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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의 기원지(起源地) 재고(再考) (Reconstruction of the Origin of the Gudle)

  • 오승환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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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4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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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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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이 글은 기존에 알려진 구들의 기원지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이다. 구들의 기원지는 2006년 송기호에 의해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였다는 다원설이 제기되었으며, 현재까지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 가설이 나오고 10년이상 지나면서 다원설은 오히려 구들의 계통과 발달 과정을 밝히는데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확대 재생산되고있다. 다원설에서 구들의 기원지로 제시된 곳은 중국 동북-한반도 서북한지역(세죽리-연화보유형문화), 한중러 삼국의 국경이 접하는 지역 일대-연해주 남부지역(단결-크로우노프카문화), 자바이칼-몽골 북부지역(흉노문화) 등 세곳이다. 이들 지역은 서로 거리가 멀고 문화적으로도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동안 독자적인 발생지로 이해되어왔다. 물론 세죽리-연화보유형문화, 단결-크로우노프카문화, 흉노문화 사이에 상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된다. 하지만 다원설에서 주장하듯, 구들이 여러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했다고 보기에 이들 지역에서 나타나는 구조와 형태는 물론이고 결합되는 물질자료까지 대체로 일치하는 것은 의심스러운 점이다. 게다가 출현 시기와 지역 역시 기원전 3~2세기의 동아시아지역에만 한정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구들의 구조와 기술적 특징은 열효율을 높여주는 폐쇄 구조의 아궁이, 축열을 해주는 고래, 연기를 외부로 배출시켜주는 배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충분한 기술적 이해 없이 아무나 독자적으로 만들 수 없는 복합적인 기술 구조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구들은 아궁이, 고래, 배연구조 중 하나라도 갖춘 시설을 사용하던 곳에서 발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구들의 기원지로 알려진 지역에서 선행하는 폐쇄 구조의 아궁이나 배연시설을 갖춘 노(爐)가 존재하거나 발달과정이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다원설에서 기원지로 알려진 세 곳 모두 이러한 구조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 지역에서 구들은 기존에 없던 토기 기종, 철제 농공구류 등 새로운 물질문화 요소와 함께 급격히 등장할 뿐이다. 결국 이들 지역은 구들을 발명할 수 있는 조건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로부터 전래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세지역 모두 구들의 기원지가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