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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항생제 유발 설사 환자에 대한 향사육군자탕(香砂六君子湯) 가감방(加減方) 투여 1예

A Case Study of a Serious Antibiotics-associated diarrhea Patient Treated with Modified Hyangsayukgunja-tang

  • 박소임 (국립중앙의료원 한방내과) ;
  • 강다현 (국립중앙의료원 침구의학과) ;
  • 서호석 (국립중앙의료원 한방내과) ;
  • 김진원 (국립중앙의료원 한방내과)
  • Park, Soim (Dept. of Korean Internal Medicine, National Medical Center) ;
  • Kang, Da-Hyun (Dept. of Korean Acupuncture and Moxibustion Medicine, National Medical Center) ;
  • Seo, Ho-Seok (Dept. of Korean Internal Medicine, National Medical Center) ;
  • Kim, Jin-Won (Dept. of Korean Internal Medicine, National Medical Center)
  • 투고 : 2014.10.22
  • 심사 : 2014.11.18
  • 발행 : 2014.12.31

초록

Objectives :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report a therapeutic effects of a Korean herbal prescription for antibiotics-associated diarrhea. Methods : Modified Hyangsayukgunja-tang was prescribed once or twice a day to a antibiotics-associated diarrhea patient. To observe the therapeutic effects, the frequency of defecation was counted and Bristol Stool Form Index was used. Laboratory tests were conducted periodically. Results : The frequency of defecation was decreased from 9 times a day to once a day. According to Bristol Stool Form Index, stool form was improved from Type 7 to Type 5. The level of red blood cell, hemoglobin and albumin increased slightly from the day of admission to discharge. Conclusions : Hyangsayukgunja-tang can be a choosable treatment option for a serious antibiotics-associated diarrhea.

키워드

I. 서 론

항생제 유발 설사(Antibiotics-associated diarrhea, AAD)는 가장 흔한 항생제 치료의 부작용 중 하나로, 다른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이 항생제 노출 2일∼2개월 사이에 발생하는 설사를 의미한다1. 입원 환자에게 항생제를 사용하면 약 5∼25%의 환자가 항생제로 유발된 설사를 경험한다고 한다2. 그 발생 빈도는 사용하는 항생제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데, 세팔로스포린, 클린다마이신, 아목시실린, 피페라실린 등의 광범위 페니실린과 가장 많이 연관된다고 알려져 있다3.

항생제 유발 설사의 증상은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대장염부터, 묽거나 수용성 배변을 자주 보며 다른 부작용이 없는 ‘성가신 설사’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항생제 유발 설사의 주요 기전은 항생제가 병원균의 증식을 막는 장내 세균총의 집락 저항성을 무너뜨려 발생하거나, 항생제가 지방산 함량을 변화시키거나 흡수되지 않는 탄수화물이 증가됨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독소를 발생하는 Clostridium difficile은 위막성 장염을 유발하는데, 이는 대변배양검사에서 C. difficile 장독소(enterotoxin A)의 검출 여부로 판단한다. C. difficile로 인한 설사는 CDAD(C. difficile-associated diarrhea)라고 하며, CDAD는 발생 빈도가 10∼20%로 낮지만 더욱 심각한 형태이다4. CDAD를 제외한 항생제 유발 설사는 항생제 사용력과 증상 등을 바탕으로 진단한다.

정상 성인의 대변은 하루 200g 이하이며, 배변 횟수는 매일 3회에서 주 3회로 다양하다. 설사는 하루에 대변량이 200g을 넘거나 배변 횟수가 3회를 초과하는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2주 이내의 설사는 ‘급성설사’, 2-4주는 ‘지속되는 설사’, 4주를 초과하면 ‘만성 설사’로 정의한다5. 지속되는 설사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6 탈수, 쇼크, 대사성산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설사의 치료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다. 설사를 유발하는 요인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로페라마이드(loperamide)나 디페녹실레이트(diphenoxylate)등의 약물로 장운동을 감소시켜 설사를 멎게 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며, 원인균이 발견되거나 의심되면 항생제를 사용하여 치료한다7.

세프디토렌 피복실(Cefditoren Pivoxil)은 경구용 3세대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로, 그람 양성균과 그람 음성균에 모두 작용하며, 특히 인플루엔자균(Haemophilus influenzae)과 폐렴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에 유효하게 작용한다. 또한 원외폐렴(community-acquired pneumonia), 만성 기관지염, 인두편도염, 단순 피부 감염, 급성상악동염 등에 효과가 있다. 세프디토렌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설사로, 200mg을 1일 2회 복용한 2409명 중 11명, 400mg을 1일 2회 복용한 1890명 중 14명에게 설사가 발생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8.

항생제 유발 설사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한 예로 양9 등이 한방병원 중증치료실에 입원중인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삼출건비탕, 향사온비탕 등을 처방해 항생제 유발 설사가 유의하게 호전된 사례가 있다. 또한 이10 등은 뇌경색 외 다른 과거력이 없는 중풍환자에게 정맥염, 요로감염등의 염증이 발생하여 항생제를 투여한 후 설사가 발생하였고, 이에 이중탕을 처방해 설사가 호전된 사례를 보고하였다. 두 선행연구 모두 해당과에 입원 중 항생제 유발 설사가 발생하였으며 설사 발생 후 수일 이내 한의학적 치료를 시작하였다.

본 연구의 경우 고혈압, 당뇨, 만성신장질환, 뇌출혈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장기간 와상 환자에게 발생한 폐렴에 약 50일 동안 세프디토렌 피복실(Cefditoren Pivoxil)을 항생제로 사용한 후, 1일 최대 8∼9회 가량 발생하는 설사가 1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설사가 지속되는 기간 동안 설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찾지 못하였으며, 장기간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항생제 유발 설사로 진단받았다. 이후 지사제(Loperamide), 항원충제(Metronidazole), 정장제(Bacillus subtilis)로 대증치료를 하였으나 호전이 없어 한방내과로 전과하여 香砂六君子湯加減方을 투여한 후 설사 횟수가 1일 1회로 호전되었기에 항생제 유발 설사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효과를 보고하는 바이다.

 

II. 방 법

Bristol stool form index는 대변의 형태를 일곱 가지로 분류한 지표로, 임상과 연구 영역에서 모두 사용된다. 땅콩과 같이 딱딱한 덩어리인 Type 1과 덩어리진 소세지 같은 Type 2, 표면이 갈라진 소세지와 같은 Type 3, 표면이 매끈한 소세지와 같은 Type 4, 경계가 명확한 대변 방울인 Type 5,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죽 같은 형태인 Type 6, 고체가 없고 액체 형태인 Type 7로 분류한다11. 로마기준Ⅲ에서는 Type 6와 Type 7을 설사로 분류한다12.

본 연구에서 치료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설사 횟수를 측정하였고, 대변의 형태 구분은 Bristol stool form index를 따랐다(Table 1).

Table 1.Bristol Stool Form Index

 

III. 증 례

1. 환자 : 83세 남성

2. 진단명

3. 주소증

1) Diarrhea

2) Dementia

4. 발병일 : 2013년 11월 10일 흡인성 폐렴 발생하여 항생제 사용하고 2014년 3월 8일 설사 발생

5. 과거력

1) 고혈압

2) 당뇨

3) 뇌출혈(Rt. MCA) : 2010년 발생 후 연하 곤란 발생.

4) 흡인성폐렴

5) 만성신장질환 4기 : Hemodialysis 시행하지 않음.

6) 발작성 심방세동

6. 현병력

2010년 우측 중대뇌동맥(Rt. MCA)에 출혈 발생 후 좌반신 마비증상이 있었고 연하가 곤란한 상태였다. 2013년 11월 10일 흡인성 폐렴이 발생하여 12월 23일 기관절개술(tracheostomy) 받고 기계환기(mechanical ventilation) 상태로 2014년 1월 21일까지 타병원에 입원하였다. 입원 중 지속적으로 piperacilln-tazobactam 주사제를 사용하였으며 1월 22일부터 경구용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인 메이액트정100mg(cefditoren pivoxil) 1일 3회 300mg씩 복용하던 중 3월 3일 기계환기 이탈(ventilator weaning)을 위해 본원 호흡기내과 입원하였고, 3월 8일부터 1일 3회의 설사가 발생하였다. 설사 발생으로 3월 8일 호흡기내과에서 시행한 Stool WBC, C. difficile culture, C. difficile toxin A, occult blood의 검사는 모두 음성 반응이었다. 본원 호흡기내과에서 항생제 유발 설사로 진단하고 3월 11일부터 3월 21일까지 지사제(Loperamide) 2mg을 1일 2회 2mg, 4mg, 6mg으로 점차 증량하며 투약하였으나 3월 12일 설사 횟수가 5회로 증가하였다. 3월 12일부터 3월 24일까지 항원충제(Metronidazole) 250mg을 1일 2회 250mg씩 투약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3월 18일부터 지속적으로 정장제(Bacillus subtilis) 250mg을 1일 3회 투약했으나 별무호전이었으며 3월 15일 실시한 복부 CT와 3월 26일 실시한 상부소화관내시경에서 모두 특이소견이 없어 설사의 유발요인을 찾지 못했다. 호흡기내과 입원 당시 G-tube diet 300ml를 1일 4회 식사하였으나 설사가 지속되어 3월 15일부터 신부전식이 G-tube diet 150ml를 1일 4회 식사하는 것으로 식이가 조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설사가 호전되지 않았고 3월 20일 경부터 1일 8∼9회 설사가 발생하였다. 설사에 대해 적극적인 한방치료 받고자 2014년 4월 9일 본원 한방내과에 입원하였다.

7. 초진 소견

1) 체격 : 169cm, 70kg, 건장한 체격, Quadriplegia state motor grade(1)

2) 호흡 : dyspnea/cough/sputum(+/-/+) s/p Tracheostomy, T-tube insertion state, ventilator 유지. 1일 8∼9회 정도 suction 시행하여 다량의 묽은 흰색 객담 배출.

3) 眼 : Pupil reflex isocoria

4) 수면 : 淺眠. 입면장애 있으며 주간 1시간, 야간 2-3시간 정도 수면.

5) 腹 : 압통(-) 경결(-) 腸鳴(+) 寒 경향

6) 食 : G-tube insertion state, 신부전식이 G-tube diet 150ml를 1일 4회 식사.

7) 대변 : diaper state, 1일 8∼9회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diarrhea 양상.

8) 소변 : foley catheter insertion state, 1일 배뇨량 1000∼1300cc.

9) 안색 : 흰 편

10) 汗出 : 전신 自汗 경향, 기침을 하거나 힘을 줄 때 더 많이 汗出.

11) 舌脈 : 舌淡紅 無苔 脈沈滑 Arrhythmia(+)

8. 辨證 : 氣虛痰飮

9. 검사소견

1) 혈액검사(Table 2)

Table 2.*WBC : White Blood Cell, RBC : †Red Blood Cell, ‡RDW : Red cell Distribution Width, §MPV : Mean Platelet Volume, ∥PDW : Platelet Distribution Width, ¶BUN : Blood Urine Nitrogen, **CRP : C-reactive Protein

입원일과 입원 7일째, 퇴원일에 각각 혈액검사를 실시하였다. Table 2의 결과 외에는 모두 정상이었다.

2) 대변 검사(2014/04/09) (Table 3)

Table 3.Stool Test

3) Chest X-ray(2014/04/09)(Figure 1) : No active lesion.

Figure 1.Chest AP (2014/04/09)

10. 치료방법

1) 침구치료

환자 dementia로 인해 hyperactivity 상태여서 皮內鍼으로 시술하였다. ‘청도동방의료유한공사’에서 제작한 피내침을 사용했으며, 규격은 0.18×1.3×1.5mm이다. 설사에 상용하는 穴 중 三陰交, 足三里, 內庭, 太衝을 選穴하여13 좌우 양측으로 자침하였고, 3일 간격으로 1회 시술하였다. 이 외의 침, 뜸, 부항등의 치료는 hyperactivity로 인해 시행하지 않았다.

2) 한약치료 (Table 4)

Table 4.The Composition of Modified Hyangsayukgunja-tang

입원 기간 16일 중 처음 2일을 제외한 14일 동안 한약치료를 하였다. 氣虛痰飮으로 辨證하였기 때문에 香砂六君子湯 加減方 선방하여, 입원 3일째인 4월 11일부터 4월 21일까지 1일 1첩을 煎湯하여 점심 식후 1시간인 오후 1시30분에 60cc로 1회 투여했고, 입원 14일째인 4월 22일부터 퇴원일인 4월 25일까지 1일 2첩을 煎湯하여 점심, 저녁 식후 1시간인 오후 1시 30분, 오후 7시 30분에 각각 60cc씩 총 2회 투여했다.

3) 양약치료

내원 전부터 복용하던 호흡기내과에서 처방한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였다.

Amlodipine besylate 5mg, Torsemide 10mg, Amiodarone HCl 200mg, Warfarin Sodium 1mg, Quetiapine fumarate 25mg, Trimebutine maleate 300mg, Ursodeoxycholic acid 600mg, Almagate 45ml, Ranitidine hydrochloride 168mg, L-Ornithine-L-Aspartate 6g, Iron acetyl-transferrin hydroglycerin solution 4ml, Bacillus subtilis 750mg

혈당 조절을 위해 Insulin glargine 22IU(International Unit)를 injection하고, Insulin glulisine을 부하 2시간 후 혈당 농도(PP2, 2 hours post-prandial plasma glucose level)가 251∼350mg/dL일 경우 2IU, 351∼450일 경우 4IU, 451 이상일 경우 6IU를 injection하였다.

11. 치료경과(Figure 2, 3)

Figure 2.Changes of Number of Defecation

Figure 3.Changes of Bristol Stool Form Index

4월 9일 입원 당시 손가락 2마디 정도의 Type 7인 물과 같은 양상의 설사를 1일 8∼9회 배변하였고 본과 입원 전부터 지사제(Loperamide), 항원충제(Metronidazole), 정장제(Bacillus subtilis)를 지속적으로 투약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4월 11일부터 香砂六君子湯 加減方을 1일 1회 투여하였고 다음 날부터 대변의 점도가 약간 높아져 Type 6와 유사했으며 배변 횟수가 5회로 감소했다. 4월 13일에는 Type 7의 물과 같은 설사 다량 1회, 손가락 2마디 정도의 Type 6의 묽은 죽과 같은 설사를 3회하였다. 4월 14일 양이 많았으나 죽과 같이 점도가 높아진 Type 6의 설사를 1회하였고 4월 15일과 16일에는 배변하지 않았다.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손가락 2개 정도의 Type 5 경계가 명확한 무른 대변 덩어리를 1회 배변하였고 4월 20일에는 점도가 약간 낮아진 Type 6의 연변을 1회 보았다. 대변이 Type 5에서 Type 6로 경도 악화되었고 한약투여 후 입원 당시보다 위장 기능이 호전되었다고 판단하여 4월 22일부터 동일한 처방을 1일 1회에서 2회 투여로 증량하였다. 4월 21일부터 23일까지 배변하지 않았고 4월 24일 점도가 다시 높아진 Type 5의 대변을 1회 보았다. 설사 증상이 완화되어 입원 17일째인 4월 25일 퇴원하였다.

 

IV. 결론 및 고찰

2000년 실시된 의약분업 후 항생제 사용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항생제 판매액 및 소비량이 많은 편이다. 2012년 국내에서 생산된 의약품의 전체 금액은 총 13조 5000억원 규모였으며 생산실적(금액) 중 소분류 약효군별로 항생물질제제(분류번호 618 주로 그람양성, 음성균에 작용하는 것)가 1조 1172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는 전체 금액의 8.2%를 차지한다1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기준으로 국민 1,000명당 하루 28.4DDD(Defined Daily Dose, 일일 상용량)의 항생제(전신성 항균물질, ATC 코드 J01)를 사용해 OECD 평균인 20.3DDD에 비해 높은 의약품 소비량을 보였다15. 항생제를 사용할 때 궁극적으로 꼭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용량을 처방하는 의료계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항생제 사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한의약의 방법으로 어떻게 환자를 관리할 수 있을지 모색할 필요가 있다.

설사는 가장 흔한 항생제의 부작용 중 하나이다. 인체의 소장 내용물 1그램 당 약 1011마리, 40여 종의 박테리아가 서식하며 소장 점막과 안정된 체계를 유지한다. 이 평형은 외인성 유기체를 제거하며 집락 저항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항생제 치료가 장내 세균총의 정상적인 평형을 무너뜨리게 되면 대사 기전과 대장의 집락 저항성이 무너지게 되고 설사가 발생하게 된다16.

항생제 유발 설사는 환자들이 한 곳에 집단으로 모여서 함께 유발 요인에 노출되며 감수성, 접근성이 높은 장소인 병원 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항생제 유발 설사의 위험 요인으로 우선 항생제의 종류를 들 수 있고 암피실린, 아목시실린, 세팔로스포린이 가장 많이 설사를 유발한다17. 항생제의 종류 뿐 아니라 항생제에 노출되는 기간도 위험 요인이 된다. 또한 항생제 유발 설사 환자의 평균 연령은 70.2±14.6세로 항생제 유발 설사가 아닌 설사 환자의 평균 연령인 58.2±21.0세 보다 높다. 재원 기간이 긴 환자, 비위관으로 영양 공급을 받는 환자에게 항생제 유발 설사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18.

의학적으로 항생제 유발 설사를 치료할 때는, 심각하지 않은 경우 재수화(rehydration)를 하고 해당 항생제를 중단하거나 더 적절한 항생제로 바꾼다. 심한 항생제 유발 설사는 주로 C. difficile로 인한 설사(CDAD)이며, 이 경우 반코마이신, 메트로니다졸 등의 항생제로 치료한다19. 이 외에 항생제 유발 설사를 치료하기 위해 콜레스티라민(cholestyramine)과 같은 독소 결합체를 C. difficile 독소와 결합하여 체외로 배출시키는 방법, 미생물을 보충해 장내 정상 세균총을 활성화시키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투여하는 방법, 면역요법 등이 있다. 항생제 유발 설사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투여하는 것이 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2.

한의학에서 설사는 주로 濕邪가 脾胃를 침범하거나, 脾虛失運으로 飮食을 精微로 運化하지 못하여 水濕이 體內에 정체되어 나타난다고 본다. 대개 濕을 겸하며 처음에는 中焦를 分利하고 下焦를 滲利시켜야 하며, 오래된 證은 昇擧해 주며 반드시 滑脫해서 不禁한 뒤에 澁藥을 써서 그치게 해야 한다20. 급성 설사는 濕盛으로 인한 것이 많고 만성 설사는 脾虛로 인한 것이 많다. 이에 대한 治法은 本治로 建脾養胃, 益氣和中하고 標治로 脾濕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7.

본 증례의 환자는 혈압, 당뇨, 뇌출혈, 만성신장질환 4기, 흡인성 폐렴, 발작성 심방세동 등 만성 소모성 질환을 오랫동안 앓았으며 2010년 우측 중대뇌동맥에 뇌출혈이 발생한 후 좌반신 마비, 중추성 치매, 의식저하 상태로 병상 생활을 해왔다. 연하곤란으로 흡인성 폐렴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수차례 타병원이나 본원 내과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2013년 11월 10일 흡인성 폐렴이 발생해 비위관삽관술을 시행한 이후 지속적으로 비위관으로 영양 섭취를 하고 있으며, 12월 23일 기관절개술을 시행하여 기계환기 상태를 유지하였다. 흡인성 폐렴이 발생한 후 주사제의 piperacilln-tazobactam 항생제를 사용해왔으며 2014년 1월 22일부터 경구용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인 메이액트정100mg(cefditoren pivoxil) 300mg씩 1일 3회로 복용하기 시작했고 3월 9일까지 지속적으로 항생제가 투약되었다. 3월 8일부터 발생한 1일 3회의 설사에 대해 수 회 시행한 Stool WBC, C. difficile culture, C. difficile toxin A, occult blood의 검사에서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으며 복부 CT와 상부소화관내시경에서 모두 특이소견이 없어 설사의 유발요인을 찾지 못해 항생제 유발 설사로 진단받았다. 지사제(Loperamide), 정장제(Bacillus subtilis), 항원충제(Metronidazole) 등을 지속적으로 투약했으나 호전 없이 지속적으로 설사 횟수가 증가되었고 1일 8∼9회 설사를 하는 상태로 본과에 입원했다. 입원 시 생체징후와 혈당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며 장기간 동안 설사를 하였으나 호흡기내과 입원 시와 비교해 퇴원 시 체중이 1kg 감량되어 체중 감소가 적은 편이었다.

환자는 2014년 1월 22일부터 3월 9일까지 47일 동안 복용한 메이액트정(cefditoren pivoxil)은 경구용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로, 2001년 FDA에서 승인한 약물이다. 세프디토렌 피복실은 그람 양성균과 그람 음성균에 모두 작용하며, 특히 인플루엔자균(Haemophilus influenzae)과 폐렴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에 작용하고 원외폐렴(community-acquired pneumonia), 만성기관지염, 인두편도염, 단순 피부 감염, 급성 상악동염에 효과가 있다. 원외폐렴에 대한 세프디토렌의 적정 복용량은 400mg씩 1일 2회 14일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으며, 세프디토렌의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설사가 보고되고 있다. 원외폐렴에 대해 400mg을 1일 2회 10일간 복용할 경우에는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8. 본 증례의 환자는 세프디토렌을 300mg씩 1일 3회 복용하여 적정 복용량을 초과하였고 복용 기간 또한 47일로 긴 편이었다.

입원 당시 환자의 피부가 전체적으로 희고 객담의 양상은 묽은 흰색으로 양이 많았다. 전신 自汗 경향이 있어, 기침을 하거나 힘을 줄 때 더 많이 汗出되는 양상이었다. 또한 腸鳴이 있으며 물과 같은 설사를 1일 8∼9회 해 氣虛痰飮으로 변증하여 香砂六君子湯 加減方을 투여해 환자의 배변 양상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처방은 脾虛 不思飮食 食後倒飽을 치료하는, <萬病回春>21에 수록된 香砂六君子湯을 기본으로 生薑과 大棗를 去하고 증상에 따라 白豆蔲를 草豆蔲로, 人蔘을 蔓蔘으로 代하고 乾薑, 肉桂, 藿香, 蘇葉을 加하였다. 草豆蔲는 白豆蔲와 비슷하게 燥濕健脾, 溫胃止嘔의 효능을 갖지만 그 성질이 완만하여 白豆蔲 대신 사용하였고, 蔓蔘은 人蔘보다 補氣力은 약하지만 不燥不膩하고 緩和한 성질이어 人蔘 대신 사용하였다. 또한 환자의 복부가 寒한 경향이어서 乾薑, 肉桂, 藿香, 蘇葉을 加味했다.

입원 당시 손가락 2마디 정도의 Bristol Stool Form Index의 Type 7인 물과 같은 설사를 1일 8∼9회 보았으나 香砂六君子湯 加減方을 1일 1회 투여한 후부터 대변의 점도가 높아져 Type 6의 형태가 되었다. 입원 14일째부터 한약을 1일 2회 투여하며 퇴원까지 배변 횟수가 감소하고 대변의 점도가 높아져 Type 5의 형체가 있는 대변으로까지 호전되었다. 입원 당시 실시한 Stool test는 입원 전에 실시한 것과 같은 결과로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다. 환자가 만성질환을 오랫동안 앓았기 때문에 본과에서 2주 치료한 결과 혈액검사 수치가 유의미한 향상을 보이지는 못했으나, 적혈구 수치가 입원 당시 3.04에서 퇴원 당시 3.34로 호전되었고, 헤모글로빈 수치가 9.6에서 10.2로, 알부민 수치가 2.1에서 2.5로 호전되었다. BUN과 Creatinine이 입원 시보다 퇴원 시 경도 상승하였는데 환자가 혈액투석을 하지는 않으나 만성신장질환 4기로 본과 입원 전에도 RFT(Renal function test)에서 안정적이지 않은 수치를 보였다. CRP의 경우 본원 호흡기내과 입원일인 3월 4일 61.5였고 이후 4-5일 간격으로 검사한 결과 3월 10일 121, 3월 17일 12.2, 3월 21일 31.2 등으로 본과 입원 전부터 안정적이지 않은 경향이 있었으며 4월 1일 최초로 3미만의 정상 범위의 결과가 나온 상태로 본과로 전과하였다.

상기 치료 경과를 종합하면 뚜렷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 항생제 유발 설사 환자에게 香砂六君子湯 加減方을 투여해 설사 발생 33일 만에 설사 횟수가 감소하고 배변 양상이 호전되기 시작하였으며, 한약 치료를 받는 중 뚜렷한 증세 호전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항생제 유발 설사 치료를 위해 본과에 입원하였기 때문에 설사 증상이 소실되어 본과 퇴원 후 본원 호흡기내과로 재입원하였다. 지속적으로 환자 증상을 추적한 결과 본과 퇴원 후 2014년 11월 10일까지 3일 이상의 설사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항생제 유발 설사에 대해 한의학적 치료가 유의미한 결과를 보인 것으로 사료된다.

한의학에서는 설사의 원인을 寒, 濕, 勞倦無力, 食積, 酒 등으로 보고 있다20. 항생제로 유발된 설사는 그 유발요인을 명백하게 한의학적으로 해석하기 어렵지만, 양약으로 치료되지 않은 항생제 유발 설사에 대해 한의학적 치료를 적용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보았다. 최근 항생제 남용 및 오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우리나라 의료계 환경에서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생제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한의학적 치료나 한양방 협진 치료를 고려하는 것 역시 중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환자 1명을 대상으로 한 증례인 것이 제한점이며, 향후 보다 많은 증례를 모아 항생제 유발 설사를 비롯한 항생제 부작용을 한양방 협진으로 치료하여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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