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Cross cultural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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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타이완의 기억을 그리는 현대 일본 작가들의 서로 다른 두 가지 시선 - 쓰시마 유코 『너무나 야만스러운(あまりに野蛮な)』과 요시다 슈이치 『루(路)』 (Two Different Perspectives of Contemporary Japanese Writers Tracing the Memories of Colonial Taiwan - Tsushima Yuko's Too Savage and Yoshida Shuichi's Road)

  • 조영준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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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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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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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일본이 타이완을 통치하던 시기에는 식민지 타이완을 작품의 무대로 삼은 일본인 작가가 많이 있었지만, 일본의 패전으로 타이완이 광복을 맞게 된 후로 이러한 현상은 거의 그 자취를 감추게 된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일본과 타이완의 관계가 점점 더 긴밀해지는 가운데 일본과 타이완을 배경으로 하여 근대부터 이어져 온 양국의 관계를 부각시키는 소설과 영화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쓰시마 유코의 2008년 작 "너무나 야만스러운(あまりに野?な)"과 요시다 슈이치의 2012년 작 "루(路)"도 이러한 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역사 정치적 기류의 변화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두 작품은 일본과 타이완 양국을 작품의 무대로 삼아 식민지 타이완의 기억을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를 그리는 두 작가의 시선과 관점은 사뭇 다른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양국의 관계와 식민지 타이완의 기억을 그리는 두 작가의 서로 다른 서사 전략과 그 의미에 대해 비교 고찰해본다. 한국과 비슷한 근현대사를 겪은 타이완을 작품의 무대로 삼은 일본 작가들의 근작에 관한 연구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는 작업이 될 것이며, 이는 또한 복잡하게 얽혀있는 동아시아 근대사에 대한 반추와 이와 관련된 문학 문화 비평에 대한 재고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쌍형어에 대하여 (On Doublets)

  • 이은경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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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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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2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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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본고에서는 기존의 쌍형어 논의들의 쟁점들을 살펴보았다. 일반적으로 쌍형어는 공통의 어원에서 갈라져 나온 단어들의 쌍을 가리키지만 공시적으로 의미가 같고 형식의 유사성을 보이는 단어들의 쌍이나 문법 형태소들의 쌍을 가리키기도 한다. 본고는 전형적인 쌍형어는 공통의 어원을 가지는 단어들의 쌍이라고 보았다. 쌍형어는 의미와 형식의 유사성이나 차이에 따라 하위 유형화가 가능하다. 전형적인 쌍형어에서 가장 멀어진 것은 공통의 어원을 가지지는 않지만 의미가 같고 형식이 유사한 단어들의 쌍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쟁점은 쌍형어가 단어들의 쌍을 가리키는가 하는 점이다. 공통의 어원을 가지는 단어들의 쌍이 전형적인 쌍형어이나 조사나 어미의 경우에도 쌍형어를 인정한다면 조사 쌍형어나 어미 쌍형어의 존재가 가능할 것이다. 접미사의 경우에는 접미사 쌍형어의 인정이 가능할 수 있으나 접미사가 결합한 파생어가 쌍형어를 형성하므로 굳이 접미사 쌍형어를 인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어미의 경우도 해당 어미가 결합한 활용형의 쌍형어를 인정할 수도 있으나 한국어의 어미가 통사단위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많은 활용형의 쌍형어를 인정하기보다는 해당 어미를 쌍형어라고 하는 쪽이 적절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간 쌍형어나 어미 쌍형어 일부가 기저형 층위에서 일종의 이형태 관계를 이루는지에 관한 쟁점이 있을 수 있으나 본고에서는 하나의 어휘 항목 내에 속하는 경우에는 쌍형어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이들은 일종의 복수 기저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계몽주의 시대의 '철학자/작가'의 시기별 개념 변화와 그 의미 : 출판시장의 확대와 철학자, 문인 그리고 작가들 (The Concept of Philosopher/Writer and Its Change in the Age of Enlightenment : Expansion of the Publishing Market and Philosophers, Man of Letters and Writers)

  • 정해수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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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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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61-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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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이 글은 "계몽주의 시대의 '철학자/작가'의 시기별 개념 변화와 그 의미 - 1. 용어의 사전적 의미와 18세기 문학장의 기원"의 후속 논문이다. 우리는 이 글에서 출판시장이 확대된 이후 17세기 말엽의 문학장의 변화를 고찰했다. 특히 현대철학자들과 교수직을 가진 전통 철학자들 간에 철학자로서의 정체성을 두고 벌어진 다툼의 양상이 이 글의 핵심내용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독자층의 형성으로 인해 전통 철학자들도 독자들의 기대지평에 민감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몇몇 전기 작품도 이 글의 관심사항이었다. 17세기 말 갑자기 예전과 달리 철학자나 작가가 전기 작품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독자들은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새로운 영웅, 즉 위대한 철학자 또는 위대한 작가의 도래를 희구했고, 이러한 희망이 전기 작품의 출판으로 이어졌음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저자, 작가, 철학자 등에 대한 개념변화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다음 글에서 우리는 철학자/작가에 대한 보다 진전된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중국에서 저술된 한국근현대문학사의 문화횡단적 실천 - 남한문학사·북한문학사·자국문학사라는 세 겹의 프리즘 - (Transcultural Practice of the History of Modern Korean Literature Written in China)

  • 이선이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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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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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7-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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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이 연구는 중국에서 저술된 한국근현대문학사를 남한문학사, 북한문학사, 자국문학사와 비교하여 서술 양상을 살핌으로써, 이들 텍스트에 나타난 문화횡단적 실천을 살피고자 하였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저술된 한국문학사는 약 25종이며, 이 가운데 한국근현대문학사는 약 16종이다. 저술 목적으로 볼 때, 연구용 문학사보다는 교재용 문학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시각과 서술내용으로 볼 때, 남한문학사를 수용한 경우와 북한문학사를 수용한 경우 그리고 남북문학사를 함께 수용한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대표적인 텍스트를 선정하여 그 인식과 서술 양상을 남한문학사, 북한문학사, 중국문학사와 비교한 후, 의미의 이동과 생성의 지점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한국문학사 인식과 서술에 있어서 몇 가지 의미 있는 전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우리의 근현대문학사는 서양문학의 영향만을 강조함으로써 중국문학의 영향을 간과했다는 점에 대한 반성적 시각 둘째, 북한문학사를 주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인식함으로써 통일문학사 기술의 한 가능성을 제시한 점 셋째, 순수문학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문학의 대중성에 대한 강조와 다양한 매체와 연관된 작품을 수용하는 시각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이 그것이다.

나혜석과 조르주 상드의 여성주의 세계관 비교연구 - 예술가의 소명의식을 중심으로 - (A Comparative Study of the Feminist View of the World Between Na Hye-Sok and George Sand - Focusing on Conscious Vocation of the Artist -)

  • 조지숙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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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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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2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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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본 논문은 조르주 상드와 나혜석의 예술가로서의 삶과 작품 세계를 비교해 보고, 예술가에게 있어서 소명의식과 책임감의 유무가 어떠한 차이와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두 여성은 교육과 예술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었지만, 그 두 가지 문제에 대한 관점과 소신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특히 예술관에 있어서 두 여성은 더욱 현격한 견해차를 보여주는데, 이는 예술에 관한 작가로서의 책임감, 목적의식의 유무로 드러난다. 조르주 상드의 경우 뚜렷한 예술관을 지니고 있었고, 작가 활동초반부터 이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힌바 있다. 즉 자신의 글쓰기를 통해 약자들의 고통을 알리고, 결국에는 젠더의 한계를 넘어서서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토피아를 건설하는데 있어 자신의 작가로서의 활동이 조금이나마 사회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작가적 소명의식을 알렸다. 그러나 나혜석의 경우, 그녀의 글에서도, 혹은 그림 작품을 통해서도 그러한 목적의식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나혜석에게는 당대 주목받은 여성화가, 더구나 선구자로서의 책임과 의무, 목적의식이 결여되었다. 만일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나혜석에게 예술가로서의 뚜렷한 소명의식만 있었다면, 조르주 상드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세계는 물론, 예술가로 가치 있는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

국어사전과 불교 언어: '불교' 영역의 전문용어 기술을 중심으로 (The Korean Dictionary and the Buddhist Language: Description of Popularity of Buddhism Terminologies)

  • 김한샘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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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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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9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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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이 논문은 사전의 백과사전적 요소로서의 전문용어 기술을 불교 언어에 집중하여 살펴보았다. 불교 언어에 대한 선행 연구를 살펴보니 크게 언어 자체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 특정 승려의 언어관 탐색, 불교 언어에 대한 언어학적 고찰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불교 언어에 대한 언어학적 고찰은 특정 불경을 분석한 연구와 불교 영역 전반에서 쓰이는 어휘에 대한 연구로 나뉘는데 기존 국어사전에서의 불교 어휘를 살펴보니 인명, 지명, 책명, 역사, 불교' 등의 전문 영역 분류에 걸쳐서 분포하였다. 전문용어의 일반어화가 진행된 경우 전문용어로서의 의미와 일반어로서의 의미를 각각 다의어로 기술하되 어느 것을 먼저 배열하느냐로 개별 어휘의 일반어화의 진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데 불교 어휘의 경우 불교용어로만 쓰이는 단의어가 가장 많았고 일반어로서의 용법이 우선인 것, 불교용어로서의 용법이 우선인 것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일반어로 기술되어 있으나 불교 용어에서 비롯된 어휘도 있었다. 한 사전 안에서 언어 단위에 따라 전문 영역 표지가 달라지는 경우, 사전별로 불교 전문용어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다른 경우, 기존의 학술적인 연구 결과와 사전의 기술 내용이 상충되는 경우 등 섬세한 검증을 필요로 하는 사례는 향후 종교 전문가와 언어 전문가, 사전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쿠르 형제가 본 18세기와 19세기 프랑스 사회와 문화 (French Society and Culture of the XVIIIth and the XIXth Centuries as Viewed by the Goncourt Brothers)

  • 장연욱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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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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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49-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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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이 논문에서 우리는 귀족적인 18세기 문화를 과도하게 애호했던 공쿠르 형제의 입장을 살펴보고자 했다. 그들은 작품에서 로코코, 로카이유, 왕의 애첩, 골동품 등의 주제를 주로 다뤘는데 이는 두 형제가 루이 15세와 루이 16세 시절의 귀족적 세계를 되살리려는 의도에서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그들이 귀족 가문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 18세기 귀족 문화에 깊이 매료되었다고 여기는 것은 정당할까? 그들이 18세기 문화를 탐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없는 것일까? 이 연구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왜냐하면 그런 문화에 대한 두 형제의 집착에는 미학적인 편애를 넘어서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우리는 먼저 이념적인 원인을 살펴보았다. 우리의 관심은 무엇보다 귀족적 문화에 대한 그들의 집착과 자신들이 살았던 시대의 부르주아 문화에 대한 거부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집중되었다. 그런 다음 1848년 혁명 직후 그들이 프랑스 대혁명을 연구한 이유와 의미를 밝히고자 했다. 이 탐구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유쾌하고 활력 있는 18세기 문화를 특화했고 동시대 사람들에게 1848년의 끔찍했던 기억을 잊게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우리는 공쿠르 형제가 자신의 시대가 안고 있었던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썼다고 말할 수 있다.

야쿠트 구비서사시 '올롱호' 연구 시론: 『용감한 뉴르군 보오투르』를 중심으로 (A Preliminary Investigation on the Oral Epic Olonkho in Yakutia: Focusing on the Analysis of Nurgun Boutur the Swift)

  • 김중순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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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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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0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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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시베리아에서 중앙아시아까지 연결되는 알타이 인문벨트는 문명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한반도의 교대문명 형성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고고학을 비롯하여 민속학과 인류학 등에서는 이에 관해 그동안 다양한 연구를 해왔고, 그 가운데 하나가 구비서사시다. 구비서사시는 한국에서 독특한 전승의 양식으로 남아있지만, 알타이 인문벨트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주목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에 우리에게 중앙아시아와 몽골, 그리고 시베리아의 일부 서사시가 소개된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론의 목적은 시베리아에 위치한 야쿠티아의 구비서사시 올롱호를 국내 학계에 소개하는 데 있다. 올롱호는 최근에야 그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것이 차지하는 위치는 막중하다. 그동안 서사시 연구가 서구중심의 시각에 매몰되어 있었다면, 올롱호는 서사시 연구에 있어서 보다 글로벌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그 내용이나 구연방식이 서구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고, 그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어서 새로운 연구 실마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화시대에서 영웅시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인류의 사고와 행동양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그것은 야쿠티아의 민족역사 뿐만 아니라 10세기를 전후한 알타이 제 국가들의 형성과정까지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 시론은 방대한 서사시 올롱호 원문의 한국어 번역을 촉진하고, 본격적인 내용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특히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와 한반도의 구비서사시 전통을 비교하여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살필 수 있다면 알타이 인문벨트 형성을 위한 중요한 담론이 될 뿐만 아니라 문명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이상(李箱)의 시 작품에 구사되는 프랑스어와 탈 지방성 (A study of the Implications of French vocabularies and the de-locality in LEE Sang's Poems)

  • 이병수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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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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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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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본 논고는 근대한국 문학의 전위인 이상(李箱)의 시작품에 구사되는 프랑스어와 탈 지방성에 대한 연구이다. 이상의 시편들 속에 쓰인 기호와 외래어는 한글로는 표현이 어려운 물리학, 건축학, 수학, 기하학, 이국의 문명과 같은 초감각적인 이미지들을 그려내고, 의미생성과 확장을 불러오는 파생의 시어로 작용한다. 이상의 시작품에서 프랑스어는 알파벳 철자와 한글식의 표기로 나누어지고, 문장들은 고딕 적이며, 병렬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프랑스어 단어들은 "${\Box}$, ${\triangle}$, ${\nabla}$" 등의 기호들과 조화를 이루어 상형적인 이미지로 기술된다. 문법의 규범을 이탈한 문장들은 해체와 재조합을 불러오고, 이때 프랑스어는 한글을 대체하고, 모국어가 갖는 한계를 초극하여 이국의 과학문명과 사상, 예술을 차용하는 포스트모던의 시어로 활용된다. 나아가 "ESQUISSE" 등의 프랑스어는 시인 자신의 열등의식을 초월하고, 자유와 상상력, 현대의 예술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전위적인 시어로써, "향토"(鄕土)의 조선 문단에 세계의 신경향을 이식하여 성숙시켜 놓은 탈 지방의 시어로 나타난다.

신상옥 연출 남북한 『춘향전』 원작 영화 속 몽룡 '들' - 정치사회학적 관점에서 본 '캐릭터성격화' (Character of MongYong in Original ChunHyang Jun Films of Shin Sang-Ok directed in North and South Korea - Political Sociological Aspect of Characterization)

  • 안숭범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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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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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4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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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이 글은 신상옥이 남북한에서 각각 연출한 "춘향전" 원작 영화들을 '몽룡' 캐릭터에 주목해 분석하려는 시도다. 사실상 그들 영화는 남북한 정치사의 체제 전환기에 등장했다. 대한민국에서 연출한 <성춘향>은 이승만 정권이 붕괴한 이후, 제2공화국 시기에 제작되었고, 북한에서 연출한 <사랑 사랑 내 사랑>은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권력 이양기에 제작되었다. 그러한 정치사적 변화에 주목해 보면, 몽룡의 성격화 과정에 당대 남북한 사회가 배태한 '권력자상'이 읽힌다고 할 것이다. 먼저 <성춘향> 속 몽룡은 춘향의 헌신적 포용과 희생에 낭만적 순정으로 보은하는 사적 연인의 이미지가 강하다. 몽룡에게서 권력자로서의 면모를 읽는다면, 민주적 지도자, 혹은 조정자의 이미지를 검출할 수 있겠다. 반면, <사랑 사랑 내 사랑> 속 몽룡은 계급혁명을 완수하는 영웅적 권력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민중의 열망을 수렴해 애민선처의 정신을 실천하는 전복적 개혁가로서의 성격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고전을 원작으로 한 흥행 영화들이 공시적 조건에서 지니는 의미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들이 확산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