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인 코너-병원에 가면 김밥을 먹는다

  • 현기 (대한에이즈예방협회)
  • Published : 2007.03.01

Abstract

오늘 소풍을 간다. 그렇게 중얼거린다. 새벽 다섯 시부터 부산하게 움직인다. 어젯밤에 미리 이불 속에 넣어둔 속옷으로 갈아입는다. 역시 어젯밤에 미리 책상 위에 챙겨놓은 나머지 옷들을 입는다. 나를 꼭두새벽에 잠 깨운 휴대전화를 호주머니에 밀어넣는다. 바깥바람은 아직 차지만 문을 힘껏 밀어제치고 터미널로 향한다. 깜짝 놀란 어둠이 검은 고양이처럼 멀리 달아난다. 잠시 뒤돌아보면 창문을 열고 가족이 손을 흔든다. 한 달에 한 번 대도시 종합병원으로 진료받으러 가는 길이다.

Key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