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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윤리학과 실용주의적 다원론 (Universal Ethics and Pragmatic Pluralism)

  • 권수현
    • 문화기술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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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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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46-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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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 논문은 사실과 가치에 관한 두 가지 방식의 윤리이론을 다룬다. 하나는 퍼트남(H. Putnam)의 방식으로 사실과 가치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 사실과 가치가 내재적 연관을 갖는 하나의 세계로 만드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하버마스(J. Habermas)의 방식으로 사실과 가치를 논증에 기초한 간주관적 합의의 산물로 간주하는 것이다. 퍼트남은 내재적 실재론(internal realism)의 입장을 통해 실재론에서 실용주의로 이행하고 있으며, 특히 칸트의 이성주의 전통과 듀이의 실용주의적 견해를 양립시키면서 자신의 입장을 전개하고 있다. 하버마스 역시 칸트의 이성주의와 보편주의의 전통에 서 있으며, 동시에 헤겔의 역사적 이성의 전통에서 진리의 실천성을 강조한다. 이들의 전략이 지니는 의의는 사실과 가치에 대한 엄격한 이분법과 그에 따르는 가치의 영역에 대한 합리성의 평가절하에 대항하여서 가치의 영역에 대한 부활을 시도했다는 데 있다. 이러한 시도의 출발점은 합리성의 현실적 토대를 삶과 실천에 놓는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사실을 밝혀내는 진리만을 우선시하는 합리성, 곧 도구적으로 축소된 합리성에서 벗어나는 개념적 장치가 주어진다. 그리고 이는 다시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을 통한 실천적 합리성이 부활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며, 가치와 규범을 타성적 일상이나 관습의 논리에 맡겨버리는 것에 저항할 계기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공동 목표에도 사실과 가치에 대하여 취하는 전략의 상이함에 따라 퍼트남의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노정되어 있다. 퍼트남의 방식은 가치의 특수성과 규범의 보편성에 대한 차이를 없애고 보편주의 윤리의 지위를 흔들어 놓음으로써, 실용주의적 다원론이 자리할 토양으로서 보편적인 틀 자체를 와해시킬 수 있다. 이에 의사소통합리성에 의지하여 보편주의 윤리의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규범의 강제력을 확보하고 이 강제력을 토대로 다양한 삶의 양식으로서 문화적 다원주의를 꽃피우고자 한 하버마스의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헤겔의 노동(勞動, Arbeit) 개념을 통해 본 천지공사(天地公事) 연구 (A Study on the Reordering Works of Heaven and Earth: As Analyzed via the Hegelian Concept of Arbeit)

  • 김대현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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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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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5-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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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논문은 헤겔이 말한 노동(勞動, Arbeit)의 개념이 인간 실존에 내재한 무한성 구현의 근본 기재라는 이론에 착안하여 삼계를 상생(相生)으로 소통시킨 증산(甑山)의 천지공사(天地公事)를 노동의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헤겔이 주체의 자유와 해방의 가능성을 노동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몸으로 강세한 절대자 증산이 지향한 음양합덕(陰陽合德)·신인조화(神人調化)·해원상생(解冤相生)·도통진경(道通眞境)의 사상을 근거로 하여 천지공사를 노동의 개념으로 해석하였다. 이 논문에서 주목할 점은 절대자(絶對者)에게 노동이 발생하는 사태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노동은 실존계의 인간에게 발생하는 개념이다. 이념계와 자연계 사이 즉 천지 사이에 있는 인간이 무한(無限)과 유한(有限)을 이어 구체적인 산물(産物)을 만들어내는 일이 노동이다. 근대적 의미의 노동은 수동적 활동이 아닌 주체적 활동이며 주체가 자신을 무한성을 향해 확장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노동이 절대자에게 발생하는 시점으로부터 실존에 대한 무한성 구현을 향한 형이상학적 패러다임의 변혁이 시작된다. 절대자의 노동 발생의 시점이 곧 우주 변혁의 시점인 것이다. 이러한 절대자의 노동 발생은 분열에서 통합이라는 천지인(天地人) 삼계(三界)의 상생적 소통을 통한 삼계의 질적 균등성을 형성한다. 부동의 원동자로서 초월적 세계에서 현상 세계를 수직적으로 조화(造化)한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에게 노동이 발생하는 것은 그가 실존(實存)의 위치로 하강하여 삼계에 절대성을 전이(轉移)하여 통일(統一)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절대자로서의 상제에게 노동은 곧 실존의 자격으로 인세에 행한 직접적 소통이자 그들과의 합일(合一)이며 천지공사가 바로 절대자의 그러한 실존적 노동에 해당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