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가금진료연구소 양계 질병 동향 - AI 바이러스 유입 방지를 위한 농장 차단방역 요령

  • Published : 2014.03.01

Abstract

Keywords

지난 1월 16일 전북 고창에서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한 이후 전국 여러 곳으로 확산되었다. 이번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 4차례의 H5N1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는 다른 H5N8형의 바이러스로 역학관계상 철새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등지에서 바이러스가 철새에 의하여 국내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I에 감염된 철새가 농장 주변 농경지나 저수지에서 서식하며 먹이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농경지나 농장주변에 분변이 떨어지게 되고, 이 바이러스가 직·간접적(사람, 설치류, 텃새 등)으로 농장에 들어와 발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의 역학조사 결과들에 의하면 주로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산발적인 발생이 주를 이루고, 일부지역에서 농장에서 다른 농장으로 역학적으로 전파된 케이스가 확인되었다. 전북 고창에서 최초 발생하였던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가 철새의 움직임에 따라 충청도, 경기도 지방으로 확산된 점 역시 철새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밀접한 역학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철새가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전파한다고 하여 철새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지역과 지역을 이동하는 철새에 대한 차단방역을 실시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철새에 대한 차단방역은 근본적으로 어렵지만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철새에 의해 광범위한 지역에 AI 바이러스가 살포되는 과정에서 농장 내·외부에 병원체가 유입되었다 하더라도 농장에서의 차단방역이 적절히 이루어져 계사에 병원체가 침입하지 못하게 하면 AI 발생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농장에서 차단방역 수칙을 설정하고 철저히 지킨다면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뿐 아니라 기타 질병들도 방어해 낼 수 있게 되는 것은 당연하며, 결과적으로 질병발생률은 떨어지고 농장의 생산성은 향상되어 높은 수익을 얻게 된다. 이번 호에서는 금번 발생한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의 차단방역 요령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로부터 농장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계분은 차단방역의 핵심

HPAI 바이러스 전파는 감염된 철새 분변, 그리고 발생농장에서 생산된 계분이 역학적인 연관성을 통하여 다른 지역과 농장으로 이루어진다. 가금의 전염성 질병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금에 발생되는 AI를 포함하여 다수의 질병이 분변을 통하여 많은 양의 병원체가 배출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일단 AI 바이러스가 숙주에 감염되면 숙주의 체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여 많은 양이 분변을 통하여 배출된다. 이렇게 배출된 분변이 차량이나 장비 그리고 사람에 의해 농장에 유입되어 질병이 발병하는 것이다.

계분으로 병원체가 배출되는 기전을 가진 종류의 질병이 농장에서 발생하였다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감염된 개체가 배출한 분변이 농장에 유입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농장의 차단방역의 핵심은 감염된 분변이 농장외부로부터 농장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며, 차단방역의 대상도 계분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그 위험성을 감안하여 설정하면 되는 것이다.

동절기 소독시 유의사항

겨울철은 AI 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 발생이 높은 시기이다. 또 겨울철새의 이동으로 인한 대륙 간의 질병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이며, 분변 속에 포함된 바이러스는 평상시보다 긴 생존기간을 갖게 된다. 또한 소독시설이 얼어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지고 낮은 온도로 인하여 소독액의 소독 효과도 떨어진다. 평상시보다 차량과 기구에 묻은 계분 등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겨울철은 질병 발생이 많아지는 시기이므로 농장에서는 평상시보다 더욱 더 철저한 소독 절차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독약을 선택하여 사용을 할 때에는 소독 대상 병원체에 적합한 소독약인지 확인을 하고 제품의 설명서를 읽고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 후 사용하여야 한다. 소독약은 장기간 사용하면 소독효과가 떨어지므로 2~3일 주기로 반드시 교체해 주어야 한다. 단, 소독약이 유기물에 오염이 되었을 때는 소독약이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오히려 오염물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즉시 교체하여야 한다.

소독액을 차량과 사람, 기구, 주변 환경 등에 사용할 때 소독액과 대상이 접촉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 농장에 출입하는 차량이나 사람, 그리고 신발 등에 묻은 병원체가 살멸되는 데는 충분한 적용 시간이 요구된다. 겨울철은 낮은 기온으로 인하여 소독기구 동파의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 후 남아있는 소독수가 얼지 않도록 호스, 파이프, 노즐 등의 소독수를 완전히 제거하고, 소독수가 들어있는 소독조와 소독장치가 얼지 않도록 보온덮개나 열선, 온열기 등의 장치를 사용하도록 한다. 겨울철 낮은 온도를 극복하기 위하여 가온형 소독(스팀소독)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된다.

소독조가 얼었을 때를 대비하여 휴대용 소독용 분무기를 구비해 놓고 필요시 수동으로 소독을 실시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소독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독전 청소 및 세척을 통하여 먼저 오염물질(분변, 사료, 흙 등) 등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장 출입 차량 관리

농장에 출입하는 차량은 계분처리차량, 출하차량, 왕겨 및 톱밥차량, 계란 수송차량, 사료차량, 약품수송차량, 전기점검차량, 시설A/S 차량 등 다양하다.

농장으로 반드시 출입해야하는 경우에는 적절한 소독 절차를 거쳐야 한다. 농가에서는 농장의 출입구에 소독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차량을 소독 할 때는 차량의 바퀴, 흙받이판, 차량 밑 부분, 적재함 등 외부를 소독하는 것은 물론 차량탑승자는 하차하여 차량발판 소독 및 차량 내부소독, 운전자의 손, 의복에 대한 소독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또 농장 출입이 빈번한 차량에 대해서는 카펫형의 발판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소독 및 오염물질 제거가 용이한 고무발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계분처리차량에 붙어 있는 유기물을 고압 분무 소독을 실시하면 차량에 붙어 있는 유기물은 바닥에 떨어지게 된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유기물(분변)속에 있는 바이러스는 소독액에 접촉하더라도 완전히 살멸되지 않고 지속적인 감염원으로 작용하게 된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유기물(분변) 등을 농장출입자(계사 관리자 포함)가 밟고 농장에 출입을 하면 유기물의 병원체가 농장과 계사로 유입되는 것이다.

<그림1>은 A농장의 차단방역 실패사례로서 A농장은 다량의 계분이 묻어 있는 계분차량을 농장입구의 소독실에서 고압분무소독을 실시한 후 바닥에 떨어진 분변을 농장 관리자가 밟고 들어가 3개의 계사에서 동시에 질병이 발생한 예이다.

<그림1> A농장의 차단방역 실패사례 모식도

따라서 계분차량 같이 다량의 유기물이 존재하는 차량류에 대해서는 별도의 구역에서 소독을 실시하고, 소독장소 바닥에 떨어진 유기물을 제거하여 추가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계분처리차량과 다른 농장 출입차량과의 동선을 서로 달리 설정하여 유기물을 통한 농장의 질병 오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림2>는 과거 2003년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발병 시 차단방역 실패 사례로서 농장은 계분처리를 위하여 다른 농장 공동으로 계분트럭, 로더 등 계분 처리 장비를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계분 처리 장비를 공유하던 다른 농장에서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되었고 공동으로 장비를 사용했던 농장에서도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였다. 농장 간에는 계분차량 및 장비를 공유하여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축종이 다른 농장 간에도 분변을 교차해서 처리하지 않아야 한다.

<그림2> B농장의 차단방역 실패사례 모식도

왕겨 및 톱밥운반 차량은 농장 간 이동이 잦고, 계분장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아 농장 간 질병전파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왕겨 및 톱밥 운반차량의 소독도 계분차량의 소독요령에 준하여 실시하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