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방역 의식 고취로 HPAI 비발생 청정국 지위 유지해야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없이 무사히 지나가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우리 모두의 바람이고 목표가 되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중순 전북 고창 종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하면서 현재(2014. 3. 19) 총 34건의 의심신고 중 28건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특히나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수거한 가창오리와 큰기러기 폐사축에서 H5N8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되었고, 지난 2003년 이후 4차례에 걸쳐 발생한 AI가 주로 겨울철에 발생하였고, 겨울철새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겨울철 야생조류로부터의 농장보호와 차단방역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혹한기 겨울철에는 바이러스의 생존율도 길고, 저온 또는 결빙으로 인한 소독효과의 감소와 방역활동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HPAI 비발생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최근 주변국들의 발생상황과 그간의 방역활동을 살펴보고 농가의 자율적 차단방역요령 등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1. HPAI 세계 발생동향과 국내발생 위험성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을 HPAI의 국내발생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 그 이유로서 우리나라 주변국가에서 HPAI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FAO 등 국제기구 전문가들 또한 이번 겨울철 HPAI 발생을 경고한 바 있으며, 국내 예찰검사결과 저병원성 AI병원체가 계속 검출되고 있어 고병원성 AI병원체로 변이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지적했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보고에 따르면 ’13년도 HPAI 발생국가는 베트남 및 중국 등 13개 국가에서HPAI가 가금류 사육농가에서 발생하였으며, 그 중 10개국이 아시아 지역 국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나 AI 특별방역기간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에도 호주 및 베트남 등에서 HPAI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재래시장 가금류와 오리나 야생조류에서 계속적으로 검출되다가 지난 1월 16일 전북 고창 소재 종오리농장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발생되었다. 이후 전북 부안 소재 오리농장 및 동림저수지에서 수거한 가창오리, 큰기러기 모두 H5N8형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2014. 3. 19일 현재 AI 발생관련 매몰 현황은 448농가, 10,976천수로 역대 최대 매몰 수를 기록했다. 상황의 심각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특히나 지난 수년간 4차례에 걸쳐 발생한 HPAI의 국내유입이 겨울철새와 관련이 깊고, 우리나라에 오는 겨울철새는 주로 시베리아, 몽골, 중국 동북부지역으로부터 10~12월 초에 유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몽골 등 고병원성인플루엔자가 계속 발생하는 지역에서 겨울철새가 바이러스를 보유한 상태에서 이미 농장인근의 하천이나 저수지 등에 날아와 겨울을 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철새도래지에 대한 철저한 차단방역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2. 방역기관의 특별 방역활동
농림축산식품부 등 방역기관에서는 연중 AI 상시예찰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나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하고 각종 방역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의 국내 유입여부를 조기검색하고 발생 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하여 질병발생 및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목적을 둔 국가 예찰사업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 시도 방역기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방역본부) 및 수의과 대학이 연계하여 시료채취, 임상검사와 모니터링 검사, 확인검사 및 신속한 방역조치 등 기관별 역할분담을 통한 효율적인 검색 및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그동안 이와같은 시스템의 운영을 통하여 국내에 존재하는 가금류인 철새, 닭, 오리 등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혈청형의 AI를 검색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야생조류뿐만 아니라 발생국가로부터의 사람이나 가금산물 등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하여 국내에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국경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 공항만을 대상으로 특별점검반을 운영하고 있고, 국경검역관리 시스템을 통한 축산관계자 출입국 점검 및 소독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또한, 농가 방역지도 및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자율방역 의식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같은 노력들이 있었기에 지난 2011년 5월 이후 추가발생이 없이 AI청정국 지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고병원성 AI 발생의 악몽을 하루 빨리 지우기 위해서는 AI 방역노력은 한시도 멈출 수 없다.
3. 농가의 자율적 차단방역 요령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의 차단방역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철새도래지 주변의 가금 사육농가는 이와같은 자율방역 의식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방역조치를 철저히 이행하여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농장 밖에서의 방역요령>
·가금사육 종사자는 철새도래지 및 철새가 운집할 수 있는 장소(먹이를 섭취하는 논, 밭 등)의 출입을 절대 금지한다.
·농장주변 및 축사는 정기적으로 소독을 실시하여 야생조류의 분변 등에 의한 오염을사전에 철저히 방지한다.
·농장 주변 소독 등 불가피하여 철새도래지를 다녀온 경우 철저히 소독을 실시하고, 농장 및 축사 출입시에는 반듯이 장화(신발)를 갈아 신어 이동에 따른 오염을 철저히 방지한다.
·농장 외부에 방역조치 안내문을 설치하고, 외부인이나 차량에 대한 출입을 철저히 통제 한다. 불가피하여 농장출입시에는 세척 및 소독 등 농가의 차단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
<농장내에서의 방역요령>
·계사는 2cm이하 그물코의 그물망을 치고, 그물망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 설치하며 틈새가 없도록 하여 야생조류와 쥐·고양이 등의 유입을 철저히 차단한다.
·야생조류가 자주 접근하는 분변장 등은 비닐 등으로 덮고 주기적으로 소독을 실시한다.
·농장외부와 농장내 또는 축사내에서 사용하는 장화(신발)의 색깔을 달리하여 쉽게 구분하게하여 신발에 의한 오염을 철저히 차단한다.
·계사 출입전 발판소독조를 설치하고, 계사 출입문은 곧바로 문이 닫히도록하여 야생조류나 설취류의 침입을 철저히 방지한다.
·자체 발판소독조 운영 지침을 정하여 주기적으로 발판소독조의 소독제를 교체한다.
·사육중인 가금에서 사료섭취 저하, 산란율 감소, 벼슬 및 다리 청색증 등 의심축을 발견시에는 즉시 가축방역기관에 신고한다.
4. 겨울철 효과적인 소독제 사용법
소독제는 효과를 발휘하는 성분에 따라 여러가지 계열로 구분되며, 병원체에 작용하는 기전이나 강도의 차이가 있다. 물론, 이들 제품은 모두 그 효능이 인정되어 허가된 것이나 소독제의 종류나 성분에 따라 온도변화에 따른 효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분변이나 유기물이 혼합되어 있는 농장 상황에서 겨울철 저온에서도 짧은 시간에 효과를 발휘하는 소독제의 선택이 이상적이다. 일반적인 소독제의 특성과 겨울철 사용요령은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소독제의 경우 여름철(25~30℃)에 좋은 효과를 발휘하나 온도가 낮을수록 효력이 감소될 수 있다.
·겨울철 소독제로서 온도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산화제 계열 및 글루타르알데히드류 소독제가 권장되며, 소독제가 얼 수 있으므로 시차를 두고 재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나무와 같은 표면이 거친 대상에 소독제를 적용할 때, 소독 대상이 흠뻑 젖을 정도로 뿌려줘야하며, 분무로 소독제를 적용할 때는 시차를 두고 재살포를 하고 대상을 충분히 적신다는 느낌으로 소독제를 살포한다.
·소독제를 적용할 때는 현장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공존하기 때문에 설명서에서 권장하는 가장 낮은 희석배수를 적용하여 소독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발판소독조는 유기물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산화제 계열과 알데히드계열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여러 계열이 소독제를 임의로 섞어서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산성소독제와 알칼리성 소독제를 섞어 사용하는 경우 상호 중화되에 소독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크게 걱정하고 우려했던 올 겨울 HPAI 발생으로 양계 농가의 시름은 늘었다. 조금 더 긴장감을 가지고 철저한 자율적 차단방역으로 HPAI를 종식시켜야 하겠다. 이러한 노력이 우리나라의 HPAI 청정유지국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