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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테로토피아로 본 영화 <창>의 공간구조 분석 (Analysis of the Spatial Structure of the Movie Viewed as a Heterotopia)

  • 태지호;김대근
    •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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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5권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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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8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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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 연구는 1997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창>에 나타난 공간 구조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영화의 공간은 등장인물의 성격과 특징을 포함하여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당대의 현실 및 외재적 상황을 파악하게 해주는 영화적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공간 개념을 활용하였다.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당대의 성격을 규정하면서, 우리 삶을 둘러싼 자본과 권력, 제도와 규범이 공간을 통해 어떻게 가시화되고 있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 속에서 본 연구는 우선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에 대한 이론적인 고찰과 그 함의에 대해서 다루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영화 <창>의 공간이 헤테로토피아로 논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영화 <창>의 공간은 일탈의 헤테로토피아, 저항 불가능성의 헤테로토피아, 경계의 헤테로토피아로 구분되었으며, 이는 영화의 대사, 장면, 편집 등과 같은 영화 요소들에 대한 분석과 병행되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한 영화 <창>에 드러나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선 영화 <창>에서의 여성들은 수동적으로 재현되며, 헤테로토피아의 경계를 부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 <창>은 역사와 기억을 동시에 재현하고 있으며, 그 경합의 장으로서 헤테로토피아를 제시하고 있었다.

'병맛' 담론의 형성과 담론의 작동방식 (The Construction and Mechanism of the 'Byeongmat' Discourse)

  • 박재연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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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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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4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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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이 연구의 목적은 '병맛'에 관한 담론이 세대주의적으로 구성되었음을 밝히고, 그렇게 구성된 '병맛' 담론이 장애인과 여성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했음을 보이는 것이다. '병맛'이 주류 사회에 처음 등장했을 때, '병맛'은 웹툰을 통해 구현되는 것으로 이해되었으며 더 나아가 '병맛'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따라서 '병맛' 담론은 '병맛 웹툰'에 대한 해석의 과정에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언론의 '병맛' 담론은 '병맛'을 키치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 이내 거기에 세대론적 함의를 덧붙이는 과정을 거쳐 구성되었으며, 학술장에서의 '병맛' 담론 형성은 '병맛'의 세대론적 함의를 보다 정교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이말년씨리즈>는 서사 없이 패러디로 가득 찬 텍스트로 분석되었는데, 이러한 서사성 결여와 패러디의 난무는 삶의 서사가 불가능해진 시대에 대한 '잉여세대'의 저항 문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은 자의적 성격을 띤, '병맛 웹툰'을 세대주의적 틀에 끼워 맞추려는 시도였다. 한편, 이렇게 세대주의적으로 구성된 '병맛' 담론은 특정한 청년 주체를 선택하고 다른 청년 주체는 배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했으며 '병맛' 담론이 배제한 청년 주체는 장애인, 하층 계급, 그리고 여성이었다. 현재 한국 사회는 '병맛' 코드의 대중화와 '병맛 웹툰'의 쇠락, 그리고 청년세대 담론에 대한 비판적 사유의 생산 등을 마주하고 있다. 현재의 이러한 상황은 '병맛' 담론을 적당한 비평적 거리를 확보하는 동시에 시의성을 잃지 않고 비판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논의가 '병맛'과 '병맛 웹툰'에 대한 해석을 좀 더 다양화하고 더 나아가 청년세대 담론장에 발전적 균열을 가속화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생명공학과 여성의 행위성: 시험관아기 시술과 배아복제 연구 사이에서 (Biotechnology and Women's Agency: Between IVF and Therapeutic Cloning Research)

  • 조주현
    • 과학기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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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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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9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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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 이 글은 서로 층위가 다른 제 사회세력들이 시험관아기 시술을 매개로 어떤 방식으로 여성의 재생산권과 모성의 의미를 구성하는지를 밝히고,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부상하게 된 기술과학주체(technoscientific subject)인 여성은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를 논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방법은 문헌연구와 심층면접으로써, 과학기술 연구와 페미니즘 관련 문헌들과 심층면접 자료, 불임여성모임 단체와 입양단체의 문건과 회원들이 올린 글들, 언론매체의 기사와 칼럼들을 이용하였다. 불임여성의 경험을 가족 체계, 의료 체계, 그리고 국가 체계를 통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가족의 공간에서 불임여성은 비정상의 범주에 속해질 뿐 아니라 스스로도 자신의 여성성에 의문을 갖지만, 다른 한편 "모성"에 대한 성찰과 확장된 인식을 갖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의료 공간에서 불임여성은 자신의 몸이 자신 가족, 의료진에게 각기 달리 인식된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된다. 몸을 소유한 것도, 소유된 것도 아닌 것으로 인식하는 이 시선은 교환과 거래가 주도하는 공간에 새로운 논리의 창출과 새로운 기술과학주체의 행위성을 예견하게 한다. 국가의 공간에서 배아복제 연구가 국가경쟁력의 기표로 부상함에 따라 난자제공자로서의 여성의 위치도 정치성을 띄게 됐다. 여성은 한편으론 국가발전에 참여할 국민으로 호명되지만 다른 한편으론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허구를 지키는 수호자의 역할을 할 것을 요구받는 모순된 위치에 놓여있다. 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한 기획에 호명되면서 경제적 보상의 범주에는 들지 못하는 국민이라는 정체성과, 생명을 파괴하는 것을 전제로 생명을 창조하는 것을 허락하는 배아복제에 참여하면서 "생명" 수호자의 정체성을 부여받는 것이 각기 내포하는 모순에 대해 여성이 어떻게 순을하고 타협하고 저항할지에 따라 배아복제 연구의 방향과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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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소설 「미망(未忘)」에 나타난 인삼의 상징성 (The Symbolism of Ginseng in Mimang by Park Wan-Seo)

  • 옥순종
    • 인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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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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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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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 박완서의 소설은 여성문제, 자본주의 체제, 노년 문제 등을 현실감 있게 다룸으로써 문학계는 물론 여성학, 사회학 등 많은 분야에서 사회 현상의 분석 도구로 활용된다. 박완서 소설의 특징은 본인이 체험했던 사실들을 소설의 배경으로 배치한다. 하지만 소설 「미망」은 예외적으로 그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와 취재를 바탕으로 줄거리를 구성했다. 이는 잊지 못하는(未忘) 고향 개성 이야기를 통해서 시대정신을 보여 주려 한 것이다. 「미망」은 인삼재배와 상업을 기반으로 거대 자본가로 성장한 전처만과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한 4대에 걸친 가족 연대기가 줄거리를 이룬다. 19세기 후반부터 한국전쟁이 끝나는 시기까지를 배경으로 소설은 역사적 격동기에 살아왔던 인물의 행적을 중심으로 인삼과 개성상인이 상징하는 시대적 의미를 풀어낸다. 개성은 고려인삼의 메카로서 인삼과 개성상인 이야기를 빼고는 개성의 전형을 그릴 수 없다. 실재했던 사실들을 토대로 픽션이 가미된 「미망」은 근대사의 사료적 가치, 개성의 풍속사 뿐만아니라 미시사로서 인삼 역사의 소중한 증언이 담겨있다. 「미망」에는 개성의 시대상과 인삼 상인의 정신, 식민지 시절 일본의 인삼 약탈과 삼업인의 저항, 인삼 자본의 근대 자본주의로 전환 등의 흔적이 화석처럼 박혀있다. 특히 의미가 깊은 것은 소설 속 이야기들이 역사적 사실과 조응해 인삼사의 한 장(章)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미망」에서 나타난 인삼의 상징성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고려인삼의 정기를 보여 준다. 인삼 농사의 정성과 까다로움, 삼업(蔘業) 정신과 자부심을 통해 인삼의 영물(靈物)스러움을 드러낸다. 둘째, 일본의 인삼 수탈을 민족수난사로 상징한다. 이를 지키려는 인삼 상인들의 노력과 독립운동 지원을 중요한 테마로 풀어내 민족정신을 나타낸다. 셋째, 지주, 상업 자본에 머물지 않고 생산 자본으로 전환, 근대기업화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개성 인삼 상인의 근대 자본가적 진취성을 보여 준다. 세 개의 상징성은 그 당시 인삼 상인이 추구하던 시대정신을 보여 주는 것으로 우리 민족과 인삼의 관계를 더욱 명징하게 드러낸다.

아파르트헤이트 시기의 대항기억과 재생산된 기록의 역사 담론 전시 『Rise and Fall of Apartheid : Photography and the Bureaucracy of Everyday Life』를 중심으로 (The Counter-memory and a Historical Discourse of Reproduced Records in the Apartheid Period : Focusing on 『Rise and Fall of Apartheid: Photography and the Bureaucracy of Everyday Life』)

  • 이혜린
    • 기록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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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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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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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종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1948년부터 1994년까지 시행했다. 이 정책의 주요 내용은 백인과 인도인, 혼혈인, 흑인 등 인종을 계급화하고, 계층에 따라 거주지와 개인 재산 소유, 경제적 활동 등 모든 사회적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었다. 백인을 제외한 모든 인종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았고, 탄압받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민들은 무차별한 폭력을 일삼는 정부에 저항하였고, 이들을 지탄하는 여론은 지역 사회를 넘어 세계 곳곳으로 확대되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 중 하나는 폭력 현장을 자세히 기록한 사진 이미지들이다. 민중 탄압을 포착했던 외신 기자들은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사진작가들은 개인의 차원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데 몰두했다. 이들이 현실을 알리려는 의지가 없었고 실제로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지 않았다면, 많은 사람이 인종 차별로 기인한 사태의 참혹함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에 본 논문은 아파르트헤이트의 여러 단면을 포착해 그와 관련한 여러 기록을 전시한 『Rise and Fall of Apartheid: Photography and the Bureaucracy of Everyday Life』를 주목하고, 사진에서 묘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행된 인종 차별의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전시는 아파르트헤이트가 시작된 1948년부터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잡으려는 진실화해위원회가 출범한 1995년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전시에 출품된 수많은 사진은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피터 마구베네(Peter Magubane), 이안 베리(Ian Berry), 데이비드 골드블라트(David Goldblatt), 산투 모포켕(Santu Mofokeng) 등이 촬영한 것으로, 다양한 아카이브를 비롯한 박물관, 미술관, 언론 매체의 소장품이다. 전시에 출품된 사진들은 일차적으로는 사진작가들의 작업 결과물이다. 사진 작품인 동시에 1960년대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과거를 증명하는 매체이지만 역사학이나 기록학적인 관점보다는 사진사와 미술사의 영역에서 주로 다루어졌다. 하지만 전시된 사진들은 기록물로서의 특성이 있고, 그 안에 담긴 맥락 정보는 역사를 다양한 시각으로 되짚어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기존에 연구된 영역에서 확대하여 다양한 시선으로 당대를 살펴보고, 이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시에서 선보인 사진 작품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식 기록에 포함되지 않은 사건과 사람을 증명하고 서술한다. 이런 점은 보통 사람들의 기억, 개인의 기록을 통해 사회적으로 소외된 인물과 사건을 역사적 공백으로 편입시키고, 여러 매체로 재생산되어 기록 생산의 맥락을 강화하고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