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노동자문화정치의 관점에서 파업을 새롭게 정의하고, 파업을 비롯한 노동자 문화실천의 정치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적 요소들을 검토하였다. 여기서 파업은 참여주체들의 다양한 사고와 합리성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확장되는 내재적인 정치의 장인 동시에, 다양한 기표적 실천들이 전개되는 문화정치의 장으로 정의되었다. 파업의 발생과 전개의 각 과정과 국면에 대한 문화정치적 분석 요소로서 장소성, 공간, 시간, 정서, 기호자원, 담론이 고려되었고, 이 요소들에 초점을 두고 민주노조 파업에서 드러나는 문화정치적 제약들을 H사 노조 사례를 통해 검토하였다. 문화정치적 제약들은 노동자 문화의 생산과 수용에서의 제약으로 드러난다. 노동자문화 관련 텍스트들의 분석과 조사 자료를 통해서 볼 때, 그것들은 첫째로 노동자 문화 활동가들의 생산 실천 상의 제약과 관련있고, 둘째로, 노동자 대중의 노동자 문화 수용 혹은 소비에서의 도구성과 시 공간 상의 제약과 관련있는 것을 확인했다. 본 논문은 이러한 제약들이 70년대 이후에서 90년대 전반에 이르는 시기와는 달리, 현 시기 노동운동의 문화적 자원들이 신기술과 사회문화적 변화에 걸맞게 변화 확장되지 못하고 오히려 축소된 데 기인한다고 추론하였다. 따라서 지속적인 운동의 조건과 기반을 능동적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파업을 비롯한 노동자 문화의 생산과 수용 전반에 걸쳐서 작용하는 재현체계 상의 제약, 특히 기호자원의 한계라는 근본적인 제약을 넘어서기 위한 노동자 문화정치의 필요성이 제안되었으며, 문화실천에 몸담고 있는 문화활동가나 노조활동가들이 파업과 일상 활동 속에서 문화정치적 주제들을 찾아 이론화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문화활동 방안이 제안되었다.
지난여름 베트남 남부의 호치민시와 인근의 공장지대는 전례 없는 파업의 확산을 경험했다. 연구자가 만난 한국기업의 매니저들은 이를 "파업의 도미노 현상"으로 묘사했다. 호치민시 노동조합의 고위간부는 "도이머이(Doi Moi) 이후 노사관계에 가장 혼란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본 연구는 한국계 다국적 공장을 사례로 1) 최근 파업의 정치경제학적 배경은 무엇인지를 살펴본 다음, 2) 왜 어떤 공장은 최근의 파업의 소용돌이 속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반면 다른 기업은 그렇지 못했는지, 3) 왜 어떤 공장은 파업의 과정에서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 반면 다른 기업은 그렇지 못했는지, 4) 최근의 파업이 개별 다국적 공장의 체제에 어떤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자는 연구목적을 위하여 호치민 인근과 동나이에 위치한 약 20여개의 공장을 방문하였으며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3개의 섬유공장을 선별하여 현지연구를 실시하였다. 이 가운데 첫 번째 공장은 연구자가 90년대 말 현지연구를 실시하여 공장체제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다국적 공장이었다. 나머지 두 공장은 재정 상황과 정치과정의 특징이 첫 번째 공장과 대조될 뿐 아니라 서로 다른 공장이었다. 세 공장을 비교 연구함으로써 연구자는 다국적 공장의 재정적 혹은 경제적 상태가 노동쟁의의 성격을 만드는 주요한 조건이 되지만, 회사의 경제적 조건이 양호하고 경영진이 온정주의적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고 해서 파업을 미연에 방지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호치민 인근의 파업이 크게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작게는 회사의 재정상태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특정 공장에서 노동쟁의가 일어나는가의 여부는 이 공장의 정치과정과 레짐의 성격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밝히고자 했다. 특히 다국적 공장의 정치과정의 안정을 위해서는 '매개자' 역할을 하는 베트남 중간간부, 사무실 직원, 노조간부 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였다. 이들이 위계적으로 그리고 사회문화적으로 다른 외국인 경영진과 공장 노동자의 갈등을 어떻게 흡수하고 중재하는가에 따라 공장체제의 안정 여부가 달려 있었다. 이번 파업은 각각 다른 정치경제적 조건을 가진 여러 공장의 경영진과 노동자가 이러한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본 연구는 전북지역 방송3사가 버스파업이라는 사회적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보도하였으며, 방송사 간의 보도의 차이는 무엇인지 프레임분석을 통해 알아보았다. 분석결과 형식적 프레임에 있어 방송 3사 모두 일화 중심적 프레임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뉴스보도가 과격시위와 강경투쟁 등 사건중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노사 갈등 사안에 관한 근본원인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내용적 프레임에서는 파업의 해결과정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민주적 절차프레임이나 제도개선 프레임은 부각되지 못하고 갈등대치 프레임이 강하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버스파업에 대한 뉴스보도는 파업이 발생하게 된 근본원인과 배경에 대한 심도 깊은 접근과 대안적인 해결방안이 부족했으며, 이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이외에 다양한 목소리와 현상을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논문은 증가하고 있는 전문 직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보인 태도와 행동을 계급적 연대와 직종적 연대라는 두 가지 개념 사이의 관계짓기를 통해 이론화 하고자 시도했다. 이를 위해 2008년 이후 정규직 제작인력들의 크고 작은 저항이 2012년 언론대파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범위로 삼아서, KBS와 MBC두 방송사의 시사교양부문에서 정규직 피디들과 손발을 맞춰온 대표적 특수고용 직종집단인 독립피디와 시사교양작가들이 정규직 파업에 보인 반응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는 특수고용 제작인력들이 직종에 상관없이 정규직 피디들에 대해 계급적 이질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계급적 이질성 인식은 정규직 피디가 실질적 사용자 역할을 하는 방송 산업 특수고용관계의 구조직 특징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정규직 투쟁을 거치면서 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직종적 가치공유에 기반한 정규직에 대한 인식은 두 특수고용 직종 집단 사이에 상이하게 나타났다. 시사교양작가들의 경우 정규직 피디들에 대해 높은 직종적 가치일치감을 표시했고 이는 계급적 이질성을 상쇄시키며 정규직 파업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수용의 태도로 이어졌다. 반대로 독립피디의 경우 계급적 적대감에 직종적 이질감이 더해져 정규직 인력들의 위선과 모순을 강조하면서 정규직 파업에 대해 강한 냉소를 드러냈다. 이러한 차이는 두 특수고용 직종집단이 각각 정규직과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의 특성으로부터 기인했다. 먼저 정규직 피디와 독립피디들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제작과정의 투입 결과물에 대한 강압적인 통제 (coercive input-output control) 방식은 두 집단 사이에 직종가치 인식에 있어 차이를 낳았고, 그 차이는 저널리즘 가치에 대한 위협과 대응 속에서 더욱 커졌다. 반면, 시사교양작가들은 언론인으로서의 직종윤리 및 가치를 바탕으로 한 규범적 과정통제(normative process control)를 통해 정규직 피디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고, 이는 시사교양작가들이 계급적 이질감을 지양하고 정규직들과 저널리스트로서 직종정체성을 공유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부분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갖는 실제적 이론적 함의를 논의한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 협상이 19일 오후, 극적 타결되었다. 정부와 화물연대 그리고 컨테이너 운송업계가 1주일간의 릴레이 협상을 벌인 끝에 나온 결과로 물류대란 장기화는 피했지만 그 여파가 수습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누구보다도 축산 농가의 어려움이 컸다고 하는데 그 원인과 앞으로 예상되는 피해는 어느정도인가?
이 논문은 2007년 6월 30일에 발생했던 이랜드 노동조합의 상암 홈에버 매장 점거파업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외박>을 대상으로 이 영화에 재현된 여성노동자 형상을 통해 임금노동자이자 가사노동자이기도 한 '여성노동자'의 위상을 가늠해보고, 다큐멘터리라는 재현양식이 여성노동자 재현에 효과적인 측면을 논의하고자 했다. 1990년대 노동유연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여성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우선적으로 유연화의 경향에 휩싸이게 되었다. 여성들은 본래 일터가 아닌 가정 안에 있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와, 여성노동자들의 주요 직종은 숙련직이 아닌 비숙련직이므로 업무의 중요성이 낮다는 선입견은 이 경향을 정당화하는 근거였다. 이랜드 파업을 야기한 여성 비정규직의 대량해고 사태에도 이러한 선입견이 작용했었다. <외박>은 투쟁과정에서 '여성노동자'이기에 받는 차별과 파업현장에서도 끊임없이 엄마와 아내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그녀들의 고충을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진정한 파업은 일터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파업이 수반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정은 여성노동자의 활동을 방해하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여성노동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만든 원인이다. 지켜야 할 대상이자 방해물인 가족의 이중적인 의미는 그녀들이 놓인 삶의 조건인 것이다. 가사노동 전담자이자 임금노동자인 여성노동자들의 위상은 '노동자'라는 일반명사로 환원되거나 이론화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진다. <외박>은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적 재현이 여성노동자들의 입장에서 그녀들의 계급투쟁을 다시 읽어낼 새로운 리얼리즘을 모색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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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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