였다(Mueller-Dombois and Ellenberg, 1974). 해조상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지수의 산출은 Feldmann (1937, R/P), Segawa (1956, C/P), Cheney [1977, (R+C)/P] 방법에 따랐다. 조사지역의 환경상태를 추정하기 위하여 출현종의 기능형군은 Littler and Littler (1984)에 따라서 6개 그룹으로 구분하였으며, 이를 기초로 2개의 생태학적 상태그룹이 평가되었다(Orfanidis et al., 2001).
결 과
해조상
연구기간 중에 총 102종의 출현이 확인되었으며, 분류군별 출현종 수는 녹조류 17종, 갈조류 18종 및 홍조류 67종이었다(Table 1).
Table 1.Sp, Spring; Su, Summer; Au, Autumn; Wi, Winter.
계절별 출현종은 겨울에 37종, 봄에 31종, 여름에 32종, 가을에 35종으로(Table 1), 4계절 모두 출현한 종은 구멍갈파래(Ulva australis), 지충이(Sargassum thunbergii), 우뭇가사리(Gelidium amansii), 애기가시덤불(Caulacanthus ustulatus), 돌가사리(Chondracanthus tenellus), 애기서실(Laurencia venusta)의 6종이었다. 이 중에서 홍조류가 4종으로 가장 많았으며, 갈조류와 녹조류가 각각 1종이었다(Fig. 2, 3).
Fig. 2.Seasonal dominant species with high important value more than 5.0 in Goseong, Korea.
Fig. 3.Biomass (g wet wt m−2) of seasonal dominant species in Goseong, Korea.
각 조사정점별 출현종수는 전 계절에 걸쳐 정점 4에서 가장 많았으며, 조사기간 동안 전체 종수에 대한 홍조류의 비율은 46.2%-92.3%로 가장 높았고, 이 중에서도 우뭇가사리와 애기가시덤불은 대부분의 조사지점에서 출현했다. 연중 모든 정점에서 공통적으로 출현한 종은 구멍갈파래였다. 조사 정점별로 녹조류는 1-6종, 갈조류는 0-7종, 홍조류는 3-18종이 출현하였는데, 갈조류는 정점 4에서 다수 출현한 반면에, 정점 2에서는 조사기간 동안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우점종
겨울에는 우뭇가사리가 정점 2와 3에서, 구멍갈파래는 정점 1에서 각각 가장 높은 중요도를 나타냈다. 반면에 정점 4에서는 지충이가 가장 우점했다. 봄에는 모자반류(Sargassum spp.)가 모든 정점에서 비교적 우점하는 경향을 나타냈지만, 정점 1에서는 잎꼬시래기(Gracilaria textorii)의 중요도가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정점 2에서 구멍갈파래가 높은 중요도를 보였다. 여름에는 구멍갈파래가 정점 2와 3에서 70 이상의 높은 중요도를 보였고, 정점 1에서는 지충이와 구멍갈파래가 우점했다. 정점 4에서는 애기외사촌서실(Laurencia nidifica)과 털비단풀(Ceramium tenerrimum)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가을에는 구멍갈파래가 정점 4에서 높은 중요도로 우점했고, 정점 1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우뭇가사리 또한 높은 중요도를 보였다(Fig. 2).
생물량
계절별 전체 생물량은 겨울 2,261.2 g/m2, 봄 1,903.6 g/m2, 여름 460.8 g/m2, 가을에 636.8 g/m2으로 나타났으며, 겨울에 최대값을 보였다. 모든 계절의 평균은 1,315.6 g/m2 으로 나타났다. 정점 4에서 지충이의 생물량은 271.2 g/m2로 전체 생물량의 44.6%를 차지하는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정점별로는 정점 3이 높은 생물량을 보인 반면 정점 1과 2에서는 낮게 나타났다. 봄에는 1,903.6 g/m2로 비교적 높은 생물량을 보였으며, 정점 1과 3에서 괭생이모자반(Sargassum horneri)이 많이 관찰되었다. 정점 2에서는 96.8 g/m2으로 겨울에 비해 급격하게 생물량이 감소했다. 여름에는 정점 1과 정점 3에서 각각 170.9 g/m2과 155.7 g/m2로 높은 생물량을 기록했고, 구멍갈파래는 정점 2와 3에서 가장 많이 출현했다. 하지만 정점 4에서는 서실류(Laurencia spp.)가 총 25.6 g/m2으로 총 생물량의 59.1%를 차지하였다. 가을에는 정점 1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정점에서 우뭇가사리의 생물량이 가장 높았다. 구멍갈파래의 생물량은 정점 1에서 최대였고, 다른 정점에서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Fig. 3).
기능형군 및 생태학적 상태 그룹
본 연구기간에 조사된 전체 102종 중 기능형은 성긴분기형 46종(45.1%), 사상형 24종(23.5%), 다육질형 14종(13.7%), 엽상형 13종(12.7%), 유절산호말형 4종(3.9%), 각상형 1종(1.0%)의 순으로 나타났다(Table 2). 구분된 기능형군을 기초로 출현종을 생태학적 상태그룹(ESG, ecological state group)으로 구분해보면, ESG I에 속하는 해조류가 19종(18.6%), ESG II가 83종(81.4%) 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ESG II에 속하는 종은 계절별로 봄에 23종(74.2%), 여름에 46종(79.3%), 가을에 49종(84.5%), 겨울에 30종(81.1%)으로 나타났다.
Table 2.Comparisons of flora characteristics and ratio of ecological state group (ESG) based on six functional forms of seaweed floras investigated at southern coast of Korea
고 찰
본 조사기간 동안 총 102종의 해조류 출현이 확인되었으며, 전체 출현종수 대비 홍조류 65.7%, 갈조류 17.6%, 녹조류 16.7%를 나타냄으로써 녹조류와 갈조류에 비해 홍조류의 종다양성이 월등히 높았다(Table 1).
해조상의 특성을 나타내기 위한 Feldman (1937), Segawa (1956), Cheney (1977)의 지수에 따르면 본 연구 해역의 C/P 값은 0.9로 한대에서 아열대 해역의 특징을, R/P 값은 3.7로 한·온대에서 열대해역의 특징을, (R+C)/P 값은 4.7로, 이전의 해남지역의 연구결과(Oh et al., 2002)와 유사하며, 이 밖에도 남해안 일대에서 보고된 해조상과 동일한 혼합성 해조상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으로 평가된다(Table 2).
생물량은 해조식생의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정량적 지표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해조류의 생물량적 풍도는 중위도인 온대지역에서는 겨울에서 봄까지 높다(Baek et al., 2007). 본 연구 지역에서도 정점 4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점에서는 겨울에 가장 많은 생물량이 관찰되었고, 반면에 여름에는 식생자체가 빈약하였다. 높은 생물량을 보인 종은 구멍갈파래, 우뭇가사리, 지충이 등으로 대부분의 정점에서 우점했다. 몇몇 우점종들이 계절 및 정점별 생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상은 모든 조사기간 동안 일관성 있게 나타났다. 또한 봄에는 총 생물량이 1,903.8 g/m2로 비교적 높은 값을 보였는데, 여기에는 이전의 연구(Nam and Kim, 1999; Kang et al., 2008)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갈조류인 모자반류가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점 4에서는 모자반류가 전체 생물량의 97.4%를 차지하는 매우 높은 우점성을 나타냈다.
Littler and Littler (1984)에 따른 6개의 기능형군을 기초로 구분된 2개의 생태학적 그룹(ESG) 중에서 후기 천이형의 종들로 구성된 ESG I에 속하는 종은 19종(18.6%), 환경교란이나 오염이 상대적으로 심한 해역에서 출현하는 ESG II에 속하는 종은 83종(81.4%) 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가을에 84.5%로 가장 높은 ESG II 비율을 보였으며, 출현종수 또한 가장 많은 49종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환경 교란 및 오염원에 노출된 지역에서는 천이의 초기단계에서 출현하며, 생장속도도 비교적 빠른 ESG II에 속하는 기회종의 비율이 높다(Orfanidis et al., 2001, 2003; Lee et al., 2007; Choi, 2008; Kim et al., 2008). 이러한 결과들은 현재 본 조사지역의 해조식생에 환경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부과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References
- Baek JM, Hwang MS, Lee JW, Lee WJ and Kim JI. 2007. The macroalgal community of Bagryoungdo Island in Korea. Algae 22, 117-123. https://doi.org/10.4490/ALGAE.2007.22.2.117
- Brown VB, Davies SA and Synnot RN. 1990. Long-term monitoring of the effects of treated sewage effluent on the intertidal macroalgal community near Cape Schanck, Victoria, Australia. Bot Mar 33, 85-98.
- Cheney DP. 1977. R & C/P - A new and improved ratio for comparing seaweed floras. Suppl J Phycol 13, 129.
- Choi HG. 2008. Effects of thermal effluents from Wolseong nuclear power plant on macroalgal composition and community structure. Algae 23, 151-162. https://doi.org/10.4490/ALGAE.2008.23.2.151
- Feldmann J. 1937. Recherches sur la vegetation marine de la Mediterranee. La cote des Alberes Rev Algol 10, 1-339.
- Kang JW. 1966. On the geographical distribution of marine algae in Korea. Bull Pusan Fish Coll 7, 1-125.
- Kang PJ, Kim YS and Nam KW. 2008. Flora and community structure of benthic marine algae in Ilkwang bay, Korea. Algae 23, 317-326. https://doi.org/10.4490/ALGAE.2008.23.4.317
- Kim HY, Sohn CH and Kang JW. 1986. Algal communities of Sinsudo, southern coast and Woldo, western coast of Korea, Kor J Phycol 1, 169-183.
- Kim JH, Ko YD, Kim YS and Nam KW. 2011. Marine algal flora and community structure of Gogunsan Islands outside the Saemangeum Dike. Korean J Environ Ecol 25, 156-165.
- Kim MS, Kim MR, Chung MH, Kim JH and Chung IK. 2008. Species composition and biomass of intertidal seaweeds in Chuja Island. Algae 23, 301-310. https://doi.org/10.4490/ALGAE.2008.23.4.301
- Koh NP. 1990. An ecological study on resouces of marine plants in Geomundo islands. Kor J Phycol 5, 1-37.
- Lee KH, Yoo HY and Choi HG. 2007. Seasonal community structure and vertical distribution of medicinal seaweeds at Kkotji in Taean Peninsula, Korea. Algae 22, 209-219. https://doi.org/10.4490/ALGAE.2007.22.3.209
- Littler MM and Littler DS. 1984. Relationships between macroalgal functional form groups and substrate stability in a subtropical rocky intertidal system. J Exp Mar Biol Ecol 74, 13-34. https://doi.org/10.1016/0022-0981(84)90035-2
- Mueller-Dombois D and Ellenberg H. 1974. Aims and methods of vegetation ecology. John Wiley and Sons, NY, USA.
- Nam KW and Kim YS. 1999. Benthic marine algal flora and community structure of Yongho-dong area in Pusan, Korea. J Kor Fish Soc 32, 374-384.
- Oh BG, Lee JW and Lee HB. 2002. A summer marine benthic algal flora and community of uninhabited Islands in Haenamgun, southern coast of Korea. J Kor Fish Soc 35, 57-63.
- Orfanidis S, Panayotidis P and Stamatis N. 2001. Ecological evaluation of transitional and coastal and water; A marine benthic macrophytes-based model. Medit Mar Sci 2, 45-65. http://dx.doi.org/ 10.12681/mms.266.
- Orfanidis S, Panayotidis P and Stamatis N. 2003. An insight to the ecological evaluation index (EEI). Ecol Indic 3, 27-33. https://doi.org/10.1016/S1470-160X(03)00008-6
- Park CS, Wee MY and Hwang EK. 2007. Summer algal flora of uninhabited islands in Dochodo, southwestern coast of Korea. Algae 22, 305-311. https://doi.org/10.4490/ALGAE.2007.22.4.305
- Pinedo S, García M, Satta MP, de Torres M and Ballesteros E. 2007. Rocky-shore communities as indicators of water quality: A case study in the Northwestern Mediterranean. Mar Pollut Bull 55, 126-135. http://dx.doi.org/10.1016/j.marpolbul.2006.08.044.
- Rindi F and Guiry MD. 2004. A long-term comparison of the benthic algal flora of Clare Island, County Mayo, western Ireland. Biodivers Conserv 13, 471-492. https://doi.org/10.1023/B:BIOC.0000009496.32334.82
- Saito Y and Atobe S. 1970. Phytosociological study of intertidal marine algae: I. Usujiri Benten-Jima, Hokkaido. Bull Fac Fish Hokkaido Univ 21, 37-67.
- Segawa S. 1956. Coloured illustrations of the seaweeds of Japan. Hoikusha Publ. Co., Osaka, Japan.
- Song CB. 1986. An ecological study of the intertidal macroalgae in Kwangyang Bay, Southern Coast of Korea. Kor J Phycol 1, 203-223.
- Wells E, Wilkinson M, Wood P and Scanlan C. 2007. The use of macroalgal species richness and composition on intertidal rocky seashores in the assessment of ecological quality under the European Water Framework Directive. Mar Pollut Bull 55, 151-161. http://dx.doi.org/10.1016/j.marpolbul.2006.08.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