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질병가이드: 전염병 생성의 6단계 해설(4)

  • Published : 2011.02.01

Abstract

Keywords

전염병이 성립되는 6단계를 상세히 아는 것은 질병 발생의 연결고리를 이해하여 농장에 질병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전염병 생성의 6단계 중 단 한 단계의 연결고리라도 차단할 수 있다면 농장에서의 질병 발생은 성립되지 않는다. 전염병 성립의 6단계 중 4단계인 ‘질병의 전파’는 감염된 개체에서 병원체가 탈출하여 다른 개체와 계사, 그리고 다른 농장에 전파되는 과정을 농가가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설명될 것이다. 

울타리, 계사 및 개체 간의 질병전파를 막기 위해 농가에서 실시하는 차단방역은 병원체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 실시되는 모든 방법을 의미한다. ‘전염병 생성의 6단계 해설’ 연재의 궁극적인 목적은 농장주나 관리자가 전염병 생성의 단계별 이해를 높이고 그 결과로 보다 철저한 차단방역을 실현하는 데 있다고 하겠다.

4. 병원체의 전파

1) 계군 내에서 병원체의 전파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 병원체의 잠복기

병원체의 잠복기는 어떤 개체가 최초로 감염된 후 해당 개체에서 병원체가 배출되기까지의 기간을 결정하는 요인이므로 계군 내에서의 병원체의 전파에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IB의 경우는 감염 개체에서의 잠복기는 하루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체가 감염된 숙주로부터 탈출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어느 병원체보다 짧다. 예를 들면 오늘 IB에 감염된 개체의 녹변이 발견되었다면 계군 전체에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불과 3~5일 정도가 소요될 뿐이다. 일반적으로 뉴캣슬병(ND)이나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LPAI)의 경우 계군 전체에 질병이 전파되는 데에는 대략 10일~15일이 소요되고, 최근 산란계에서 간혹 발생되는 산란저하 증후군(EDS'76)과 계두(FP), 그리고 전염성 후두기관지염(ILT)의 경우는 계군 전체에 병원체가 전파되는데 1개월 가까이 혹은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2) 병원체의 전파 양식

병원체가 개체 간의 접촉을 통해서 전파되느냐 혹은 오염된 음수나 사료를 통해 전파되느냐에 따라 전파 정도의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가금티푸스와 같이 직·간접 접촉, 오염된 물, 그리고 곤충류와 같은 매개체 등 다양한 전파 양식을 가지는 병원체의 경우에는 어떤 전파경로를 갖느냐에 따라 전파 정도가 결정될 것이다.

(3) 계군의 면역정도

특정 병원체에 대한 계군의 면역 정도는 병원체의 전파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계군이 병원체에 대해 높은 수준의 면역을 보유한 경우에는 감염에 따른 병원체의 배출(탈출) 량이 적어 인근 개체에 확산되는 속도가 그렇지 않은 계군보다 자연히 지연되게 된다. 물론 피해 정도도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기 마련이다. 

필자가 간혹 사용하는 소위 ‘견디는 계군, 무너지는 계군’은 계군의 면역 정도에 따른 별칭이다. ‘견디는 계군’은 계군에 특정 병원체가 전파되더라도 이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면역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임상증상이 다소 나타나는 시점에 많은 개체가 질병을 견디는 과정에서 감염 전항체 수준보다 더 높은 감염 항체를 갖게 된다. 이 경우에는 해당 병원체에 대한 피해 수준과 질병 경과시간이 짧은 특징을 보인다. 반면에 ‘무너지는 계군’의 경우에는 병원체가 계군에 전파되자마자 임상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인데, 임상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에 계군의 항체 역가를 측정해보면 아주 낮은 항체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결과 계군의 피해 정도는 극심해지고 회복되는 기간도 길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감염 전생 산성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해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피해를 겪게 된다.

(4) 계사의 구조 및 환기 방식

계사의 구조(평사, 케이지, 무창, 유창 등)와 시설 그리고 환기 방식(터널식, 크로스식, 터보식 등)은 계사 내에서의 병원체의 전파와 흐름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케이지의 구조(직립, A형 등)와 사료급여방식(호퍼식, 체인급 이식 등) 또한 질병 전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5) 계절

계절적인 요인이 병원체의 전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질병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바이러스성 질병은 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이 길고 열악한 환경이 조성되는 동절기에 전파가 잘 이루어진다. 그러나 계두나 류코싸이토준병과 같이 곤충이 매개하는 경우는 하절기에 주로 전파가 잘 이루어진다. 세균성 질병에 있어서 계절의 의미는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가금티푸스와 같은 살모넬라의 경우는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인 하절기에 전파가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2) 전파경로

병원체가 숙주나 계 군과 같은 감염원에서 다른 개체나 계군으로 전파되는 경로를 전파경로라고 한다. 전파경로에는 감염 숙주와의 직접 혹은 간접적인 접촉에 의한 전파, 오염된 공기에 의해서나 혹은 계분이나 분비물 등의 오염물이 비말의 형태로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공기 전파가 있다. 또한 오염된 물이나 사료를 통한 전파, 곤충을 통한 곤충매개 전파, 그리고 종계로부터 초생추로 난황을 통해 직접 전파되는 수직 전파(수직감염), 그리고 계군 내에서 개체끼리 전파되는 수평전파 등이 있다.

(1) 감염된 숙주와의 접촉전파

① 직접접촉에 의한 전파 : 같은 계사 내에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닭과의 직접 접촉에 의해서 병원체가 전파되는 것을 직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예로 호흡기 질병에 감염된 닭의 눈물이 나 비루 등을 통해 배출된 병원체에 다른 개체가 직접 접촉하여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살모넬라나 기타 세균성 장염, 바이러스성 질병과 같이 병원체가 분변을 통해 탈출되는 경우에도 동거 개체에 대한 직접 전파가 이루어진다. 수평전파는 직접 접촉에 의한 전파양식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②  간접 접촉에 의한 전파 : 간접 접촉에 의한 전파는 감염된 숙주가 아닌 오염된 관리자(신발, 손, 의복 등)나, 차량, 사료, 물 등을 통해 전파되는 것을 말한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HPAI)의 경우 대부분은 철새의 분변에 의해 오염된 지역(철새 도래지인 호수나 강, 그 밖의 오염 가능한 지역-농장 주변일 수 있음)을 방문한 관리자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되어진다. 관리자가 계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오염된 숙주와의 접촉에 의한 간접 전파의 경우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간접 접촉에 의한 전파는 오염된 숙주로부터 배출된 분변이 매개가 된다. 감염된 숙주와 직접 접촉을 통해 병원체가 전파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전파양식은 간접 접촉에 의한 전파로 분류된다,

2) 공기전파

공기 전파가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질병은 호흡기 감염증이다. 호흡기 질병에 감염된 닭의 경우 재채기, 콧물 등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가 비말의 형태로 확산되어 전염된다. 공기 전파의 대표적인 질병으로 마렉병(MD)을 들 수 있는데 마렉 바이러스는 일정기간 모근을 통해 닭의 피부를 오염시키고 그 결과, 닭 비듬이 공기를 통해 다른 개체나 계사에 전파된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마렉은 감염된 개체와 동거하는 개체 간의 직접 접촉에 의한 직접 전파로도 볼 수 있다.

(3) 식수·사료에 의한 전파

계군에 공급되는 식수와 사료가 세균이나 곰팡이 등 감염원에 오염되어 병원군이 전파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오염된 물을 통해 계군에 유입되는 대장균이 있다. 이러한 대장균의 감염은 철저한 음수관리(음수 소독)를 통해 줄일 수 있다. 살모넬라나 기타 병원체가 사료를 통해 전파되는 경우도 전혀 배재할 수 없다.

(4) 매개곤충에 의한 전파

매개곤충(절족동물)에 의해서도 질병이 전파된다. 닭의 질병 중에서는 계두(모기에 의해 전파), 류코 싸이토 준 병(겨모기에 의해 전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계두와 같이 병소부에서 흡혈한 모기의 입을 통해 바이러스가 다른 닭에게 전파되는 경우를 ‘기계적 전파’라 하고 류코 싸이토 준병과 같이 병원체가 곤충의 체내에서 증식하여 전파되는 경우를 ‘생물학적 전파’라고 한다.

(5) 난계대 전파

병원체가 계란(종란) 내로 이행되어 후대 병아리로 전파되는 경우를 난계 대전 파라 한다. 이는 감염 개체와의 직접 접촉에 의해 동거 개체 간에 전파가 이루어지는 수평전파(horizontal transmission)의 상대적인 의미의 전파 방식으로 세대를 거쳐 전파되는 수직 전파(vertical transmission)이다.

3) 질병 관리 포인트(차단방역 관리 포인트)

병원체의 전파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잘 이해하면 계군의 피해를 면하거나, 빠른 진단에 의해 전파 고리를 차단하여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맞춤형 백신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꾸준하고 정기적인 계군 모니터링을 통해 백신 프로그램을 수정 보완해 나간다면 계군을 소위 ‘견디는 계군’으로 면역상태를 끌어올려 질병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계사의 환기시설을 최적화하는 일도 중요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또 병원체의 전파경로(전파양식)를 정확히 이해하면 그에 따른 차단방역 요령을 습득하게 된다. 이를테면 공기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소독, 병원체 전파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분변에 대한 관리, 음수를 통해 계군에 유입되는 대장균의 수를 줄이기 위한 음수관리, 그리고 곤충에 의해 병원체가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살충 등이 그것이다. 

난계대 전파는 입추한 농장만의 노력으로 그 피해를 줄일 수는 없다. 그러나 공급자나 공급받는 자 모두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심을 갖고, 제도적인 장치들을 통하여 근절해 가는 방법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난계대 질병의 분류

*지속적 난계대 질병 : 일생의 어느 기간이라도 한번 감염이 된 후, 지속적으로 수직 전파되는 난계대 질병

*일시적 난계대 질병 : 육성 중 면역 형성이 안된 질병에 대해 산란기에 감염시 일시적으로 난계대 전파가 이루어지는 질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