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창고시설은 사용면에 따라 지하식, 지상식, 고상식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이 중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형식은 평면장방형의 지하식 창고시설로써 백제 도성지역인 풍납토성, 공산성, 관북리유적 등에서 확인된다. 풍납토성에서는 경당지구 196호 유구에서 젓갈류를 저장한 시유도기가 다량 출토되었고, 관북리유적에서는 목곽고에서 다량의 과일 씨앗류 등이 출토되었다. 이는 전란이나 수해 등을 대비한 대민지원이나 관리의 녹봉 등을 위한 창고라기보다 왕실 등 최상위계층에 공급하기 위한 저장시설로 판단된다. 본 논문에서는 전자의 개념을 국영창고로, 후자를 왕실창고로 세분하였다. 국영창고는 국가가 운영하는 모든 창고를 말하는데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왕실창고도 이에 포함된다. 하지만 4세기 전반 이후 국영 창고에서 왕실 창고 등 창고체제 변화 및 분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세분하였다. 창고의 분화가 나타나는 이유는 지역 정치체들의 통합과 국가 권력 집중화가 이루어지면서 일반 읍락으로부터 조세수취를 통해 지배자집단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과 연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창고의 분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에는 취락과 별도의 독립적인 수혈군들이 도성 근교지역에서 확인된다. 이 수혈군은 소유의 주체가 지역 최고의 정치체 혹은 국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시 삼국간 잦은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곡식 등의 물자 비축용일 가능성을 제기해보고자 한다. 한편 국영 창고는 성문과 연결된 도로 주변에 위치하는데 창고의 기능 및 위치에 따라 중심권역과 주변권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중심권역은 추정 왕궁지를 중심으로 하는 왕실창고가 위치하며 주변권역은 상평창과 같은 대민지원 등의 국영창고가 위치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관청 등의 관리기관이 함께 자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pecies and anatomical characteristics of twenty-seven straw shoes (around AD 500s-600s) of Baekje Kingdom, excavated at Gwanbukri and Goongnamji relics of Baeje Kingdom, were examined. The shoe tissues were macerated and examined under microscope. They were identified as Typha spp (cattails), not any of straws such as rice. Cattails, a perennial glass, grow in low and swamp places. Cattails are not known as one of major raw materials for straw shoes. The cattail fibers are not as strong as those of rice straws, common raw materials for ancient shows.
이 글에서는 부여 정림사지로 추정되는 백제 '정림사'의 창건 연대를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살펴보았다. 즉, 본격적인 대지 조성은 왕궁터로 추정되는 관북리 일대와 연동되어 있는데, 그 시기는 6세기 늦은 단계로 추정된다. 그리고 사찰 건립을 위한 대지 조성 이전에 사용된 소형 노 등과 그와 관련하여, 구지표에서 출토된 토기 등을 참고할 때 사비 천도 후 일정 기간 공방이 운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공방은 정림사지 북쪽에 인접한 관북리유적에서 본격적인 대지조성과 함께 이루어진 기와기단건물의 조영 이전에 운영된 것이 확인되었다. 대지 조성토에 혼입된 토기, 기와, 중국자기를 통해서도 정림사의 조영 연대가 사비 천도 직후까지 올라가기는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 점은 석탑 이전에 목탑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구조는 지하기초부가 없는 높은 지상기단일 가능성과 연계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정림사지 가람배치는 동 서 건물과 강당 좌우의 건물이 하나로 통합되어 강당지 북편 기단보다 북쪽으로 좀 더 돌출되어 대규모 승방으로 통합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익산 미륵사지와 유사하여 정림사지가 능산리사지나 왕흥사지보다 늦게 축조되었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강당과 동 서 건물의 배치 관계 등으로 살펴본 이러한 견해는 그동안 정림사지의 창건 연대를 사비 천도 전후로 보아 온 것과 배치된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볼때, 정림사는 사비 천도 전후가 아니라 도시조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6세기 후엽 이후에 창건되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시행된 동 생산 및 제련과정을 살펴보기 위하여 '나'지구, '라'지구 출토동 생산 부산물(동 슬래그 및 동 도가니) 11점의 과학적 분석을 시행하였다. 분석방법은 파장분산형 X-선 형광 분석, X-선 회절 분석, 금속 현미경 관찰, 주사 전자현미경-에너지 분산형 X-선 분석기, 전계방출 전자탐침미량분석기, 라만 마이크로분광분석법을 사용하였다. 분석결과 관북리 동 슬래그에서는 주로 도가니 슬래그 및 정련 슬래그에서 전형적인 특징으로 나타나는 규산염 광물, Magnetite, Fayalite, Delafossite 등이 검출되었다. 또한 관북리 동 슬래그는 외형 및 미세조직의 양상의 특성에 따라 1. 유리질 바탕 기지 + Cu prill, 2. 유리질 바탕 기지 + Cu prill + Magnetite, 3. 규산염 광물 바탕 기지 + Cu prill, 4. 결정질(Delafossite, Magnetite)/유리질(비정질) 바탕 기지 + Cu prill, 5. Magnetite + Fayalite, 6. 청동합금 슬래그로 분류되었다. 미세조직 내에는 SiO2, Al2O3, CaO, SO4 P2O5, Ag2O, Sb2O3 등의 불순물이 잔재되어 있으며, 일부는 주석과 납이 합금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통해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는 동 생산과정 중 배소와 제련을 거친 동 중간생성물의 정련과 불순물이 함유된 동-주석, 또는 동-주석-납의 합금정련을 시행하였다고 판단된다.
발굴조사에 의해 가장 많이 출토되는 것이 기와임에도 불구하고, 출토 양에 비해 그 연구 실적은 그다지 많지 않으며, 연구대상도 수막새가 주를 차지하고 있는 설정이었다. 또한 기와 연구는 유적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보조적 측면에 치중된 면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연구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기와 자체의 연구가 진전되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암막새의 출현 문제도 대두되었다. 하지만 현재 암막새가 삼국기대에 출현되었다는 점에는 모든 연구자들이 동조하는 사항이지만, '그 출현과정이 어떠했을까'란 점에는 쉽게 답을 내리지는 못하는 점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본고에서는 백제시대의 것으로 보고된 암막새를 고고학적인 출토 층위, 유물의 현태를 통해 검토해 보았다. 그 결과 이미 보고된 유물 중 풍납토성 출토 지두문암키와와 구아리백제유적 등에서 출토된 유단식암키와는 아직 시원형 암막새로 판단할 근거가 미약하고, 군수리사지 출토 지두문암키와, 부소산성과 관북리백제유적의 토기구연암키와와 유악식암키와 그리고 제적사지와 미륵사지의 귀면인동당초문암막새만이 시원형 암막새 혹은 암막새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백제 암막새는 중국 북조에서 출현한 지두문암키와(짧은 턱의 출현)에서 토기구연암키와와 유악식암키와(턱의 형성)로의 발전 이후 귀면인동당초문암막새(문양 출현)가 출현하게 된 것으로 파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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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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