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화에너지를 이용한 계란의 안전성 및 기능성 증진
이온화에너지(방사선)는 빛과 같은 파장에너지로 처리 식품의 온도를 변화시키지 않고 살균이 가능하여 냉온살균(cold pasteurization)기술로 불린다. 에너지 투과력이 높기 때문에 식품을 포장한 후 처리가 가능하여 살균 후 포장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재오염 또는 교차오염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때문에 살·멸균효과가 탁월하다. 또한 방사선 살균기술은 에너지 효율이 높아 경제적이며 현재 국가 간 교역에서 선진 검역처리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상용화된 방사선의 선원으로는 방사성동위원소(Co-60 또는 Cs-137)를 이용하는 감마선(gamma ray), 전자가속기를 통해 발생하는 전자선(electron beam), 그리고 X-선(X-ray)의 세 가지가 식품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세 가지 방사선원은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방사선 조사 식품의 안전성은 이미 국제기구나 여러 단체에서 증명하고 있고 세계 50여개국에서 약 250종의 식품에 방사선 조사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 식품공전 상 식품조사 관련 기준에서는 식품조사처리에 사용할 수 있는 선종은 감마선 또는 전자선으로 명시하고 있고, 선종과 사용목적 또는 처리방식(조사)에 따라 감마선 살균, 전자선 살균, 감마선 살충, 전자선 살충, 감마선 조사, 전자선 조사 등으로 구분하거나, 통칭하여 방사선 살균, 방사선 살충, 방사선 조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였다. 식품공전 상 국내 식품조사 허가 품목은 약 25개 식품류가 있는데 그 중 계란과 관련해서는 난분(전란분, 난황분, 난백분)이 살균을 목적으로 5kGy까지 허가되어 있다. 계란은 높은 영양가와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함량을 가지며 소화흡수가 용이하고 가격이 저렴하여 대표적인 우수한 식품이다. 또한 계란에는 다양한 생리기능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장점들이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또 대중에게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계란은 보관, 운송이 어렵고 유통기한이 짧으며 수급조절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식중독 사고로 인한 직간접적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고, 축산식품도 전체 식중독 사고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계란은 산란계 체내에서 계란이 형성될 때 이미 살모넬라에 오염이 되어 난황 내부에 존재하는 경우도 있고, 산란관을 통해서 또는 산란 후 관리 부주의로 인하여 세균에 오염되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세균성 식중독 사고의 50% 이상이 살모넬라균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특히 살모넬라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많은 가금류 및 계란 생산에서 크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계란은 최외부의 큐티클층부터 시작하여 난각, 난각막, 난백, 난황막 등 물리적 방어체계와 난백 및 난황에 존재하는 항균물질이나 pH변화 등에 의한 화학적 방어체계가 뛰어나지만 내부로 기 유입된 세균이나 외부 환경으로부터 오염된 경우 살균이 용이하지 않다. 계란을 열처리하여 살균하면 화학적 및 기능적 변성을 초래할 수 있고 또 제약산업에서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균란의 생산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식품조사기술과 같은 투과력이 높으면서 식품의 품온을 높이지 않는 냉온살균기술이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현재 미국은 전란(shell egg)을 3kGy이하로 방사선 조사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가되어 있다. 계란의 코팅은 계란 내부의 수분이나 이산화탄소의 증발을 방지하고 세척 공정 후 손상된 큐티클층을 대체하는데 효과적이다. 코팅제로는 젤라틴, 미네랄 오일, 덱스트린, 전분류, 알긴산 등이 연구 또는 활용되고 있는데 키토산 코팅이 가장 살균효과가 뛰어나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온화에너지(방사선)와 항균코팅을 이용하여 계란의 안전성과 기능적 특성을 증진시키는 방법에 대한 일련의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이온화에너지와 항균코팅
우선 시판되는 계란의 위생상태를 확인하기 위하여 대전, 전주, 정읍 등 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는 계란을 수집하여 병원성미생물의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약 1/3의 시료에서 병원성미생물에 오염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Kim et al., 2008). 오염 미생물 중 Bacillus cereus가 56.7%로 가장 많이 오염되어 있는 미생물이었고, Yersinia enterocolitica, Listeria monocytogenes, 및 Staphylococcus aureus가 각각 53.3, 50.0 및 40.0%의 수준으로 오염이 확인되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위 5가지 병원성미생물을 계란 난각 표면과 계란 내부에 오염시키고 이온화에너지 방사선 감수성을 평가한 결과 내외부 모두 D10값(미생물 수준을 90% 감균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이 가장 높은 Bacillus cereus가 1.119kGy였고 나머지 대부분은 0.3~0.4kGy의 수준이었다.
또한 일반 계란의 전체 미생물 오염 수준이 102CFU/g으로 본다면 3kGy의 저수준에서 이온화에너지는 완벽하게 미생물 제어를 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여기에 항균코팅을 병용하면 미생물의 방사선 감수성이 높아져 사멸 및 생장억제효과가 더 높아짐이 관찰되었다(표 1).
표 1. 계란에 접종된 병원성 미생물의 방사선 감수성(D10값)
Coated : 계란을 2% 키토산 용액으로 코팅한 처리구
None : 코팅처리하지 않은 계란
또한, 항균코팅(1% 키토산 용액)과 2.5kGy의 이온화에너지 처리는 106CFU/g의 Salmonella를 접종하였음에도 완전히 사멸됨을 확인하였다(Liu et al., 2009). 이와 함께 계란의 이온화에너지 처리에 의한 유전독성학적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20kGy라는 고선량에서도 SOS chromotest, 염색체 이상시험 및 소핵시험 모두 음성으로 안전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Song et al., 2009).
다음으로 이온화방사선을 조사한 계란의 일반성분 및 품질특성, 물리화학적 특성, 영양학적 특성 및 저장성 등을 평가하였다. 난중, 난각강도, 난각색, 난각두께 등은 변화가 없었으며, 난황색은 조사선량이 증가하면서 약간 감소하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반면 현재 계란의 신선도 평가에 가장 중요시되고 있는 농후난백의 높이나 호우유닛(Haugh unit)의 경우 방사선 조사에 의해 크게 낮아지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이와 함께 방사선 조사된 계란 난황의 저장 중 지방산패도를 측정한 결과도 방사선 조사선량이 높아지면 산패가 약간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칼슘, 마그네슘, 철 및 아연 등 미량광물질의 함량은 방사선 조사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편 계란에 키토산 용액을 코팅처리한 경우 저장 중 일반 미생물의 성장억제, 수분증발의 방지 및 산화안정성에도 효과적임이 나타나 코팅처리의 장점이 대두되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방사선 조사된 계란의 경우 농후난백의 높이와 호우유닛 크게 저하되어 신선도가 낮아지는 결과를 보여 현재 계란 등급평가 체계에서 신선란에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런데 이 현상을 난가공공정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농후난백의 점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할란공정에서 난황과 난백을 기계적으로 분리할 때 분리가 용이해지는 효과가 있어 액란가공공정에서 방사선 처리로 인하여 미생물 수준을 완벽하게 낮추고 할란공정의 효율을 높이면서 열처리 살균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음이 확인되었다.
난백의 기포형성능과 방사선 조사
계란의 기능적 특성에 대한 방사선 조사효과를 관찰한 결과 방사선 처리는 난백의 기포형성능(foaming ability)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2). 기포형성능은 난백의 중요한 기능적 특성으로 제과, 제빵 등의 산업에서 사용될 때 매우 중요하며, 액란을 열 살균할 경우 기능적 특성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다. 방사선 조사로 인하여 향상된 기포형성능은 실제로 반죽이나 엔젤케익 제조한 후에도 확인되었다.
표 2. 방사선 조사선량에 따른 호우유닛과 기포형성능
표 3에서 보면 난백액(liquid egg white)과 난백분(egg white powder)에 각각 방사선을 2kGy와 5kGy로 조사한 결과 빵 반죽의 밀도가 낮아지고 케익 높이와 부피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는 난백액이나 난백분의 기포형성능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제조된 엔젤케익 경도는 방사선 조사된 난백액이나 난백분으로 제조한 경우 유의적으로 낮게 나타나 향상된 기포형성능이 실제 최종 제품에도 영향을 줌을 알 수 있었다(Song et al., 2009). 그림 1은 방사선 조사된 난백액과 난백분을 이용하여 제조된 엔젤케익 실제 사진을 보여준다. 방사선 조사가 난백의 기포형성능을 향상시키는 이유는 방사선에 의해 단백질 분자구조의 변화로 단백질 개화가 용이해 지고 단백질의 표면장력 저하율이 향상되어 기포형성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Liu et al., 2009).
표 3. 이온화에너지 처리한 난백액 및 난백분으로 제조한 엔젤케익의 물리적 특성
<그림 1> 방사선 조사한 난백액(A)과 난백분(B)로 제조된 엔젤케익
결과
결론적으로 이온화에너지인 방사선은 계란에 오염될 수 있는 병원성미생물을 제어하고 일반 부패미생물 생장을 억제하여 저장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신선도 측면에서 농후난백의 높이나 호우유닛을 낮추기 때문에 소비자용 신선란으로 직접사용은 현재 곤란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방사선 조사는 식품의 온도를 높이지 않고 살균이 가능한 냉온살균이므로 액란이나 난분의 경우 미생물 억제에 효과적이며, 가열살균으로 야기되는 계란의 가공특성 변화를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연구결과에서 밝힌 바와 같이 방사선 조사로 향상되는 기포형성능은 제과, 제빵 등 식품가공산업에서 계란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