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전통연희에 대한 공연인류학적 접근을 통하여 새로운 연극 콘텐츠 창출 가능성을 고찰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오늘날 전승되고 있는 전통연희는 역사적으로 악 희 극의 갈래로 변천, 발전되어 온 전통공연예술이다. 그 중에서도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인 동래야류는 부산시 동래 지역에서 전승되어 오는 전통 탈놀음으로 악 희 극의 공연특성이 통합된 형태로 연희되고 있다. 21세기의 한국연극은 포스터 모더니즘 문화현상을 거친 후 다시 리얼리즘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반면 대안연극에 대한 관심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그 대안으로 새로운 연극형식 창조의 영감을 전통연희의 공연성에서 탐색하고자 한다. 전통연희 중에서도 전통공연미학인 악 희 극의 특징이 잘 조화되어 전승되고 있는 동래야류로부터 원초적인 공연성의 본질과 원리를 밝혀내어 새로운 연극형식 및 연극 텍스트를 창출하는 모티프로 활용하고자 한다. 동래야류에서 나타나고 있는 신명풀이에 바탕을 둔 악 희 극의 요소들, 즉 향토적인 음악과 세련된 춤사위, 해학과 풍자와 기지, 양식화되고 약호화된 연극형식의 무대적 수용으로 새로운 연극 콘텐츠의 창출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글은 고 사진실 교수의 '전통연희 시리즈 1~9'를 계승하기 위해, 고 사진실 교수가 견지하였던 전통연희 교육관과 초등 연극교육의 접점을 모색한 것이다. 고 사진실 교수의 전통연희 교육관은 제7권과 제8권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어 있는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재상, 연극 교육을 통한 인문학적 소양 함양과 접점을 보이는 시각들을 예견하여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즉 전통연희 관련 인문지식(인문자원)을 체계적으로 습득하여, 실제의 공연 제작현장에서 그것을 창조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학생, 즉 창의융합형 인재를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확인된다. 그런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시한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말하기'뿐만 아니라 '재미있게 말하기' 능력을 함양시키는 것도 요구된다고 본다. 그와 관련하여 필자는 고 사진실 교수가 주목하였던, 한국의 전통 연극 중의 하나인 재담을 연극교육의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정규 수업에서 재담을 활용함으로써 한국의 전통 연극 공연 양식을 계승할 수 있다는 점, 재담의 일인극적(一人劇的) 특성과 소극적(笑劇的) 특성이 '재미있게 말하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는 '논리적으로 말하기' 교육만을 강조하는 데서 발생하는 감성 공감교육의 미비점을 정규 수업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점, 재담은 자기 자신이나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되 재미있게 전달함으로써 청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설득적 스토리텔링으로써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 등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때 고 사진실 교수의 저작물 및 문화콘텐트와 교육 관련 아이디어들을 담고 있는 전통연희 시리즈 1~9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재담(才談)'은 우리 말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재치가 있는 언어단위'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다. 재담이라고 하면 재담말, 재담이야기, 재담소리, 재담극 등이 모두 관계되지만, 그 대상을 분명히 한다면 '재담말'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 재담 곧 재담말은 '재치있게 하는 재미있거나 우스운 말'이다. 이러한 재담은 전통연희에 많이 있는데, 전통연희의 공연 장소는 대부분 개방된 마당으로 이런 곳은 항상 놀이적인 것을 요구했고, 그러한 놀이적인 것이 대사에서는 재담들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전통연희에서의 재담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1) 상황과 관련되는 재담: 주어진 상황에 적절한 말, 과장(誇張)의 말, 과소(誇小)의 말, 논점일탈의 말, 인과(因果)의 말 2) 진술과 관련되는 재담: 열거의 말, 부연(敷衍)의 말, 대조의 말, 거짓으로 잘 둘러대는 말, 부정할 수 없는 말, 짐짓 모른 체하는 말, 짐짓 틀리게 하는 말 3) 어휘와 관련되는 재담: 곁말, 이어동의어(異語同義語), 이어유의어(異語類義語), 일부러 순서를 바꾼 말, 잘못 한 말 4) 발음과 관련되는 재담: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 이어동음어(異語同音語)이 외에도 더 있을 것이나, 위의 것들이 대표적인 것들이 아닌가 한다. 재담은 '인간이 자연과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극복하고 제대로 즐길 때만 가질 수 있는 인간의 자유로우면서도 창조적인 정신의 한 결과물'로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필요한 것이다. 전통연희에서의 재담들을 바탕으로 오늘날에도 보다 다양하고 차원 있는 재담들이 이뤄졌으면 한다. 또 재담은 항상 창의성이 요구되기에 오늘날에도 새로운 방식에 의한 새로운 재담들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한국의 전통연희극을 저급한 것, 체계화되지 않은 것, 극이라고 할 수 없는 것 등으로 인식하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연희극 중에는 완벽한 서사구조를 갖는 이야기로써 풀어내는 극이 분명히 존재한다. 서양의 비극 이론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미얄과장에서부터 코미디의 원형인 러브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는 강릉관노가면극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희극들이 그 내용은 매우 간략하더라도 서사의 요소들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연희극 중 완벽한 서사구조를 지닌 개체가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이것들을 발굴해내고 복원하는 것은 연구자들의 몫이며, 동시대 철학에 맞게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은 창작예술인들의 과제다. 이 두 분야가 원활하게 소통을 한다면 우리 전통 연희극의 미래를 지금보다 더 밝게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한국 전통 연희를 세계 시장에 과감히 스며들도록 하는 것 또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솟대타기 기예는 한 나라의 역사적 상황, 사회문화적 전통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변주들이 이루어졌다. 본고에서는 일본 솟대타기류 기예의 역사적 흐름과 연행양상, 현재적 전승 상황 등을 문헌적 접근과 다양한 도상자료를 근거로 살펴보았다. 한 연희종목의 역사와 양상을 밝히는 작업은 이연희를 소개함과 동시에 공시적, 통시적으로 연희를 접근하는 것으로서, 연희사의 지평을 넓혀가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산악백희가 전래된 이래 일본의 전통연희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일본의 솟대타기는 쇼소인(正倉院) 탄궁칠화에 나타난 정간(頂竿) 기예가 첫 기록이다. 이후 중세시대의 구모마이(蜘舞), 근세의 니혼다케, 잇본다케 등 견예류 기예가 발전했다. 전통곡예의 발전은 근대 이후 서양의 서커스가 유입되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곡예류의 발전과정과 전승 양상은 우리의 솟대타기를 복원, 재현하는 데 약간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본고에서는 장대를 신체에 올리는 기예를 지역의 큰 축제로 승화시켜 일본 동북부 3대 축제 중의 하나로 일궈낸 아키타현 간토마쓰리를 소개하였다. 간토마쓰리는 전통공연예술을 지역의 대표적 자랑거리로서도 기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앞으로 우리의 솟대타기를 제대로 복원하여 전통의 맥을 잇고자 하는 연구자들에게 많은 힌트를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
이 글은 극단 '사니너머'에 의해 공연된 <돌아온 박첨지 시즌2>의 분석을 통해 전통연희의 현재화 방안을 모색하고, 작품이 지니는 공연사적 의의를 정립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돌아온 박첨지 시즌2>는 남사당패 놀이종목 중의 하나였던 <꼭두각시놀음>의 동시대적 변주를 시도했다. 이를 위해 <꼭두각시놀음>의 주인공이자 서사전달자인 박첨지의 역할을 배제하거나 축소시킴으로써 박첨지 주변 인형들의 부각을 꾀했다. <돌아온 박첨지 시즌2>는 원 텍스트에 우리사회의 민감한 뉴스들과 사건들을 끌어와 접목했으며 '장구잽이' '북잽이' '세월호' '바바리맨 김가' '육방' '매호씨' '초란이' 등의 창작모형과 인형들을 제작해 현대판 <꼭두각시놀음>을 구축하는데 동참시켰다. 창작인형들과 '박첨지' '꼭두각시' '상좌중' '이시미' 등과 같은 전통인형들의 조합은 <꼭두각시놀음>이 성행했던 조선시대를 뛰어넘어 현대사회를 패러디하고 비판하는데 매우 적절히 적용될 수 있었다. <돌아온 박첨지 시즌2>의 등장인형들이 우리시대를 풍자하고 비판하는데 주로 활용되었다면 줄놀음 풍물놀이 버나놀이 사자놀이 등의 놀이장면들은 극적 재미를 창출하고 남사당패의 놀이정신을 환기시켜주는 이중의 효과를 꾀할 수 있었다. 남사당패 레퍼토리 중의 하나인 인형극의 형식을 차용해 줄놀음 풍물놀이 버나놀이와 같은 남사당 놀이종목들을 중첩시킴으로써 극적효과를 극대화하고 이로써 관람객들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실효를 거둘 수 있었다는 점이다. <돌아온 박첨지 시즌2>는 <꼭두각시놀음>의 단선적이고 단조로운 공간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무대 전면과 후면에 단계적으로 층위를 두고 검은 천을 두름으로써 깊이 감을 자아냈다. 이렇게 앞뒤로 확장된 무대는 인물들의 등 퇴장시 웅장한 장관을 연출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연극적 재미를 창출하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돌아온 박첨지 시즌2>는 현전하는 <꼭두각시놀음>에 존재하는 않는 '동시대 사회상의 비판과 현실참여'라는 원전의 기본정신을 되찾게 되었다. 전통연희를 보존하며 동시에 현대화가 가능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극단 '사니너머'의 이러한 시도는 전통연희 보존회 혹은 전수회가 추구해야할 궁극적이고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해주었다. 연희단체들에게 공연을 올리는 목적과 연습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명쾌한 답을 주었다. 전승연희 본연의 임무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전통연희의 원형적 특성을 살려 현대 관객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연출기법의 외연을 확장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 <돌아온 박첨지 시즌 2>가 전통을 현재화하는 기존의 연출방식을 뛰어넘어 독창적 노선의 새로운 공연양상을 창출하였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으로 대중들의 여가시간과 함께 등장한 버라이어티 쇼는 현대 사회에서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 확장되어왔다. 특히 한국의 버라이어티 쇼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발전해왔지만, 저급하다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 쇼가 대중들로부터 열렬한 반응과 함께 단순히 오락 프로그램으로 소비되지 않는 가운데 한국형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형식과 스타일로 발전하면서 일종의 사회현상으로도 주목받게 되었다. 본 논문은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개방성과 확장성이라는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특징에 주목했다. 최근 우리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서구의 경험과 관계없이 근대 이전의 한국 전통 연희에서도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연희는 대중들의 생활공간을 무대로 했고,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공연에 참여하여 즐기면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도 그 예라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전통 연희의 특성은 현재 리얼 버라이어티 쇼가 특정 포맷이나 장르로 정착되지 않고, 앞으로도 풍부한 콘텐츠를 축적해가며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지속하는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근대계몽기 한국연극사의 전통담론은 대개 전통(연희)에 대한 내용개량의 성격이 강했다. 근대 진입기이면서 국권상실기였기 때문에 개량의 방향은 애국과 개화의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논의의 주체는 유교적 지식인, 애국계몽론자, 그리고 식민주의에 침윤된 개화지식인으로 나눌 수 있고, 이들은 각각 상풍패속론, 극계개량론, 신연극론을 주창했다. 을사조약 체결 이듬해인 1906년, 유교적 예악론자들은 협률사의 전통연희가 민심을 어지럽힌다고 비판하면서 상풍패속론을 전개했다. 이 상풍패속론은 국권 수호를 위한 절박한 문제의식을 지닌 지식인들이 유교적 예악론을 근거로 하여 연희 일반에 대한 부정론을 편 것이다. 외래극장문화와 공연문화에 대한 한국의 전통적 의식의 충돌을 보여준 이 상풍패속론은 극장문화의 시대적 의미와 역할에 대한 사유를 보여주는 첫 예로 주목할 수 있다. 1907년 정미7조약 체결 이후 애국계몽론자들은 중국 량치차오 논의를 수용 재해석하면서 '국권 수립을 실현할 민족영웅'을 소재로 한 전통연희 개량 극의 출현을 앙망하며 '극계개량'을 외쳤다. 그리고 1908년 이인직은 판소리 전통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은세계>를 원각사에서 공연하면서 '신연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관리의 탐학과 우매한 백성들을 비판하며 개혁에 초점을 맞추는 논의를 전개했다. 이렇게 1908년을 전후해 일본 신연극과의 연관 속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신연극에 대한 논의는 곧 '연극개량' 논의와 구별 없이 사용되었고, '극계개량'이라는 용어를 대체해갔다.
본고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이며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인 남사당놀이 덧뵈기의 연기 훈련 활용 방향에 관해 탐구해 보았다. 남사당놀이의 단일 연희 종목이 아닌 여섯 연희 종목 모두가 등재된 것으로 보아 민간을 떠돌며 연희를 담당했던 역사적·전통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덧뵈기가 가지는 재담의 즉흥성, 덧뵈기춤을 통한 간결한 한국적 움직임과 호흡, 악사와의 재담을 통한 공간 자각 능력, 보편적 한국 정서는 현대 연기 훈련법으로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 상대방의 대사를 잘 듣고 앞의 대사를 예상하지 않는 훈련, 즉 매순간의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 배우 자신의 몸에 대한 자각과 통제 그리고 상대 배우와 전체 공간의 인식 또한 전통극과 현대극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현대적 연기 훈련 방법이면서 저절로 한국적 정서를 통한 내재적 충동도 얻게 된다.
전통문양은 우리 민족의 집단적인 가치 감정이 표현된 미술로서, 우리 고유의 민족성과 생활양식에 의해 발전되어왔다. 그 중 떡살문양과 창살문양은 조형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전형적인 전통 문양이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전통 떡살문양과 창살문양을 현대적 미의식에 맞도록 재구성하여 니트디자인에 응용하고자 하였다. 이는 다양한 니트의 표현기법으로 전통미를 살린 실용적인 복식디자인 개발을 하여 우리 것에 대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그 목적이 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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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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