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지난 30여 년 동안 과학교육 연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것은 구성주의 학습론에 입각하여 학생들의 선개념을 조사하고 이를 올바른 과학자적 개념으로 개념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연구들이었다.1 이 연구들에 의하면 학생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학교 교육을 통해 과학자적 개념과는 다른 오개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한 번 형성된 오개념은 그 이후의 교육을 통해서도 잘 변화되지 않는다고 한다.2 따라서 교사들은 학교 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오개념 형성을 방지하거나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이미 형성된 학생들의 오개념을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교정하기 위한 학습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학교 교육을 통한 오개념의 형성은 교과서의 서술이나 교사의 설명이 불충분하거나 잘못된 것에 기인한다는 연구들이 있다.3-10 교과서 서술의 오류나 교사의 지식 부족은 명백하게 개선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좀 더 근원적인 문제로 학교 교육과정의 구성에서부터 그 원인을 찾아볼 수도 있다. 하나의 개념을 가르치고자 할 때 저학년에서부터 그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가르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학교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인지 발달 수준을 고려하여 저학년에서는 쉽고 간단한 내용만을 포함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진적으로 높은 인지 수준을 요구하는 많은 양의 학습 내용을 포함하는 나선형 교육과정 형태로 구성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저학년에서는 주로 자연 현상의 관찰 결과만 기술하거나 그 이유를 설명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를 사용하거나 구체적인 모형을 사용하기도 하고, 또 그 이유의 일부만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 후 학년이 올라가면서 좀 더 정교한 설명을 통해 학생들이 과학자적인 개념을 습득할 수 있도록 유도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저학년에서의 간략화한 설명만으로도 학생들은 나름대로 개념을 형성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초기 개념은 정교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올바른 과학자적 개념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 된다. 특히 자연 현상의 원리를 그 이유의 일부만으로 설명하는 경우에는 그 이후에 추가적인 이유를 학습하게 되더라도 저학년에서 이미 형성된 개념이 확장되지 않고 그대로 존속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저학년에서의 개념 설명은 신중하게 구성되어야 하며 후속 학습과의 연계가 잘 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과학 교육과정에서 이와 같이 나선형 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저학년에서 그 이유의 일부만으로 설명하고 있는 하나의 예가 물질의 용해 현상이다. 물질의 용해는 일상생활에서도 그 예를 많이 볼 수 있으며 생체 내에서 혈액에 의한 산소 운반이나 산업체에서 추출이나 하수 처리 과정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화학에서는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이다.11 제 7차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과학에서부터 용해 현상이 제시되고 있으며, 중학교 과학과 고등학교 화학 및 대학 일반화학에서도 그 수준을 달리하며 다루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용해 현상을 관찰하도록 하고, 5학년에서 용해와 용액의 용어를 도입하면서 용액의 균일성을 다룬다. 중학교 2학년에서는 용해, 용액, 용질, 용매, 용해도의 용어를 도입하고, 일부 교과서는 용해 과정을 입자 수준으로 기술하고 있다. 용해의 원리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화학 II에서 처음 제시되는데, 고등학교 화학에서는 엔트로피 개념이 제시되지 않기 때문에 용질과 용매 분자 간의 인력 개념(즉, 엔탈피 개념이지만 용어는 도입하지 않음)만으로 용해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대학교 일반화학에서는 교과서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Zumdahl 교과서12와 같이 엔탈피 개념의 도입 후에 용해 과정을 엔탈피 변화로 설명하고 있으며, 엔트로피 개념은 그 후에 도입되므로 여전히 용해 현상을 엔탈피 개념만으로 설명하게 된다. 그 이후 물리화학에서는 Atkins 교과서13의 경우와 같이 엔탈피와 엔트로피 개념을 좀더 깊이 있게 배우지만 이를 용해 현상에 구체적으로 적용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용해 관련 내용은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점진적으로 높은 인지 수준을 요구하는 나선형 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용해의 원리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화학 II와 일반화학에서 모두 엔탈피 개념만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엔트로피 개념은 그 이후에 배우게 되므로 용해 과정에 대해서는 학생들 스스로 엔트로피 개념을 적용하게 되어 있다.
그 동안 용해 현상에 대한 학생들과 교사들의 이해 정도를 조사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었는데, 이들은 대부분 입자 수준에서 골고루 섞이는 용액의 균일성에 대한 것과 입자간 인력에 의한 용매화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1,3-6,14-22 국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최근에 조사한 강대훈 등4의 연구에 의하면 소금이 물에 녹는 현상에 대해 큰 입자 사이로 작은 입자가 섞여 들어간다는 소위 “구멍 개념”으로 응답한 학생이 중학교 3학년의 경우 77%,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67%로 가장 많았으며, 화학교육 전공 대학교 4학년의 경우에는 10%였다. 그리고 용매화 등 입자 사이의 작용으로 설명하는 “인력 개념”으로 응답한 경우는 중학교 3학년 6%, 고등학교 3학년 29%, 대학교 4학년 75%로 나타나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구멍 개념에서 인력 개념으로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중학교 과정에서는 용액의 균일성을 이해시키기 위해 입자 수준에서 골고루 섞인다는 것을 강조하므로 구멍 개념이 우세한 것으로 생각되며,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용매화 등 인력 개념을 도입하여 설명하기 때문에 구멍 개념에서 인력 개념으로 변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에도 구멍 개념을 유지하는 학생이 67%나 된다는 것은 이전에 학습한 내용이 새로운 학습에 의해 쉽게 대체되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연구 결과만으로 알 수 없긴 하지만 대학교 4학년들의 경우에 75%가 용해 현상을 인력 개념만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대학교 일반화학 이후에 배운 엔트로피 개념을 전혀 적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물질의 용해는 다른 물리적, 화학적 변화와 마찬가지로 엔탈피 변화와 엔트로피 변화에 모두 의존하는데, 대학교 일반화학까지는 엔탈피 변화만으로 용해 현상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그 이유의 일부만 제시하는 셈이다. 그리고 일반 화학 뒷 부분과 물리화학에서 엔트로피 개념이 도입되지만 용해 현상에 대해 엔탈피와 엔트로피를 모두 적용하여 설명하지 않으므로 이를 깨닫는 것은 순전히 학생들의 몫이 된다. 그러므로 물리화학의 열역학에서 엔탈피와 엔트로피 개념을 좀 더 깊이 있게 배운 학생들이 이를 용해 현상에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흥미 있는 일로 생각되나 현재까지 용해 현상에 대한 열역학적인 이해를 조사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물리화학에서 열역학을 배운 대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체와 기체가 물에 용해될 때의 엔탈피 변화, 엔트로피 변화, 온도에 따른 용해도 변화에 대한 이해 정도를 조사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용해 현상에 대해 고등학교 때부터 도입된 인력 개념과 일반화학에서 배운 엔탈피 개념이 어떻게 정착되어 있는지 알아보고, 또한 일반화학 이후에 도입된 엔트로피 개념을 용해현상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알아봄으로써 추후 용해현상 지도시 참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 지역의 한 대학교 화학교육 전공 3학년 학생 34명이다. 이 학생들은 일반화학을 두 학기 동안 배웠고, 물리화학 과목에서 열역학을 한 학기 동안 이수하였다. 용해 현상은 일반화학에서 배웠지만 엔트로피 개념 도입 이전이었고, 열역학에서는 엔탈피, 엔트로피, 평형 상수의 온도 의존도 등을 배웠지만 특별히 용해 현상에 대한 엔탈피, 엔트로피 변화와 용해도의 온도 의존도를 다루지는 않았다. 따라서 용해 현상에 대해 배운지 오래되었고 시험 범위도 아니므로 학생들이 가진 기본 생각을 조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사 도구 및 방법
고체와 기체의 용해에 대한 학생들의 열역학적 이해 정도를 조사하기 위하여 6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검사지를 제작하였다. 문항의 내용은 고체 NaCl과 기체 CO2가 각각 물에 용해될 때의 엔탈피 변화, 엔트로피 변화, 온도에 따른 용해도 변화를 물어보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문항의 형태는 변화의 방향을 객관식으로 고르고 그 이유를 서술하도록 하였다. 문장은 단순하게 작성하였으며, 학부 4학년 학생 4명과 과학교육 전공 대학원생 6명의 검토를 거쳐 검사지를 확정하였다.
검사지의 투입은 3학년 1학기 초인 3월에 하였으며 검사 시간은 30분으로 하였다. 각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이유 서술은 연구자 두 명이 공동으로 검토하면서 유형별로 분류하여 범주화 하였다.
학생들의 응답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하여 9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 조사 시기가 학기 초로 학생들이 바쁠 때이므로 면담 대상자는 자원자로 한정하였고 면담 시간도 길게 하지는 못하였다. 면담은 개별적으로 10~20분 동안 진행하였으며 검사지의 각 문항에 대해 본인이 그렇게 응답한 이유를 물어보았다. 면담 내용은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녹음하여 전사하였다.
연구 결과 및 고찰
고체 NaCl 용해시 엔탈피 변화
NaCl(s)이 물에 용해될 때의 엔탈피 변화(△H용해)의 부호를 고르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는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전체 학생 34명 중 정답인 △H용해>0을 선택한 학생은 13명(38%)으로 정답자보다 오답자가 더 많았다. 용해 과정에서의 엔탈피 변화는 용해되기 전의 용질-용질, 용매-용매 사이의 인력과 용해된 후의 용질-용매 사이의 인력의 차이에 의존한다. 고체의 경우 용해되기 위하여 용질 입자들이 분리되는 과정과 이 용질 입자들이 용매 사이로 끼어들 수 있도록 용매 입자들이 벌어지는 과정은 모두 흡열 과정이며, 용질 입자들이 용매들에 의해 둘러싸여 용매화 되는 과정은 발열 과정인데, 이 때 흡열과 발열의 크기에 따라 전체 과정이 흡열이 될 수도 있고, 발열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고체의 용해 과정에서의 엔탈피 변화는 용질과 용매 각 입자간의 인력에 의존하므로 용질과 용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일반적인 규칙을 정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이온성 고체가 극성 용매인 물에 용해되는 경우 이온의 전하수가 크면 용질-용질간의 인력도 크지만 용질-용매간의 인력도 크기 때문에 어느 것이 상대적으로 더 큰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NaCl과 같이 이온의 전하수가 1인 이온성 고체 화합물이 물에 용해되는 과정은 흡열 과정이다. 이온성 고체들 중에서 발열과정에 해당하는 화합물들은 전하수가 2 또는 3인 이온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데,23 일반화학 교과서에 예로 제시된 화합물은 Na2SO4, Ce2(SO4)3 등이다.12 이 화합물들의 경우는 물 분자의 용매화에 의한 용질-용매 사이의 인력이 용질-용질 사이의 인력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정답을 선택한 학생들의 이유 서술 유형은 다음과 같다.
정답자의 대부분(1a, 1b)은 NaCl이 물에 용해되는 과정이 흡열 과정이기 때문에 또는 온도에 따라 용해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응답하였으며, 용질과 용매 각 입자간의 인력은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정답자 중 한 명(1c)만이 불완전하긴 하지만 용질-용질 사이의 인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정답을 한 학생들도 고체의 용해도가 온도에 따라 증가한다는 경험이나 암기에 의해 흡열 과정이라고 응답하였지만 그 이유를 용질과 용매 각 입자간의 인력 차이로 설명하지는 못함을 알 수 있다.
오답을 선택한 학생들의 이유 서술 유형은 다음과 같다.
오답자들의 많은 수가 용해가 되려면 용질-용매 사이의 인력이 커야 하므로 발열 과정이라고 생각함을 알 수 있다(1e). 그리고 1f 유형의 경우는 자발적인 과정은 발열 과정이라는 오개념을 가지고 있으며, 흡열 과정은 열을 가해주지 않으면 상온에서는 진행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소금이 물에 녹는 과정이 발열 과정이라고 오답을 한 학생들은 용해 과정에서 용매화에 의한 용질-용매 간의 인력이 용질-용질 간의 인력보다 커야 용해가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또한 소금이 물에 자발적으로 녹으므로 자발적인 과정은 엔탈피가 감소하는 발열 과정이라고 생각하여 변화의 자발성이 엔탈피 변화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체 CO2 용해시 엔탈피 변화
CO2(g)가 물에 용해될 때의 엔탈피 변화의 부호를 고르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는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전체 학생 34명 중 정답인 △H용해<0을 선택한 학생은 18명(53%)으로 고체 NaCl의 용해에서 정답인 △H용해>0을 선택한 학생 13명(38%)보다는 조금 더 많았다. 그러나 기체인 이산화탄소의 용해 과정이 발열 과정이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잘 알고 있지 못하였다. 기체가 물에 용해되는 경우의 엔탈피 변화도 고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용질과 용매 각 입자간의 인력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용질이 기체인 경우에는 고체와 달리 용해되기 전의 기체 상태에서는 입자간 거리가 멀기 때문에 용질-용질 사이의 인력이 아주 작으므로 용해된 후에 용매화로 인한 용질-용매간의 인력이 더 크게 작용하여 전체 용해 과정은 발열 과정이 될 것이다.
정답을 선택한 학생들의 이유 서술 유형은 다음과 같다.
이 경우에도 고체 경우와 마찬가지로 5명(2a)의 학생들은 “발열 반응이므로”라고 응답하여 엔탈피 변화의 부호를 설명한 정도이고, 2명(2b)의 학생들은 용해도의 온도 의존도로 설명하였다. 단지 4명(2c)의 학생들만 불완전하긴 하지만 기체 상태에서 용매화된 상태로 가기 때문에 엔탈피가 낮아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무응답도 7명(2d)이나 있었는데, 고체의 용해에 비해 기체의 용해에 대한 현상적인 이해의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아마도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용해 현상을 설명할 때 고체의 용해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오답인 △H용해>0를 선택한 학생들의 이유 서술 유형은 다음과 같다.
오답자들의 많은 수가 기체의 용해 과정이 흡열 과정이라고 단순하게 응답하였고 그 이유를 언급하지는 않았다(2e). 면담을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본 결과 이들도 2h의 경우와 같이 이산화탄소 기체가 물에 잘 녹지 않으므로 이는 비자발적인 과정이고 따라서 흡열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기체 CO2의 용해는 흡열 반응이고, 고체 NaCl의 용해는 발열 반응이라고 잘못 응답한 학생과의 면담 일부이다.
이상의 면담 결과를 살펴보면 이 학생은 “소금은 물에 잘 녹아 자발적이므로 발열 반응이고 이산화탄소는 물에 잘 안 녹아 비자발적이므로 흡열 반응이다.”라고 설명함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학생은 변화의 자발성이 엔탈피 변화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또한 물에 잘 녹으면 자발적이고 물에 잘 녹지 않으면 비자발적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체 NaCl 용해시 엔트로피 변화
고체 NaCl이 물에 용해될 때 엔트로피 변화(△S용해)의 부호를 고르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는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은 다음과 같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맞게 응답한 학생은 31명(91%)으로 엔탈피 변화의 경우에 비해 정답률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정답을 선택한 학생들의 이유 서술 유형은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학생들(79%)이 NaCl이 물에 녹아 이온 상태가 되면 무질서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3a). 고체가 물에 녹아 이온화 되면 무질서도가 증가한다는 단순한 응답을 하기는 하였지만 용질과 용매간 각각의 인력 개념으로 설명해야 하는 엔탈피 변화보다는 무질서도에 입각한 엔트로피 변화를 더 쉽게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c의 경우는 불완전하긴 하지만 고체의 경우에 비해 용해되어 액체상인 용액으로 되면 무질서도가 증가한다고 나름대로 이유를 설명하려고 노력하였다. 한편, 정답자중 2명의 학생들은 “자발적이므로”라고 응답하여 자발적이면 계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3b). 면담 과정에서도 이 두 학생은 “자발적인 방향으로 반응이 일어나려면 엔트로피 변화가 0보다 커야 하니까요.”, “자연계에서는 무질서한 방향으로 반응이 자발적으로 일어나야 하니까요.” 라고 응답하여 자발적인 변화의 방향은 계와 주위의 엔트로피의 합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오답을 한 3명의 학생 중 2명은 NaCl이 이온화 되면서 물분자를 끌어 당겨 질서를 이루기 때문에 무질서도가 감소한다고 응답하여 엔트로피 변화의 일부 현상만 생각하여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체 이온 화합물이 물에 용해되는 과정에서의 엔트로피 변화는 질서정연하게 결정 격자를 이루고 있는 용질 입자들이 결정 격자를 이탈하여 용매 분자들 사이로 섞여 들어가게 되기 때문에 증가하게 되고, 또 한편으로는 이온 주위에 물 분자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되기 때문에 감소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전자의 효과가 후자의 효과보다 크기 때문에 이온성 고체가 물에 용해되는 경우에 전체적으로 엔트로피는 증가하게 된다. 후자의 효과는 이온의 전하수와 크기에 의존하는데, 이온의 전하수가 1인 경우는 이온 주위에 용매 분자가 배열되는 것보다 이온 결정격자가 분해되어 용매와 혼합되는 과정의 무질서도가 더 커서 전체 엔트로피 변화는 양의 값을 가지므로 잘 녹게 된다. 실제로, NaCl(s)이 용해되는 과정은 흡열 과정이므로 엔트로피의 증가가 용해의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이온의 전하수가 2 또는 3으로 크고 이온의 크기가 작은 경우는 물 분자가 이온 주변에 질서 있게 잘 정렬될 수 있어 엔트로피가 크게 감소할 수 있으므로 전체 엔트로피 변화는 아주 작은 양의 값을 가지거나 심지어는 음의 값(△S용해<0)을 가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이온 화합물들은 물에 잘 용해되지 않는데, 그 예로는 Fe(OH)3, Pb3(PO4)2 등이 있다.23
기체 CO2 용해시 엔트로피 변화
기체인 이산화탄소의 용해 과정에서 엔트로피 변화의 부호와 그 이유를 물어본 문항에서는 엔트로피가 감소한다고 바르게 응답한 학생들이 27명(79%)으로 고체 NaCl이 용해될 때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응답한 학생들(31명, 91%)보다는 적었다.
기체 용해시 엔트로피가 줄어든다고 정답을 선택한 학생들의 이유 서술에서도 고체의 경우와 유사하게 용해 과정에 따른 무질서도의 변화를 언급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체 상태에서 용매화가 되면 무질서도가 감소한다고 응답하였다(4a, 4b).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기체의 용해를 비자발적인 과정으로 생각하고, 비자발적인 과정은 계의 엔트로피가 감소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4c). 이 학생들은 면담을 통해서도 “소금은 물에 잘 녹아 엔트로피 변화는 0보다 크며, 이산화탄소는 물에 잘 녹지 못하므로 엔트로피 변화가 0보다 작다.”라고 설명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학생들은 고체 용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발적이면 계의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오답을 한 학생들의 이유 설명 유형은 다음과 같다.
이들은 고체의 경우와 같이 용해되면 무질서해진다고 생각하거나 용해되면 입자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온도에 따른 고체의 용해도 변화
일반적으로 고체의 용해도는 온도를 높이면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를 물어보고 그 이유를 서술하도록 한 문항에 대한 응답은 다음과 같다.
온도에 따른 고체의 용해도 변화에 대해서는 34명 모두 온도를 높이면 고체의 용해도는 증가한다고 응답하였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유형을 보였다.
이유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 유형은 다음과 같다.
용해도의 온도 의존도는 용해 과정의 엔탈피 변화와 관련되는데 흡열 과정인 경우는 온도가 높으면 용해도가 증가하게 된다. (용해가 발열 과정으로 생각되는 경우에도 온도에 따라 용해도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여기서는 논의하지 않기로 한다. 이러한 예로는 25 ℃에서 NaOH의 용해는 발열 과정이나 포화 용액의 농도에서는 고체가 NaOH·H2O상으로 존재하며 이 화합물의 용해는 흡열과정으로 온도에 따라 용해도가 증가한다고 한다.24) 물음에서 “일반적으로”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으므로 고체의 용해 과정을 흡열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응답할 것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온도가 높아지면 용해도가 증가한다고 선택했지만 이유 서술에서는 전체 학생 중 8명(24%)만 고체의 용해 과정이 흡열 과정이므로 온도가 높으면 용해도가 증가한다고 그 이유를 바르게 설명하였다(5a). 나머지 학생들은 깁스 에너지 변화나 분자의 운동 에너지로 설명하려고 시도하였는데, 그 이유는 앞서 NaCl 고체의 용해시 엔탈피 변화에 대한 물음에 대해 62%(21명)의 학생들이 발열 과정으로 응답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학생들은 중, 고등학교 때부터 교과서에 제시된 용해도 곡선으로부터 고체의 용해도는 온도에 따라 증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므로 고체의 용해도가 온도에 따라 증가한다고 선택하였으나 앞서 고체 NaCl의 용해 과정이 발열 과정이라고 답하였기 때문에 이 학생들은 고체의 용해과정이 흡열 과정이기 때문에 온도에 따라 용해도가 증가한다고 설명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유 서술 유형 5e인 용해도 곡선으로부터 알 수 있다고 응답한 학생과의 면담 결과는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해준다.
이 학생은 고체의 용해도 곡선으로부터 고체의 용해도는 온도가 높아지면 증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또한 이 경우에는 용해 과정이 흡열 과정이어야 하나 앞에서 고체의 용해 과정을 발열 과정이라고 했기 때문에 자체 모순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모순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고체의 용해 과정이 흡열 과정이라고 생각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흡열 과정은 비자발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학생과의 면담에서도 자체 모순에 의해 혼란에 빠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학생의 경우에도 고등학교 때 고체의 용해도는 온도가 높아지면 증가한다고 배운 것을 기억하고 있어 그렇게 응답했다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고체의 용해 과정이 발열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르샤틀리에의 원리로 보면 자신의 생각에 모순이 있음을 시인하였다. 하지만 고체의 용해에서 용질-용매간 인력에 의해 안정화 되어야 용해가 일어난다는 생각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어 이 과정이 흡열 과정이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이전에 배운 사실에 대한 신념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새로 배운 사실과 모순되더라도 그 생각을 버리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나머지 5c와 5d의 경우는 온도가 높아지면 입자들의 운동 에너지가 커지는 것으로 설명하고자 하였으나 모두 충분하지 못한 서술로 생각된다.
5b의 경우는 깁스 에너지 변화로 그 이유를 설명하고자 하였으나 관계식을 잘못 적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학생들은 △G = △H - T△S인데, 고체의 용해과정에서 △S가 양의 값을 가지므로 T가 커지면 △G값이 더 작아지기 때문에 용해도가 증가한다고 생각하여 △S의 부호가 용해도의 온도 의존도를 결정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용해도는 △G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평형상수 K에 의존한다. 따라서 △G˚= -RT ln K =△H˚-T△S˚ 식으로부터 얻어진 ln K = -△H˚/RT +△S˚/R 식에 의해 용해도의 온도 의존도를 파악해야 한다. 즉, 용해도의 온도 의존도는 △S의 부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H˚의 부호에 의존한다.
온도에 따른 기체의 용해도 변화
일반적으로 기체의 용해도는 온도를 높이면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 물어보고 그 이유를 서술하도록한 문항에 대한 응답은 다음과 같다.
온도를 높이면 기체의 용해도가 감소한다고 바르게 응답한 학생은 31명(91%)이었다. 나머지 학생 중 2명은 무응답이었고, 1명은 용해도가 증가한다고 하였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 운동이 활발해져 충돌 횟수가 증가하므로 기체의 용해도가 증가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일반적으로 기체가 물에 용해되는 과정은 발열 과정이므로 온도가 높으면 용해도가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유기 용매나 액체 암모니아의 경우 기체의 용해도가 온도에 따라 증가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25)
온도를 높이면 기체의 용해도가 감소한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이유 서술 유형은 다음과 같다.
고체 용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르샤틀리에의 원리를 사용하여 설명한 학생은 9명(26%)이었고(6a), 깁스 에너지 변화를 잘못 적용한 학생은 3명(9%)으로 고체의 경우보다 적었다. 반면에 분자 운동으로 설명한 학생은 16명(47%)으로 고체의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온도를 높이면 기체의 분자 운동이 활발하여 용해되지 못하고 날아가기 때문이다.”라고 서술하여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는 못하였다.
다음은 온도를 높이면 기체의 용해도가 감소한다고 하였지만 그 이유는 쓰지 않은 학생과의 면담 일부이다.
이 학생은 온도가 높으면 기체의 용해도가 감소한다고 믿고 있었지만 기체의 용해 과정을 흡열 과정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 이유를 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때 배운 결과는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 이후로 열역학을 배웠으나 이를 용해 과정에 적용하지는 못함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온도에 따른 고체의 용해도 변화를 설명할 때 깁스 에너지로 설명하였고, 기체의 용해 현상에 대한 엔트로피 변화는 △S>0으로, 온도에 따른 기체의 용해도 변화에 대해서는 무응답한 학생과의 면담일부이다.
이 학생은 고체의 온도에 따른 용해도 변화에 대해서는 △G = △H - T△S 식을 이용하여 온도가 높아지면 △G가 더 음의 값을 가지므로 용해도가 증가한다고 응답하였으나 기체에 대해서는 △S의 부호를 잘못 생각하였기 때문에 동일한 방법으로 설명할 수가 없어 그 이유를 서술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은 용해 과정에 대한 불완전한 개념 정립으로 인해 자체 모순을 경험하게 되며 그러한 경우에는 이유 서술을 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고체와 기체의 용해에 대한 대학생들의 열역학적인 이해 정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용해시 엔탈피 변화, 엔트로피 변화 및 온도에 따른 용해도 변화에 대한 문항을 제시하여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을 분석하였다.
용해시 엔탈피 변화에 대하여 고체 NaCl의 용해에서 엔탈피가 증가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38%였고, 기체 CO2의 용해에서 엔탈피가 감소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53%였으나 이유 서술을 제대로 한 학생들은 많지 않아 용해시 엔탈피 변화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정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 서술에서 정답자의 대부분은 흡열 또는 발열 과정으로 응답하거나 온도에 따른 용해도 변화로 응답하여 용해 과정에서의 용질-용질, 용매-용매, 용질-용매간 인력의 차이로 설명한 학생은 거의 없었다. 고체 용해에 대해 오답을 한 학생들은 대부분 용해 과정에서 용질이 용매화되는 것은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물질이 용해되기 위해서는 용질-용질간의 인력보다 용질-용매간의 인력이 더 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즉, 용해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용질이 용매화 되어 안정해져야 하므로 엔탈피가 감소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학생들이 이와 같이 생각하게 된 배경으로는 대부분의 고등학교 화학Ⅱ 교과서에서 NaCl 고체가 물에 용해되는 과정을 그림으로 제시하면서 물분자가 고체 NaCl로부터 나트륨 이온이나 염화 이온을 떼어내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어 용질-용질간 인력보다 용질-용매간 인력이 커야 용해가 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용해 과정에서 용질-용매간 인력뿐만 아니라 용질-용질간, 용매-용매간 인력도 강조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용질-용매간 인력이 반드시 더 크지 않아도 용해가 일어날 수 있음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40% 이상의 학생들은 고체 NaCl은 물에 잘 녹으므로 발열과정, 기체 CO2는 물에 잘 녹지 않으므로 흡열 과정이라고 생각하여 자발적인 변화의 방향이 엔탈피 변화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고등학교 교과서나 일반화학 교과서에서도 용해과정을 입자간 인력 개념(엔탈피 개념)으로만 설명을 하고 엔트로피 개념을 도입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며, 그 이후에 일반화학과 물리화학에서 엔트로피 개념을 배우더라도 이를 용해 과정에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용해 현상을 인력 개념으로만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고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엔트로피 개념의 도입을 신중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용해시 엔트로피의 변화에 대해서는 고체 NaCl의 용해 경우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91%, 기체 CO2의 용해 경우 엔트로피가 감소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79%로 나타나 엔탈피 변화보다는 정답률이 높았다. 이유 서술에서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질서도의 증가 또는 감소로 설명하여 단순하기는 하지만 엔트로피의 증가 또는 감소 방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수의 학생들은 자발적인 변화의 경우 계의 엔트로피가 증가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앞서 엔탈피 변화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자발적인 변화는 엔탈피와 엔트로피가 모두 관여하므로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해야 하나 학생들은 엔탈피를 논할 때는 엔탈피만, 엔트로피를 논할 때는 엔트로피 한가지만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자발적인 변화는 엔탈피와 엔트로피 변화에 모두 의존함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며, 고체 용해의 경우는 흡열 과정이므로 엔트로피 증가가 용해의 원동력이고, 기체 용해의 경우는 엔트로피가 감소하므로 엔탈피 감소가 용해의 원동력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엔트로피 개념의 도입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성자 등26과 윤희숙과 정대홍27도 용액의 어는점 내림이나 끓는점 오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화학에서 엔트로피 개념의 도입이 필요함을 강조하였으며, Lambert도 엔트로피 개념을 에너지 분산의 관점에서 정성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님을 언급하였다.28 따라서 고등학교 과정에 적합한 엔트로피 개념의 정성적인 도입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온도에 따른 용해도 변화에서는 고체 NaCl의 경우 100%의 학생 모두 온도가 높으면 용해도가 증가한다고 응답하였고, 기체 CO2의 경우에는 91%의 학생들이 온도가 높으면 용해도가 감소한다고 응답하여 정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초, 중, 고 과정에서 모두 고체와 기체의 온도에 따른 용해도 변화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유 설명에서는 엔탈피 변화로 설명한 학생들이 25% 정도밖에 되지 않아 반복되는 학습과 경험에 의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결과는 기억하고 있으나 그 이유까지 설명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40~50%의 학생들은 온도에 따른 분자 운동 에너지로 설명을 하고자 하였으나 명확하게 설명하지는 못하였다. 고체의 용해에서 24%의 학생들은 깁스 에너지 변화(△G = △H - T△S)로 용해도의 온도 의존도를 설명하고자 하여 △S의 부호에 따라 용해도의 온도 의존도가 결정되는 것으로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였다. 용해도는 평형상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므로 △G가 아닌 △G˚ 에 의존하며 또한 △G˚= -RT ln K =△H˚- T△S˚ 이므로 ln K = -△H˚/RT +△S˚ /R가 되어 ln K의 온도 의존도는 △H˚의 부호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화학과 물리화학에서 온도 변화에 따른 화학평형 이동을 다루면서 평형 이동의 방향이 △H˚의 부호에 따라 결정됨을 공부하였으므로 검사 후 면담 과정에서 학생들은 이를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용해 과정에서의 엔탈피 변화 부호를 잘못 생각한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모순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엔탈피 변화의 부호에 대한 신념이 너무 강해 이를 수정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저학년에서 한 번 잘못된 개념을 받아들이면 그 이후의 교육을 통해서도 쉽게 수정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올바른 개념 이해를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구성에서 어느 시기에 어느 수준까지 화학 원리를 제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연구가 깊이 있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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