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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조의 '산것들'과 그들에 대한 작가인식 (The living things in Saseol sijo and the writer's recognition of living things)

  • 이정옥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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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0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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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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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
  • 전통시대의 문학을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논의한다면 당대 지식인인 양반들과 사대부의 시조인 평시조에 나타난 자연관 정도로 생각하였던 탓에 사설시조나 서민작가는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또한 사설시조 속의 '산것들'도 주목받지 못했다. 그것들은 시어로서는 부적절한, 이른바, '생경한 시어' 또는 '비시적 사물의 시화'라는 홀대를 받았다. 그 어떤 평자들도 그 살아 숨쉬는 것들을 '산것들'로 인식하지 않았고, 따라서 작품속의 주체적 대상으로도 인식하고자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설시조에서는 경험적, 구체적, 일상적 동물들의 등장이 관심을 끈다. 이는 사실 양반들의 관념적 생물관과 비교될 만한 단서도 된다. 본고는 사설시조 속의 이들 '산것들'과 그들에 대한 작가의 시각과 인식에 대해 소박한 논의를 하였다. 본고에서 '산것들'은 살아 움직이는 것들을 의미한다. 먼저 사설시조 속의 '산것들'은 일상과 경험의 생물들이었다. 그것들은 더 이상 사설시조의 작가에게는 지식이나 관념적 생물이 아니었다. 생물환경적으로 도저히 공생할 수 없는 '산것들'이 함께 등장하는 것이 가능하거나 그 반대로 오랫동안 친숙한 일상경험에 근거하여 '산것들'에 대한 경험적 인식이 탁월한 작품도 있었다. 또한 '산것들'에 대한 사설시조 작가들의 친근하고도 애틋한, 그리고 우리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생명체에 대한 온기 있는 시선은 때로는 동일시의 대상으로 또 때로는 감정이입의 대상으로 파악하기도 하였다. 더러는 애증이 혼재하는 복합적 시선도 눈에 띈다. 사설시조 작가들의 삶은 온갖 '산것들'과 함께 하는 공생의 삶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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