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축산과학원 양계 연구 동향 - 장내 유해균 제어를 위한 생리활성물질의 이용

  • 발행 : 2014.02.01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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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생산성은 지난 수십 년간 육종을 거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발전은 양계산업에는 큰 이익을 가져다주었지만 산업이 대규모화, 집약화 되면서 질병 발생에 대한 위협과 피해는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대장균, 살모넬라, 캠필로박터 등 장 세균에 취약해짐에 따라 항생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항생제의 종류와 사용량이 증가에 따른 박테리아의 내성 발생은 인류 건강에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으며 치료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특히 식품 유래 살모넬라균은 잘 알려진 인체 유해균으로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살모넬라 종들은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있다. 살모넬라는 다양한 곳으로부터 유래하지만 그중에서도 동물의 장관은 주요 근원지로서 집약적 축산은 살모넬라가 장기간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사람이나 동물에 쓰이는 항생제의 과도한 사용은 이러한 다제 내성 유해균의 발생을 초래할 수 있다.

1. 산란계에서 살모넬라로 인한 피해

살모넬라 티피뮤리움은 살모넬라 혈청형 중에서도 다양한 항생제에 대해 내성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비장티프스성 살모넬라 혈청형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산란계 산업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간 140만 건의 식중독이 발생하고 550명이 사망한다. 살모넬라는 감염된 산란계의 장내 상피에 서식하며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난소나 난관으로 전파될 수 있다. 그러나 살모넬라 등 유해균의 균체화(colonization)가 일어나는 주된 장소는 맹장이다. 이는 특히 산란계의 환우를 위해 사료 급이를 중단할 경우 닭이 살모넬라성 장염에 취약하지면서 발생하기 쉽다. Frenzen 등(1999)은 식품 유래 살모넬라 감염으로 인한 비용을 연간 23억 달러로 추산하였다. 대부분 문제가 되는 케이스는 살모넬라 엔터리티디스와 살모넬라 티피뮤리움에 의한 경우이다. 살모넬라 엔터리티디스와 관련된 케이스는 계란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Guard-Petter, 2001). 산란계에서 절식에 의한 환우는 살모넬라 감염 감수성을 증가시킨다(Holt, 2003; Ricke, 2003). 장내에 서식하는 살모넬라는 난소, 간, 췌장, 소낭 등으로 전파된다. 비절식 환우법으로써 아연 같은 특정물질을 급여하거나(Park 등, 2004; Ricke 등, 2004) 밀 중강(wheat middling)(Seo 등, 2001),이나 알팔파(Donalson 등, 2005; Dunkley 등, 2007; 나 등, 2008)와 같이 섬유소가 많이 함유된 사료를 급여함으로써 살모넬라의 서식을 막는 대체 환우유도방법이 연구되어 왔다.

환우기간 동안 알팔파밀을 급여하면 절식을 시키는 경우와 달리 일정 수준의 산란율과 난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인비트로 실험을 통해서도 알팔파가 산란계에서 분리한 맹장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맹장 미생물에 의해 고섬유소 물질이 발효가능하다 하더라도 특정 물질을 첨가해줌으로써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미생물제제의 유해균 억제효과

이미 많은 연구에서 미생물제제의 장내 유해균 억제효과가 증명된 바 있다(Boyle 등, 2007; Williams 등, 2009). 미생물제제 중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가 명백히 입증된 것은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이다. 이들 균은 동물의 장내에 보편적으로 서식하는 균으로서 이를 이용한 미생물제제를 급여하면 장내의 미생물균총을 정상화시켜 준다(Shanhani와 Ayebo, 1980). 락토바실러스나 페디오코커스 등은 식품의 발효에도 널리 이용되어져 왔다.

유산균과는 달리 동물의 장내에 정상적으로 서식하지 않는 미생물(allochthonous probiotics)인 Sacharomyces boulardii 등은 클로스트리디움이나 대장균에 의한 감염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Czerucka 등, 2007). 그밖에 보통 바실러스균을 포함하는 아포형성균들도 이에 속한다. Vila 등(2009), Tellez 등(2012)은 프로바이오틱스 혹은 DFMs(Direct fed microbials)를 가금에게 급여할 때 특정 유해세균 억제와 장염 발생 감소에 효과가 있었음을 보고하였다. 이들의 논문에 따르면 내열성을 가진 아포형성 바실러스균의 급여가 살모넬라와 클로스트리디움 크게 감소시켰으며 실제 현장에서 가금 사료에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첨가하여 급여가 가능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프리바이오틱스의 살모넬라 제어 효과

프리바이오틱스는 Gibson과 Roberfroid(1995)가 처음 정의한 것으로 결장 내 박테리아의 성장과 활동을 선택적으로 촉진함으로써 숙주를 이롭게 하는 비소화성 물질이다. 대표적인 물질로 비소화성 탄수화물인 올리고당을 들 수 있다. 프리바이오틱스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사료원료가 위장관 상부에서 가수분되거나 흡수되지 않아야 하고, 선택적 물질로 작용하면서 장내 유익균을 촉진하며, 숙주에게도 도움이 되는 관강 내 혹은 몸 전체에 영향을 발휘해야 한다. 프리바이오틱스 같은 사료첨가제는 인비트로와 인비보 모두에서 발효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효의 대부분은 산란계의 맹장 내에서 이뤄지는데 이는 맹장이 원래 체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인 비피도박테리아, 진정세균 등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프리바이오틱스와 체내 미생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닭이 살모넬라로부터 보호받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FOS를 육계 초기 크럼블사료에 첨가급여하였을 때 살모넬라 감소 효과가 있었으며 후기로 갈수록 경쟁적 배제와 함께 살모넬라로부터의 보호효과는 증가하였다. 마찬가지로 락토스는 성계의 맹장 내용물로부터 얻은 밝혀지지 않은 세균현탁액과 결합하지 않는 한 살모넬라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가금에서 올리고당은 후장(hindgut)에 도달하여 하부 장관의 생리와 기능을 조정하는데 이는 계란이나 육계의 도체의 세균 오염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Orban 등, 1997). 프리바이오틱스 발효의 최종산물로서 수소, 이산화탄소,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등이 만들어지는데, 단쇄지방산은 칼슘, 마그네슘, 철 등의 흡수를 증가시키고 맹장 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킨다.

맺음말

장 질환은 양계산업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폐사율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양계산물의 잠정적인 오염 요소로 식품 안전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항생제 대체물질로서 단순히 성장 촉진의 효과뿐만 아니라 장내 유해균을 억제할 수 있는 생균제나 프리바이오틱스의 사용은 사료 내 항생제 사용 금지 이후에 양계 농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단, 유럽의 선례에서 보듯, 이러한 대체제의 사용 뿐 아니라 사양관리와 사육환경 개선, 차단방역 등 총체적인 접근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항생제 대체 생리활성물질에 대한 연구는 지난 10여 년간 많이 수행되어져 왔다. 최근에는 발전한 분자생물학적 분석기술을 이용하여 장내 미생물 균총의 변화와 그 메커니즘을 구명하려는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도 생리활성물질의 살모넬라 억제 기전을 밝히기 위해 가금연구로 유명한 미국 조지아대학과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연구들이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가금의 건강은 물론 동물복지와 축산식품의 안전성과 관련해서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