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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가를 통해 본 김소희의 음악적 선택 (The Musical Choice by Kim Sohee through Okjungga)

  • 김혜정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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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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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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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만정판 춘향가는 만정 김소희가 정립한 것으로 정정렬, 송만갑, 정응민, 김연수, 박동실, 정광수 등의 소리를 취사 선택하여 새로이 짠 것이다. 춘향가의 상당부분은 정정렬과 정응민, 송만갑, 김연수 등의 소리를 바탕으로 하였지만 옥중가 한 대목만은 박동실의 것을 갖고 온 것이라고 김소희가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박동실제 춘향가가 어떤 음악적 특징을 지녔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김소희가 남겨 놓은 박동실제의 대목소리는 박동실제 춘향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리고 다른 모든 대목들과 달리 굳이 옥중가는 박동실제를 써야만 했다는 것은 그만큼 차별성이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김소희 창 옥중가의 음악적 특징을 비교 분석하여 박동실제의 독자성이 무엇인지, 김소희의 음악적 선택이 어떤 이유로 이루어졌는지 살펴보는데 연구 목적을 두었다. 그 결과 얻은 결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옥중가는 본래 창작된 사설이므로 유파에 따른 특성을 보여주지 않았으므로 박동실의 소리제를 선택한 것은 사설이 아닌 음악적 이유에서 였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박동실제 옥중가의 가사붙임새는 정정렬제보다는 송만갑의 것에 조금 더 가까웠으나 이 역시 차이가 있었다. 또 악조와 선율 역시 마찬가지였다. 즉 가사붙임새와 악조의 사용으로는 특별한 유파적 특성을 살펴보기 어려웠다. 셋째, 만정판 춘향가 전체 중 진양조 장단을 정리한 결과 송만갑제와 정정렬제, 정응민제의 특성이 조금씩 달리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박동실제는 만정판 춘향가 중 계면조 대목임에도 엇붙임을 사용하지 않는 유일한 대목임을 알 수 있었다. 박동실제 옥중가는 동편제의 가사붙임새에 서편제의 악조와 선율, 시김새를 더해 놓은 곡이라 할 수 있다. 단순한 가사붙임새와 정정렬보다는 덜 복잡한 악조 활용이 한편으로는 소박하다거나 덜 세련된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음악을 덜 꾸미는 것으로 훨씬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김소희는 박동실제 옥중가에 대해 '춘향전 중에서는 가장 춘향이가 애절하게 할 수 있는', '누가 듣든지 가슴을 울리는 그런 슬픈 곡'이라 평한 것이 아닐까 짐작된다. 결과적으로 김소희는 박동실제 옥중가를 수용함으로써 정정렬 색깔이 반복되던 만정판 춘향가에 새로운 느낌을 부여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편스러운 가사붙임과 서편스러운 선율의 만남은 또 다른 어법이 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