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축산과학원 - 양계 연구 동향 -닭의 스트레스 반응과 호르몬

  • Published : 2010.08.01

Abstract

Keywords

1. 닭과 스트레스

육종과 사양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인하여 가금의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어왔다. 그러나 오직 체중 증가만을 고려한 육종과 사양기술 때문에 많은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면역력 저하, 복강지방 증가, 이상도체 발생 및 급사증후군, 복수증, 다리이상 등의 대사성 질병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과도한 증체 또한 닭에 있어서는 스트레스원이 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종야점등, 밀사, 질병, 고온 및 저온스트레스 등의 스트레스원이 상존하고, 소심하고 민감한 성격의 닭은 유독 이들 스트레스에 더욱반응한다.

여러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스트레스에 대항하여 생존을 유지하기 위하여 체내에서는 일련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와 같은 신체 반응을 스트레스 반응이라 하는데, 이는 자율신경계 기능과 여러 가지 호르몬 분비 및 행동의 변화를 수반한다. 동물은 처음 스트레스 만나면 신경시스템이 활성화된다. 그리고 제일 먼저 반응하는 것이 스트레스에 대한 신경계 반응을 관장하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이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면 뇌하수체에서 부신피질자극 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 부신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티졸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혈중 코티졸의 농도가 높아지면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부신의 수질이 자극을 받게 되면 아드레날린과 노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당을 높일 뿐 아니라 심장박동을 빨리 하고, 혈압이 높아진다. 갑상선자극호르몬은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방출하게 함으로써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하여 신체의 에너지를 증가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신체 기관은 이와 같은 반응을 통해 스트레스의 신호를 몸으로 보내게 된다. 이와 같이 스트레스에 대한 내분비계의 반응은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한 방어기전이 되지만, 이러한 스트레스 호르몬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체내에서는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한다. 즉 사료섭취 감소, 심혈관계의 이상, 갑상선기능 억제, 번식기능 저하, 신진대사기능 억제와 면역기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2.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닭은 부화 때부터 성장, 성성숙과 함께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을 가지는데 이와 같은 기능은 수많은 호르몬이 신체기능을 조절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내분비계는 다양한 호르몬이 제각기 독자적으로 작용하여 성장과 성적 발육을 조절하고, 면역계는 면역계 나름대로 질병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 체계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게 되며, 모두 송과선의 조절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송과선은 양쪽 눈 뒤 뇌 속에 위치하며, 연골에 덮여 있고 빛에 매우 예민한 솔방울 같이 생긴 작은 기관이다. 뇌 속에 존재하는 송과선을 내면의 시계라고 한다. 두 눈보다 더 정확하게 시간적 개념을 판단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규칙적인 생활 속에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각에 일어날 수 있는 것도 이 기관 덕분이다. 닭에서 송과선을 제거해 버리면 새벽이 와도 울지 않는다고 한다.

송과선에서는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낮 동안 분비되는 세로토닌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야외에서 햇볕을 쬐면 기분이 좋아지고, 해가 짧은 겨울이면 기분이 우울할 때가 많은 것도 세로토닌이 빛이 있을수록 더욱 많은 양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생기 가득한 낮 시간을 만드는 세로토닌과는 반대로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찾아와야만 분비되는 호르몬이 있다. 이것이 바로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인데, 송과선에서 합성 분비되는 신경 호르몬으로 빛에 따라서 변화되기 때문에 낮에서는 가장 낮아지며, 반대로 밤에서는 가장 높아진다. 빛은 망막을 통해 눈으로 들어온다. 이때 신경 세포들이 시각교차위핵을 통해 송과선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들어오는 빛은 시각교차위핵에서 송과선으로 보내는 신호를 억제하여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반대로 들어오는 빛이 없으면 송과선은 멜라토닌을 분비할 수 있게 된다. 

멜라토닌은 심혈관계, 면역계, 신경 내분비계 및 체온 조절계 등의 다양한 생리학적 작용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멜라토닌을 단순히 잠만 재우는 호르몬이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 멜라토닌은 뇌와 몸을 보호하는 이로운 물질이기도 하다. 세포 활동의 결과로 유해산소를 비롯한 자유유리기라는 것이 생기는데 이것이 조직손상과 노화의 원인이 된다. 멜라토닌은 이러한 자유유리기를 제거하는 기능을 가지는 항산화물질이다. 따라서 멜라토닌은 우리 몸의 생체시간을 알려주는 역할과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산소를 잡아먹는 항산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내에서 청소부 역할을 한다. 또한 스트레스와 노화현상과도 서로 연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멜라토닌이 부족하게 되면 피로가 누적되게 되고,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 우리는 생산성만을 집착하여 대부분의 닭들에게 충분한 잠을 재우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이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적어지며, 체내 항산화 기능, 면역력 등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적절하게 잠을 재우는 사양관리는 이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폐사율 감소를 비롯한 생산성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3. 트립토판과 멜라토닌

트립토판은 닭에 있어서 필수아미노산이 되며, 적절하게 섭취하면 많은 신진대사 기능에 관여한다. 또한 트립토판은 이 두 호르몬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합성의 전구체가 된다. 이 두가지 호르몬은 밤과 낮처럼 정반대로 보이겠지만 사실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을 거쳐 멜라토닌으로 바뀌는 것이다. 수면을 취하는 것 이외에 멜라토닌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다른 방법 중 하나는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섭취하는 것이다. 트립토판은 송과선에서 세로토닌을 거쳐 멜라토닌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멜라토닌 합성의 원료가 된다. 

멜라토닌의 화학식은 N-아세틸-5-메톡시트립타민이다. 식이로 섭취된 트립토판은 트립토판→5-히드록시트립토판→세로토닌→멜라토닌으로 이어지는 합성 과정을 거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트립토판은 뇌로 이동하는 양이 증가한다. 트립토판이 혈액에서 뇌로 들어갈 때 뇌막을 넘는데 페닐알라닌, 메치오닌, 티로신, 류신, 이소류신, 발린 등 다른 아미노산들의 도움이 필요하므로 혈액내 트립토판의 농도 뿐 아니라 이들 아미노산들의 농도비도 중요하다. 따라서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단백질의 질을 높인 사료와 특히 트립토판의 추가적인 공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트립토판 섭취가 증가하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분비 증가에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힘 또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로토닌 분비가 결핍되면 사람의 경우 우울증이나 자살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우울증을 겪으면 불면증에 시달리고, 멜라토닌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 잇단 연예인의 자살 뒤엔 우울증이 있다고 한다. 이들 호르몬이 우울증에 관련이 있다고 하여 이 때문에 유명해 지기도 했다. 지금 닭들은 우울증에 걸려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닭들에게 적절한 수면 시간을 제공해야 하며, 여러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트립토판을 비롯한 단백질의 질을 높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