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구운몽>의 활자본 고전소설 이본인 <연정 구운몽>에 주목하여, 이 이본이 지니고 있는 서사 전개 및 주제 구현의 양상과 의미에 대해 고찰하였다. 일반적으로 고전소설 연구에서 이본은 선본을 확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데, 이 논문에서는 <연정 구운몽>의 특징을 이본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독자적인 면모로 보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본의 특징적 성격을 희곡적 측면에서 찾았다. 우선 연정(演訂)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부기된 이유를, 다른 작품의 제목에 연정(演訂)이 부기된 경우로부터 그리고 이본 내의 몇몇 표지로부터 찾았다. 다음으로는 이본의 서사 전개 양상에서 그 특징을 찾았다. 이는 '풍부한 상황 서술', '직접 발화의 빈번한 등장', '대화 내용의 구체적 서술', '시 상소문의 제시' 등으로 나누어 살폈다. 선본 계열과 비교하여 <연정 구운몽>의 차이점을 도출하였고, 이 차이점이 <연정 구운몽>의 서사적 의미망 안에서 어떻게 기능하였는지 따져보았다. 다음으로 주제 구현 양상에서 그 특징을 찾았다. 이 이본은 선본 계열과 유사한 주제 의식을 지니고 있으되, 각몽에서 가시적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장면 전환 부분을 생략하는 대신 이를 성진의 인식적 차원의 변화로 갈음하였다. 이로 인해 주제 구현의 과정에 미묘한 차이가 발생했고, 수용자들은 변화된 서사에 보다 공감했으리라고 보았다. 요컨대 <연정 구운몽>은 곳곳에서 희곡적 성격을 드러내는 바, 이 이본이 정밀한 연극 대본은 아니지만 공연 상황을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The purpose of the study was to decide Korean translation and the copying period of "Korean Translation of " and to look all around their characteristics in different versions carefully until now. The "Korean Translation" is a collection of Korean-translated romance and love stories excavated by a professor Kim,Il Geun, and there is not a little meaning in the context of novel history in the point of view of 'Korean translation of a court possession'. Arranging conclusion of the study generally, it is as follows. (1) Considering phonological phenomena, grammar and vocabulary in the study of Korean language, it is presumed that they would be translated into Korean and copied between the regime period of the King Sukjong and the regime period of the King Yungjo in the Joseon Dynasty. For, they were composed of a middle declaration of copied 'Myeoknambon "Korean Translation of Taepyeonggwanggi(태평광기)"' and 'NakseonJaebon(낙선재본)' between the middle of the 17th century and the middle of the 18th century and the regime period of the King Jeongjo in the Joseon Dynasty appointed as the background period of the novels should be excepted. Consequently, through the Korean Translation, we can confirm that the novel scope between the 17th century and the 18th century in Korean novel history was widened until 'The Royal Court' and 'Women'. (2) In the side of vocabulary, the "Korean Translation" also has not a little meaning in the side of a collection translated in the Royal Court. It doesn't have new vocabularies, but partial vocabularies as '(Traces:痕)' '(Clean eyes:明眸)', ' (Sail:帆)', '(Get up:起)', '글이플(Weak grass:弱草)', '쇼록(Owl:? 梟 or 鴉?)', '이 사라심(This life:此生)', and '노혀오매(Look for:訪)' are good data in the study of Korean language. (3) The "Korean Translation" is a valuable data about translation and copying of a court novel and we can discover intentionally changed parts and partially omitted sentences rather in the than in the . There are differences between a translation book and a copying book and we can catch sight of intention of translation and unsettledness of copying in the second work. Therefore, we can know that the "Korean Translation" has a double context which one work is translated and a work in different version is derived, compared to a simple copy. (4) The "Korean Translation" has a close relation with "Hangoldong(閒汨董)", but it doesn't regard the same copy as a foundation. The basic copy of translation of the "Korean Translation" is a different version of the same line as "Hangoldong" and "Jeochobon(저초본:정명기 소장본)" and is more similar line to "Hangoldong", but it is also not the same basic copy. (5) Considering that the "Korean Translation" doesn't has a distinct relation with the "Hangoldong", there is no correlation between the "Korean Translation" and and the "Hangoldong" and . In addition, we could not discover a writer's identity between the two.
이 글은 박순호 교수가 소장한 <정향전>의 이본을 분석하여 그 이본적 위상과 가치를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박순호본 <정향전>은 한 책 안에 한문본과 한글본이 같이 묶여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박순호본 <정향전>은 서울의 장동에서, 한문본은 1934년에, 한글본은 1945년에 필사된 것으로 보이며, 천리대본과 비교할 때 한문 박본에는 생략과 축약, 추가 현상이 보이고, 선행 연구에서 천리대본을 선본(善本)이라고 주장한 바와는 달리 천리대본에는 오류가 잦고 오히려 한문 박본에 그러한 오류가 정정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비교 과정에서 드러난 결과 가운데 하나는 만송본이 천리대본을, 도남본이 만송본을 축약한 것이라는 선행 연구 역시 바로잡혀야 함을 알 수 있었다. 한문 박본은 천리대본보다는 만송본이나 도남본과 유사하고, 그 중에서도 만송본과 더욱 유사한 계열에 속한다. 한문본에는 양녕대군의 위선에 대한 표현이 약화되어 있는 반면에 양녕대군 개인의 부정적 성격은 부각되어 있다. 또 양녕대군의 심리 묘사는 약화되어 있고, 정향의 미모는 부각되어 있다. 한글본은 한문본을 축자 번역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며, 미세하게 생략, 축약, 첨가, 변환의 현상이 보인다. 한글본에는 문호 혹은 문벌 의식이 가급적 보이지 않고, 양녕대군의 위선과 그의 부정적 성격을 드러내는 부분이 생략되어 있으며, 한시나 전고 등 한문학에 정통하지 않은 이가 보기에는 어려운 어절 등이 생략, 축약되어 있다. 박순호본 <정향전>이 지니는 가장 큰 가치는 한문본과 한글본이 합철되어 있다는 유통상의 특징이다. 이는 <정향전>의 다른 이본, 혹은 다른 고전소설의 유통 형태에서는 아직까지는 발견되지 않은 독특한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이 지니는 가장 큰 의의는 한문본의 향유자가 더 이상 정보의 독점을 꾀하지 않고 한문을 모르고 한글만을 아는 이들에게도 정보를 공유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본 논문은 한국에서 딸의 아버지에 대한 효를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 "심청전"의 주인공을 심청의 아버지인 심봉사로 인식하고, 이 작품을 안맹한 심봉사가 시력을 다시 회복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로 파악하며 그의 안맹의 원인과 성격을 정신분석적 관점으로 진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심청전" 이본들의 두 주축인 경판본과 완판본을 비교하며 심봉사의 안맹의 원인과 안맹 시점을 살펴보면, 심봉사의 성격은 매우 의존적이며 책임 회피적이어서 가장으로서 매우 부적격적인 인물로 드러난다. 그의 안맹은 고통스러운 자신의 환경을 책임지고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에서 달아나 책임지지 않으려는 무의식적인 욕망에서 현실에 대해 눈을 감고자 하는 심인성 히스테리, 곧 전환 장애로 진단된다. 그가 죽었다고 생각한 자신의 딸 청이 황후라는 사실을 안 순간, 곧 자신의 인생에서 그 어떤 때보다도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앞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 갑자기 눈을 뜨게 되었다는 사실은 이러한 진단을 보강해주는 근거로 작용한다.
[ $\ulcorner$ ]가곡원류$\lrcorner$의 편찬 연도는 1876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집은 완성되자마자 일 이십년이라는 극히 짧은 시간 내에 십여 권이 넘는 이본을 산출했다. 그만큼 19세기 후반 $\ulcorner$가곡원류$\lrcorner$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십여 년 후인 20세기가 시작되면서부터 $\ulcorner$가곡원류$\lrcorner$의 향방은 묘연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20세기 직전까지도 거듭 필사되며 확산되어 갔던 $\ulcorner$가곡원류$\lrcorner$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본고는 이러한 의문으로 시작되었다. 이에 20세기 초 $\ulcorner$가곡원류$\lrcorner$의 급격한 단절에 의문을 품고, 20세기 초 $\ulcorner$가곡원류$\lrcorner$ 전승의 향방을 추적했다. 본고에서는 이를 풀어갈 단서로 단국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하순일 편집의 아주 작은 가집 $\ulcorner$가곡원류$\lrcorner$에 주목했다. 이 가집은 남창 한바탕의 사례를 보여주는 기초 교본 역할에 적절하도록 제작되었다. 이 가집을 편집했을 당시, 하순일은 근대 최초의 민간 음악교육기관인 '조양구락부'의 가곡교사였다. 조양구락부와 관련 깊은 이 가집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음악연창과 문학사설로 나누어 분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이 편집본은 19세기 $\ulcorner$가곡원류$\lrcorner$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으며, 동시에 당대 연창의 실제임도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20세기 초에도 $\ulcorner$가곡원류$\lrcorner$는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전승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나아가 조양구락부의 성격 분석을 통해. 이 기관이 막강한 후원조직에 힘입어 운영되었음도 확인했다. 하순일 편집본은 조양구락부라는 기관이 지닌 영향력을 통해 20세기 초 가곡 향방에 결정적 전승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논문은 ${\ll}$해동명적(海東名迹)${\gg}$에 실린 필적을 분석하여 조선 초기 서풍의 흐름과 그 성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ll}$해동명적${\gg}$은 16세기 초에 신공제(申公濟)가 간행한 서첩으로, 우리나라 역대 명필의 필적을 한데 모아놓은 최초의 집첩(集帖)이다. 필자는 선행연구에서 다양한 이본으로 남아 있는 목판본과 석판본의 간행 배경과 판본을 분석하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ll}$해동명적${\gg}$에 실린 조선 초기 필적의 서풍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였다.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관각(館閣)의 문서를 담당했던 사수(寫手)들의 서풍과 고령신씨(高靈申氏) 집안에 가전(家傳)되어 오던 서풍의 변화상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전통적인 왕희지 서풍이 건재한 가운데 원말 복고주의의 영향으로 파생된 다양한 서풍이 수용되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서역 변방 출신 강리노노(康里??)의 서풍이 폭넓게 수용된 흔적이 주목된다. 이는 으레 조맹부(趙孟?)의 송설체(松雪體)로 대변되었던 여말선초에 실은 다양한 원대의 서풍이 유입되고 있었다는 징표이다. 마지막으로 "패관잡기"에 실린 어숙권(魚叔權)의 기록의 진위 여부를 추론해 보았다. 어숙권은 ${\ll}$해동명적${\gg}$에 실린 박경의 필적이 실은 신자건이 쓴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어숙권의 출신과 정치적 입지를 기준으로 신자건과 박경의 관계성을 분석한 결과 어숙권의 주장이 타당치 못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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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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