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종란수입이 국내 양계산업에 미치는 영향

  • Published : 2010.03.01

Abstract

Keywords

종계 생산성 하락으로 인한 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 계열 업체에서 육용실용계 종란 86여만개를 지난 1월까지 이미 수입하였고 총 300여만개 정도가 계속 수입될 예정이다. 업계의 중재로 지난달 200여만개의 종란수입에 머물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지난 1994년도에도 물가 안정이란 명목으로 300여만개의 종란을 수입한 경력이 있는 동일업체가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뿐이고 이를 허가해주고 있는 관계기관의 방역의식도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랄 뿐이다.

물론 수입회사에서 병아리 공급을 위한 고육지책이라고는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뒤로 한 채 우선 수급 조절을 위한 일시적인 수단으로 종란 수입이라는 쉬운 길을 선택한 것은 실로 위험한 발상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임시 방편의 일시적인 수입이므로 업계에 무슨 큰 문제를 주겠느냐고 하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수입업체와 관계기관의 사고가 더욱 큰 문제이고 이를 지켜보는 다른 계열업체도 문제해결을 위해 동일한 사고와 행동을 하게 된다면 무슨 명목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이에 종란수입이 양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병아리 수급 조절과 가격안정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물론 기여도는 매우 낮지만)를 떠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종란수입이 어떠한 과정으로 양계 산업의 방역에 영향을 줄 것이며 이로인해 결과적으로 생산성 저하요인의 누적화로 경쟁력을 더욱 약화 시킨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해 종란수입의 오류가 재반복 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1. 식란과 종란의 다른점

식란과 종란은 겉모양은 같지만 식란은 죽어있는 것으로 무생물이고 식품이며 종란은 숨을 쉬고 세포분열을 하고 살아있는 생명체로 생물이며 한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모체로 본질부터 내용물이 다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를 확실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종란과 식란을 동일하게 생각하는 착각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2. 종란의 종류

닭의 종란의 종류도 같은 수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SPF(무균)종란, PL(순계)이 생산하는 GPS(원종계) 생산종란, GPS가 생산하는 PS(종계) 생산종란, PS가 생산하는 C/C(실용계) 생산종란으로 구분되며 각 단계별로 사양관리 및 위생관리수준이 다름에 따라 외래성 질병에 대한 전파위험 가능성 또한 다르기 마련이다. 이번에 수입하는 종란은 가장 마지막 단계의 종란으로 그만치 외래성 질병전파 위험성이 높은 것이다.

3. 전염병의 전파에 있어 종란 수입과 초생추 수입의 차이

종란과 같은 종란에서 발생한 병아리하고는 병원체의 전파에 있어 동일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많은 차이가 있다.

종란이 수란관을 통해서 생산될 때의 난계대성질병(개란성질병)의 종류는 In Egg(난각내감염), On Egg(난각 표면 감염)의 상태로 이행된다(표1 참조)

표1. 회복후 보균계 상태가 되거나 장기 잠복기를 거치는 질병 및 불현성 감염을 일으키는 조류질병 종류

II : 불현성 감염 LI장기잠복기를 거쳐서 증상을 나타내는 질병, CC : 회복후 보균계 상태가 되는 질병

EE:직접적인 난계대 전염, EC:난각을 통한 난계대 전염

그러므로 종란은 In Egg 와 On Egg의 난계대성 질병은 모두 함유한 채로 이동되는 것이며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미지의 병원체까지 포함하면 위험천만이다. 여기에 비해서 초생추의 경우는 위험성이 많이 감소된다.

일차로 입란전에 일정한 소독절차를 통해서 On Egg의 병원체를 줄이고 부화과정 중에 종란 내부의 병원체는 대부분 죽게 되고 일부는 중지, 사롱, 약추로 걸러지게 된다. 따라서 초생추가 수입된다면 국가방역의 입장에서 보면 종란수입보다는 훨씬 위험성이 적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검역과정을 보아도 종란에 대해서는 적절한 검사방법을 취할 수가 없다.

종란은 수입즉시 부화기에 입란하지 않으면 부화율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창고보관에 의한 검역 절차 보다는 서류 검사에 의해 빠르게 통과시킬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미지의 병원체의 국내 유입을 막는 검역업무는 항시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데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종란의 수입은 국가방역의 불안을 감수하면서 업무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수반하게 된다.

그리고 문제 질병이 종란을 통해 유입 되었을 때 즉시 검출되어 조치를 취할 수만 있어도 좋겠지만 종란을 통한 질병의 전파는 일반적으로 본인 경험으로는 2년정도(1세대 반)후에 야외에서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파악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4. 전염병 전파에 있어 종란과 식란의 차이

종란과 식란의 유통과정에서 식란은 식품으로서 소비되므로 양계산업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기 때문에 병원 미생물이 전파되는 전염경로가 차단되므로 양계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그러나 종란은 부화, 사육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양계분야와 불가분 접촉을 해야 되며 이 과정을 거쳐 자연히 병원체는 양계산업에 자리를 잡아 나가게 된다. 특히 닭의 병원체는 숙주특이성(닭에게만 전파되는 특성)이 있어 살아있는 닭과 접촉하면 더욱 쉽게 전파할 수 있는 것이다.

5. 종란을 통해 전파될 수 있는 외래성 질병 문제

표1에서와 같이 종란을 통한 전염병의 종류나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질병에 대해서는 이미 주지되고 있는 사실이므로 어느 정도 대안이 있겠지만 다음에 기술하는 것은 종란을 통해서 발생될 수 있는 외래성 문제질병으로 검역상 전혀 대책을 세울 수 없는 부분이다.

① 전염성기관지염(IB)이 수란관 감염시 생산되는 종란 중에는 감염 40일 후까지 종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며 화란 및 여러국가에서 검출·보고된 대부분의 변이형 IB바이러스는 호흡기, 산란기관, 신장기관에 여러가지 증상으로 이상을 가져오며 기존 백신 혈청형과는 다른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백신만으로 예방이 곤란하다.

이렇게 IB바이러스는 지역 특수성에 따라 많은 새로운 변이형이 계속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종란이 각국에서 수입되는 것은 IB바이러스의 국제전시장을 만들어 국내 IB방역은 긍극적으로 해결이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표2)

표 2. IB바이러스 혈청형과 유행국가

* 서로 다른 변이형이며( )안의 영문자가 같은 것은 같은 혈청형에 속함

** 기존의 변이형과는 별개의 새로운 변이형

② 산란저하증후군(EDS)은 화란(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78년도에 야외에서 발생된이래 백신의 계속적인 사용으로 최근에는 거의 혈청검사에서 검출되지 않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질병은 종란을 통해 새로이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물론 화란은 EDS발생이 최근 없다고 하지만 공식적 보고는 없다)

③ 최근 유럽지역에서 대두되고 있는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균으로서 Salmonella enteritidis(SE)가 있는데 파지형태가 나라마다 다르고 영국과 유럽에서는 파지형태나 프라스미드 37에 의한식중독이 발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질병은 공중위생, 식품위생 측면에서도 중요하며 HACCP관리상 우선관리 병원체이다. 이렇게 각국에서의 다양한 SE의 파지형태에 따라 특성과 약제감수성이 다른 것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표3).

표 3. S.entritidis의 성상 및 각국별 주요 분리주형

④ 앵무병은 주로 미국에서 발생되고 있으나 발생지역은 전세계적이고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지역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발생된 적이 없는 질병으로 주의를 요하는 난계대성 질병이다.

⑤ 기타 가금의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닭결핵 같은 질병도 난계대성 질병으로 우리나라에서 최근 발생이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되거나 발생확인이 안된 질병인 것이다. 이렇게 거론된 몇가지 예와 같이 이들의 문제는 종란의 검역과정에서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외래성 질병에 개방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6. 관련 당사자들에 바라는 마음

종란 수입이 전체 수급조절이나 병아리 가격안정에도 기여 한다는 명목은 너무나 미약하고 한 회사의 수급문제만을 일시적으로 해결하는 수단 일 뿐이다.

종란 수입이라는 것은 양계산업의 방역 업무에 있어서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를 총체적인 시각과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보아야 하는 것으로 단순하게 결정되어서는 안된다. 국가 방역의 입장에서 보면 외래성 질병의 침입 가능성은 완전 무시하고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에만 치우친 우매한 행동으로 그렇지 않아도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계업계의 고민을 가중시키는 일인 것이다. 앞으로는 이와 같이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일로 규탄성명서를 발표하고 반목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한편 종계 업계는 종란 수입의 발단이 종계 생산성 저하에 의한 수급차질과 병아리 가격 상승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결과의 산물이라는 것도 주지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종계업계는 생산성하락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장단기 대안을 시급하게 찾아야 한다.

즉 단기적으로는 종계 입식수수의 증가(이미 시도되고 있지만)가 어느 정도까지 되어가고 있는지의 재검토와 장기적으로는 육용실용계의 개량에 따른 종계 사육기술의 변화에 적응 및 환경조화, 종계 암탉과 수탉의 육종개량의 균형, 개량된 종계와 사료 급이량 및 내용의 변화, 병원성은 약하지만 생산성 저하 관련 질병의 감염현황, 종계 체중과 초산일령 변화에 따른 백신접종계획 등의 종합적인 검토를 다각도로 시도하고자 하는 업계 당사자의 결집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