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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se Report of Postabortal Syndrome Patient

유산 후 산후풍 환자 1례에 대한 임상보고

  • Kim, Se-Hwa (Dept. of Korean Medicine Obstetrics and Gynecology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Hee University) ;
  • Hwang, Deok-Sang (Dept. of Korean Medicine Obstetrics and Gynecology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Hee University) ;
  • Lee, Jin-Moo (Dept. of Korean Medicine Obstetrics and Gynecology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Hee University) ;
  • Lee, Kyung-Sub (Dept. of Korean Medicine Obstetrics and Gynecology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Hee University) ;
  • Lee, Chang-Hoon (Dept. of Korean Medicine Obstetrics and Gynecology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Hee University) ;
  • Jang, Jun-Bock (Dept. of Korean Medicine Obstetrics and Gynecology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Hee University)
  • 김세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부인과학교실) ;
  • 황덕상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부인과학교실) ;
  • 이진무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부인과학교실) ;
  • 이경섭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부인과학교실) ;
  • 이창훈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부인과학교실) ;
  • 장준복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부인과학교실)
  • Received : 2014.10.17
  • Accepted : 2014.11.10
  • Published : 2014.11.28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is to report the clinical effect of oriental medicine on a patient suffering from postabortal syndrome with somatic pain disorder, Qi deficiency and depression. Methods: The patient had a miscarriage by cervical incompetence in 24 weeks' gestation even though she had operated cervical cerclage in 20 weeks' gestation. The patient received herbal medication, acupuncture, moxibustion during 20 days of outpatient treatment. The clinical effects were evaluated through VAS (Visual Analogue Scale) and EPDS (Edinburgh Postnatal Depression Scale Test). Results: The clinical symptoms of somatic pain and Qi deficiency were reduced during the treatment. The EPDS score also decreased from 19 points (high risk level) to 8 points (low risk level). Conclusions: This case study showed that herbal medicine, acupuncture and moxibustion treatment appeared to effectively reduce postabortal syndrome. Since patients previously experienced cervical incompetence tend to have habitual abortion for next pregnancy, further long term observation and preventive treatment are needed in this case for next safe pregnancy and childbirth.

Keywords

Ⅰ. 서 론

産後風이란 출산 후 조리가 완전하지 못하여 얻은 종합적인 병증 및 자율신경실조증후군과 유사한 것으로 내분비 불균형, 정신갈등에 의한 장애, 전신 관절통 및 근육통을 모두 포괄하는 의미이다1). 일반적으로 분만 외에 유산까지도 産後風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인식되는데, ≪東醫寶鑑≫에서는 ‘大抵半産, 須加十倍調治’라 하여 유산 시 산후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여2) 産後風의 예방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고, 유3)의 연구에서는 産後風을 유발하는 분만의 종류로서 유산을 언급하였으며, 박 등4)도 産後風과 출산 시기와의 관계에서 유산을 언급하고 있다.

産後風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의 효과는 임상적으로 뿐만 아니라 그간의 많은 연구로서 널리 보고된 바 있으며, 유산후 産後風증상에 관한 임상증례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으나5) 대개 임신 10주 미만의 자연 혹은 인공유산에 대한 증례 보고에 국한되어 있다6-9). 또한 국외연구에서는 유산 후 産後風의 증상이 불안, 우울 등의 기분장애로 나타남을 주로 보고하고 있으나10), 이와 관련된 국내 연구는 이 등11)이 발표한 유산 후 우울상태를 평가한 연구와 임 등이 발표한 임상 증례 1례7)를 제외하고 다양한 임상보고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유산을 경험한 여성은 만성골반통, 기분장애와 같은 産後風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충분한 조리를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11), 정상적인 출산을 경험한 것보다 환자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 상태가 오히려 높을 수 있다. 이러한 유산 후 환자의 심리상태파악을 위한 측정 도구로는 Cox 등12)에 의해 산후우울증위험 환자들을 선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척도인 에딘버러 산후우울척도검사(Edinburgh Postnatal Depression Scale Test, EPDS)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응급 자궁경부원형결찰술을 시행 받았으나 임신 24주에 완전유산 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한약치료와 침구치료를 병행하여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이러한 증상의 호전을 시각적 상사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 및 에딘버러 산후우울척도 검사(Edinburgh Postnatal Depression Scale Test, EPDS)를 이용하여 객관적으로 확인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Ⅱ. 연구방법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임신 24주 완전유산 후 요통, 골반통, 盜汗, 自汗, 전신 衰弱感및 疲勞感, 우울감 등 종합적인 병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통원치료를 시행하였고, 한약치료, 침구치료, 부항치료를 통해 치료 전후의 증상변화를 관찰하였다. 평가방법으로는 시각적 상사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 및 에딘버러 산후우울척도검사(Edinburgh Postnatal Depression Scale Test, EPDS)를 이용하였다.

1. 시각적 상사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

치료 중 환자의 통증 및 發汗, 疲勞感 등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감 호소에 대해 시각적 상사척도를 측정하여 치료 전후의 변화를 평가하였다. 최초 치료 시작일 이전 통증 또는 불편감이 가장 심한 상태를 10점, 통증 또는 불편감이 전혀 없을 때를 0점으로 설정하여 매회 치료 후 증상 강도의 변화를 VAS 기록지에 기록하도록 하였다. 환자가 가장 불편감을 느끼는 다음의 5개의 증상을 측정대상으로 선정하였다.

1) 근골격계 증상 : ① 요통 ② 골반통

2) 자율신경계 및 전신순환기 증상 : ③ 發汗(自汗, 盜汗) ④ 疲勞感및 衰弱 感⑤ 冷感

2. 에딘버러 산후우울척도검사(Edinburgh Postnatal Depression Scale Test, EPDS)(별첨1)

EPDS는 Cox 등12)에 의해 산후우울증 위험 환자들을 선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척도로 한국판 EPDS의 타당성은 김13)에 의해 검증된 바 있다. 총 10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매뉴얼에 따라 0-9점이면 정상 혹은 저위험군, 10-12점이면 상담 수준 혹은 위험군, 13점 이상이면 심각한 산후 우울증 혹은 고위험군으로 판단하는데 경계수치(cut-off scores)는 9-13점으로 다양하다12).

 

Ⅲ. 증 례

1. 성 명 : 이○○

2. 성별/나이 : 여자/31세

3. 치료기간 : 2013년 9월 5일-2013년 10월 10일까지 1회의 탕약처방 및 7회의 침구치료.

4. 가족력 : 別無

5. 월경력 : LMP 2013년 2월 25일. 월경통(+)

6. 산과력: 0-0-1-0

7. 望聞問切

1) 식욕 및 소화 : 1/2 공기, 소화부진 2) 대 변 : 1회/일, 양호 3) 소 변 : 양호 4) 수 면 : 8시간/일, 多夢, 淺眠 5) 대 하 : 항상 있음, 반투명 하거나 백색, 간혹 비린내 등 臭氣발생. 6) 寒熱: 추위 많이 탐. 7) 顔色: 萎黃 8) 舌診: 色淡紅苔薄白치흔(++) 경련(++) 9) 腹診: 中脘⋅天樞⋅氣海주변 무력, 압통(+), 복부동계(+) 10) 脈診: 浮, 虛, 數(80회/분)

8. 과거력

1) 2013년 7월 18일(임신 20주). 자궁무력증으로 응급자궁경부원형결찰술 시행 후 입원. 2) 2013년 8월 18일(임신 24주). 태아사망 상태로 조산(완전유산) 후 당일 퇴원.

9. 주소증 및 현병력

1) 주소증 (1) 신체동통 : 요통, 골반통, 골반 下 墜感및 기타 관절부위통증 (2) 氣血兩虛證: 自汗, 盜汗, 衰弱感, 疲勞感, 眩暈 (3) 冷感: 手足冷, 少腹부위 冷感 (차고 시림) (4) 기분장애 : 우울, 무기력, 죄책감

2) 현병력 상기환자는 2013년 7월 18일(임신 20주) 자궁출혈의 증상으로 산부인과에 내원하여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진단받았다. 당시 조기양막파수 증상과 함께 비교적 높은 염증수치가 관찰되어 당일 응급자궁경부원형결찰술을 받았고, 절대안정을 권고 받아 동 산부인과에 입원하여 침상 안정 하였다. 입원기간 동안 항생제, 자궁수축이완제, 폐성숙촉진제, 영양제 등 주사 치료를 받았으나 8월 17일(임신 24주)에 조기진통이 발생했고, 8월 18일 사망한 태아와 태반이 만출되어 임신이 종료되었다. 추가로 소파술은 시행되지 않았으며 당일 퇴원 조치되었다. 이후 자택에서 안정가료를 하였으나 전신관절의 동통(요통, 골반통, 기타 관절부위통증), 氣虛證(盜汗, 衰弱感, 疲勞感), 冷感및 우울감 등이 극심하여 2013년 9월 5일 본원에 내원하였다.

10. 치료 내용

1) 한약치료 상기 환자는 자궁경부 무력증으로 진단 받을 당시, 자궁출혈 증상 외에 요통 및 少腹부위의 下墜感을 경험했는데, 유산 후에도 下墜感은 개선되지 않았다. 또한 추위를 심하게 타고, 항상 手足이 찬 편이나 유산 후 더욱 冷感이 악화되었고, 백색대하가 항상 있으며, 盜汗․自 汗등 發汗증상이 심하였다. 체구는 작으나 아래턱이 발달된 사각형 얼굴에 체격이 왜소하였고 안색이 萎黃하고, 脈이 浮虛하며 舌色淡紅, 舌苔薄白, 舌型에 齒齦과 경련이 심하였다. 상기 증상들을 종합하여 氣血兩虛의 상태이나 氣虛상태가 血虛상태에 비해 심한 유형으로 변증 하였고 이에 補虛湯을 치료의 기본 처방으로 선정하였다. 증상에 따라 약물을 가하여 20첩, 40팩으로 처방하였고, 1일 2회 공복에 복용하도록 하였다. 처방된 한약은 9월 6일부터 9월 25일까지 복용하였다.

Table 1.Composition of Herbal Medicine

2) 침구치료 매 내원시마다 앙와위 자세를 취한 후, 복부에는 온구기를 사용하여 기기구술을 실시하였다. 동시에 상지, 하지 부위에 자침하여 20분간 유침하였다. 이후 복와위 자세로 요둔부에 자침 후 15분간 전기자극을 주었고 연이어 3분간 건부항을 시행하였다. (1) 앙와위 ① 뜸 : 中脘, 天樞, 關元, 氣海; 복부 기기구술(동방단전구합, 동방숯쑥탄, 3장), 1회, 20분 시행 ② 침 : 合谷, 太衝, 內關, 外關, 足三里, 三陰交; 0.25×30 mm 1회용 호침(동방침구사, 한국), 1 cm 자입, 1회, 20분 유침 (2) 복와위 ① 전기침 : 大腸兪, 腎兪, 志室, 環跳; 0.25×30 mm 1회용 호침(동방침구사, 한국), 3 cm 자입, 전기자극(2Hz frequency, StraTek co, CELLMAC STN-110), 1회, 15분 유침 ② 건부항 : 大腸兪, 腎兪, 志室, 環跳, 3분 시행

10. 치료 경과 내용

상기 치료 후 증상의 호전 정도는 다음과 같았다(Table 2).

Table 2.The Change of Symptoms

Fig. 1.The Change of Symptoms (VAS Scale).

Fig. 2.The Change of Symptoms (EPDS Score).

1) 2013년 9월 5일 최초 치료 후 요통은 다소 감소하였으나 기타 증상의 호전은 없었다. 환자의 우울감 등이 상당히 높아서 상담 및 치료 도중 눈물을 계속 흘렸다. EPDS점수는 19점으로 심각한 산후 우울증상을 나타냈다.

2) 2013년 9월 6일 요추 기립근 및 이상근의 경결 및 통증이 7점으로 감소하였으나 기타 증상은 동일하였다. 환자는 치료 도중 지속적으로 눈물을 흘렸다.

3) 2013년 9월 7일 요통은 5점으로 감소하였고 골반통도 9점으로 감소하였는데 통증은 전체적으로 우측이 좌측보다 심하였다.

4) 2013년 9월 9일 요통이 3점으로 감소하였다. 탕약 복용 3일이 지나자 盜汗, 疲勞感, 冷感등도 점차 개선되었다. 본인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5) 2013년 9월 10일 유산 후 처음으로 꿈을 기억하지 못하고 잘 잤고 盜汗의 감소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6) 2013년 9월 16일 요통이 1점, 골반통이 5점으로 개선되었고, 盜汗, 自汗, 疲勞感, 冷感도 개선되었다.

7) 2013년 10월 10일 疲勞感, 冷感외에 불편한 증상이 사라져서 그동안 내원하지 않았다. 요통, 골반통 등 전신 관절통증 및 盜汗증상은 완화되었으며, 疲勞感은 3점, 冷感은 4점 정도에서 다소 변동이 있는 수준이었다. EPDS점수는 8점으로 현격히 감소하였다.

 

Ⅳ. 고 찰

유산이란 배태 혹은 태아가 28주전 혹은 체중이 1000 g 이하에서 임신이 중단되는 경우이며, 임신 12주 이전에 발생하는 경우를 조기유산이라 하고, 12주-28주에 발생하는 경우를 만기유산이라 한다. 최근에는 산과와 신생아 관리기술의 발전에 따라 임신 20주 이전에 임신이 중단되는 경우를 유산이라 한다14). 産後風이란 출산 후 조리가 완전치 못하여 얻은 종합적인 병증 및 자율신경실조증후군과 유사한 것으로 내분비 불균형, 정신갈등에 의한 장애, 전신 관절통 및 근육통을 모두 포괄하는데1) 정상적 분만 외에 유산도 産後風의 범주에 포함된다. ≪東醫寶鑑≫에서는 ‘大抵半産, 須加十倍調治’라 하여 정상적인 해산 보다 유산 시에 산후조리와 치료가 10배 중요하다고 강조하여2) 産後風의 예방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고, 유3)의 연구에서는 産後風을 유발하는 분만의 종류로서 유산을 언급하였으며 박 등4)도 産後風과 출산 시기와의 관계에서 유산을 언급하고 있다. 유산을 경험한 여성은 만성 골반통, 기분장애 등 産後風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정상적인 출산을 경험한 것보다 환자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 상태가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조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실제로는 충분한 조리를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11).

Cox 등12)에 의해 산후우울증위험 환자들을 선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척도인 EPDS는 유산 후 환자의 심리상태 파악에도 사용 되는 데 Sit 등15)의 보고에 따르면 EPDS로 확인한 유산 전후 우울지수에서 약물적, 수술적 유산과 관계없이 유산 직전 35% 이상의 환자에서 높은 우울지수가 나타났으며, 유산 한달 후에도 약 17%이상의 환자들이 높은 우울지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Bradshow 등10)은 유산 후에도 약 30%의 환자에서 지속적 감정변화가 있었음을 보고하였고, Rees 등16)은 유산 자체가 심한 기분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어 유산 후에 출산과 유사한 관점에서 제반 증상에 대한 조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자궁경부무력증이란 임신 제 2삼분기 또는 임신 제3삼분기 초에 통증이나 출혈 없이 자궁경부가 개대되어 양막팽윤 및 조기양막파수가 발생하고 결국에는 태아만출이 초래되는 질환으로 다음 임신에서도 유산이나 조산이 반복되는 경향을 보여 이런 경과로 습관성 유산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17)인 질환이다. 자궁경부무력증의 원인은 경관의 외상, 원추절제술, 경관소식술, 경관절단술 등에 의한 경우와 내분비 장애 또는 선천성 경 부무력증 등이 지목되나 경산부 혹은 인공유산의 경력이 있는 부인에서 다발하는 것으로 보아 경관의 외상에 의한 손상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17,18). 모든 분만의 0.05-2%에서 발생하며, 조산의 10%, 임신 중반기 태아 손실의 약 15%가 자궁경부 무력증에 의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자궁경부 무력증의 정의, 병태생리, 임신증상, 처치 등은 아직도 논란이 많다18). 양방적 치료에는 Shirodkar와 McDonald에 의한 자궁경부원형결찰술이 고위험군 환자에게서 예방적 차원에서 시행되어 왔으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성공률은 보고자마다 달라서 아직도 논란이 많다. 자궁경관이 개대되고 양막이 팽윤된 경우 임신을 지속시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응급자궁경부원형결찰술인데 수술 성공률은 50-59%, 태아 생존율은 22-100%로 다양하게 보고된다18). 수술이 실패하면 무력한 자궁경관이 개대되는데 이 시기는 임신 중기 이후의 유산17)이므로 임신 초기 유산에 비해 환자의 정신적 위해는 비교적 클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자궁경부무력증은 임상증상으로 볼 때, 한의학적으로 胎動欲墮, 墮胎, 小産, 滑胎등의 범주에 가까운데 다음 임신에도 습관성 유산과 조산이 반복되는 임상경과를 고려하면 滑胎의 범주에 가장 가깝고19), 임신 제 2삼분기 혹은 제 3삼분기에 증상이 진행되는 임상증상을 고려하면 小産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20).

본 증례의 환자는 임신 20주에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진단받아 응급자궁경부원형결찰술을 시행 받은 후 입원하여 침상 안정을 취하였지만, 임신 24주에 완전유산으로 임신이 종료된 환자로 전신관절의 동통(요통, 골반통, 기타 관절부위통증), 氣虛證(盜汗, 衰弱感, 疲勞感), 冷感 및 우울감 등 産後風의 증상이 극심하여 내원하였다. 따라서 산후의 특징인 多虛와 多瘀에 七情內傷이 가중된 상태에서 제반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14) 진단되었다.

상기 환자는 자궁경부 무력증으로 진단 받을 당시, 자궁출혈 증상 외에 요통 및 少腹부위의 下墜感을 경험했는데, 유산 후에도 下墜感은 개선되지 않았다. 또한 추위를 심하게 타고, 항상 手足이 찬편이나 유산 후 더욱 冷感이 악화되었고, 백색대하가 있으며, 盜汗이 심하고, 舌色淡紅, 舌苔薄白, 舌型에 치흔과 경련이 심한 점으로 보아 氣血兩虛의 범주에서 氣虛상태가 血虛상태에 비해 심한 유형으로 변증하였고 이에 補虛湯을 치료의 기본 처방으로 선정하였다.

補虛湯은 ≪醫學入門≫21)에 최초로 수록된 처방으로 산후 大補氣血을 목적으로 立方되었으며 그 처방내용은 人蔘, 白朮, 當歸, 川芎, 黃芪, 陳皮, 甘草로 구성되어 있다. 方中의 人蔘白朮이 君藥으로 작용하여 補中益氣작용이 補血작용보다 우선시 되는 처방이다22). ≪東醫寶鑑≫에서는 ‘産後大補氣血爲先宜用補虛湯雖有難證以未治之’라 하여 산후에는 마땅히 大補氣血해야 하고 補虛湯의 사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2,22). 본 환자의 경우 産後三急중의 하나인 盜汗 증상을 보이고 있어 그대로 진행될 경우 津液의 손상이 가중되고, 陰血이 爆傷하여 陽氣가 쉽게 虛脫해질 가능성14)이 높다고 판단하여 益氣養血및 補陽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白首烏와 鹿茸23)을 가하였고, 冷感개선을 위해 溫中回陽과 溫經의 효능이 있는 肉桂와 乾薑23)을 가하였다. 또한 신체동통, 下墜感을 비롯한 골반통의 개선을 위하여 호소하여 活血通經하여 産後腹痛에 효능이 있는 益母草를 가하였다24). 더불어 EPDS점수에서 19점을 나타낸 바, 산후 우울증 상태가 비교적 위중하다 판단하여 肝鬱의 병기를 해소하기 위하여 柴胡를 가하여23)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였는데, 한약복용 완료시까지 EPDS점수의 차이가 없을 경우 적극적 심리치료를 필요 할 수 있음을 처음 진찰 시에 환자에게 고지하였다.

침구치료에 있어 合谷, 太衝, 足三里, 三陰交, 內關, 外關를 자침하여 氣血의 순환을 원활히 도와 자율신경계 및 전신 순환기 증상을 개선하고자 하였고, 복부기기구술을 통해 복부의 혈자리를 자극하여 복부를 따뜻하게 해주면서 上下의 순환을 원활히 유도하여 골반통과 冷感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4주간 침상 안정하는 동안 요추, 천추 기립근의 약화가 요통을 악화시켰을 것으로 판단하여 腎兪, 志室, 大腸兪, 環跳에 전기침 및 부항 치료를 시행하였다. 20일 간의 한약투여와 총 7회의 침구치료를 통하여 요통, 골반통, 自汗, 盜汗등의 증상은 완화되었고 疲勞感및 衰弱感, 冷感등의 증상도 절반이상으로 개선이 되었다. 심각한 우울정도를 반영했던 EPDS점수는 19점에서 정상수준인 8점으로 크게 감소되었다. 치료 전 높은 수준의 EPDS 점수는 유산과 관련되었던 4주간의 경과(자궁무력증진단-자궁경부원형결찰수술-4 주간의 침상안정-완전유산)에서 환자가 경험했던 심리적 불안과 높은 스트레스 상태가 유산 후의 産後風과 복합되어 가중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한의학적 치료를 받으며 신체통증이 개선됨에 따라 점차 정서적 증상이 안정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치료 후의 EPDS점수가 아직 경계수치에 근접한 점수이기 때문에 보다 장기적 관점의 추적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자궁경부무력증 및 자궁경부원형결찰술의 병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다음 임신에서도 습관성 유산이나 조산이 반복될 가능성인 높기 때문에17,18) 재발의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예방적 한의학적 치료와 예후 관찰이 필요한 환자이나, 환자의 내원 중단으로 추가적인 치료가 진행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치료 전후 産後風증상의 변화를 시각적 상사척도(VAS)와 EPDS를 사용하여 비교적 정량적으로 측정하고자 하였으나, 측정 내용이 환자의 주관적인 답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증상의 개선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진단방법과 도구의 도입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향후 추적관찰을 통하여 호전상태가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바이다.

 

V. 결 론

본 증례의 환자는 임신 20주에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응급자궁경부원형결찰술과 입원안정을 시행 받았으나 임신 24주 완전유산 후 극심한 産後風으로 본원에 내원하였다. 補虛湯加味方을 활용한 한약 치료 및 침구치료를 병행하여 요통, 골반통, 自汗, 盜汗증상이 관해 되었고, 衰弱感, 疲勞感및 冷感이 상당히 개선되었다. 산후 우울증 척도인 EPDS 점수도 심각한 우울수준에서 정상수준으로 개선 되었는데 유산 후의 환자는 정상분만한 여성보다 EPDS 수치 비교적 높은 점을 고려할 때10,15,16) 유산 후 환자의 심리치료에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가능성이 있음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EPDS수치는 여전히 경계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향후 추가치료와 지속적 추적관찰이 필요한 임상례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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