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채색문화재에 사용된 녹색안료 석록을 국내 산출 석록원광 및 수입산 석록원광과 비교하여 석록의 산지에 대한 단서를 찾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채색문화재의 화학적, 광물학적 특성을 휴대용 X선형광(p-XRF), 미소부 X선회절과(micro XRD) 주사전자현미경/에너지분산스펙트로메터(SEM/EDS) 분석으로 규명하였다. 석록에 함유되어 있는 납을 열이온화질량분석기로 분석하여 납동위원소비를 구하였다. 채색문화재 중 단청의 석록에서는 atacamite (or botallackite)와 소량의 brochantite, 불화에서는 이외에 malachite가 동정되었다. 종류를 불문하고 채색문화재에 사용된 석록은 Cu와 Cl로 이루어진 atacamite가 대부분이다. 납동위원소비 분석에서는 채색문화재 내 석록이 Mabuchi가 제안한 동북아에 대한 지역별 구분에서 한국남부지역보다 한국북부지역과 중국북부지역 그리고 일본 것과 유사하다. 국내 산출 녹색광물의 납동위원소비는 채색문화재 내 석록의 분포 안에 속하나 수입산 공작석은 큰 차이를 보였다. 채색문화재 내 석록의 주광물인 atacamite가 한반도 남쪽 광산에서는 매우 드물게 산출되는 것과 납동위원소비 결과를 종합할 때 우리나라 채색문화재에 사용된 석록이 한반도 이남에서 산출되었을 가능성은 적다.
전통 황색 광물안료 석황이 적용된 채색문화재에서 석황부위의 색상변질이 빈번히 발생된다. 채색문화재에서 변색되는 원인을 밝히고자 석황과 석황에 혼합하여 사용하는 몇가지 안료를 분말과 채색상태로 제작하여 연구하였다. 석황에 연백, 연단, 주사를 비율에 따라 혼합한 후 아교에 넣어 한지와 견에 채색하였다. 명반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변색을 고려하기 위해서 채색시편에 대해 명반처리 시험을 실시하였다. 시편들의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자외선시험기로 내광성시험을 3단계, 총 96시간 동안 실시하였다. 시험을 거친 시편에 대하여 색도계를 사용하여 색변화를 측정하였으며, XRD와 Raman 스펙트로메터로 광물과 구조변이, SEM/EDS로 화학성분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내광성시험에 따른 순수 석황 분말의 색변화는 적었던 반면, 채색시편에서는 약간 어두워졌다. 견바탕에 채색한 것의 색변화가 컸으며, 명반이 처리된 시편의 색변화가 컸다. 석황분말에서는 자외선시험 후 orpiment가 변질된 백색의 arsenolite가 생성되었다. 석황-연백 혼합분말에서는 석황과 연백의 구성광물만이 검출되었고, 변질물질은 생성되지 않은 반면, 자외선시험 후에는 orpiment와 orpiment의 변질물인 arsenolite, 그리고 연백의 구성광물이 검출되였다. 두 안료의 분말상태의 혼합에서는 자외선시험에 의해서도 암흑화현상이 발생되지 않았다. 그러나 혼합분말로 채색된 시편은 자외선시험에 의해 암흑화되었다. 채색시편에서 혼합된 안료와 바탕재에 따라 석황의 색상 변화가 다르게 나타나며, 명반처리한 경우는 안한 경우보다 큰 색변화를 보여 명반도 석황의 색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채는 지류문화재 보존처리의 마지막 단계로 주로 봉채를 사용한다. 본 연구는 지류문화재 보채에 쓰이는 4종의 봉채(본람, 등황, 연지, 대자)를 한지에 채색한 후 채색 양상을 확인하고 인공열화를 통해 색변화 양상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채색 양상을 관찰한 결과 본람·연지·대자는 미세한 안료 입자가 도포되는 형태였으며, 등황은 피막을 형성하였다. 봉채의 X선 회절분석 결과 본람과 연지, 대자에서 석영과 방해석, 납석이 공통적으로 검출되었고, 대자에서 침철석이 추가로 검출되었다. 인공열화 결과 습열열화에서 등황이 노란색에서 주황색으로 변색되었으며, 자외선열화에서는 등황과 연지가 탈색되었다. 결과적으로 봉채로 보채된 지류문화재는 등황이 채색된 경우 알칼리에 의해 주황색으로 변색될 수 있으며, 자외선에 의해 등황과 연지의 탈색이 우선적으로 발생하여 전체적인 색상이 어두워짐을 예측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지난 25년간 우리나라에서 수행되어진 채색문화재 안료분석 및 복원과 관련한 중요연구들을 짚어보고자, 학술논문을 중심으로 연구 동향을 조사하였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분석된 채색문화재는 100여점이 넘으며, 축적된 분석데이터들에 대한 비교고찰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기존 분석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기술 적용과 분석데이터 DB구축이 수행되고 있으며, 전통안료에 대한 재현 복원 노력도 꾸준히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기존의 많은 연구 데이터들을 종합하고, 진단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때이며, 이를 위하여 여러 기관의 연구자들이 필요성을 인식하고 동참하여야 한다. 또한 환경영향연구와 같이 지속적이고, 꾸준한 연구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지금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끈기 있게 기다릴 수 있는 연구가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훼손된 문화재의 안정적인 보존 방안을 제안하는데 있어서 수많은 접근방법들이 있으며 이 방법들은 검증절차가 필수적이다. 또한 보존행위 이후의 예상되는 결과물들은 긍정적 결과로 도출되어야 하는 필연성을 가지고 있다. 보존행위는 문화재가 갖는 고유한 다양성, 특수성 등등의 여러 사항들을 고려한 명확한 해법을 찾는 행위는 당연히 쉽지 않은 과제이다. 또한 기존에 이미 검증된 방법론이나 접근법이라 하더라도 그 대상이 처한 상황이나 조건에 의해 원점에서 재고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문화재보존행위에 대한 안정적 방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레이저를 이용한 문화재의 적용은 이미 그 효율성에 대해서 일부가 검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재질별 적용 호환에 대한 검증이나 연구가 미비하다. 레이저빔의 특성상 모든 문화재 재질에 대한 적용은 한계가 있지만, 비접촉성 접근방법이라는 여타 클리닝방법과 다른 기본 원리이기 때문에 그 특성을 장점으로 활용하여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행위 과정은 공초점레이저주사현미경(CLSM)을 활용하여 채색안료와 레이저 광에 대한 작용반응 등의 일련의 과정을 관찰하였다. 레이저빔과 여러 종류의 채색안료들과의 반응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점이나 클리닝기법으로써의 효율성을 동시에 실험하여 실제 문화재에 대한 적용 범위 선정이나 적용 이후의 결과물을 예측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벽화 보존처리에서 우선 시 되는 부분은 채색층에 대한 보존처리이다. 채색층이란 그림이 그려진 표면층을 말하며 안료층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채색 층의 보존을 위하여 인위적으로 고착제(固着劑, Fixative)를 사용한다. 고착제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접착제를 말하며 그 사용범위는 방대하다. 그 중에서 일부를 보완하여 벽화문화재 현장에서 적용하므로 그 목적성과 사용범위에 의해 고착제라 지칭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를 통하여 그간 유럽에서 사용된 벽화의 이상적인 고착제을 위한 연구성과에서 사용범위, 선택기준, 연구결과 등을 요약 기술하고 우리의 전통적인 접착제를 정리하였다. 현재 합성 수지를 이용한 고착제의 문제점이 과거 처리된 벽화 문화재에서 발생되고 이를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특히 동양 벽화의 경우, 전통적인 방법을 통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연구 중이다. 우리의 전통 접착제 중, 도박과 같은 해초풀의 활용을 통한 보존처리 현장의 적용이 가능할 것이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험과 연구가 절실함을 알 수 있었다.
세조대왕연(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제14호)은 조선의 7대왕 세조(재위 1455-1468)가 마곡사에 두고 간 것으로 전해지는 가마이다. 세조대왕연의 채색에는 흑색, 백색, 황색, 적색 및 녹색 등 5가지 계열의 색상이 사용되었다. 색도 측정 결과 황색은 자황 채색부와 금칠 채색부에서 명도와 황색도의 차이가 두드러졌으며 적색은 진사로 채색된 지점에서만 적색도가 높게 측정되었다. 광학현미경 관찰, 주사전자현미경 관찰 및 성분 분석을 수행한 결과, 흑색은 먹, 백색은 백토와 연백, 황색은 자황과 합금, 적색은 연단과 주사 및 석간주, 녹색은 녹염동광을 안료로 사용하였다. 박락된 극미량 안료편의 단면을 분석한 결과, 백토와 연백의 순서로 바탕층을 올린 것이 나타났으며 이를 기초로 세조대왕연의 채색기법을 고찰하였다.
굴 패각 분말의 입자분포가 채색시의 작업성과 채색도막의 내구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하여 입도분포와 입자형태(구형, 타원형, 길쭉한 막대형, 부정형)의 분포가 각각 다른 3종의 패각분말을 제조하여 연구에 이용하였다. 채색시의 작업성의 척도로서 발림성과 도막의 균일성을 평가하였으며, 도막내구성의 척도로서 도막의 밀착성과 표면경도를 평가하였다. 그 결과 작업성과 내구성은 입자크기보다는 입자형태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으며, 특히 길쭉한 막대형 입자의 구성비율이 높을수록 작업성은 떨어지는 반면 내구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것은 단청 등 회화문화재 보존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인 내구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인자를 확인한 결과로서, 단청문화재 보존 및 복원재료의 선정과 품질기준 마련뿐만 아니라 향후 이러한 특성이 제어된 고품질의 전통재료 생산에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흙벽화 보존처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채색층에 균열이 발생되어 결속력을 잃었을 때, 또는 안료의 분말화가 일어났을 때, 고착제를 주입하여 손실위험에 처해진 벽화를 보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흙벽화 채색층에 사용되는 고착제의 안정성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흙벽체 시료를 제작하여 총 4종의 합분, 주사, 석록, 황토안료를 채색하고 Paraloid $B-72^{(R)}$, Caparol-$binder^{(R)}$, 우피아교(牛皮阿膠), Hydoxypropyl $cellulose^{(R)}$ 총 4종의 고착제를 도포하여 보존처리 후 발생할 수 있는 환경변화 요인인 온도, 습도, 자외선을 인공적으로 부여하였다. 안료별로 도포된 고착제의 보존환경에 따른 물성변화는 색안정성, 접촉각, 광택도, 접착력, 표면관찰을 통해 다각적으로 관찰하였다. 그 결과, 자외선 및 고온다습한 환경은 합분을 제외한 고착제가 도포된 모든 채색층에서 명도와 채도의 변화가 일어나는 등 색안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고착제의 노화가속에 영향을 주어 결국 분해시키는 요인으로 파악되었다. 그중 전통재료인 아교는 함께 실험한 합성수지들과 비교하여 볼 때, 채색층 표면에 대한 색안정성과 영향력(보존성) 유지, 친수성 면에서 양호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특히 접착력 부분에서는 모든 채색층에서 우수한 특성이 확인되었기에, 흙벽화 채색층 고착처리 시 안정성이 높다고 사료된다.
본 연구는 대형불화 현장 조사에 비파괴 조사장비 중 하나인 휴대용 라만 분광기를 적용하고 그 결과를 HH-XRF 데이터와 상호 비교하여 장곡사 미륵불 괘불탱에 사용된 채색 재료를 동정하였다. 대형불화에 사용된 채색 재료 분석시, 현장에서 주로 휴대용 현미경과 HH-XRF를 이용한다. 하지만 채색 재료가 경원소로 구성되어 있거나 여러 안료가 중첩 또는 혼합 채색된 경우, 비파괴 분석 데이터만으로는 해석에 한계가 있다. 또한 문화유산이라는 특성상 수습할 수 있는 시료의 양은 제한적이어서 XRD, SEM-EDS 및 라만 분광을 이용한 정밀 분석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현장 조사 시 HH-XRF 분석 데이터를 보완할 분석기술이 필요하다. 장곡사 미륵불 괘불탱을 대상으로 백색, 적색, 황색, 녹색, 청색 색상별 채색 재료에 대하여 HH-XRF로 성분을 분석하고 휴대용 라만 분광기를 적용하여 분자구조를 확인하였다. 분석결과, 백색은 연백, 적색은 진사, 석간주, 황색은 등황, 석황, 녹색은 염화동, 청색은 쪽이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휴대용 라만 분광기를 적용함으로써 데이터에 대한 교차검증뿐 아니라 HH-XRF로 확인이 어려웠던 혼합 채색된 안료에 대한 식별과 유기안료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대형불화 등 회화문화유산의 비파괴 현장 조사에 휴대용 라만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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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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