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르포 - 닭을 넘어, 식품으로 - 2010 동경 식품박람회(Foodex Japan) -

  • 기영훈 ((사)한국농수식품CEO연합회)
  • Published : 2010.04.01

Abstract

본 필자는 한국농수식품CEO연합회 소속으로 지난 3월 2일부터 4일까지 회원사 CEO 및 관계자 35명을 인솔하고 일본 식품박람회를 참관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에 과거 월간양계 기자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글로벌 식품산업의 트랜드와 양계정보를 미력하나마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Keywords

▲ (사)한국농수식품CEO연합회 동경 식품박람회(Foodex Japan) 참관단

세계 3대 식품박람회

1976년부터 매년 개최되어 올해 35회째를 맞이한 2010 동경식품박람회(Foodex Japan)는세계 3번째 규모로 성장한 아시아 환태평양지역에서 가장 큰 식품박람회이다.

세계 각국의 식품바이어, 제조업자, 생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시장의 트렌드 분석, 신 시장개척 및 신고부가가치 식품사업 현장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소이자, 세계 유수의 식품회사들의 시장확대를 위한 치열한 각축장인 셈이다.

2010 동경 식품박람회는 3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일본 동경, 마쿠하리 멧세 전시장에서 개최되었으며, 60개국 2,400社가 참여했으며 참관객도 7만5천여명이 참관한 것으로 예상 집계되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한국관과 삼계탕

한국에서는 한국관 형태로 107개 농식품 수출업체가 참가하였다. 600평 규모로 아시아 국가 중 1위, 전체적으로는 이탈리아에 이어 2위 수준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식품 수출목표 64억불 달성을 목표로 수출업체관 뿐만 아니라 대일수출 유망품목인 김·막걸리 특별홍보관, 테마관 전략홍보관 등을 별도로 운영하며 참가성과를 높였으며, ‘바이어초청리셉션’행사 개최를 통해 바이어 및 수출 관계자들 대상으로 수출활동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전방위적인 활동들을 펼쳤다.

양계분야에서는 하림, 마니커, 농협이 참여했으며, 일본에서삼계탕의인기를말해주듯삼계탕이 주를 이루었다. 일본시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삼계탕 수출이 증가추세에 있으며, 한국의 수출효자 품목으로 그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다.

식품박람회에서는 닭이라는 느낌보다 식품의 한 종류로 다가왔으며, 닭이 아닌 육류의 식재료로서, 더 나아가 식품으로서 바이어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었다.

식품 최신트렌드 - 소포장 그리고 천연소스

식품업계의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로 포장이 빠질 수 없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다양한 포장디자인이 선보였다. 확연히 눈에 띄는 점은 편리성을 강조한 소포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한국의 먹거리와 큰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세계적 추세는 역시 먹기 편하고 국경을 초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했다.

▲ 소포장된 식품들

가공식품 산업에서는 소스류의 발전이 더욱 눈부시게 진행되고 있으며 MSG를 사용하지 않는 천연소스류가 발달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일본의 산란계시장

일본의 계란회사인 주식회사 부나자와社의 판매부 영업담당 데구찌마사다까씨와 일본의 산란계시장에 대해 잠시 인터뷰를 가졌다. 전반적으로 일본도 국내 흐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통일된사료와품종, 사양관리를 통해 자사브랜드 계란을 생산하고 유통·판매하며 기업화된 계란유통구조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유정란과 친환경계란의 경우 국내처럼 일반란의 경우보다 프리미엄이 있었으며,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안전성이 많이 홍보되어 예전에 비해서는 발생시소폭의 감소를 보인다고 한다.

▲ 냉장저장시설에 진열된 일본회사의 계란제품

▶ 판매부 영업담당 데구찌 마사다까 씨

난색의 경우 과거 백란이 주를 이루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백란비율이 60∼70%이며, 갈색란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로 일반마트에서도 쉽게 갈색란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일본 마트에서 판매되는 갈색란·백란

냉장시설의 경우 대형할인마트는 물론 박람회에 전시된 제품의 경우에도 냉장저장시설을 통해 계란의 신선도가 잘 유지되고 있었다. 일부 유기농매장의 경우 냉장시설이 없는 곳도 있었지만 이는 아마도 매일매일 소량으로 바로바로 소비되는 관계로 상온에 진열해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계란소비 300개의 진실

일본이 연간 300개가 넘는 계란을 소비한다는 통계수치는 연수기간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계란에 대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생란으로도 많은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례로 일본인이 즐겨먹는 우동에서도 탱탱하고 신선한 생란이있었으며, 주점에서 시켜먹은 음식에도 곁들어진 싱싱한 생계란을 터트리는 희열감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호텔뷔페에서는 세계 어느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계란후라이는 물론이고 푸딩같은 계란요리, 오믈렛, 계란빵 등 먹기 좋은 계란요리들이 일본의 연간 계란 소비량 300개를 말해주고 있었다.

▲호텔 조식으로 나온 계란후라이, 앞뒤 모두 난백에 덮여있고 반숙으로 조리되어 외형의 미와 부드러운 맛의 장점을 잘 살렸다.

▲ 탱글탱글한 생란이 들어있는 우동

백전노장의 힘 - 일본관

동경 식품박람회 일본관을 보면 백전노장의 저력이 느껴진다. 일본관 부스에서는 백발을 한 현역(?)들이 바이어를 응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뛴다. 젊은 직원이나 홍보도우미가 주를 이루는 국내와 달라 그 이유를 묻자 당연한 답을 하였다. 우리의 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에 경험이 풍부한 최고의 전문가가 상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본의 백전노장들에게서는 신뢰와 저력이 느껴졌다.

정열이 가득한 스페인관

스페인하면 떠오르는 것이 정열의 나라이다 이를 증명하듯 전시관 전체가 통일되어 레드와 화이트가 조화를 이루며 스페인관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더욱이 품목도 와인, 술, 육류 등이 주류를 이루며 우리가 상상해오던 멋있는 유럽의 정취가 느껴졌다. 전시디자인 하나만으로도 바이어들에게 고급이라는 프리미엄을 먹고 들어가지않았을까한다.

말은 통해야 한다

눈으로 보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답을 얻는 것이 최상의 방법인 듯하다. 많지는 않지만 그동안 외국의 박람회를 다니면서 느낀점은 국내참가자들 대부분이 통역을 사용하지 않고 견문을 높이는데 의의를 두시는 분이 많다는 것이다. 자세한 상담이 이루어지려면 세부적인 대화가 가능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다 공감할 것이다. 따라서 박람회에서 최고의 성과를 얻으려면 비용이 좀 들더라도 통역사 또는 지역 유학생의 도움을 얻어서라도 통역을 적극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싶다. 필자도 당일 참관기간 동안 통역사와 함께 다니며 궁금한 것은 죄다 물어보며 괴롭힌 결과 일본의 산란계시장에 대한 정보와 인터뷰까지 하는 추가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 통역을 활용한 적극적인 비즈니스 상담

국내 축산박람회 성공을 바라며

마지막으로 내년에는 축산박람회의 모태인 양계협회가 다시 주관단체가 되어 박람회를 개최하게 된다. 국제적인 축산박람회로 거듭나길 바라며 동경식품박람회의 운영상특이한 몇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첫째, 마케팅 대상의 구분이다.

동경 식품박람회에서는 입장시 명함을 준비하게 하고 업종을 구분하게 하였다. 목에 거는 입장표는 세분화하여 제조, 농업인, 유통, 구매등으로 나누었으며 번호와 색깔로 바이어와 전시업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굳이 말을 나누지 않아도 사전에 전시자들에게 우리와 관련된 사람 임을 바로 인지하게 하여 비즈니스 연계성을 높인 것이다.

▲ 목에 거는 입장표에는 업종이 구분되어 있다.

둘째, 유료화 전략이다.

한 백화점에서 무료초대권을 제공하면 관심이 없거나 불참율이 많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히려 비용을 지불하는 할인된 유료티켓을 제공했다고 한다. 그 결과 불참율이 확 줄었으며 공연에 대한 호응도가 높았다고 한다. 바로 내가 치른 비용의 가치 때문이다.

국내정서상 비용을 받는 박람회가 흔하지는 않겠지만 국내에서도 비용을 받거나 특정 대상만을 입장하게 하는 사례는 많다. 박람회의 목적에 맞게 양보다 질을 높여 실효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또한 유료참관자도 비용을 지불함에 따라 박람회를 참관하는데 무료참관자와는 확연히 다른 열정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동경 식품박람회도 점심을 먹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서 시식이 이루어지지만 줄지어 서있는 국내의 시식행사하고는 분명 차이를 보인다. 유료화를 통해 시식이 중요한 비즈니스전략으로 본연의 취지에 부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한 일본의 식품업체는 시간을 정해두고 시식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설문에 응해준 소비자에게 다시 소정의 선물을 제공함으로서 회수율을 높였으며 차후 자사의 제품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시식행사를 적절히 활용하는 사례로 보였다.

셋째, 백문이 불여일견

비록 미천한 경력이지만 운이 좋게 굵직한 해외박람회를 참관하는 기회를 몇 차례 가지면서 느낀 점은 처음보다 두 번째, 두 번째보다 세 번째가 점점 경험이 쌓이면서 더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는 못해도 몇 차례 해외를 다니다 보니 기본적인 박람회 참관 법, 특징 설명 등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또한 해외연수 인솔자로서 직접 보고 접한 경험들이 차후 더 좋은 기획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일회성의 해외연수보다 한 단계 더 멀리 보고 자사의 수출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해외연수를 더 많이 활용해 주시기를 바라며, 머지않아 국내 양계산물이 수출 효자상품으로 우뚝 서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