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칼럼 - 열대기후 양계

  • 최희철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 대한양계협회)
  • Published : 2013.10.01

Abstract

Keywords

양계업을 하다 보면 수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기상이변은 빈번해지고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그럴수록 피해도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서 안심하고 축산을 하고 특히 우리 양계인들이 닭을 키우기에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온도의 상승이다. 우리나라는 어느새 온대기후에서 아열대기후로 바뀌어 가고 있어서 이에 따른 양계인의 대응이 절실한 때이다.

1. 지구 기후의 변화추이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 기온은 0.74℃ 상승하였다고 한다. 특히 한반도는 1.5℃가 상승하여 세계평균 보다 2배 이상 기온이 상승하였다. 지난 30년간 계절별 기온 상승은 겨울 1.9℃, 여름 0.3℃이며 이는 한반도가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고 인구밀집도도 높아 기후변화의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 농도도 증가하고 있어 2000년 374ppm에서 2008년 391ppm으로 증가하여 2100년에 한반도 기후는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 2013년 기상의 특징

올여름우리나라는용광로그자체였다. 8월전국평균기온은 27.3℃로 평년 25.1℃에 비하여 2.2℃나높았으며 8월 전국 평균 최고기온도 32.3℃로 1973년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월 평균 최저기온도 23.4℃ 이었으니 더위를 식힐 새벽시간도 없이 전국의 대부분의 지역이 8월 내내 지속적인 열대야에 시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이상적인 고온현상으로 인해 30℃이상인 이상기온 기간이 지속되고 특히 6~8월 중 폭염주의보나 경보가 발효된 날 수가 42일이나 되었으니 과히 한반도가 열대나라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3. 폭염 피해 현황과 대응

이러한 폭염으로 인하여 피해도 속출했다. 농가들은 닭 한 마리라도 살려보려고 대형휀을 돌리고 지붕에 물이라도 뿌려보고 얼음물을 급여하기까지 했으나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온몸이 깃털로 덮혀 있고 땀샘도 없어서 열을 배출할 방법이 없으니 닭이나 오리는 여름철에 오리털 파카를 입고 찜질방에 들어 앉아 있는 격이다. 이렇다보니 전국 703농가에서 가축 154만 마리가 폐사했다. 날마다 9시 뉴스에서 헤드라인으로 나오는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농가의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특히 닭은 132만수, 오리 16만수, 메추리 6만수가 폐사하여 대부분 가금분야의 농가들이 희생양이 되었으니 아픈 가슴을 쓸어야 했다.

4. 고온 피해의 원인

왜 이렇게 닭이나 오리의 폐사가 많았나? 다 아는 바와 같이 닭이나 오리는 높은 대사율과 체온의 변화가 많은 온혈동물로 체온은 병아리 39℃, 성계 40.6~41.7℃이다. 특히 닭이나 오리는 몸 전체가 깃털로 쌓여 있고 땀샘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려워 고온에 취약하다. 더위가 오면 닭은 2가지 방법으로 체온을 조절하는데 계사온도가 13~25℃ 범위일 때는 주로 물리적인 방열과 저온 환경과의 대류에 의해 이루어진다.

만약 온도가 30℃를 넘으면 대부분 기화냉각과 열성호흡에 의하여 체열을 발산하므로 호흡수가 증가한다. 30℃가 넘으면 산란수가 감소하며 32℃ 정도가 되면 체온과 호흡수가 상승하고 개구호흡을 하고 날개를 벌리고 올렸다 내렸다하며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만약 30℃이상 고온이 계속되면 발산할 수 있는 열량보다 누적되는 열이 많아져서 체온이 상승하고 음수량이 증가하는 반면 사료섭취량은 감소하는데 그 결과 체내의 영양, 호르몬 등의 균형 파괴, 비타민 합성능력이 저하되고, 탈수로 인한 혈액내의 전해질 불균형으로 병에 대한 저항능력이 감퇴하고, 증체량 저하 및 폐사가 발생한다. 올해 8월 전체평균 기온이 27.3℃이었고 폭염경보나 주의보를 발령한 날이 42일이나 되었으니 약해진 체력을 보강하고 새 힘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5. 앞으로의 대응방안

심한 폭염 속에서도 그나마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시설이 개선된 농가였다. 단열을 충분히하고 대형휀을 이용하여 터널환기를 해서 빠른 풍속으로 체감온도를 낮추어 준 농가는 폭염 앞에서도 그나마 이겨낼 수 있었다. 더군다나 쿨링패드는 올해 확실하게 선방하여 여름의 해결사로 한 목 했다. 10~20℃ 시원한 물을 충분히 급여한 농가도 효과를 보았다. 물에 비타민 C를 첨가 급여하거나 전해질제제를 급여한 농가도 덕을 좀 보았다. 단위면적당 사육수수를 평상시에 비하여 넉넉하게 낮추어 계사내 총 열 발산량을 줄여준 농가도 피해가 적었다.

이제 올해와 같은 폭염은 일회성 기상재해가 아니라 매년 온다는 가정하에 정부는 정부대로 연구기관은 연구기관대로 폭염대응 시책을 수립하고 연구를 하고 농가도 시설개선과 사양관리 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한 가축폐사가 잇따르면서 가축재해보험의 폭염특약이 피해농가의 시름을 덜어 주었다. 이제 농가와 함께 관련된 각 분야에서 머리를 맞대고 폭염대응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