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행위자가 성폭력 사건과 연결된 자신의 성적문제를 초기성경험역사를 통해 인지하도록 돕고, 행동과 감정의 표현에 중심을 두는 사이코드라마를 매개체로 성폭력 행위자들의 고착된 감정을 탐색하고 통찰하는 과정을 검증하였다. 연구문제는 행위자들의 성폭력 사건과 인지, 사이코드라마를 통한 실제적인 통찰의 과정으로 나누어서 구성되었으며 행위자들의 사건, 사건과 관련한 과거의 성경험역사와 아동기 외상의 탐색, 사이코드라마를 통한 감정의 통찰과 변화를 다루었다. 연구를 기반으로 도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성폭력 행위자들의 사건과 관련된 환경에서 낮은 자기이해 수준과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잦은 방어기제 사용을 보였으며, 일상생활의 과정에서 사건에 영향을 주는 문제적 요인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참여자들의 성경험역사와 관련하여 왜곡된 남성성과 성인지가 많이 나타났다. 초기 성행위 경험에서 연인과의 감정적 교류보다는 성적인 대상으로서 보는 경우가 많았으며, 초기 성경험의 내용은 참여자들이 저지른 실제 성폭력 사건과 연결되는 결과를 보였다. 셋째, 사이코드라마를 통한 참여자들의 아동기 외상은 급격히 변화한 가정환경과 아버지에 의한 학대로 연결되었다. 넷째, 사이코드라마의 초기 과정에서 분노로 대변되는 감정의 실제 내용은 슬픔이나 고통, 아쉬움, 떠나는 모친에 대한 그리움은 카타르시스 과정을 통해 감정에 대한 객관적인 통찰로 연결되는 과정을 밝힌 것에 그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드라마 <명동백작>(2004)을 통해서 드라마가 시인 김수영과 그의 문학작품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전략을 검토한다. 이 드라마는 김수영 시인이 내적 갈등을 겪는 장면에 시를 삽입함으로써 시인의 내면과 그의 문학관을 보여주는 한편으로, 비교적 일반에 덜 알려진 시를 제시하여 대중들의 시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 또한 드라마는 갈등 요소를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지하며, 그 갈등이 그의 삶과 시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이로써 드라마는 김수영을 단순히 「풀」의 시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생활인이자, 전쟁에서부터 4.19혁명까지 복잡한 역사적 시대를 살아간 의지의 시인으로 형상화한다. 그러므로 드라마 <명동백작>은 영상을 통하여 당대의 역사적 전환과 사회 문제, 당대의 문학장과 함께 김수영이라는 한 사람의 시인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한 의미 있는 텍스트이다.
본 연구는 드라마 <지금도 마로니에는>(2005)으로 드라마가 1960년대의 한국사회와 문학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전략을 검토한다. 이 드라마는 세 명의 인물에 주목하여 1960년대의 역사적 격변과 문학의 대응을 형상화한다. 특히 실존 정치인인 캐릭터를 등장시켜 당대의 역사적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다. 따라서 드라마는 해설자와 인터뷰, 그리고 영상자료를 통하여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는 동시에, 정치사회적 사건들이 한국인의 내면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이해하도록 한다. 또한 김지하와 김승옥의 서사를 통해서 드라마는 1960년대 한국의 문학이 정치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부당한 현실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전달한다. 권력층에 정면으로 반항하는 김지하와 내면의 풍경을 그려내는 김승옥의 방식으로 정치적 현실과 문학의 대응을 영상서사로 그려낸다. 이로써 이 드라마는 다소 전형적이라는 한계를 지니지만, 1960년대의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문학의 의미는 무엇이었으며, 또한 한국인의 내면에 1960년대의 기억이 어떠한 흔적을 남겼는가에 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영웅은 TV드라마의 오랜 소재이다. TV드라마 속에서의 역사적 영웅은 대중의 욕망에 대한 대리자이자 그것의 집약체로서 기능하는데, 특정 시기 드라마가 형상화 해내는 영웅의 모습과 그것을 환영하는 시청자간의 소통은 당대 대중의식을 가름할 수 있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본 연구는 오늘날 각종 문화 영역에서 환영받고 있는 일본의 역사적 영웅 '요시쓰네'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를 영웅의 서사연구, 스토리 분석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조셉 캠벨의 17가지 영웅 서사 단계를 토대로 분석하여 원형과 변용을 알아보았다. 드라마는 캠벨의 17단계 중 11가지 단계를 적용하고, 2가지단계의 생략과 4가지단계의 변형을 보여주며, 대중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선택과 변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03년 텔레비전 사극(史劇)으로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은 원래 조선조 "중종실록(中宗實錄)"에 등장하는 궁중 여의(女醫)에 관한 단편적 역사기록을 토대로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허구와 역사적 사실을 결합해 만들어낸 사극 <대장금>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방송 드라마로만 끝나지 않고, 소설과 뮤지컬, 그리고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였다. 또한 드라마 촬영 장소는 테마파크로 만들어져 관광객을 유치하였고, '대장금'이란 이름은 각종 상품명으로 쓰이며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해외에도 수출되어 한류(韓流) 드라마의 대표작이 되었다. 이렇듯 <대장금>은 과거의 고전 자료가 다양한 현대적 문화콘텐츠로 활용되어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대장금>의 성공 원인을 분석해보면 현대적인 새로운 여성인물을 창조해내었고,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맞는 소재의 선택, 기존 사극과는 스토리 전개로 드라마 시나리오가 매우 탄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드라마 방영 전부터 '원소스멀티뉴즈(one source multi use)'의 방식을 활용하여 다양한 문화콘텐츠들을 제작해낼 준비를 함께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러한 대장금의 성공은 우리 고전 연구자에게 '고전의 현대적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다시 태어났다. 지난해 12월3일 MBC창사특집으로 방영된 드라마 '직지'가 바로 그것.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펴낸 '42행 성서'보다 70여년 앞선 것이라는 역사적 관점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직지. 그런데 이번에 방영된 드라마 '직지'는 인간의 사랑과 부처의 자비가 다르지 않다는 본연의 편찬정신과 그 의미를 새롭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 연구는 학문적 연구 대상에서 소외돼온 텔레비전 드라마 작가에 관한 본격적 연구로,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 역사를 써 온 김수현 작가의 최근작 멜로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김수현 작가의 차별성과 경향성을 분석하고 있다. 김수현 작가는 연구 대상 작품을 통해, 불륜이라는 선정적 소재를 '심리 추적과 이분법 파기'라는 장르 문법을 구사함으로써 사랑에 관한 '자기 성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한다. 이는 한국 텔레비전 멜로드라마에 제기돼 온 상투성과 이분법, 비현실성, 감정 과잉의 텍스트 문제점을 극복하는 결과이다. 또한 김수현 작가는 서사와 인물화를 통해 기존의 가부장 중심 성 이데올로기를 전복하는 진보적 경향성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본 연구는 김수현 작가의 이 같은 장르 문법 차별성이 한국 텔레비전 멜로드라마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관한 후속 연구를 제안한다. 또한 멜로드라마에서 보여준 진보적 경향성이 김수현 작가의 다른 장르 작품에도 투영되는지에 관한 후속 연구를 제안함으로써, 지속적인 드라마 작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본 논문은 "1980년 언론통폐 합, 이후 두 차례에 걸친 민영방송국의 개국, 케이블TV와 위성TV등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맞으면서, 변화하는 국내 방송환경 속에서 텔레비전 드라마의 영상제작기법은 과연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MBC의 'TV 드라마 성숙기(1981-1990)', 'TV 드라마 전환기 (1991-2000)', 'TV 드라마의 도약기(2001 - 현재)' 등 3단계 역사적 발전 과정에 따른 영상제작기법의 변천과정을 비교 분석하였다. 영상분석을 위해서 '홈드라마'라는 내용상의 장르에 국한하여, 각 시대별로 3편씩, 모두 9편의 드라마를 선정하고, 방송사의 자료영상과 홈페이지의 드라마 다시보기, 대본보기 등을 통해 영상의 카메라워크와 화면의 크기를 분석하고, 샷의 평균지속시간 등을 산출하였다. 이들 표본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텔레비전 드라마의 발전과정 속에서 화면의 크기 변화는 미미하였으나, 카메라워크의 변화는 대단히 크게 나타났다. 줌과 틸트의 사용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현저히 감소하였으며, 달리와 트래킹의 사용은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리고 TV드라마의 도약기에 접어들면서 샷의 평균지속시간은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텔레비전 드라마 발전과정에 따른 카메라워크의 변화는 80년대 중반까지 보급된 스튜디오 페데스탈과 크레인의 적극적인 사용에 따라 나타난 것이며, TV드라마의 도약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샷의 평균 지속시간의 감소는 TV 드라마의 전환기를 거치면서 상업방송이 탄생하고 위성방송, 케이블 방송 등의 탄생으로, 이른바 다매체, 다채널 방송시대를 맞아 채널간, 매채간 시청률 경쟁이 심화되어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최근 기독교교육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현장에서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비블리오드라마를 학문적으로 정리하여 그 근본 성격과 핵심 구조를 파악하려는 시도다. 비블리오드라마는 "성서 본문과 참여자들의 개인사 간에 전인적인 만남과 상호개방(발견)을 목적으로, 참여집단을 통해 성서본문을 극화한 과정중심의 학습방식"이다(알데베르트). 비블리오드라마는 역사비평학의 파산을 선고한 성서학자 윙크의 해석학적 노력에서 태동의 배경을 찾을 수 있다.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은 뉴욕 생활 중에 성서를 신체활동을 통해 바라보는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되었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비블리오드라마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또 신약성서학자 슈람은 TCI(테마중심의 상호작용) 운동에 깊이 주목하면서 성서연구의 상호작용을 구체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론을 비블리오드라마에서 찾게 되었다. 한편 미드라쉬 전통에서 비블리오드라마를 구현하고자 하는 핏젤은 유럽 비블리오드라마와 차별된 새로운 형태의 비블리오드라마(비블리오로그)를 개발하였다. 비블리오드라마의 선구적 인물들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비블리오드라마는 신체성 - 상호소통(상호작용) - 성서 여백(빈공간)에 대한 탐구를 세 가지 근본성격으로 가지고 있음이 드러난다. 정리하자면, 비블리오드라마는 신체를 동반한 참여자가 빈 공간인 성서이야기를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극화된 방식으로 참여함으로써 전인적 해석과 체험, 치유를 지향하는 공동체적 학습이라 하겠다.
멜로드라마의 '대중성'은 멜로드라마가 역사적으로 구성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멜로드라마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주의적인 질문보다는 멜로드라마적 상상력을 당대 사회문화적 맥락과 관련하여 탐색하는 일이 필요한 이유이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TV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와 <미스터션샤인>(2018)은 2010년대 세월호 참사와 촛불혁명을 겪은 격변기 한국 사회의 대중적 상상력과 욕망을 나타낸다. 본고는 <태양의 후예>와 <미스터션샤인>에 나타나는 국가와 개인의 감정을 중심으로 멜로드라마적 상상력을 분석하였다. 기존 멜로드라마의 갈등이 대개 개인과 가족 범주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태양의 후예>와 <미스터션샤인>에서는 국가가 개인 간의 갈등을 형성하는 모티프로 등장한다. 이와 같은 압도적인 갈등 상황에서 인물은 우선적으로 이성적 판단을 실행하지만, 곧 이를 폐기하고 행동을 추동하는 감정을 통해 '응답'하는 가치 지향적 태도를 드러낸다. 두 작품은 주로 시적 대구와 사물의 미장센을 통해 드라마의 포에지를 형성하고 감정을 고양한다. 여기에서 주요 감정은 연민과 슬픔인데, 압도적인 갈등을 뚫고 나오는 격렬한 감정들은 그 자체로 소진되지 않고 수행성을 통해 도덕적 지향을 보여 주는 바, 연민은 연대(連帶)를 향하고 슬픔은 애도(哀悼)를 향하고 있다. 기존 멜로드라마들의 엔딩이 지극히 개인의 범주에서 사랑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었다면, <태양의 후예>와 <미스터션샤인>은 연대와 애도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를 동시에 환기하는 도덕적 상상력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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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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