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일본군 '위안부'의 영화적 재현이 어떻게 일상의 영역에서, 그리고 대중의 기억 속에서 '상상력'을 촉발하고 공통의 감각과 정동을 불러일으키는가 살펴보자 한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는 오랫동안 망각되었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야 공공 기억의 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이러한 전환에는 피해자들의 증언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담론화를 가능하게 만든 국내외적 크로노폴리틱스(chronopolitics)가 존재한다. 이는 '시간의 정치학'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의 독특한 위상을 보여주는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영화적 재현은 역사적 크로노폴리틱스와 연속적이면서도 단절적인 이중성을 보여주며 새로운 시각적 크로노폴리틱스를 드러낸다. 한국영화사의 맥락에서 일본군 '위안부' 재현의 크로노토프는 크게 4가지 국면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1990년대 이전 일본군 '위안부'의 극적 재현들, 둘째, 증언과 역사쓰기로서 1990년대 후반 다큐멘터리, 셋째, 2000년대 들어 멜로드라마적 감수성을 이끌어낸 극영화들, 넷째, 애니메이션 및 기타 장르를 포함하는 매체의 확산이다. 이들 중에서 '위안부' 문제를 대중적 극영화(fiction film)의 범주에서 표상하고 있는 첫 번째 국면과 세 번째 국면에 집중해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1990년 이전의 '위안부' 극영화들이 철저히 상업영화와 대중장르의 틀을 고수하며 일본군 '위안부' 역사의 성애화를 추구했다면, 2000년대 이후의 영화들은 대중영화의 양식 속에서 다양한 시도들을 실험해보고 있다. 특히, <귀향>, <아이 캔 스피크>, <허스토리> 등과 같은 2000년대 '위안부' 극영화들의 등장은 우리가 그간 생존자들의 증언과 일본군 '위안부' 운동 등을 통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이슈에 대하여 과연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이에 대한 '문화적 재현은 어떻게 가능한지' 등의 여러 문제를 제기해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2000년대 영화적 재현의 전략들에 주목하면서, 이 글은 멜로드라마의 대중 정치학, 피해자성과 폭력의 재현, 메타기억으로서의 일본군 '위안부' 극영화 등을 논의하고자 한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대한 멜로드라마적 상상이자 메타기억으로서, '위안부' 극영화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통과해야 할 역사적, 정치적, 미학적 관문들을 보여준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최근의 극영화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 간의 관계를 넘어서, 오래된 식민 구조를 해체하고자 하는 탈식민주의적 과제이자 여성운동과 인권운동이 국제적으로 연대하는 트랜스내셔널한 프로젝트로 거듭나는 방식에 이 글은 주목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교육과정 분석과 학습자의 요구조사를 통하여 중학교 가정과 수업을 위한 '안전' 주제 중심 통합 교수 학습 과정안을 체계적이고 타당하게 개발하여 가정과교사들이 교실현장에서 안전교육을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 궁극적으로 청소년들이 안전한 생활을 실천하도록 기여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 우선, 1차에서 2015 개정 가정과 교육과정의 안전교육 내용의 분석 및 부산지역 여자 중학교 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교육 요구도를 바탕으로 안전 내용 요소를 도출하였다. 그리고 주제선정기준에 의해 7가지 통합 주제를 선정하고 각 통합주제별로 주제망을 구성하여 가정과 '안전' 주제중심 교육과정과 학습자료를 개발하였다. 연구 결과, 가정과는 1954년에 제정된 1차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 이르기까지 안전에 대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안전교육 요구가 가장 높게 나온 내용요소는 성폭력 및 성매매 예방과 대처방법이고 자살예방 및 대처방법, 집단따돌림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가장 낮게 나온 항목이 정리정돈이고 42개 모든 항목에서 '필요하다' 이상의 결과를 나타내었다. 이 연구에서 개발한 가정과 수업을 위한 '안전' 주제 중심 통합 교육과정은 식생활안전, 청소년의 성과 안전, 청소년의 친구관계와 안전, 가족생활과 안전, 주생활과 안전, 청소년의 자아와 안전, 사회 환경과 안전의 7가지 통합주제를 선정하고, 각 통합주제에 따라서 3~6개씩 총 28개의 소주제(35차시 분)가 구성되었으며 이를 교실현장에서 손쉽게 실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교수 학습 과정안 총 28편(35차시분량),과 다양한 학습자료 (PPT 28개, 동영상자료 25편, 읽기자료 4편, 학습지 61개, 활동지 14개, 평가지 16개, 테스트지 3개, 참고자료 2개, 학습자료 모형 4개(냉장고 모형, 토론신호등, 식판모형과 음식스티커, 푸드마일리지 카드)로 총 157개를 개발하였다. 본 연구는 7개 통합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과정 개발에 초점이 있기에 우선순위에서 제외된 의생활과 안전, 갈등과 안전, 직업생활과 안전, 소비생활과 안전 주제 중심 교육과정 개발과 함께 이를 현장에 적용하여 학생들의 안전의식과 행동 및 태도변화에 대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2009 개정 중학교 기술 가정 교과서의 '가정생활 영역'에서 안전교육 내용 분석을 통해 중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안전교육의 내용을 선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있다. 분석대상은 2009개정 교육과정으로 12개 출판사에서 각각 집필된 중학교 교과서 12종 총 24권이다. 분석기준은 교육부(2015)에서 제시한 안전교육 7대 표준안을 바탕으로 안전교육 관련 선행연구를 참조하여 학자들의 검토를 토대로 하여 연구자가 개발하였다. 이러한 분석기준으로 각 교과서를 읽고 '안전'이라고 직접 언급한 단어, '심리적 안전'과 '행복한 삶'을 의미하는 단어, '주의', '유의', '안정'과 관련된 단어 등 안전교육 분석기준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 단어들을 모두 추출한 후 가정교과서 단원에 따른 안전교육 내용을 분석틀로 하여 빈도와 퍼센트를 내는 내용분석법을 사용하였다. 교과서 분석결과, 안전교육 내용 쪽수는 기술 가정 교과서 12종의 총 쪽수 3412쪽 중 336.3쪽으로 9.8%로 나타났고 권별로 안전교육 관련 내용의 비중을 분석하여 보면, 1권의 경우 안전교육 내용 비중이 총 224.9쪽, 2권의 안전교육 내용 비중이 총 111.9쪽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가정 교과서의 안전교육 비중이 낮아졌다. 안전교육 내용 가장 많은 단원은 '청소년의 자기관리' 단원으로 3개의 안전교육 영역을 포함하고 있었고 '청소년의 생활', '녹색생활의 실천' 단원 등과 같이 주로 실천과 체험, 실습이 강조되는 단원의 경우 '생활안전'영역의 안전교육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당하는 안전사고와 관련 있는 가정 내 사고(1.4%), 실험 실습사고(0.3%)등에 대한 내용은 낮은 편으로 나타났고, 유니버설주거와 학교폭력 내용은 교과서 1권과 2권에 중복해서 제시되었다. 12종 교과서에서 가장 많이 다른 안전교육 내용은 바람직한 성태도, 식생활문제, 가족 갈등, 식품의 선택이며, 가장 적게 다룬 안전교육 내용은 유해약물, 가정 복지, 인터넷 중독,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이었다. 본 연구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개발된 교과서 12종을 분석하였기에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집필된 교과서와의 비교를 통해 안전교육의 내용 체계를 분명히 하고 내용의 중복을 피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교과서를 보조할 수 있는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아동학대 재발생 사례의 학대유형을 잠재계층분석을 통해 분류하고, 학대유형별 재발생에 미치는 위험요인의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분석자료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수집 관리하는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의 행정데이터를 이용하였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학대판정을 받은 피해아동 26,921명 중 재학대를 경험한 1,447명을 재학대 발생집단으로, 2012년 학대판정사례 중 재학대를 경험하지 않은 피해아동 4,580명을 재학대 미발생집단으로 추출해 분석하였다. 잠재계층분석과 잠재전환분석을 이용해 중복학대와 단일학대 모두를 포함시켜 분류한 결과, '신체학대 우세형', '정서학대 우세형', '성학대 피해집단', '방임피해 집단' 등 4개 유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 4개 학대유형별로 재학대 미발생집단과 비교해 재학대 위험요인의 영향력을 로지스틱회귀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피해아동 성별과 연령, 가해자 성별, 가족빈곤, 친부모 가해자, 배우자 폭력, 가해자 알코올남용 문제, 양육기술 부족, 원가정 분리보호 등 위험요인이 학대유형별로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변인모형을 이용한 학대유형화는 재학대 예방 및 개입의 표적을 결정하는 데 유용하며, 학대유형별 개입표적으로 삼아야 할 차별적인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결과에 기반해 아동학대 재발생 예방을 위한 실천적, 정책적 함의를 논의하였고, 향후 연구 과제를 제안하였다.
본고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의미를 달리해 온 소녀가 최근 포스트휴먼 상상력과 결합하여 영화 속 싸우는 소녀로 등장한 현상에 주목하였다. 이에 포스트휴먼 소녀라는 이미지를 배태한 사회적 맥락과 그 재현 양상을 분석하고, 미래 여성 신체에 대한 한국 사회의 상상의 허용치와 '싸우는 기술증강 소녀'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둘러싼 의미경합을 밝히고자 하였다. 21세기 고도로 발달한 디지털 영상기술로 인하여 영화는 기존의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미래 존재를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성인 남녀와 달리 미성숙하다고 여겨진 소녀가 포스트휴먼으로 상상될 때에는 오히려 강한 실감효과를 추구하는 그 가능성으로 인해 감히 재현할 수 없는 불가능한 영역이 생기게 된다. 즉, 포스트휴먼 소녀는 인간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한 신체증강형에 그쳤으며,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탈하는 비판적 형상화를 구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기술로 증강된 미래 신체는 에로틱한 폭력에 기대지 않는, 또한 모성애와 이성애에 매몰되지 않는 싸우는 위험한 소녀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물론 인간의 순수한 프로토타입에 근거한 포스트휴먼 소녀의 이상화는 기술의 인간화를 확신하는 기술도구주의에 경도되어 있다. 근대적 휴머니즘에 영합하는 이러한 기술 사유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휴먼 소녀는 자기 파괴적 대항을 통해 기술-객체의 새로운 정치성을 보여준다. 이들은 테크노크라시와 신자유주의 정치적 감수성을 표출한 우울한 신체에서 벗어나 있으며, 생명 정치의 위계에 균열을 내는 체제전복적 행위를 구사했다. 포스트휴먼은 한 사회가 고도화된 기술시대로 이행하는 과정 중에 일어나는 다양한 힘들의 경합을 예시하는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영화 속 포스트휴먼 소녀는 여전히 이상화된 소녀 이미지를 고수하려는 인간형상중심주의를 예증하지만, 미시사회적 수준까지 침투한 기술생명권력의 폭압적 지배방식에 윤리적 고찰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목적 본 연구는 청소년기 및 초기 성인기 시기에 해당하는 국내 고등학생 및 대학생의 성지식과 성인지 감수성의 수준을 확인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방 법 2022년 7월부터 동년 12월까지 2개의 고등학교와 2개의 대학교(보건계열 전공 및 비보건계열 전공)를 대상으로 연구 참여에 동의한 129명의 설문 답변을 분석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성별, 연령, 전공 및 대상자들이 보고하는 수강한 성교육의 실용성, 교제 경험, 폭력 및 성적 피해 경험, 자아존중감의 수준과 성지식 및 성인지 감수성 수준을 각 집단 별로 확인하였다. 이후 성지식과 성인지 감수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였다. 결 과 모든 연령과 집단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성인지 감수성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p=0.004). 청소년기 집단에 비해 초기 성인기 집단에서 성지식과 성인지 감수성 수준이 높았으며(p<0.001; p<0.001), 연령과 성지식, 성인지 감수성 수준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또한 대학생 집단 중에서는 보건의료계열 전공자들이 비보건의료계열 전공자들에 비해 높은 성지식과 성인지 감수성 수준을 보고하였다(p<0.001; p=0.005). 결 론 본 연구에서 청소년기 및 초기 성인기에서 성별, 연령, 전공에 따라 성지식 및 성인지 감수성에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와 함께 최근 사회적으로 청소년기 및 초기 성인기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및 가해 문제가 증가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성지식 및 성인지 감수성의 연령별, 성별, 전공별 차이를 고려하여 이들의 개선을 위한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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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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