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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 증세 위주로 발현하는 영유아기 우유 알레르기 질환의 3가지 임상 유형에 관한 고찰 (The Three Types of Clinical Manifestation of Cow's Milk Allergy with Predominantly Intestinal Symptoms)

  • 이정진;이은주;김현희;최은진;황진복;한창호;정혜리;권영대;김용진
    • Pediatric Gastroenterology, Hepatology & Nutr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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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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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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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
  • 목 적: 위장관 증세 위주로 발현하는 우유 알레르기(cow's milk allergy with predominantly gastrointestinal symptoms, CMA-GI)는 유발시험 후 유해반응의 발현시간이 즉각적이지 않아 병력청취를 통하여 우유와 발현 증상의 관련성을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가벼운 구토, 설사 증상부터 괴사성 장염의 발병처럼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경우까지 임상적 스팩트럼이 다양하며, 감염성 질환 등 타 질환과의 철저한 감별진단이 요구되나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저자들은 CMA-GI를 3가지 임상유형으로 분류하여 진단적 효용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치료계획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본 연구를 시행하였다. 대상 및 방법: 1995년 3월부터 1997년 6월까지 대구효성가톨릭대학병원 소아과에 급, 만성 설사 등 위장관 증세를 주소로 내원하여 우유제거 및 유발시험의 반응을 근거로 CMA-GI로 진단된 30명(남 22명, 여 8명)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우유 유발시험에 따른 유해반응의 발현시기 및 양상에 따라 3가지 임상 유형으로 분류하고, 입원당시 임상소견, 유해반응의 양상, 면역학적 검사소견, 소장 생검조직의 형태학적 분석 등을 이용하여 각 유형을 비교 관찰하였다. Quick (Q)형은 우유 유발시험 후 1시간 이내에 두드러기형 발진 등이 발현한 경우로, Slow (S)형은 유해반응이 1시간에서 24시간사이에 발현한 경우로, Quick & Slow (Q&S)형은 Q형과 S형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로 분류하였다. 결 과: 1) 대상환아 30명 중 Q형 5례, S형 20례, Q&S형 5례로, S형의 환아가 가장 많았다. 2) 입원당시 연령은 Q형 $81.4{\pm}67.1$일, S형 $31.9{\pm}12.7$일, Q&S형 $366.0{\pm}65.0$일로 각 유형에 따라 호발 연령의 차이를 보였다(p<0.05). 입원당시 체중은 Q형 10~50백분위수, S형 10백분위수 이하, Q&S형 10~25백분위수로 S형과 다른 유형간에 차이를 보였으며(p<0.05), S형 환아 중 90%에서 3백 분위수 이하로 관찰되었다. 3) 입원당시 말초혈액검사상 백혈구수는 Q형 $5,700{\sim}12,300/mm^3$, S형 $10,000{\sim}33,400/mm^3$, Q&S형 $5,200{\sim}14,900/mm^3$로 S형과 다른 유형간에 차이를 보였다(p<0.05). 입원당시 혈중 알부민치는 Q형 $4.2{\pm}0.4\;g/dl$, S형 $3.0{\pm}0.3\;g/dl$, Q&S형 $4.0{\pm}0.3\;g/dl$로 S형과 다른 유형간에 차이를 보였으며(p<0.05), S형 환아 중 85%에서 혈중 알부민치가 3.5 g/dl 이하였다. 4) 소장 조직생검의 형태학적 분석에서 융모의 높이는 Q형, Q&S형은 정상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S형에서는 의미있는 감소를 보였으며(p<0.05), 45%에서 아전 융모위축(subtotal villous atrophy), 55%에서 부분(partial) 융모위축의 소견이 보여 전례에서 장병증(enteropathy) 소견이 관찰되었다. 5) 추적 관찰 중 타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의 발현은 S형의 환아군에서는 환아의 연령, 전신 상태의 불안정과 위험성 등 윤리적 측면을 고려하여 유발시험을 시행하지 않았으며, Q형에서도 환아의 연령을 고려하여 다양한 유발시험은 제한하였으나, 대개 우유, 대두유, 이유식 분유, 계란 등 1~2가지의 음식물에 유해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Q&S형군에서는 연령에 따른 이유 식이의 필요성에 따라 다양한 유발시험을 시행하였으며, 계란, 감자, 새우 등 해산물, 두부, 사과, 당근, 쇠고기, 닭고기 등 환자에 따라 다양한 음식물에 유해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6) 입원당시 혈중 IgE치, 호산구수, 우유단백 RAST치, 콩단백 RAST치, 피부반응검사는 유형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 론: 위장관 증세 위주로 발현하는 우유 알레르기는 유발 시험에 따른 유해 반응의 발현 시기 및 양상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이들의 임상소견, 소장생검조직 소견, 면역학적 검사 소견, 타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발현 유무 등에서 각 유형별로 특징적인 임상 양상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들 소견을 비교, 분석하여 감별 진단하는 것이 CMA-GI의 진단 및 치료적 접근에서 효용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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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乳酸菌) Starter의 생육촉진(生育促進)에 관(關)한 연구(硏究) (Studies on Growth Stimulation of Lactic Starter)

  • 김종우;이영수
    • 농업과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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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9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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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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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2
  • 산효유제품(酸酵乳製品) 제조시(製造時) 유산균(乳酸菌) Starter의 산효성(酸酵性)을 촉진(促進)하기 위한 기초연구(基礎硏究)로서 Bulk medium에 Bios 2000, CR starter medium 및 Yeast extract를 각각(各各) 1.5%씩첨가(添加)하고 Lac. bulgaricus, Str. thermophilus 및 Lac. casei를 접종(接種) 배양(培養)하고 산도(酸度), pH 및 유산균수(乳酸菌數)의 변화(變化)를 조사(調査)한 결과(結果)는 다음과 같다. 1. Lactobacillus bulgaricus의 배양(培養)중 산(酸) 생성도(生成度)는 Control구(區)는 배양(培養) 16시간(時間)에 0.99%에 이르렀는데 비하여, CR starter mediurn 첨가구(添加區)는 배양(培養) 12시간(時間)에 1.0%이었고, Yeast extract 첨가구(添加區)는 배양(培養) 12시간(時間)에 1.12% 이였으며, Bios 200첨가구(添加區)는 배양(培養) 10시간(時間)만에 0.97%로써 가장 빠른 산생성도(酸生成度)를 보였다. 2. Lac bulgaricus의 배양(培養)중 pH의 변화(變化)는 Control구(區)는 배양(培養) 16시간(時間)에 4.03이였는데 반하여 Bios 2000 첨가구(添加區)는 배양(培養) 10시간(時間)에 4.10에 이르렀다. 또한, Yeast extract 첨가구(添加區)는 배양(培養) 12시간(時間)에 3.97, CR starter medium 첨가구(添加區)는 배양(培養) 12시간(時間)에 4.05를 나타내었다. 3. Lac. bulgaricus의 배양(培養)중 유산균수(乳酸菌數) 변화(變化)는 Control구(區)가 배양(培養) 16시간(時間)에 $3.1{\times}10^{10}/ml$이 되었는데 반하여 Bios 2000 첨가구(添加區)는 10시간(時間)에 $2.1{\times}10^{10}/ml$에 이르러 가장 빠른 생육(生育) 촉진현상(促進現狀)을 보였다. 한펀, CR starter medium 첨가구(添加區)는 12시간(時間)에 $2.9{\times}10^{10}/ml$, Yeast extract 첨가구(添加區)는 12시간(時間)에 $3.8{\times}10^{10}/ml$를 나타내었다. 4. Streptococcus thermophilus의 배양(培養)중 Acidlty 변화(變化)는 Control구(區)가 44시간(時間)만에 0.92%에 이르렀으며, CR starter medium 첨가구(添加區)는 40시간(時間)에 0.96%, Yeast extract 첨가구(添加區)는 32시간(時間)에 0.90% 이었다. 한편, Bios 2000 첨가구(添加區)는 32시간(時間)에 0.9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5. Str. thermophilus 배양(培養)중 pH 변화(變化)는 Control구(區)가 44시간(時間)에 4.27 이고, CR starter medium 첨가구(添加區)는 40시간(時間)에 4.33, Yeast extract 첨가구(添加區)는 32시간(時間)에 4.25이었다. 한편, Bios 2000 첨가구(添加區)는 32시간(時間)에 4.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6. Str. thermophilus의 배양(培養)중 유산균수(乳酸菌數) 변화(變化)는 Control구(區)가 44시간(時間)에 $9.8{\times}10^{9}/ml$이고, CR starter medium 첨가구(添加區)는 40시간(時間)에 $9.5{\times}10^{8}/ml$, Yeast extract 첨가구(添加區)는 32시간(時間)에 $9.6{\times}10^{8}/ml$이었다. 한편, Bios 2000 첨가구(添加區)는 32시간(時間)에 $2.0{\times}10^{9}/ml$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7. Lactobacillus casei 균종(菌種)의 배양(培養) 중의 Acidity 변화(變化)는 Control구(區)가 40시간(時間)에 0.92%에 이르렀으며, CR starter medium 첨가구(添加區)는 40시간(時間)에 0.95%, Yeast extract 첨가구(添加區)는 36시간(時間)에 1.01%이었다. 한편, Bios 2000 첨가구(添加區)는 32시간(時間)에 0.9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8. Lac. casei 균종(菌種)의 배양(培養)중 pH 변화(變化)는 Control구(區)가 40시간(時間)에 4.27이고, CR starter medium 첨가구(添加區)는 40시간(時間)에 4.21, Yeast extract 첨가구(添加區)는 36시간(時間)에 4.15이었다. 한편, Bios 2000 첨가구(添加區)는 32시간(時間)에 4.2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9. Lac. casei균종(菌種)의 배양(培養)중 유산균수(乳酸菌數) 변화(變化)는 Control구(區)가 40시간(時間)에 $9.4{\times}10^{7}/ml$이고, CR starter medium 첨가구(添加區)는 40시간(時間)에 $1.1{\times}10^{8}/ml$, Yeast extract 첨가구(添加區)는 36시간(時間)에 $5.0{\times}10^{8}/ml$이었다. 한편, Bios 2000 첨가구(添加區)는 32시간(時間)에 $6.4{\times}10^{8}/ml$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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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시된 효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인왕선영도(仁旺先塋圖)> 연구 (Showing Filial Piety: Ancestral Burial Ground on the Inwangsan Mountain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 이재호
    • 미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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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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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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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인왕선영도(仁旺先塋圖)>(덕수5520)는 그림과 발문(跋文) 열 폭으로 이루어진 병풍으로, 작가는 조중묵(趙重黙)(1820~1894 이후), 주문자는 박경빈(朴景彬)(생몰년 미상), 발문을 쓴 사람은 홍선주(洪善疇)(생몰년 미상), 제작연대는 1868년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낱장으로 보관되어 온 <인왕선영도>를 병풍으로 복원하고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에서 최초로 공개하였다. <인왕선영도>에는 오늘날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과 홍은동을 아우르는 인왕산 서쪽 실경이 묘사되어있고 원경에는 북한산 연봉이 그려져 있다. 화면 속에는 인왕산(仁旺山), 추모현(追慕峴), 홍재원(弘濟院), 삼각산(三角山), 대남문(大南門), 미륵당(彌勒堂)이라는 지명이 표기되어있다. 이 지역을 나타낸 조선후기 지도와 비교해보면 지형 표현과 지명 표기에 유사성이 있다. 조중묵은 넓은 공간을 포착하기 위해 지도의 지리정보를 숙지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경의 현장을 답사한 결과, 조중묵은 각각의 경물을 과장하거나 생략하였고 수평의 화면에 나열식으로 조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조중묵은 남종화풍 정형산수에 뛰어났던 화가로, <인왕선영도>의 세부 표현에서 사왕파(四王派) 화풍의 영향을 찾을 수 있다. 19세기 도화서 화원들이 화보를 활용하여 가옥을 그리거나 토파에 호초점을 찍고 당분법(撞粉法)으로 꽃을 나타내는 등 장식적인 화풍을 구사한 경향도 부분적으로 나타난다. <인왕선영도>에는 바위를 짙은 먹으로 쓸어내리듯 붓질한 기법, 산세의 괴량감, 가로로 붓을 대어 단순하게 그린 소나무 등 18세기 정선(鄭敾)(1676~1759)의 개성적 양식도 가미되어있다. 조중묵은 인왕산 실경산수로 유명한 정선의 양식과 권위를 차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왕선영도>는 유기적 공간감과 현장의 인상이 잘 드러나지 않으며, 연폭 화면이라는 매체도 조중묵의 개인 양식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인왕선영도>는 발문의 텍스트와 화면의 이미지가 잘 조응하는 작품이다. 발문의 내용을 여섯 단락으로 나누어 보면 ①무덤의 주인공과 이장 경위, ②무덤의 입지와 풍수, ③묘제(墓祭)와 신이(神異)한 응답, ④무덤 관리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협력, ⑤병풍 제작의 동기인 박경빈의 효성과 수묘(守墓), ⑥발문을 쓴 의의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화면에서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용이한 ②의 내용은 화면에 충실하게 재현되었다. <인왕선영도> 제작의 직접적 동기인 ⑤를 보면 주문자 박경빈이 "무덤이 마치 새롭게 단장한 것 같이 눈에 완연하다."라 하여 <인왕선영도>에 만족했음을 알 수 있다. 경물 하나하나를 설명하듯 나열한 구도는 회화미는 떨어지더라도 무덤의 풍수지리를 전달하는 데는 더 적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존하는 상당수의 산도(山圖)는 18세기 이후 제작된 목판본 선영도로서, 족보와 문집에 수록된 경우가 많다. 16~17세기의 기록에서는 족자 선영도를 첨배(瞻拜)의 대상으로 삼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선영도 첨배는 현실적으로 수묘(守墓)가 곤란할 때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의례로 인정되었다. 한효원(韓效元)(1468~1534), 조실구(曺實久)(1591~1658) 등이 선영도를 제작한 후 당대의 명사에게 서문을 요청하고 효심을 과시한 사례는 <인왕선영도>의 선구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정처사유거도(石亭處士幽居圖)>(개인 소장), <화개현구장도(花開縣舊莊圖)>(국립중앙박물관) 등은 선영도는 아니지만 계회도 형식의 족자이고 풍수를 도해했다는 점에서 17세기 선영도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인왕선영도>는 첨배라는 측면에서 초상화와도 의미가 비슷했다. 발문의 "부친의 기침소리를 직접 접하는 듯하고, 그 태도와 몸가짐을 눈으로 보는 듯하다."는 표현과 부친의 초상에 조석 문안을 올린 서효숙 고사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박경빈이 일반적인 선영도 형식이었던 족자나 목판화 대신 연폭 병풍의 실경산수화를 주문한 의도는 분명히 알기 어렵다. 19세기에는 민간에서도 사례(四禮) 의식에 다수의 병풍을 배설(排設)하였는데, 의례의 성격에 따라 그림의 주제를 반드시 구분하여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 <인왕선영도> 또한 여러 의례에 두루 배설하거나 장식 병풍으로도 사용하기 위해서 선영 그림이라는 주제를 실경산수화 이미지 아래에 가렸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왕선영도>의 핵심 소재인 무덤 봉분이 모호하게 처리된 것은 사산금표(四山禁標)의 금제 위반을 숨기기 위함일 가능성이 있다. <인왕선영도>에 묘사된 인왕산 서쪽 산기슭은 분묘 조성 금지구역이었다. 1832년에 금표 내에 몰래 쓴 묘를 적발하여 즉시 파내고 관련자를 엄히 처벌한 사례로 볼 때, 19세기 중엽까지도 사산금표 내의 분묘 금제는 효력을 발휘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인왕선영도>의 발문에는 장지를 얻기 위해 쏟은 정성이 상세하게 쓰여 있다. 장지조성에 마을사람들의 협조와 묵인이 필요했던 것은 금표 구역 내에 묘지를 조성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인왕선영도>와 비교 가능한 동시대 연폭 병풍의 실경산수화로 이한철(李漢喆)(1808~1880)이 그린 <석파정도(石坡亭圖)>(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를 들 수 있다. <석파정도> 제작시기를 전후한 1861년에 이한철과 조중묵은 철종어진도사에 함께 참여하였으므로 조중묵이 이한철의 <석파정도> 제작 과정을 보았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조중묵이 몇 년 후 <인왕선영도>를 주문받았을 때 <석파정도>의 인상적인 연폭 실경산수를 본 경험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두 작품의 화풍 차이는 주문자의 취향과 제작 목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왕선영도>는 실경산수화와 선영도의 중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관람자의 지식수준과 주문자와의 친분, 관람에 들이는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의 의미로 수용되었을 것이다. <인왕선영도>의 발문에는 무덤 주인의 이름과 자호, 본관이 일체 작성되지 않은 채 '박공(朴公)'이라고만 표기되어 있다. 주문자인 박경빈의 인적 사항도 파악할 수 없었으나 다만 관직에 나아가지 못한 가계를 미루어 볼 때 재력이 있음에도 지배계층으로 올라설 수 없는 신분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음은 짐작할 수 있다. 발문을 쓴 홍선주 또한 사대부로 보기 어려우며, 『승정원일기』 기록에 나타나는 경아전 서리일 가능성이 있다. 박경빈은 상류 계층에 진입하고 싶은 욕망으로 보수적인 가치인 효(孝)를 강조하여 부친의 무덤을 명당으로 이전하고 <인왕선영도>를 제작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왕선영도>는 금제위반 적발에 대한 우려, 병풍의 다목적성 등의 이유로 본래의 제작의도를 뚜렷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모순적인 이미지가 되었다. 병풍이 제작된 지 47년 만에 각 폭이 분리된 채 미술상을 통해 이왕가미술관 소장품이 된 상황을 보더라도, 박경빈이 <인왕선영도>에서 꿈꾸었던 명당 발복과 가문의 신분상승은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