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상실과 의존으로 표상되는 치매인의 경험세계에서 인간 존엄은 어떻게 유지되는가에 대해 논의하였다. 치매인을 연구대상으로 하거나 연구대상에 포함하여 수행된 국내외의 질적경험연구를 검토한 결과 발견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치매인의 몸에 체화된 역량과 동력은 치매인의 잔존기능에 기반한 행동, 몸을 통한 비언어적 상호작용, 과거 역할의 수행으로 상호정동의 형태로 나타난다. 둘째, 치매인의 정체성 존엄은 자기감, 인간임, 커플임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커플, 타인, 사회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조율되는 가운데 유지되고 있었다. 정체성 존엄은 인간 존엄 중에서 타인과의 관계 및 사회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구성되는 것으로서 개인적 존엄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 몸에 체화된 역량 및 동력의 활성화와 상호정동을 통한 상호의존과 상호연결의 맥락은 치매인의 정체성 존엄 유지를 위한 중요한 조건이었다. 치매인의 인간 존엄은 정동적 측면을 고려할 때, 개별성과 독립의 근대적 정의를 넘어 상호의존과 상호연결성 속에서 재구성되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의 상호의존성이 증가하면서 미국 및 유럽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국제이해교육은 한국의 경우 90년대 문민정부가 표방한 세계화 정책에 의해 주목을 받았고, 2000년대 들어와 학문적 논의가 시작되어온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국가적 관심을 받고 활성화 된지 10여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본 논문에서는 그 동안 우리나라 국제이해교육의 발전과정을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하고 이를 기초로 향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먼저 국제이해교육은 유네스코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주도세력이 좀 더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이해교육의 학제적 성격을 보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협력하여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의 수립도 필요하다. 국제이해교육의 내용적 측면에서는 국제이해교육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세계의 상호의존성, 세계적인 시각, 문화간 이해가 보다 더 강조될 필요가 있으며, 인권존중, 평화로운 세계,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영역은 세계이슈라는 한 개의 영역으로 통합되어 상호연계성을 갖고 국제이해교육의 관점에서 접근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안을 기초로 국제이해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논의하였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사회가 다문화사회화 되면서 최근 교육적 논의의 초점이 되고 있는 다문화교육과의 상호관계에 대한 고찰과 함께 이 두 교육분야의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였다.
지리 교과서는 종종 세계를 하나의 연결된 체제로서보다는 개별 국가들의 집합으로 다룬다. 또한 많은 학자들이 지리 교과서의 자민족 중심적인 편견을 경고한다. 그리하여 특정 집단이나 국가의 범위를 벗어나 세계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세계적 관점을 추구하는 세계 시민 교육은 이러한 지리 교과서의 현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첫째, 세계 시민교육의 관점에서 현행 미국 세계 지리 교과서를 분석하는 것이며, 둘째, 세계 지리 교과서를 비판적으로 읽기 위한 대안을 탐구하는 것이다. 본 질적 사례 연구는 미국 세계 지리 교과서의 제국주의적이고 미국 중심적인 관점을 드러낸다. 특히 한국의 사례는 이분법,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와 배제, 오해와 고정관념, 단순화 등을 통해 세계 지리 교과서가 어떻게 세계 다른 지역과 사람들을 과소 평가하는지 보여준다. 그리하여 세계 시민 교육의 '세계적 관점'과 '탈식민주의적 관점'을 통해 교과서에 재현된 다른 지역과 사람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의식적인 또는 무의식적인 오류와 편견을 감지하고, 나아가 지금까지 소홀하게 여겨졌던 사람들의 관점과 경험을 받아들이고, 복잡하고 논쟁적인 세계적 이슈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기술이전 기피추세는 우리의 방산국제협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반면에, 세계적인 군비축소에 따라 세계무기시장에서 선진공급국간의 경쟁심화는 우리에게 유리한 방산협력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변화된 국제협력여건하에서 방산국제협력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안보.경제.기술.통상 등의 제 요인을 고려한 협력 국가간 상호 호혜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중장기적인 방산국제협력 목표와 전략의 수급이 요구됩니다
탈냉전의 국제정세와 세계화의 심화로 세계 각국의 국방정책은 기존에 비해 상대적으로 군비축소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의 군사적 성향이 다극화 체제로 구축되면서 실제적인 무력충돌의 상황에 대처하기 보다는 잠재적인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이 경우 국가간의 군사적 관계설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beta}$ 및 ${\sigma}$-수렴성 검정, 합리적기대에 의한 수렴성 검정 및 Granger 인과관계 분석을 통해 동북아 국가 상호간의 국방비 지출 및 군수물자 수입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군사적 상호의존성을 파악하였다. 분석결과에 의하면 동북아 국가의 경우 국방비 지출뿐만 아니라 군수물자 수입의 ${\beta}$-수렴성, ${\sigma}$-수렴성 및 합리적기대에 의한 수렴성이 세계전체의 추이에 수렴하고, 세계전체의 추이로부터 이탈하는 요인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조정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동북아 국가 상호간의 변화에 따른 인과관계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동북아 국가의 경우 국방비 지출이나 군수물자 수입에 있어서 세계전체의 추이에는 반응을 하지만 동북아 국가 상호간의 변화에 따른 반응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동북아 국가의 군사적 성향도 잠재적인 안보 위협에 대응하려는 세계전체의 추이를 따르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2050년경 중국이 21세기의 글로벌 가버넌스를 바꾸게 될 전망이다. 중국의 부상은 다른 개도국들에게 중국식 발전모델을 제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평화적 부상'전략에는 긍정적 요소와 장애적 요소가 동시에 존재한다. 중국부상의 긍정적 요인으로는 개혁개방 정책의 성공과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로 구축된 중국경제의 세계화, 공산당의 통치 이데올로기 수정과 문화 민족주의의 적절한 이용으로 달성된 중국정권의 안정성, 그리고 유교사상의 활용과 인적자본의 강화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 파워의 제고를 들 수 있다. 중국의 대국부상은 동아시아에서의 강대국 지위를 회복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중국에게 동아시아는 지속적 성장을 담보하는 생존권역(lebensraum)이다. 이를 위해 지역 경제협력의 제도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ASEAN이 추구하는 동아시아 공동체의 핵심가치는 상호존중, 공동번영과 평등주의,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는 다원주의(pluralism)인데 중국의 정책인 조화로운 세계, 평화공존과 가치관이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이 공통된 가치를 통해서 동아시아 지역의 긴장해소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성공과 소프트 파워를 앞세운 지역패권 전략으로 과거의 영광스러운 지위를 되찾으려 할 것이다. "동아시아에 근거를 두고 세계로 나아간다"는 동아시아 전략의 성공을 기반으로 세계규칙의 조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은 중국의 '평화적 부상'전략의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다. 중국의 부상이 주변국, 특히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심대한데, 현재보다 상품 이동, 노동력 이동과 양국간 자본이동의 규모가 훨씬 더 커져 육상, 해상에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중국은 지역무역협정 체결으로 상호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다.
범세계적 환경에서 시스템 전체가 대응하는 단일조직으로 국제기업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 서 해외자회사를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국제기업의 의사결정과점에서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한국기업의 국제화가 성숙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볼 때 진출초기단계의 의사결정문제에서 벗어나 실행된 투자에 대한 사후 관리적 측면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증 가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한국기업 해외자회사를 대상으로 모-자회사간의 의 사결정과정에서 발생되는 자원준거요인, 상황요인, 해외직접투자 요인에 의한 전략적 통제문제에 관해 실증 분석하였다. 연구의 분석결과, 모회사와 해외자회사 내부자원의 상호의존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해외자 회사에 대한 모회사의 전략적 통제는 높을 것이라는 가설검정결과, 고통제집단의 경우, 재무 마케팅 기술 국제경영능력으로 측정된 내부능력에 있어 모두 높은 정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고, 저통제집단의 경우 국제경영능력을 제외한 3개 부분에서는 상관관 계를 보이지 않아, 연구가설의 이론적 예상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둘째, 해외자회사의 과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해외자회사에 대한 모회사의 전략적 통제는 낮을 것이라는 가설검증결과,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 보다 인사 마케팅 생산 재무 등의 4개 부문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모기업의 통제가 낮게 나타났지만 생산부문은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모회사의 전략적 통제는 낮다는 이론적 예상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셋째, 해외자회사의 소유지분과 전략적 통제사이에는 유의 적인 상관관계가 존재할 것이라 는 가설의 검증결과는, 마케팅 분야에서만 완전소유 자회사가 다수소유 자회사보다 모회사의 통제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
이 논문은 미국의 젠더 이론가이자 퀴어 학자로 알려진 주디스 버틀러의 후기의 정치윤리 사상, 그중에서도 '프레카리티' 정치윤리 사상을 한나 아렌트의 '비선택적 공거'와 연결해서 최신저서 "집회의 수행성 이론 소고"(2015)를 중심으로 고찰하려 한다. 점점 제한된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에 놓이게 되는 지구상 모든 인구의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려는 버틀러의 프레카리티 정치 사상은 레비나스의 타자 윤리학과 아렌트의 정치철학의 영향을 받아 윤리와 정치를 결합하고자 한다. 우선 인간은 인간의 조건인 이 지구상에서 자신이 누구와 살지를 결정할 수 없다. 이런 '비선택적 공거'는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에서 주장하는 '행위'의 근본적 조건인 '다원성'과 관련된다. 인간의 모든 측면이 정치에 어느 정도 관련되지만 다원성은 특히 정치적 삶의 필요조건일 뿐 아니라 가능조건이라는 면에서 절대 조건이다. 두 번째로 버틀러에게 유대적 선민사상을 부정하는 비선택적 공거는 내가 모르는 다른 여러 타인들과 함께 사는 삶의 가능성, 모두가 근본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상호의존속에 살아가는 보편적 프레카리티의 정치로 연결될 수 있다. 다원적 인간이 지구상에 공존한다는 사실은 인간의 몸이 가지는 근본적 취약성과 상호 의존성에 근간한 '몸의 정치학'을 가능케한다. 불안정성과 구분되는 '프레카리티'는 지구상에 디아스포라처럼 확산되는 다양한 인간의 불확실한 삶에서 평등과 자유를 확장할 수 있기에 윤리적이다. 프레카리티에 입각한 윤리적 의무 개념은 버틀러가 "불확실한 삶" 이후 "갈림길"뿐 아니라 "전쟁의 틀"에서도 강조한 개념이다. 누구든 사회세계의 프레카리티를 피할 수 없으며 그럼 점에서 프레카리티의 보편적 차원이 우리 모두의 비토대적 연결점이 된다. 버틀러가 주장하는 상호의존성은 평등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상호의존성을 양성하기 위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형식의 투쟁이며, 평등을 향한 윤리적 요구는 근거리와 원거리의 가역성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 상호의존성이 비선택적 공거의 특징이라면 원근의 가역성은 프레카리티 시대의 윤리적 의무다. 윤리적 요구는 비선택적 공거, 비의도적 근접성이라는 조건 때문에 모르는 사람의 삶도 존중해야하고, 이런 의무는 정치적 삶의 사회적 조건속에 있으며, 이는 아렌트의 평등 및 레비나스의 노출과 맞닿는다. '비선택적 공거'와 '비의도적 근접성'에 입각한 버틀러의 프레카리티 정치는 정치와 윤리의 접합이자 보편 주체의 비토대적 연결점이다.
본고는 생산성(生産性)과 성장률(成長率)간의 누적적(累積的) 성장과정(成長過程)이라 불리는 Kaldor의 축약(縮約)모델을 구조(構造)모델로 확대하여 우리나라의 성장과정을 분석한다. 우리나라는 저임금(低賃金)을 통한 수출주도형(輸出主導型) 경제성장을 추구해 왔으나 87년 이후로 고임금화(高賃金化) 및 수출역할(輸出役割)의 감소(減少)라는 구조적(構造的) 위기(危機)를 겪고 있다. 과거 선진제국에서 고도성장을 가능케 하였던 "포디즘"적 성장체제는 이러한 위기(危機)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안된다. 왜냐하면 오늘날과 같이 국가간 상호의존성(相互依存性)이 크게 증대되고 국가간(國家間) 경쟁(競爭)이 심화되는 상황(globalization)하에서는 국내시장(國內市場)과 해외시장(海外市場)간의 구분 자체가 의미를 잃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출(輸出)과 내수(內需)가 독립적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어떠한 성장양식으로 이행하든 그 방향은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강화(競爭力强化)와 일치해야 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고성장(高成長)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성향상(生産性向上)이 소비증대(小費增大)가 아니라 수출증대(輸出增大)로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세계는 현존재의 실존에 의존하여 개시되는데 현존재의 실존은 우리 자신 각자에 따라서 상이하다. 이에 대해 현존재의 각자적 실존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공동의 단일한 세계가 성립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본고는 이러한 의문을 둘러싼 선행 연구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하이데거의 1928/29년 여름학기 강의록을 토대로 세계 개시의 각자성과 공동성을 해명하고자 한다. 하이데거는 그 강의록에서 공동 존재(Mitsein)와 진리에 관한 방대한 논의를 펼친다. 그에 따르면, 진리는 개별 현존재에 의해 사유화될 수 없도록 본질적으로 공동적이기 때문에 현존재가 접하는 진리의 공간은 다른 모든 현존재에게도 이미 개방되어 있다. 그런데 현존재 각자가 처하는 진리의 공간이 개방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것을 포괄하는 공동적 개방 영역의 존립을 함축한다. 그리고 이 공동적 개방 영역이 세계에 다름 아니다. 세계는 존재론적으로 이미 공동으로 개시되어 있고 이에 근거하여 각 현존재는 자신의 인생역정과 상황 등에 따라 자신의 세계를 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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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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