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과학을 낳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갈릴레오는 우연히 망원경을 만든 것을 계기로 천문학에 끼여들었다. 망원경에 의한 천체관측은 2천년동안 끄떡없던 아리스토텔레스티 우주론이 틀렸음을 보여 주었다. 1609년 달의 정체가 밝혀지고 본성의 위성들이 발견되자 대중의 열광은 극에 이르렀으며 갈릴레오는 일약 유명해졌다. 가톨릭교회는 갈릴레오의 발견을 크게 환영했다. 그는 로마에 불려가 교황 바오르 5세(Paul V $1552\~1621$의 환대를 받고 성대한 축하행사에 참석했다. 예수회소속천문학자들도 갈릴레오를 찬양했다. 유일한 반대세력은 대학에 자리잡고 있느 소수의 아리스토펠레스주의자들이었다. 갈릴레오가 옹호한 코페르니쿠스체계에 대한 최초의 공격은 평신도와 하급성직자들에게서 나왔다.
조선성리학사를 보면 수백년 동안 굵직한 주제의 논쟁이 이어졌다. 16세기 중반에 시작되었던 사단칠정 논쟁은 '정(情: 감정)'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18세기 초에 등장했던 호락논쟁(湖洛論爭)은 사람과 사물의 '성(性: 본성)'이 같은가 다른가에 주안이 있었다. 이 두 논쟁은 이후 조선 말기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쟁점이 확실하게 부각되면서 조선성리학의 특징적 부면이 아울러 잘 드러났다. 18세기 중엽 이래로 서양세력이 밀려오면서 조선성리학은 서양 세력에 맞설 논리를 개발해야 했다. 성리학에서의 주리론(主理論)이 그 대응 논리의 하나로 제기되었다. 특히 '심(心)'에 대한 각종 논의들이 폭넓게 다루어졌다. 심(心)이 성(性)과 정(情)을 통섭한다는 의미의 심통성정(心統性情)의 개념으로부터, 심을 '리(理)'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 심은 기본적으로 '기(氣)'라는 주장이 나와 대립하였다. 또 심과 명덕(明德)은 같은 개념인가 다른 개념인가의 문제, 명덕은 '리'로 보아야 하는가, '기'로 보아야 하는가의 문제들이 제기되어 학계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 논문에서는 조선 말기의 심설논쟁을 사단칠정논쟁, 호락논쟁과 함께 '조선성리학의 3대 논쟁'으로 규정하고 그 위상과 실상, 의의를 조명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심설논쟁은 단순히 이론 논쟁에서 그치지 않았다. '시사성(時事性)'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서양과 일본 세력을 배척하는 운동, 의병운동과 독립운동 등에도 직, 간접으로 영향을 끼쳤다. 심설논쟁은 사칠논쟁이나 호락논쟁에 비해 논쟁의 성격이 복잡하고 범위가 넓다. 게다가 자료의 체계적인 정리를 필요로 한다. 삼대 논쟁에 대한 상호 비교문제는 조선성리학의 특성을 밝히는 데 중요한 주제의 하나다.
종래에 이항로의 통상불가론(通商不可論)이 서양의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여 자국 산업 보호라는 경제적 자존을 그 역사적 임무로 하여 제기된 근대 민족주의적 성격의 것이라는 평가가 있어왔고, 한편에서는 일제 식민사학자들의 조선사회정체성에 맞서는 진보적인 경제사상이라는 평가도 있어왔다. 그렇지만 필자는 본고에서 이러한 시각들이 조선유학사상사의 체계를 이해하지 못한 피상적인 결론의 도출이라고 파악하고, 이항로의 경제인식에서 핵심어라 할 수 있는 정전제(井田制)에 관련한 논의들을 다루면서, 그것이 철저하게 유학사상에 근거하여 당시 사회를 경장(更張)하기 위한 사회개혁책으로서 제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서양 제국과의 통상불가론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점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항로의 정전제 주장은 전반적인 국가제도와 그것의 운영원리에 대한 비판을 함축한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제도개혁을 지향하는 변법적(變法的) 경세학(經世學)의 성격을 띤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전제를 통한 균등한 부의 분배는 병농일치의 관점에서 볼 때 강한 군사력을 형성하는 배경이 됨과 동시에 사람이 도덕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때문에 이항로의 경제인식은 자본주의 맹아론적 성격을 띤 것이라기보다는 처음부터 도덕적 관점에서 제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이항로에게 있어서 공전제(公田制)와 절검(節儉)의 태도를 축으로 하는 정전제의 시행문제는 곧 인심(人心)에 상대되는 도심(道心)의 함양을 위한 기본적 전제로서 인식되어진 것이다. 정전제라는 도구를 통해서 도심을 확립하려는 도학적(道學的) 관점이 이항로 경제인식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서양의 통상 요구는 이익을 도모하는 욕망을 부채질하여 도심에 상대되는 인심의 발호를 촉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항로가 전수설(戰守說)을 주장하면서까지 꼭 서양 세력의 접근을 막아야 했던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다.
본 연구는 대 플리니우스의 『자연사』 속 정원 관련 문헌을 중심으로 고대 로마 시대의 정원관을 탐색함을 목표로 한다. 고대 로마 정원의 유형과 성격, 형태 등은 이후 서양 정원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고, 플리니우스 등이 집필한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문헌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자연사』와 관련 문헌, 사료를 중심으로 진행된 본 연구에서는 로마 정원의 형태나 양식적 특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 문헌에 투영된 정원관을 탐색하였다. 『자연사』뿐 아니라 고대 로마 시대에 작성된 정원, 혹은 농업 이론서는 관념적인 자연이나 예술로서의 정원보다는 실용적인 생산 공간을 주로 다룬다는 특징이 있다. 『자연사』에서 정원 연구와 관련된 식물학 부분 또한 즐거움보다는 유용함을 위주로 기술되었고, 플리니우스 또한 실용적인 정원인 호르투스를 전제로 논의를 전개하였다. 고대 로마 사회에서 정원은 실용적인 생산과 휴식의 공간일 뿐 아니라, 한 시대의 이상을 재현, 혹은 실천하는 장소였다. 플리니우스를 비롯한 로마의 지배세력과 지식인들은 그들이 지배하는 전 세계에 대한 앎을 포괄하고, 이를 통해 로마 대제국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에피스테메를 공유했다. 플리니우스는 『자연사』를 통해 당대의 유용한 지식을 로마 제국이라는 방대한 문명 세계로 포괄하고자 했고, 정원은 그 이상을 실천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본고에서는 청말(淸末) 중국 지식인들 사이에서 널리 유행한 황제신화(黃帝神話)와 전통적인 황제(黃帝)전설과의 괴리를 살피고, 나아가 근대중국 '네이션(민족)'구조 형성의 역사과정과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모순, 또 그로 인해 야기되었던 수많은 사회적 충돌에 대해 살피고자 하였다. '네이션(혹 민족)'은 일종 '상상(想像)의 공동체'로서 근대적인 창조물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상상'을 하는 행위자들은 항상 그 시선을 아득히 먼 과거에로 돌리고자 한다. 즉 민족의 기원에 확실한 '역사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황제(黃帝)'라는 존재가 바로 이러한 청(淸)왕조 말기라는 시대상황의 수요에 의해 '중화민족'의 시조로 정립되었던 것이며, 20세기 중국 민족의 기호[심볼]로 자리매김하였다. 황제(黃帝)라는 이 기호[심볼]를 중심으로 한 중국 민족의 창조는 청(淸)의 통치를 종식시키고자 한 반만혁명(反滿革命)이라는 현실 정치에 그 목적을 두고 있었으며, 혈연적인 연관성에 바탕을 둔 배타적인 공동체 구성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다. 민족에 관한 '상상'은 단선적으로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세기 초, 논란의 초점으로 된 '황제기년(黃帝紀年)'과 '공자기년(孔子紀年)'의 논쟁은 두 가지 서로 다른 민족관념의 충돌이었다. 또 일부 한족(漢族) 지식인들은 '황제(黃帝)'의 종족개념을 확대하여 '대민족주의(大民族主義)'로써 '소민족주의(小民族主義)'를 대체하고자 하였다. 일부 만주족(滿洲族) 출신의 학자들도 '황제(黃帝)의 후예'임을 자처하면서 스스로의 역사기억을 새롭게 쓰고자 시도하게 된다. 결국 근대 중국의 민족구조를 당시의 정치 문화적인 상황과 연관시켜 분석해봤을 때, 지극히 구조적인 기호[심볼]로써 '황제(黃帝)'관념은 사실상 여러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실현시키고자 각축전을 벌였던 하나의 치열한 투쟁의 장(場)이었던 것이다. 한 중 일 동아시아 3국은 역사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이성적(理性的)인 접근보다는 항상 민족주의라는 감성적(感性的)인 목소리를 앞세우곤 한다. 특별히 중국은 경제대국화와 함께 사회 구성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자, '중화민족'이라는 가상의 공동체 형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이러한 시도가 극에 치달을 경우, 자칫 동아시아에 커다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역사적 경험으로부터도 충분히 짐작 가능한 것이다. 역자(譯者)로서는 이러한 서양에서 이미 거의 폐기되다시피 된 구시대적인 민족주의 일변도의 접근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베네딕트 엔더슨의 "상상의 공동체(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 Imagined communities: reflections on the origin and spread of nationalism" (윤형숙 역, 나남출판, 2002)가 한국 학계에 널리 소개면서 민족주의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민족주의에 관한, 특히나 중국의 민족주의의 형성에 관한 본고가 가져다주는 의미 또한 남다르다. 물론 본고 역시 이론의 틀은 "상상의 공동체"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그러한 이론의 틀에 '중국민족의 형성' 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끼워 맞춰 봤을 때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사실'과는 전연 다른 새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참신한 시도라고 보아진다. 따라서 이러한 이론의 틀에로의 대입이,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우도 검토해볼 계기를 마련해 주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람에서 본고를 번역하여 학계에 소개하고자 한다.
강증산(1871~1909)의 강세지인 현 정읍시(井邑市)의 지명과 지형들은 각종 정읍 관련 천지공사와 함께 구천상제가 이루고자 하는 후천(後天)이 새로 시작되는 시(始)와 본(本)으로서 원시반본적(原始返本的) 의미를 우물(井)에서 발원(發源)되는 수기(水氣)의 특성과 같이 하는 것으로 상징·암시화 된다. 이를 요약해서 보면 첫째, 정읍시는 강증산 사상에서 구천상제(九天上帝) 신앙의 천부적 본원지(本源地)이다. 정읍시 고부의 '망제봉'은 제(帝)를 바라는 봉우리로 이는 천계(天界) 구천상제(九天上帝)의 강림(降臨)을 바라는 봉우리이다. 이는 주변의 봉우리로서의 망제봉(望帝峰)의 망(望)과 사람들이 이름을 지어 살고 있는 마을인 객망리의 망(望)이 모두 '대망(待望)'의 의미로 암시되며 상제가 인간 세상에 오기를 바라는데 구천상제가 탄강함이다. 구천상제는 시루산(甑山) 주변 초야(草野) 백성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후일 자신의 호를 증산(甑山, 시루산)으로 쓰며, 서양 제국주의 세력이 밀려들고 부패한 조선왕조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며 소외된 민중들의 한(恨)과 욕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던 개화기 성신(聖身)으로 성현(聖顯)하여 강세(降世)하였다. 한편 강증산은 선인포전 관련 공사를 통해 자신이 구천과 관계됨을 밝히기도 하였는데 강증산과 관련해서 보면 구천에 원시의 모든 신성·불·보살이 인류와 신명계의 대표격으로 구원을 바래서 강증산이 1871년 객망리(客望里, 이전(以前)엔 선망리(仙望里)) 마을에 태어나 현신화(現身化)한 것으로 설명된다. 강증산이 공부한 시루산(甑山)은 땅의 산(山)인 동시에 인세(人世) 강증산에 대한 호칭이다. 정읍시에 있는 삼신산이 망제봉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시루산으로 연맥(緣脈)되는데 이곳 민가에 구천상제인 강증산이 강세하여 상제를 바라는 신앙에서 시루산(甑山) 공부로 이루어진 초기 원시신앙이 시작되었다. 이는 구천상제에 대한 신앙이 지상에서 성화(聖化)됨이다. 둘째, 강증산의 정읍 관련 공사는 정읍이 시원(始源)과 본원(本源)의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읍의 '정(井)' 즉 '우물'은 수기(水氣)를 담고 있는 곳으로 강증산의 각종 천지공사에서 상징과 암시를 갖고 그 시원과 정화(淨化) 그리고 신성성(神聖性) 등을 말해준다. 이러한 우물의 상징과 암시는 세상의 정화, 새로운 출발, 세계 창생들의 새 생활, 강증산의 강세와 화천 등과 상관되며 원시반본적 의미가 강증산의 천지공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선천(先天)의 마침(終)과 함께 후천(後天)의 시작(始) 그리고 구천상제로 강세한 강증산이 전대(前代) 미증유(未曾有)의 선경(仙境)인 청화(淸華) 오(五)만년 지상천국(地上天國)을 건설한다는 신앙이 본(本)이 되어 원천(源泉)과 원류(源流)로 샘고을 정읍에서 시원(始源)하여 펼쳐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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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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