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인 코너-병원에 가면 김밥을 먹는다
Abstract
오늘 소풍을 간다. 그렇게 중얼거린다. 새벽 다섯 시부터 부산하게 움직인다. 어젯밤에 미리 이불 속에 넣어둔 속옷으로 갈아입는다. 역시 어젯밤에 미리 책상 위에 챙겨놓은 나머지 옷들을 입는다. 나를 꼭두새벽에 잠 깨운 휴대전화를 호주머니에 밀어넣는다. 바깥바람은 아직 차지만 문을 힘껏 밀어제치고 터미널로 향한다. 깜짝 놀란 어둠이 검은 고양이처럼 멀리 달아난다. 잠시 뒤돌아보면 창문을 열고 가족이 손을 흔든다. 한 달에 한 번 대도시 종합병원으로 진료받으러 가는 길이다.
Key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