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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의 생태적 가치와 국제자연보호지역 (The Ecological Values of the Korean Demilitarized Zone(DMZ) and International Natural Protected Areas)

  • 조도순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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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2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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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72-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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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엄밀한 의미의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 : DMZ)는 한국군사정전협정에 의해서 설정된 폭 4km, 길이 248km의 좁은 띠로 이루어진 육상지역으로서 서쪽으로는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장단반도의 임진강 하구로부터 시작해서 동쪽으로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의 동해안까지 이른다. 그러나 비무장지대에 인접한 민통선지역(민북지역)과 한강 하구와 서해안의 민통선지역의 생태계도 어느 정도 비무장지대의 생태계와 유사하므로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지역을 합쳐 일반적으로 "비무장지대 일원의 생태계"라고 부르고 있다. 비무장지대 일원의 식물상은 총 1,864종류로 파악되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관속식물 종류의 약 42%에 해당한다. 비무장지대 내부의 식생, 식물상, 동물상은 수많은 지뢰와 출입의 제약 때문에 정밀한 조사가 거의 불가능하다. 2001년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경의선 남북 연결 철도 건설 구간의 비무장지대 내부 식생을 조사한 결과 산림 식생은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등 참나무류가 주로 우점하는 2차림으로서 구조가 매우 단순하였고 비무장지대의 나머지 반은 과거의 묵논에 형성된 억새, 물억새, 달뿌리풀 등의 장경초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비무장지대의 대부분이 원시림으로 덮여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비무장지대 내부의 식생은 이와 같이 군사적인 활동에 기인한 빈번한 산불로 대부분 구조가 단순한 2차 천이 초기의 산림이거나 과거의 농경지에 형성된 묵논 습지 및 초지로 되어 있다. 비무장지대의 법적 보호 장치로는 통일 후 2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환경부의 자연유보지역이 유일하다. 따라서 비무장지대의 보전을 위해서는 천연보호구역, 명승, 국립공원 등 국내법에 따르는 자연보호지역 지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국제적인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유네스코 세계유산, 람사르 국제습지의 지정에 비무장지대가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무장지대의 세계유산 신청 시에는 지난 60여 년간 산불에 의해서 2차림과 묵논 습지가 유지되어온 독특한 생태적 경관적 가치를 내세울 수 있다. 아무런 자연 보전 대책 없이 통일이 이루어질 경우 비무장지대 생태계는 순식간에 6.25전쟁 직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 통일 후에도 비무장지대 생태계를 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뢰 존치, 철조망 존치, 도로와 철도의 터널 및 교량화, 산불 유지 등의 대책이 논의되고 준비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