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영화가 전래된 시기는 분명치 않으나 1903년 6월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한국영화의 효시에 대한 논쟁은 김도산의 연쇄극 <의리적 구토>(1919년)를 영화로 인정하느냐 아니면 연극으로 인정하느냐의 문제이었다. 조선에 연쇄극이 처음 들어 온 것은 일본 세토나이카이 일행의 <선장의 처>로 알려져 있지만 또 다른 설은 1915년 10월 16일 대한매일신문의 연재소설을 무대화한 미쯔노 강게쓰 일행의 <짝사랑>이 부산의 부산좌에서 공연된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서울에서는 1917년 3월 14일부터 황금관에서 <운명의 복수>가 무대에 올랐다. 연쇄극은 우리의 독창적인 공연형식이 아니다. 연쇄극이 조선연극계에서 전성을 누렸던 시기는 1919년 10월 27일 단성사에서 공연된 김도산의 <의리적구토>부터 3년 정도에 불과하다. 연쇄극의 공연형식은 연극이 진행 되는 중에 영화를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특별한 극형식이다. 연극이 기존의 예술을 종합한 종합예술이라면 연쇄극은 새로운 매체인 영화까지 무대에 도입한 새로운 종합예술(총체예술)로서 확대연극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마디로 연쇄극의 영상 도입은 영화적 행위의 삽입이며 연극적 표현의 확대기능으로서 새로운 공연예술로서 총체예술의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현재 연쇄극의 학술적 연구가 미미한 상황에서 연극으로서 연쇄극인가 또는 영화로서 연쇄극인가의 개념 정의는 우선 연쇄극의 정체성과 그 미학적 확립이 요구된다. 조선영화 비평가, 임화는 연쇄극 필름을 영화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은 활동사진을 영화라고 부르지 못한 것 이상이다. 라고 연쇄극의 정체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연쇄극이 활동사진만치 독립된 작품도 아니고 연극의 보조수단에 불과한 영화의 한 태생에 그치는 것이라고 연쇄극을 연극으로 결론 내렸다. 조선영화 초창기의 대표적 감독인 안종화 역시 연쇄극이 무대에서는 도저히 실연할 수 없는 야외활극 같은 것을 촬영해서 연극 장면에 적당히 섞어서 상영하는 것으로 보았다. 당시 연쇄극이란 연극과 활동사진이 결합된 형식의 공연물로 영화는 연극의 보조수단으로 보았다. 공간이 제한된 연극무대로는 표현하기 곤란한 정경이나 극적인 장면들을 야외에서 촬영하였다가 무대공연시 필요한 대목에 극장 내의 불을 끄고 백포장에 영사하다가 다시 불을 켜고 무대공연을 계속하는 식의 공연양식이었다. 연쇄극은 작품에 있어서도 진지한 연구가 없이 일본 연쇄극의 제작방식을 그대로 답습하여 그 내용에서도 신파극의 잔재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당시 일간지 지상에서는 연쇄극이란 개량신파극의 모방이므로 약식있는 연극인들이 가질 무대가 아니라는 혹평을 연일 게재하였다. 본 논문의 연구목적은 연극이냐 영화이냐의 정체성이 불분명한 연쇄극의 형식미학을 논의하고자 한다. 논의 과정으로서 연쇄극의 등장 배경과 공연형식 그리고 새로운 공연 예술로서 연쇄극을 총체예술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그 결과 연쇄극은 영화가 아닌 확대 연극의 개념으로 규명하고 새로운 공연예술로서 재평가하고자 한다.
1920년대 초반 조선영화의 제작은 식민지지배기구에서 시작되어 민간으로 확대되었다. 이들 영화는 풍경과 풍속을 기록한 실사영화와 극적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를 촬영하여 보여주는 연쇄극의 자장 안에서 형성되어, 장소를 강조하는 형식으로 발전했다. 이 당시 할리우드 연속영화의 영향으로 조선의 주요한 경승지를 위험과 모험이 일어나는 장소로 사용했다. 하지만 스타일적인 면에 있어서는 롱테이크와 롱쇼트로 촬영되었고, 단조로운 화면은 변사의 설명으로 리듬감을 주었고, 필름에 색을 넣어 시각적인 자극을 강조하는 등 일본영화와 같았다. 일본영화와 비슷했던 1920년대 초반 조선영화는 나운규의 <아리랑>의 등장으로 보다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모습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본 논문은 일제식민지 시기에 출발한 초창기 한국영화비평에 관한 연구로, 조선영화비평의 전개와 양상과 의미 그리고 한국근대영화비평사의 한 축으로서의 영화운동론을 고찰하고 있다. 조선영화의 출발점이 라고 할 수 있는 '연쇄극(kino-drama)' 시대에는 문명의 유입과 근대의식의 흐름에 젖어 역시 계몽주의적 영화관이 팽배하였고, 그 이후 무성영화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영화본질 자체에 대한 관심증대로 영화라는 형식과 예술성 추구로서의 비평적 기조가 형성되면서 리얼리티와 재현의 문제 등 비평의 기준과 논쟁점이 다양하게 제기되면서 비평이 변모, 발전되었다. 또한 1920년대 중반부터 30년대 중반까지 지속된 프롤레타리아 영화운동론, 일명 카프(KAPF)영화운동은 당시 영화이론과 평론계를 주도하면서 조선영화계 전반에 큰 영향을 주어 선구자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주장한 영화관은 볼셰비키적 대중화론과 변증법적 유물사관에 의한 계급적 영화로, 이들이 보여준 비평은 외국영화에 대한 정보와 이론소개, 영화조직과 강령 그리고 상영과 실천에 대한 여러 가지 방안제시 등 일정한 기여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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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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