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상은 배아측과 모체측의 내분비적, 측분비적 및 자가분비적 인자들의 상호 작용에 의하여 조절된다. 착상의 적기는 $2{\sim}4$일로서 이 특수한 시간대 안에서 signaling, appositioning, attachment 및 invasion을 통하여 순차적으로 배아의 착상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자궁내막과 배아로부터 여러 사이토카인, 성장인자, 부착인자와 같은 다수의 생화학 인자의 생성과 분비를 포함하며 이로 인하여 수용적인 자궁내막이 형성된다. LIF, CSF-1, IL-1과 같은 사이토카인들은 착상을 이끄는 연속적인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integrin, L-selectin ligands, glycodelin, mucin-1, HB-EGF, pinopodes는 appositioning과 attachment에 관여한다. 배아 또한 사이토카인과 성장인자 및 LIF, CSF-1, IGF, HB-EGF에 대한 수용체들을 분비하여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자궁내막의 수용성을 평가하고 자연주기 또는 보조생식술을 이용한 임신의 예후를 예측하는데, 이와 같은 인자들이 유용한지는 앞으로 더 연구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내막조직으로부터 채취한 integrins, pinopodes, glycodelin, LIF가, 자궁강내 세척액에서는 glycodelin과 LIF가 유망한 인자로 떠오르고 있다. 혈액내 마커로서는 VEGF, glycodelin, CSF가 약간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인자들이 보조생식술 전후로 자궁내막의 기능과 임신의 예후를 평가하는 선별검사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향후 불임 여성과 대조군인 가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인간의 착상에서 이들 인자들의 기능을 충분히 이해해야 치료적 기법으로 연결되어 보조생식술에서도 더 높은 성공률을 이루어 낼 것으로 사료된다.
동시성 현상으로서 이해되는 주역 점(占)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즉 의식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 진지한 마음으로 물음을 던지는 종교적 자세(religo)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은 단지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겸손하지만 적극적인 자세이다. 초의식과 접속하여 신탁을 얻는 주역 점의 체험은 의식의 자아가 무의식의 원형과 대화와 토론을 시도하는 적극적 명상과 일맥상통하며, '무의식의 절대지, 자기원형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나는 부친상을 당하기 1달 전, 대화가 불가능한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지금 아버지와 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주역 점을 쳐서 주역의 19번째 괘, 지택 임괘(地澤 臨卦)초구 '함림정길(咸臨貞吉), 지행정야(志行正也)'를 점괘로 얻었다. 이 점괘를 통해 자연의 섭리에 '기쁘게 순종'하면서 겨울 뒤에 찾아올 봄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죽음 이후 생을 기다리는 자세, 그리고 통속적인 이해타산을 넘어서는 인간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무한한 것(분석심리학적 용어로는 '자기[Self]')과의 만남에서 얻은 감동을 굳건한 마음으로 지켜가는 것이 인생의 참뜻을 바르게 행하는 것임을 나는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부친상 6개월 전에 꾼, '저승'에 대한 꿈에서 '죽음 뒤에도 이어지는 것이 있다는 것이 진실'이라는 직접적인 메시지의 충격 이외에도 확충의 과정을 통해 드러난 폐쇄 병동과 황천의 유사성-내향화를 통한 정신의 재생, 하얀 철문-, '영원을 향한 창문'을 통해 통과의례를 거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태도의 중요성을 배웠다. 그리고 천주교의 교리 '성인의 통공'-산 자와 죽은 자가 서로를 도우며 나선형으로 순환하는 과정-이 우리의 정신 내에서 의식과 무의식이 상호작용하는 개성화 과정의 상징으로서 뿐만 아니라 실제일 수도 있다는 조그마한 희망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진행된 '연도(煉禱)'의례를 통해 어렴풋이 품게 되었다. 그리고 인생에서 만난 많은 인연들의 조문을 통해 받은 위로 속에서 무한한 것과 접촉하여 맺어지는 길은 바로 눈 앞에 있는 존재들과 사랑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는 답을 나는 우선 얻었다. 이러한 연속적인 체험을 분석심리학적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했다.
이 논문은 '만남'과 '설레임'에서 비롯되었다. 본 논문의 저자는 2013년 2월 중순 경 만나 6월 초에 예정되어있던 원내 학술발표 주제에 대해 상의하였다. "현금(現今) 대중들의 강한 호응을 얻으며 많은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는 개봉관 영화들 중에 어린 시절 들었던 옛날이야기들과 유사한 내용의 영화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그런 현상이 신기하다." 라는 대화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영화 '드라큘라', '트와일라잇 시리즈', '웜바디스(Warm bodies)'에로 자연스럽게 주제가 흘러가게 되고, 저자 공히 이 영화들을 모두 보았으며 또한 매우 인상 깊게 보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학술발표의 주제를 이와 관련하여 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오르고 그것이 말로 표현되는 순간, 가슴 두근거리는 설레임과 두려움과 망설임이 동시에 느껴졌으며, 이렇게 하여 학술발표의 주제가 결정되었다. 학술발표를 준비하고 강연발표하고 청중들과 토론하는 과정 내내 설레임과 열정이 저자와 함께 하였으며, 학술발표집담회에 참석한 청중들 역시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강한 감정반응을 보이며 시간이 지나도록 열띤 토론을 한 후 학술발표를 마치게 되었다. 구연된 발표내용을 그냥 덮어버리려 했으나 웬지 모를 아쉬움이 남고 그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던 중에, 청중들 중 한 분의 조언과 권고에 따라, 논문으로 완성하여 투고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이 논문은 저자가 만나 설레임과 열정을 공유하며 설레임과 열정이 이끄는 곳으로 동반하던 길 위에서 시도하게 된 하나의 작은 '창조적 글쓰기'이다. 본 논문의 제 l장에서는 '창조적 글쓰기'로 이어진 31세 여성의 꿈을 소개하고 그 꿈 이전과 이후의 여성 개인의 삶이 어떠한지에 대해 조명해 보았으며, 제 2장에서는 개인의 무의식(꿈, 환상)에 나타나거나 체험되는 '창조적 충동'의 귀결(실현 방향) 및 의미에 대해 고찰하였다. 개인에서 보이는 '창조적 충동'은, '내향화' 과정을 통해 개인의 인격의 창조적 변환을 가져오게 되기도 하며, '환상적 창작' 혹은 '외향화' 과정을 통해 '작품'으로 출산되기도 함을 볼 수 있었다. 때로는 두 방향의 귀결이 동시에 함께 일어나기도 하였다. 후일 처녀작 '트와일라잇'이라는 작품으로 완성됨으로써 '작가'로서의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한, 스테프니 메이어(Stephenie Meyer)의 '원형적 꿈'을 분석심리학적으로 고찰하고 그 해석을 시도해보았다. 제 3장에서는 개인의 꿈들과 영화 '드라큘라' '트와일라잇 시리즈' '웜바디스' 등을 조명해 보면서, 개인의 꿈들과 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소설, 영화 등의 일부 예술작품에서 '어둠의 남자(뱀파이어, 좀비)'의 모습(像)에 변환이 있으며, 인간인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사랑이 결실을 맺기도 하며, 또한 어둠의 남자(뱀파이어)에 대한 의식의 자아의 태도와 상호 관계양상에 있어서도 매우 인상적인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현금의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이와 같은 변화는 그 개인 및 이 시대와 어떤 관련이 있으며 개인 및 시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인지 등에 대해 숙고해 보았다. 인간의 마음 심층(深層)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창조적 충동'은 '개인의 인격의 창조적 변환'으로 실현되거나 예술적 창조를 통해 '작품'으로 출산되기도 하며 시대의 인연과 닿을 경우 그 시대의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게 됨으로써, 개인과 시대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치유와 구원의 작용을 가져오게 되기도 함을 볼 수 있었다. 본 논문에서는 개인의 '창조적 충동'의 긍정적이고 치유적인 측면에 대해 주로 조명해 보았으며, '창조적 충동'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인 귀결 및 그 원인에 대한 고찰은 후일 기회가 되면 새로운 논문을 통해 다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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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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