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이민자 문제는 늘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마그레브 지역 이민자 문제는 다문화 국가 프랑스에서 늘 대립과 갈등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문제의 소지를 주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마그레브 이민자 문제가 서구와 적대적 혹은 대립적 의미의 '아랍-이슬람' 영역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지역 출신자를 '아랍-마그레브인'으로 명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그런데 적어도 마그레브 지역을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명명 방식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마그레브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는 마그레브 토착민인 베르베르인이 많기 때문이다. 여러 베르베르인 중에서도 카빌인이 많은데, 이들은 언어와 문화, 사고방식 등에 있어 아랍인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삶의 방식 등에서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수백 년 동안 아랍의 지배를 받으면서 저항으로 상징되는 반아랍적 정서가 이들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정서는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식민분할정책의 도구로도 활용되었다. 본고에서는 이와 같은 카빌인의 특징을 주목하면서 이들이 프랑스 내에서 정착해가는 과정에 대해 논하고자 하였다. 카빌인의 프랑스 내 이주는 마그레브 지역 출신으로는 첫 이민이었다. 본고에서는 이들의 이민 과정과 정체성 찾기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이를 통해 카빌인이 어떻게 공동체를 형성해 가며 문화운동의 주체로 거듭나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마그레브는 아랍 이슬람이다'라는 등식의 허구성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프랑스와 알제리 내에서 베르베르어 사용이 빈번해지고 그 위상이 높아진 데는 우연한 현상이 아닌 오랜 기간 프랑스 내 이민자의 정착 과정이나 문화운동과 전혀 무관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했다.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의 '구 조선총독부 경무국 항일 독립운동관계 비밀기록'과 국사편찬위원회의 '경성지방법원 재판기록'(A)과 '경성지방법원(검사국) 편철문서'(B)는 경성지방법원 검사국이 접수 또는 작성하여 보관한 동일한 기록군이다. 'A'는 경성지방법원 검사국의 사건기록, 'B'는 동 검사국의 서무기록이며, 아세아문제연구소의 기록은 동 검사국의 사건기록과 서무기록이 함께 수집된 것이다. '사상' 탄압 통제와 관련된 내용이 많으며, 편철자명이나 열람자 보고자명, 접수문서의 분류로 보건대, 생산자는 경성지방법원 검사국 '사상부(思想部)'인 것 같다. 경성지방법원 검사국 서무기록에는 1925년 치안유지법 시행과 1928년 사상계 검사 배치, 사상부 설치라는 변화 과정이 담겨 있다. 이전에 비해 관할 경찰서의 일상적인 정보 보고가 많아졌고, 내용이 사상에 집중되었다. 사상 정보는 일반 민정(民情)에서 분리되었으며, '사상(계)' 우선의 기록관리가 이뤄졌다. 이제 검찰의 사무는 사상과 사상 아닌 것으로 나눠지며 전자에 비해 후자는 '경미'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또한 전 조선과 일본의 지방검사국 간에 사상사건 정보의 공유체계가 구축되었고, 간도관련 정보의 수집이 늘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일종의 국가기관이었다. 당시 지방행정관청사가 건축되기 위해서는 이를 관할하는 각도가 일정한 행정절차를 거쳐서 조선총독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또한 각도의 재정형편이 넉넉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 보조'라는 명목으로 조선총독부의 재정지원도 받아야 했다. 이 승인과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각도가 거친 행정절차는 조선총독부 내무국에 관할 지방행정관청사의 건축을 요구하는 전반부와 조선총독부가 이를 승인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후반부로 나뉜다. 이 행정절차에 대한 기존연구로는 1914년과 1927년에 각도가 관할 지방행정관청사 중에서 군청사의 신축을 요구한 전반부를 분석한 것이 있다. 본 연구는 1930년대에 각도가 조선총독부 내무국에 관할 지방행정관청사의 건축을 요구하는 전반부 행정절차를 고찰한다. 구체적으로 조선총독부 공문서를 분석하여 이 요구는 어떠한 행정절차의 일부였는지, 사용된 공문서 양식은 무엇인지, 근거로 삼은 규정은 무엇이었는지 밝힌다. 이를 통해 1930년대 지방행정관청사 건축을 위한 행정절차의 전반부 윤곽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연구자료는 국가기록원이 소장하는 조선총독부 공문서 중에서 1930년대 생산된 세출계획서를 포함하는 회계 관련 조선총독부 공문서와 조선총독부관보이다.
근대를 맞아 외국의 공연예술이 조선에 소개되었을 때, 조선의 연희자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자국화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여러 자료 속에는 우리 공연예술의 일정 부분을 담당했던 마술 공연과 이를 현재화하기 위해 애썼던 조선인 연희자의 흔적을 다수 찾을 수 있다. 본고에서는 각종 자료 속에 편린처럼 남아있는 조선인 마술사들의 등장을 알리고 그들의 연행양상을 밝히는 것에 일차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외래의 공연예술 중 마술은 그간 전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공연예술로 소개되었으며, 많은 호기심과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마술의 옛 용어는 환술(幻術) 혹은 환희(幻戱)인데, 우리 공연문화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분야였다.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 때 초빙된 일본인 마술단 쇼쿄쿠사이 덴카쓰(松旭齋天勝) 일행은 경성협찬회의 후원과 ≪매일신보≫의 선전으로 마술의 대명사로 등장했다. 이들이 연행하는 마술은 신문물의 상징이면서 대중오락의 전성기를 알리는 예비신호와도 같았다. '마술'을 연행하는 '배우'의 위치는 전통연희 담당자들에 큰 자극이 되기도 했다. 당시엔 마술을 기술(奇術)이라고 불렀는데, 다동기생조합의 기생들이며 무명의 조선인 연희자들이 이 기예를 배워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후 1920년대 중반이 되면 자기 이름을 걸고 마술단을 조직해 공연에 나선 조선인들이 여럿 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러시아 유학 출신의 김문필과 천도교의 후원을 받은 박창순, 김완실 등이 있다. 이들은 조선인 마술사로서 이름을 알렸고 전국 순회 공연에 나서서 조선 관객의 갈채를 받았으나, 극단 운영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마술을 일종의 사기수법에 연결시켜 사회문제로 비화되는 사건도 종종 나타난 것이 1920년대이다. 다만 조선인 마술사의 등장이 새로운 공연물에 대해 적극 임하는 조선인 연희자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 논문에서는 민족 존망의 위태로운 시기에 활동했던 안중근과 박영철이라는 두 사람을 통해 근대 지식인의 자세와 현실에 대한 대응 방식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민족정신의 표상인 안중근과 친일파였던 박영철을 비교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고에서 그것을 시도한 것은 사회진화론이라는 똑같은 이데올로기라도 그것을 어떻게 적용시키느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였기 때문이다. 안중근과 박영철은 같은 시기에 태어나서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변혁기를 살았다. 이들에게 민족 주권과 동양평화라는 공통적인 화두가 있었지만 삶의 방향이나 행적은 서로 달랐다. 전자는 일제의 심장을 겨누었고, 후자는 그것의 심장부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들은 동양평화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19세기 이래로 대두된 적자생존과 우승열패로 귀결시키는 사회진화론을 전제로 개진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들의 논리는 사회진화론에 결합된 인종주의를 토대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중근은 동양 각국이 서로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고 공존해야 동양평화가 이룩된다고 보았고, 박영철은 동양이 일본을 중심으로 뭉쳐야 동양평화가 이룩된다고 보았다. 이들 두 사람은 같은 시기를 살았지만 시대 의식도 대조적이었다. 안중근은 일제가 한국의 주권을 빼앗아 동양평화가 깨질 것으로 보았다. 반면에 박영철은 일본과 한국이 일체가 되어 대동아공영을 이룩한 바, 평화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후자는 한국의 주권보다는 일본의 근대 문명에 관심을 보이며 한국이 그것을 본받아야 한다고 보았다.
최만린 작가의 <이브 58-1>은 석고 입상으로 광복 이후 추상미술 조각 조형이념이 반영된 '이브' 시리즈의 초기 작업 시기에 제작되었다. 근·현대 조각품은 다양한 재료로 제작되기 때문에 재료의 선택과 표현기법이 작가의 의도와 시대성을 반영한다. 따라서 초기작품인 <이브 58-1>에 사용된 재료와 제작기법은 작가의 작품활동 연대기에 중요한 기초자료이다. 본 연구에서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제작기법을 확인하고 여러 의사결정권자의 협의를 통해 보존처리 범위를 설정하고자 하였다. 먼저, X-CT 내부구조 확인 후 재질분석을 실시하여 작품의 형상학적 특징과 재료 및 제작기법을 확인하였다. 분석결과 상대적으로 안정한 상태로 판단되어 소장 기관, 작가 조수, 작가 생전 인터뷰 등의 의견을 종합하여 최소한의 보존처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민족학교였던 오산학교와 명동학교의 마을교육공동체로서의 특성을 살펴봄으로 오늘날 마을교육공동체가 지향하는 본질과 방향을 검토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 두 학교는 국내외 민족독립운동의 거점이 된 명성 높은 기독교학교였다. 이 학교들이 억압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대적 사명이었던 민족교육을 충실히 수행하여 훌륭한 졸업생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데는 학교와 마을의 친밀한 협력관계로 형성한 마을교육공동체의 영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두 학교는 설립부터 마을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고, 학교는 좋은 교육의 기회나 문화행사가 있으면 마을주민들을 초청하였다. 학교는 주민들에게 학교의 모든 시설들을 열어주었고, 마을주민들은 학생들과 교사들을 보살핌으로 양측은 긴밀한 융합체를 이루었다. 이러한 관계를 토대로 학교와 마을은 자주와 평등이 기반이 되는 이상적 마을공동체를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오산학교와 명동학교가 마을과 가졌던 유기적 관계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통해 오늘날 마을교육공동체가 보다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저작권은 디지털도서관 서비스의 범위와 방법을 결정하는 법률적인 기준이다. 보호기간 만료저작물은 저작권 보호가 종료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디지털도서관 구축과 서비스에서 우선 고려 대상이 된다. 이 연구는 실제로 도서관이 보호기간 만료저작물을 서비스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먼저 디지털도서관의 구축과 서비스에 적용되는 저작권법의 관련 조항들을 망라해서 정리하고, 아울러 저작권 보호기간이 가지는 의미를 이론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나서 국립중앙도서관의 보호기간 만료저작물 온라인 서비스 현황을 김유정, 이효석, 채만식 세 명의 일제강점기 작가들의 저작물을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보호기간 만료저작물의 구체적인 서비스 실태를 점검하였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법률의 허용하는 범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정이 도서 내에 포함된 다른 저작자의 권리와 연결되어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 단위를 저작물을 중심으로 변경할 필요성과 전거레코드를 활용해서 저작자의 생몰년 관리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
경기검무는 한국 검무의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민속 고유의 전통춤의 뿌리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 근대가무악의 거장 한성준은 조선 음악 무용연구회를 중심으로 일본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사라지거나 명맥이 끊긴 우리의 민속춤들을 모아 재구성하였고, 무대 양식화 작업을 통해 검무의 명맥을 이어 올 수 있었다. 이후 강선영, 김근희로 전해져 2011년에는 경기도 지방 무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본 연구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경기검무의 올바른 전형과 전승을 위한 경기검무만의 고유성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경기검무의 정체성과 춤의 구성 및 특징을 바탕으로 무형문화재 춤이 지닌 역사성과 예술적, 문화적 가치를 살펴봄으로써 경기검무의 올바른 전승을 위한 이해와 보존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는 경기검무의 시원인 경기 류, 류 파의 대부 고(故)한성준을 시초로 고(故)강선영, 김근희로 이어오는 경기검무의 전승체계를 인물 중심에서 살펴보고, 경기도 지방 무형문화재 지정 당시 보유자 김근희에 의해 정립된 순수한 우리말 춤사위 용어를 중심으로 경기검무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경기검무의 고유한 특징은 현재 다른 지역의 검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무대 형식인 대무-군무(群舞)와 홀춤-독무(獨舞) 두 가지 형식으로 공연, 전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검무의 원형을 따라 그대로 전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특히 홀 춤 검무는 예술적 춤의 형식으로 조선 시대 여기(女妓)검무의 곡선미와 교태미를 엿볼 수 있다. 그 외 전반적인 춤의 구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볼 때, 경기검무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기질의 예술적 춤으로 평할 수 있다
이 논문은 마야의 비 중앙 집중적인 정치·사회체제에 대한 논의의 한 부분으로 마을위원회에 대하여 관찰하였다. 마을위원회를 "같은 마을의 구성원으로서 그 마을의 지도적인 역할을 하는 복수의 사람들 혹은 그런 사람들의 집합체"라고 개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마야 사회에는 마을위원회 혹은 이와 유사한 기관이나 실체가 존재하여 이것이 마을의 의사결정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점이 나타난다. 일반 마을 사람들이 이러한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다수의 마을 지도자들이 촌장과 같은 한 사람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마야와 유럽의 만남의 시기나 식민지시대 초기의 사료들을 통하여 관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마을위원회라고 통칭하고 있는 실체가 마을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기관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마을의 입법·행정·사법을 총괄하는 최고의 정치기구로서 촌장의 전횡을 감시·견제하고 강력하게 처벌하기도 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사료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들의 선출이 주민들의 직접참여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두드러진다. 마을위원회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마을의 원로 노인들로 이루어진다는 점 또한 특이할 만하다. 이러한 점들을 통해서 볼 때 마을위원회는 마야의 세계관과 정치관뿐만 아니라 사회구조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즉 마야에는 소수의 엘리트들에게만 권력이 집중화된 구조와는 달리, 다수의 사회구성원들에게 권력이 분산되어 있는 형태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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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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